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백년의 고독

[22_2 박정균]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고독

오랜만에 죽지도 않고 또다시 올립니다. 이번에는 우리에게는 조금은 생소할지도 모르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을 들고와 봤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문학도 많이는 아니지만 몇개 읽었었는데 이 책이 최고봉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라틴 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진한 풍토적인 냄새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라틴에서만 바라볼수 있는 그런 특징적인 요소들은 진입장면이 그리 높게 등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라틴쪽 문화를 알아야만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그들의 문화나 행동양식 사고 방식등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이해가 쉬운 정도쯤 됩니다.

책의 저자 마르케스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유명한 작가이고, 이것이 폭발적으로 드러난 것이 이 책입니다. 따라서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장르에대한 이해도나 흐름을 잘 모르신다면 이 책이 이상하다고 느끼실수 있을거 같네요. 제목처럼, 백년의 고독이 다루는 것은 백년간의 시간동안 한 가문의 고독이라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우리나라 책 삼대가 그런 느낌일까요. 안읽어봐서 모릅니다. 

구도 살짝 천치창조 닮은듯

줄거리

사촌이자 서로 사랑을 약속한 사이인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와 우르술라는 근친으로 인해 돼지 꼬리가 달린 아이가 언젠가 태어날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이 살던 도시를 떠나 산을 넘고 강을 넘어 마콘도라는 마을을 세웁니다. 그들의 자식들이 태어나고 그들을 따른 다른 정착자들의 자식이 태어나고, 마콘도가 집시들에 의해 소개되고 문명, 과학이 발전이 이뤄지는 과정을 우리는 관찰자로써 바라보게 됩니다. 원래는 울창한 나무들이 심어져있던 장소는 어느새 공장이 지어지고 그저 흙길에 불과했던 땅들에는 서서히 철도가 드러서더니 노란 열차가 연기를 뿜으며 나타납니다. 일련이 사건들에 따라서 우리는 아르카디오 가문들의 사람이 여러 이유로 죽거나 살해당하는 것을 봅니다. 새로운 자식들이 태어나고 그들의 마지막을 보고, 끝에가서 또다시 우리는 마콘도의 처음, 고독을 마주하게 됩니다. 

타자의 문학
가장 인상이 깊었고, 또 가장 좋아하는 SF를 하나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저는 당연하게 듄을 꼽습니다. 시간이 좀 지났긴 했지만 영화화로 인해 황금가지라는 출판사에서 새 번역으로 6권을 내놓앗는데요, 영화의 원작이라는 타이틀과 SF 대하 소설?은 뭐지하며 거금 10~20만원 언저리하는 가격을 한번에 구매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왜 듄이라는 소설을, 가뜩이나 백년의 고독을 이야기하는데 가져왔냐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 두 책 모두 타자의 문학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였어요. 백년의 고독 같은 경우에는 앞애서도 말했듯이 라틴 아메리카라는 문학에서 최근 발굴되기 시작한 분파를 이야기하는건 알겠는데 왜 듄은 타자의 문학이냐고요? 그 이유는 듄이 다루는 내용에 관계있습니다. 듄의 작가인 프랭크 허버트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죽은 미국적인 작가입니다. 그러나 그가 듄이라는 소설을 쓰며 채용한 대부분의 요소는 아랍권에서 따왔습니다. 가령 아라키스의 원주민들인 프레멘들이 폴 아트레이데스를 부를때하는 말인 무앗딥은 아랍어로 선생님이라는 뜻입니다. 이것 말고도 수많은 문화, 종교, 사상 등이 탈서구화 적이기에 저는 타자의 문학으로 분류했습니다.

이렇게 타자의 문학으로 분류된 이 두 책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의 일정한 시간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그로인한 변화, 즉 세대의 이어짐을 독자에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대의 변화에 따라서 서서히 주변 인물들의 시선이 바뀐다는 점에서 가장 크게 드러납니다. 이런 세대를 다룬 책들에서 묻는 질문은 역사는 옳았나? 인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어떠한 정답도 내놓지 않고 그저 시간이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분명, 시간은 하나가 아닙니다. 책이 지니는 고유한 책의 시간이 존재하고 책를 읽는 독자, 즉 외부적인 시간의 흐름이 최소는 두개가 존재합니다. 그런 시간선의 차이로 인해서 이야기는 순식간에 백년간의 시간을, 마콘동
역사를 훑어보게 됩니다. 등장하는 개개의 인물들은 세대를 대표하는 표상으로써 존재하게 되고, 정착민에서 그곳의 주민이라는 인식의 변화에 이르러 아랫세대로 갈수록 무언가가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독자는 그리고 여전히 자기만의 시간에 갇혀 그것을 바라볼수 밖에 없습니다. 수동성이 만드는 것은 이야기를 바라보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이야기합니다.

