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9년 전 노원역 밑에서 계룡 공인중개사 시절 이야기이다. 주말 직원도 퇴근을 시키고 혼자서 책을 읽고 있자니 60대중반 부부께서 방문하셨다. 상담 내용은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들내외가 귀국을 하는데 좀 넓은 APT를 구입하시겠단다. 당시에는 상계동 주공 아파트는 1단지~14단지 까지 제일 넒은 평수의 아파트가 25평 이였고 유일하게 민영ㅇㅇ아파트가 44평 이라 4층(2~3층을 원했음)을 보여드렸다. 흡족해 하시면서 기회를 내서 다시 오시겠다기에 명함을 한 장 받아 매수자기록장에 붙여 놓았다. 귀가 행선지를 물어니 여의도 ㅇㅇ아파트에 사신다면서 전철로 대방역에 내려 택시를 타시면 기본요금이 나온단다. 노원역 2층까지 배웅을 하며 대방역까지 티켓 2장을 사드렸드니 " 아니 ! 이렇게까지..." 일주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기에 명함을 살펴보니 인천 부평역뒤에서 수출용 포장 BOX를 제조하여 구로공단에 납품을 하며 사장님은 6시가 되면 전철을 이용하여 퇴근 하신다는 정보를 경리 아가씨로부터 들었다.
올커니 찾아 나서야겠다. 다음날 카다로그 등 서류가방을 들고 6시쯤 부평공장에 당도하여 사무실을 노크하니 사장님은 구로공단에서 일을 마치시고 6시가 넘으면 전철을 타고 바로 퇴근 하신단다. 미팅은 다음을 기약 할 수밖에... 그 다음날 5시반쯤 다시 공장에 도착하여 이궁리 저궁리 하다가 ...불현듯 우연한 조우를 시도하여 보는것도 좋을것 같은 예감이 들어 정문 앞을 서성이니 아니나 다를까 커다란 가방을 하나들고 퇴근하심을 10M 정도 거리를 두고 뒤따랐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부평전철역으로 들어가시기에 나도 얼른 사장님의 칸보다 3칸 정도 뒤에 탔다. 전철은 출발 소사역 쯤 지날 즈음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사장님을 쳐다보며 인사를 하였다. * 필자: " 아니 사장님! 여기는 웬일 입니까?" * 사장님: " 누구시드라?“ * 필자:" 예 저 노원역 계룡 공인중개사 사무소 김종언 입니다. 일전에 할머님이랑 저의 사무소에 오시지 않았습니까?" 한참을 생각 하시드니 * 사장님: " 그래 맞아 상계동 에 갔었지...여기는 웬 일이유?" * 필자: "예 저가 소사에 조그만 물건을 계약하고 여의도 KBS 방송국에 친구를 만나로 가는 중입니다" (방송국에 친구 없음 어느 시간까지 인과관계를 맺기 위하여 선의의 거짓 말) 한동안 시간이 흐른 후... * 사장님: " 택시 타고 갈 건가?" * 필자: "예 그래야 겠습니다." * 사장님: " 그래 그럼 나랑 같이 택시를 타고 가면되겠다." * 필자: " 예 그래도 되겠습니까?" * 사장님: " 그럼 그럼 되고말고...
택시를 같이 타고 가면서... * 사장님:"친구는 몇 시에 만나기로 하였소?" * 필자: " 예 저녁 8시 반에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 사장님: "아~ 지금 7시 조금 넘었으니 우리 집에 가서 차나 한잔 마시고 가게나 " * 필자: " 예! 그래도 되겠습니까?" " 우리 집에는 할멈이랑 둘이 살아 애들은 미국에 있고"
커다란 휴지뭉치를 하나 사서 방문을 하니 할머니께서 반갑게 맞아 주신다.
* 사장님: " 상계동 젊은이를 전철 속에서 만났지 뭐야 KBS방송국에 친구를 만난다기에 시간이 남아 같이 왔소" * 사모님:"아~ 전철 티켓 사준 그 젊은이 로구나 여기 쇼파에 앉으세요."
쇼파에 앉으니 .......한참 후에 할아버지께서
* 사장님: "이거 우리 아들이 보내준 와인인데 맛이 좋아 한잔 하게나" 맛을 보니 포도주 맛 이였기에... * 필자:" 할아버지 이건 포도주 맛 인데요 ?" * 사장님: " 아니 와인이 포도주지 뭐야 포도주도 안 먹어 봤어?"
사실 나는 그때까지만 하여도 포도주가 와인인지 몰랐으니 이놈의 촌놈딱지는 어딜 가 도 표가 난단 말이야...
한참을 웃었다. 할아버지는 군 장교 출신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우다가 할머니의 정성이 깃들은 된장찌게와 저녁을 얻어먹고 친구 핑께를(사실 kbs 에 친구 없음) 대고 나오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다음에 오시면 저가 좋은 곳으로 모시겠으며 APT계약도 잘 하여드리겠다고 말 씀 드리고 나왔다. 여의도는 처음이라 대방역으로 가야하나 서울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야하나 Bus를 기다 리는데 상계동행 좌석Bus가 나를 반길 줄이야 사실 그땐 상계동 Bus가 있는 줄 몰랐다. 사무실에 도착하여 정성을 다하여 편지를 썼다. 대접 잘 받았으며 저도 할아버지의 삶을 본받아 열심히 일하며 살겠다는 내용으로...
3일후에 전화가 왔다. 다음 주 수금을 하여 계약을 하시겠다고...그 다음주 계약을 체 결 하였다. 계약체결 후 할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지금도 아련히 귓전을 울린다.
* 사장님: "젊은이 같은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우리 공장에 있다면 사업하기가 수월 할 텐데..."
우리 공인중개사는 진성손님이라면 찾아 나서야 한다.찾아 나서라는 것은 무조건 찾아 나서는 게 아니고 그 가능성이 있다면 미팅으로 시도를 하여보길 권한다. 저 김종언 공인중개사는 찾아 나서기를 좋아한다. 가방을 들고 밤중에도 찾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