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치유적 관점
1.소리의 치유적 기능
소리는 청각을 자극하여 신체를 긴장·이완시키는 등 치유적 기능을 할 수도 있고, 또 그 반대로 상해를 가할 수도 있다. 소리는 긴장의 이완 및 숙면, 직관 및 창의성의 활성화, 기억력과 수학 능력의 향상, 스트레스의 해소 등을 제공하는 기능이 있다. 병원의 대기실이나 검사실, 기타 수술실 등에서 환자들이 긴장 완화 및 두려움을 잊을 수 있도록 적절한 음악을 들려주는 사례 등이 그것이다. 소리파동 및 진동·공명은 인간의 감성부분에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신체적으로도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소리의 이러한 여러 측면을 다양하게 활용하면 질병예방 및 치유 등 심신치유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소리의 심신치유에 대해서는 기원전 5세기에 만들어진 인도의 아유르베다(Ayurveda)에 서술되어 있다. 베다에 따르면 소리는 곧 '나다-브라마(Nada-Brahma)'라는 신의 이름으로 소리의 경이로움에 대한 경험은 자아를 초월한 완전한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즉, 성스로운 음절로 조합된 소리인 만트라(Mantra)를 지속적으로 염송할 경우 현상계는 강력한 물리적 진동이 생기며 이것은 신성한 소리를 통해 하나로 응집된 고차원적인 의식을 지향한다.
현대 소리치유사(Sound Therapist)는 소리가 호흡의 속도 및 체온까지도 변화를 주어 혈압과 근육의 긴장을 증감시킴과 동시에 뇌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말소리 역시 생각과 의식의 알갱이가 진동을 일으키며 파동으로 움직이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음향학이 발달된 최근에 와서는 소리의 물리학적, 수리학적 특성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동양의학에서도 고대로부터 천연의 소리 및 사람의 음성을 통하여 질병을 치유하는 요법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특히 오음(五音)과 오장(五臟)의 관계에 대해 상관성을 유추한 오행학설을 응용하여 소리치료를 정립시켜 다양한 임상에 활용하고 있다.
소리는 명상을 할 때 몰입의 단계로 들어가게 하는 매개로 활용된다. 특히 명상음악 및 자연의 소리 등을 명상의 도구로 사용함은 이미 대중화되어 있다. 양진배 등은 파도소리, 계곡 물소리, 빗소리, 새소리, 병아리 울음소리 등 우리 정서에 맞는 자연의 소리가 녹취되어 있는 음파의 영역대를 2,000Hz 미만으로 제작한 실험에서 심신치유에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었으며, 자연의 소리를 청취할 경우 심신의 활력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다양한 음악소리 그 자체만 하더라도 개인의 정서에 밀접한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우뇌를 자극하여 일상생활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하물며 명상에 가장 적합한 명상음악 및 자연의 소리파동이 심신 치유에 탁월함은 과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2.소리의 현대적 효용
유럽에서 발전된 다양한 소리요법은 인간의 뇌와 신경 등에 기반을 두고 특정 진동수의 소리 자극을 인체 시스템에 유효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타고난 고유 음성을 분석하여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이다. 소리를 통해 에너지의 불균형을 해소하여 질병을 치유하였음은 인도의 전통의학 아유르베다(Ayurveda)를 통해 알 수 있다. 음파(音波)는 세포 조직의 침투가 용이한 특징이 있다. 이것은 인체시스템에 진동을 증폭시켜 공명하고 유효하게 증폭된 소리는 해당 인체 조직의 불균형을 균형 상태로 해소시킨다.
둘째는 일정한 주파수로 뇌세포를 자극함으로써 뇌 관련 질병을 치료하는 '외피 세포 자극법'으로 치매 현상이나 학습장애의 경우 많이 활용되는 소리요법이다. 즉 소리의 공명현상을 활용하여 해당 세포 본연의 주파수를 찾아주어 심신 전체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유효한 주파수를 가진 소리의 진동이 우리의 신체 세포에 자극을 주면 체내 세포 분자(molecular)는 외부소리의 음향적 공명과 진동의 동조화(entrainment)를 이룬다. 이것은 일종의 조율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는 신크로니스티 명상음악을 활용하는 것이다. 신크로니스티 명상음악은 소리의 파동·공명 원리를 기초로 하여 소리에 내재된 신성한 힘을 뇌파를 변형시키는 소리과학에 활용하고 있다. 이것은 인체의 세포 및 뇌파를 안정화시켜 정신적 안정과 집중력 향상을 꾀하는 방법으로 의식의 통합과 완성을 이루는데 유효하다.
신크로니스티(Synchronicity)의 의미는 동시성(同時性), 좌우반구의 동시성(同時性), 전체 두뇌의 공조, 전체론적인 우주적 동시성으로의 실재 등으로 해석되는데, 이것은 좌뇌와 우뇌의 균형 상태로 뇌 전체가 매우 활성화된 뇌파상태를 의미한다. 즉, 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의 응집된 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균형으로 인해 이원성을 버림으로써 비로소 깨어있음의 상태, 완전한 자각의 상태로 나아 갈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이정은(2004) 「Synchronicity 음악명상이 뇌파와 심리적 변화에 미치는 효과」에서는 뇌파별 명상 음악이 참여자들의 뇌파에서 알파파와 세타파를 활성화시키고 좌·우뇌의 동시성이 증가됨을 확인하였고, 단발적으로 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밝히고 있으며, 김은형(2005) 「국악·자연의 소리·Synchronicity 명상음악이 사무직 여성의 스트레스 감소에 미치는 효과」에서는 신크로니스티 명상음악이 심신의 이완 및 안정을 가져다주며 자신감과 자기신뢰도 향상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검증하였다. 또한 송수진(2013) 「신크로니스티 현대 음악명상을 통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이 교사 효능감과 주관적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신크로니스티 음악을 활용한 연수프로그램이 교사들의 효능감 향상 및 하위 요인인 자기조절 효능감, 자신감 그리고 신체적, 심리적 건강 및 사회적 관계와 생활환경의 변화에 긍정적인 결과로 도출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음악명상은 깊은 명상을 통해서만 발생될 수 있는 세타파의 증가와 좌우반구의 균형, 즉 뇌의 신크로니스티 상태에 이르게 됨으로써 갖게 되는 자각능력 증가와 델타파의 증가로 '확장된 깨어 있음'이 스스로를 치유하게 하고 나아가 초월적 경험들을 통해 의식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선학 제60호/ 소리의 불교 존재론적 해석/ 이태영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박사과정/ 제1저자/ 신성현 동국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교신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