제가 듄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는 아라키스의 프레맨중 한명이 ‘요즘 젊은이 들이 너무 아름다워졌어’ 라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는 책을 읽으며 아라키스라는 행성의 척박함과 물의 부족, 그리고 수많은 싸움을 지켜와봤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평화로운 모습을 행복한 모습에 완전히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관점을 새로히 만들어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시대를 알고 있습니다. 그 시대를 주인공들의 시선에서 함께 겪으며 그들과 함께 행동하고 사고하고 살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우리는 새로운 시대로,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우리는 옛 시대로 기억될수 있다는 것을 제시해주는 문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타자의 문학으로써, 책을 읽는 행위에서 가장 기저에 깔려 보이지 않는 타자, 즉 독자와 행위자 사이간의 차이를 드러내고 그것을 지적하는 모습이 저는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마술적 리얼리즘
간단하게 마술적 리얼리즘이란 현실적인 환경과 인물 위를 비현실이라는 사건을 입힘으로써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어림풋하게 만드는 장르들을 일컬어 부릅니다. 죽은자와 대화한다거나 멀리서 죽임을 당한 아들의 피가 온 마을을 지나 창문을 넘어 천장과 벽을 기어올라 자신의 어머니에게 도달한다는 것 등 이러한 비현실들의 등장의 연속으로 비현실을 그리 특별한것이라고 여기지 않게 만드는 것이 이 장르가 지닌 독특함입니다.

이러한 비현실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장소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이자 처음부터 비현실적인 - 돼지 꼬리가 달린 아이 낳는다는 - 미신을 피하기 위해 도망친 장소인 마콘도 입니다. 마콘도라는 공간이 비현실적인 이유는 극도로 현실적이며 경제적인 현대 사회와 뚜렷한 대척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초기 정착자의 우두머리인 호세 아르카디오 부안디아는 마콘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곳은 늙어 죽는 사람이 없는 곳이라고. 또한 아버지인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가 그랬던 것처럼 아들인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도 마콘도로 오기전 넘었던 산맥과 지형들을 넘으려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들이 그때와 비교해 훨씬 발전되고 뛰어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곳만큼은 넘지 못했습니다. 이는 환경 또한 비현실성을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독특하다고 부를수 있는 비현실성, 현대 사회와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비현실성은 우리가 책의 시간을 따라감에 따라, 세대가 변함에 따라 서서히 바꿔어가기 시작합니다. 초기 집시들이 마을을 발견하고 여러 물건들을 가져오기 시작할 때부터 현실성이 비현실성 속에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과학. 그것의 특별함에 놀란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 그것에 빠져 긴 시간을 그것애 허비하기고 하였고, 각 집에는 집시들로부터 산 물건들이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또 지나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여러 혁명을 이끎으로써 마콘도에도 병사들이 때때로 들이닥치기도 하고, 정부측에서 보낸 사람이 토지 권리와 세금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훌쩍 떠났던 부엔디아 가문의 소년이 노란 열차를 이끌고 다시 마을을 찾아왔으며, 그로인해 탐욕스러운 자본가가 와서 마콘도에 새로운 경제체제를 불어넣습니다. 비현실이 정상이던 시간에서 이제는 현실성이 정상이 되어감애 따라 균형의 추는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현실이라는, 비현실의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등장하기 시작함에 따라 비현실을 바왔던 우리는 이제 무엇이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지경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르카디오 세군도라고 생각합니다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와 다른 인물입니다. 인물의 이름에 대해서는 아래에 있습니다) 그는, 그의 시선과 함께 우리가 본 장면에서 3000명에 가까운 수의 사람들이 군대에 의해서 학살당하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입니다. 가까스로 마콘도의 가족들에게 돌아간 그는 대학살이 일어났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학살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하며 3000명의 학살이 일어났다고 말한 그를 이상한 사람 취급합니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리 비현실 인가요? 우린 분명히 아르카디오 세군도와 함께 3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보앗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하고 도리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니 우리가 미친건 아닐까요? 3000명을 한군데로 모을수 있기나 하며 아니 그렇게 많은 수의 사람이 죽엇는데 그들의 가족이나 친척, 지인들이 아무렇지 않게 있을수 있기나 한가요? 이 장면에서 현실과 비현실의 대립관계는 사라지고 긴장감이 나타납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 의심할 여지 없이 내가 보고 듣고 느낀것이 진실인지, 또는 모두가 그렇다고 주장하는 것이 진실인지. 이제 독자는 아르카디오 세군도가 하지 않았던 자신의 주장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런 의심의 시작으로 경계는 무너져내립니다.

