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수행평가 개발 동기
2015개정 교육과정 가정에서 '진로탐색과 생애설계'단원은 골칫거리 같은 내용으로 다가오곤 했다. 생애설계의 단계와 발달과업들은 학자마다 상이하고, 일부 내용들이 공감되기도 하지만 아직 먼 미래처럼 다가오기에 수업 할 때마다 영 쉽지가 않았다. 진로탐색도 너무 이론적인 내용은 재미가 없었다(상급학교 진학이나 고등학교의 종류, 그리고 진로에 대한 직업탐색 과정 등등.. 너무 딱딱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생애설계'차원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고민해보고 체계화 할 수 있을까가 핵심 아이디어였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가장 적절한 수업과 평가방식이 바로 '프로젝트식 수업'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수행평가로 진행하면 좋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이때 '생애설계와 진로탐색'에 대한 수업을 먼저 진행한 후, 학생들이 스스로 주제를 선택해 이와 관련된 개인적인 생각을 일정 분량 채우면 점수를 주는 형태의 평가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이때 주제선택만 해당 단원과의 관련성을 스스로 설명하면 인정해주고, 원하는 방식의 책(에세이, 문학, 웹툰, 그림 등)을 쓰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이 과정은 크게 문제제시/ 계획수립/ 실행 및 개발/ 결과 발표 및 공유의 단계로 진행하였다. 본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자이자 학습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때 교사는 학생들이 각자의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매차시별 확인하고 피드백하는 조언자이자 길잡이(Guide)역할을 수행하고, 마지막 결과물에 대해서 평가할 수 있는 정확한 루브릭(Rubric)을 평가표로 구성했다.
2. 평가의 구체화
나는 우선 수행평가의 모든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사전에 반드시 안내한다. 명확한 평가기준을 제시한다면,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기준이더라도 사전에 안내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수긍하고 조건에 맞춰 평가를 진행한다. 또한 해당 평가를 체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과정을 학습지와 같은 유인물로 만든다면, 학생들이 학습지를 따라서 기본적인 큰 그림을 그리면서 평가의 내용은 자기의 생각으로 채울 수 있었다. 본 수행평가에서 큰 그림을 그리게 도와주는 것은 계획서 작성이었다.
1) 1차시_ 문제제시 & 계획수립 _ 작가가 되어 '생애설계와 진로탐색'에 대한 글을 써보자!& 계획서 작성
아래와 같이 첫째, 평가의 상황과 문제를 제시한다. 작가가 되어 '생애설계와 진로탐색'에 대한 나만의 글을 쓰기. 둘째, 교사가 평가를 진행하는 의도를 제안한다. 셋째, 명확힌 항목별 평가 기준을 세부적으로 안내한다. 또한 주제가 '책 만들기'인 만큼 책의 조건들도 함께 안내하여, 제법 그럴듯한 책의 모습이 나오도록 안내했다.
구체적인 내용들과 사례들이 함께 제시되어, 학생들이 본 계획수립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 같았지만 주체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한 경험이 적은 학생들의 경우 큰 어려움으로 수행평가를 시작했다(사실 대부분 어려워한다. 자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이를 글이라는 논리적 체계로 자유롭게 써본 경험은 흔치 않다).
첫 차시에는 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제였고, 안내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기에 바로 계획서 작성에 대해 안내했다. 계획서가 해당 평가에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하는 첫 시작이므로, 최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안내하고 교사의 예시도 함께 제시하면 좋다(졸업생들이 한 사례도 보여주면 좋다).
2) 2-4차시 실행 및 개발
계획서를 작성했다면, 이에 대한 내용들을 직접 책으로 제작해나가게 한다. 본 수행평가는 학생들의 개인용 스마트기기인 디벗이 배포되기 전이었어서, 줄 노트를 제공하여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개인 노트북을 이용해, 워드 작업ㅇ으로 참여한 학생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를 차시별 해야할 과제와 다음 차시에 확인할 과제로 나누어 명확히 안내한다.
이후에는 차시별 확인해야할 과제와 본 시간에 할 과제를 안내하고, 학생들 개별적으로 피드백해주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개별 피드백이 꽤나 힘이드는 순간이다. 잘 이해하고 진행하는 학생들도 많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내용을 대충 채운 학생들도 많다. 이럴 수록 좋은 예시와 함께 학생들에게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 질문을 해주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제공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20명이 보통 넘기 때문에, 해당 수행평가를 진행하면서 차시별 학생들 피드백에 꽤나 시간이 부족하다. 고로 미리 읽거나 피드백을 나누어줄 수 있다면, 나누어주는게 훨씬 효율적일거라 생각한다(디벗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가능할 듯 싶다)
이렇게 총 4차시 동안 학생들의 책 만들기를 독려하고 이끈다. 그리고 마지막 4차시에 마무리한 학생들의 '나의 인생 책'을 걷는다.
3) 결과 발표 및 공유
마지막 차시에는 학생들의 책을 쓴 소감을 함께 나누고 자기평가를 실시한다. 직접 실시한 자기평가는 교사의 수행평가 채점에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모든 학생들이 어느 분량의 글을 쓰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의 글을 읽는 건 굉장히 큰 곤욕이다. 고로 자기평가 자료를 토대로 학생들의 글을 훑어보고, 그 중 좋은 결과물의 책들을 정독해 구체적인 피드백을 적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