(삼국지 에니어그램5) 제갈량의 성격 - 분석주의자
조 성 민 (한양대 로스쿨 명예교수)
1. 분석력이 탁월함
제갈량은 이론가이자 전략가였다. 그는 지략이 뛰어나고 사람을 예리하게 통찰하며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며 객관적 비평을 잘했다. 제갈량은 ‘사상과 시스템의 건축사’로서 질 높은 지적 수준을 추구하며, 현실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점을 명확하게 찾아냈다. 그는 집중력이 강하고 일관성이 있으며 어떠한 적과 마주치더라도 기발한 계략을 동원하여 무찌렀다. 또 매사에 신중하고 철저하며 완벽을 추구했다.
유비의 삼고초려에 의해 세상 밖으로 나와 내부에 축적해 놓은 모델을 실현하여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후한 말에 제갈량은 ‘천하 삼부지계’를 현실화 했다. 삼분지계는 그 시대의 상황을 정확하게 간파한 것으로, 한나라를 부흥시키고 백성을 구원하기 위해 유비가 나가야할 방향을 명쾌하게 제시한 것이었다.
적벽대전이 끝나고 제갈량은 퇴각하는 조조를 제거하기 위해 관우를 화용도에 매복시키고, 매복 장소에 의도적으로 연기를 피우게 했다. 참모들은 연기를 보고 조조가 다른 곳으로 도망갈 것을 염려했다. 그러나 제갈량은 조조가 연기 때문에 그쪽으로 올 것을 예측했는데, 이것이 바로 허허실실 작전이었다. 조조가 제갈량의 계책에 말려 관우 앞에 무방비 상태로 서게 되었으나, 관우는 조조에게 입은 은혜를 생각해서 그를 살려주었다.
2. 천문지리에 능통함
제갈량은 어린 시절부터 책을 많이 읽으며 많은 지식을 얻으려고 애썼다. 특히 천문을 관찰하거나 기후, 지리를 면밀하게 살피고자 했다. 그는 일찍이 자연의 이치에 관심이 많아 별자리와 날씨를 번갈아가며 살폈다. 그는 어려움에 쳐할 때마다 날씨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주유가 제갈량을 어려움에 빠뜨리기 위해 10일 안에 화살 10만개를 만들어오라고 했을 때, 안개가 낄 것을 미리 알고 조조군을 기습하여 3일 안에 화살을 가져왔다. 여기서 초선차전(草船借箭)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겼다. “초선(풀 실은 배)을 이용하여 화살을 빌린다”는 것, 즉 외부의 힘으로 자아발전을 도모한다는 뜻이다. 적벽대전을 앞두고 화공으로 조조군을 공격하려는 작전이 성공하려면 겨울에 동남풍이 불어야만 했다. 겨울에는 통상적으로 계절풍인 서북풍이 불지만, 삼일 정도는 무역풍인 동남풍이 분다는 것을 제갈량은 알고 있었다. 이렇게 자연의 섭리를 꿰뚫고 있는 제갈량 덕분에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이 조조군을 물리칠 수 있었다.
3. 일처리가 공정함
공명은 자세의 흐트러짐이 없고 공정함과 정의가 넘쳐났고 법집행에 원칙적이었다. 그는 철저한 법사상가로 엄격한 법을 세움으로써 정치를 바로 세우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법집행은 꾸준히 시행되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다방면에 걸친 지식을 확장시키고, 과거 현재 미래까지 아우르는 전략을 수립했다. 제갈량이 위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전략상의 요충지인 ‘가정’을 지킬 장수로 마속을 보내면서, 가정의 길목을 지켜 적군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마속은 자신의 능력만을 믿고 적을 끌어들여 역습을 하려고 산위에 군사를 배치했다가 오히려 조조의 장수인 장합에게 포위당해 참패를 당했다.
제갈량은 패전의 책임을 물어 마속에게 참수형을 내렸다. 다시 구하기 어려운 장수이므로 주위에서 만류했지만, 법을 엄정히 지켜 기강을 다스리기 위해 “울면서 마속을 베었다.”는 고사성어가 생겼다. 이를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고 한다. 이는 아무리 친하고 아까운 사람이라도 규칙을 어겼을 때는 공정하게 법에 따라 심판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4. 외유내강함
공명은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신념이 강하고 신중했다. 그는 약한 것으로도 강한 것을 제압하며, 부드러움으로 굳센 것을 제압한다는 리더십의 소유자였다. 그는 상대하기 어렵고 무서운 스타일이었으며, 사교적인 생활로 가정이 어려워지는 것을 싫어했다. 그는 한 명의 첩도 두지 않고 소박한 생활을 했다.
(참고문헌) 조성민, 삼국지에서 내 성격을 찾다(제2쇄), 박영사, 20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