아르카디오 세군도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황금 물고기를 만들던 방안에 들어가 살기 시작합니다. 절대로 나오지 않고. 어느날 병사들이 어떤 이유 때문에 집을 검문하러오자, 그방의 문도 열리고 검문이 시작됩니다. 그는 들키지 않지만 이런 묘사가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손전등의 불빛을 보았지만 손전등을 들고 있는 자는 그를 자라보지 못했다. 그는 진짜로 존재했던 사람이었을까요? 무엇이 사실인지 갈팡질팡하는 우리를 책은 더더욱 밀어 붙입니다. 너가 같이 시선을 따라간 아르카다오 세군도라는 인물은 실존했었냐고.

마지막으로 비현실에 대해 이야기할 인물은 멜키아데스 입니다. 그는 초기 마콘도에 온 집시 중 하나로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에게 과학 문물을 알려주고 그것을 판매함으로써 그에게 과학자적인 기질을 깨우쳐준 사람입니다. 그는 어떠한 예언서를 남기고 훌쩍떠나게 됩니다. 어느 장면에서는 그가 죽었다고 하며, 갑작스럽게 등장해서 나는 죽었다라고 말함과 동시에 살아가다가 사라지기도 하며, 후반부에는 아우렐리아노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과 다른 사람 입니다)에게 유령의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의 예언서를 해독하라며 도움을 주고 사라집니다. 아우렐리아노는 시간이 지나 자신의 죽음 전에 그것을 해독하게 되는데, 그것은 부엔디아 집안의 역사와 미래가 있었습니다. 처음 호세 아르카디오와 우르슬라가 마콘도에 도착한 이유를 기억하시나요? 그들은 근친상간으로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예언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가문의 마지막 사람인 그는 자신의 어머니인 아마란타와 관계를 가지고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를 낳게 됩니다.

예언서에서는 그것을 해독하게 된다면 거울의 도시와 백년이라는 고독한 운명을 지닌 가문은 완전히 사라져 과거와 미래까지 반복되지 않는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아우렐리아노의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는 개미들에게 갉아먹혀 죽고 아우렐리아노도 수년간의 장마와 10년동안 이어지는 가뭄으로 황폐해져가는 마콘도가 사라져가는 것을, 그 먼 옛날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가 처음 이땅에 왔을때 지은 집이, 그와 우르슬라가 낳은 자식들이 또 낳은 자식들이 점점더 확장해 나가던 집이, 부엔디아의 역사라고 부를수 있는 부엔디아 그 자체가, 부서져 내리며 사라져 가는 것을 바라보며 그 누구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고독함
백년의 고독에는 그 이름에 걸맞게 고독이라는 소재가 끝임없이 반복되어서 등장합니다. 고독의 반복이라는 소재는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문화와 맞물려 그 시너지를 발휘하게 되는데, 이름의 반복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의 문화 자체가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이름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문화가 존재하는데, 마르케스는 이런 이름의 되물림에 하나의 요소, 즉 고독을 추가함으로써 이러한 고독의 반복을 만들어냅니다.

대부분의 인물들, 부엔디아 가문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고독한 죽음으로 끝이 납니다. 점점 미쳐가며 밤나무 아래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상기하다 아버지가 죽은 밤나무 아래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자살인지 타살인지 알수 없는 총성으로 홀로 죽기도 하며, 늙어서까지 집을 지키려 하다 눈이 멀고 치매가 오며 결국에는 몸이 쪼그라들어서 죽으며, 스스로 죽을때 입을 수의를 짜다 그것을 다 짜고 난 직후 바로 죽고, 머리에 그려진 지울수 없는 십자가로 인해 하루아침에 죽임을 당한 그들, 군대에 대항하다 총살당한 그, 어린아이들에게 익사를 당하는 둥 홀로 고독하게 인생을 마감합니다. 모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이름이 되물림 됨에 따라 이들릐 성격도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어느날 쌍둥이가 태어났는데 이들은 다른사람들이 헷갈려 하기에 이름을 바꾸고 자라났습니다. 그래서 원래 자신이 부여된 이름과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다 그것의 성격을 물려받게 됩니다. 고독은 부엔디아 가문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그 이름을 지니고 있는 자애게 성격과 특성까지도 똑같이 부여하고, 공통된 고독한 죽음을 부여합니다.

그러나 이는 백년의 고독에 담긴 이야기로 끝이나는 것이 아닙니다. 책에서도 드러났지만, 고독함이라는 개념은 당대 라틴 아메리카가 처해잇던 상황으로까지 연결되어집니다. 라틴 아메리카는 수백년의 시간동안 서구에 의해 지배당해 왔으며, 독립 이후에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쳐해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독보적이라고 생각이 드는 책 중 하나였습니다. 비록 귀찮아서 고독에 대한 부분은 날려서 썼는데 백년의 고독은 진짜 대박입니다. 그럼 저는 다른 책을 읽으러 튀어가겠습니다 ㅂㅂ

[23_1 부수현]

천지창조 샷은 의도한 건가요?

[22_2 박정균]

의도하지 않은 것에서 의도한것 처럼 보이는게 나올 때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