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세는 학교도 비켜 갈 수 없다. 학생이나 교사의 연이은 확진과 격리로 학교 안의 빈 자리가 안타깝다. 코로나로 인한 등교중지 학생 수가 많았던 3월에 비해 4월은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학급당 평균 2~3명 정도는 등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격리 교사의 수업을 대신할 강사를 구하느라 교무실이 분주하다. 등교중지 기간이 제각각 다른 학생들을 관리하고 출결 서류를 챙기느라 담임 교사들의 업무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2월부터 신학기 업무 준비기간 동안 학사운영 업무연속성계획(BCP)을 수립하여 위기 상황 시 학교의 핵심적인 업무가 지속될 수 있도록 준비해왔다. 핵심적인 업무의 우선순위는 교육과정, 급식, 방역 및 보건, 방과후학교, 학교 행사 등의 순이다. 교육기관인 학교에서는 뭐니 뭐니 해도 핵심업무의 제1순위는 학사운영에 따른 `교육과정`의 운영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내 재학생의 신규 확진 비율과 등교중지 학생 비율을 기준으로 학사운영의 유형을 정상교육활동, 전체등교+교육활동 제한, 일부등교+일부원격수업, 전면 원격수업의 4단계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3, 4월까지는 대부분 1, 2단계에 해당하여 전체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코로나 확진이나 격리로 인해 3일에서 최대 5일 간 학교를 쉬게 되는 학생들이 매일 발생하기 때문에 이들의 학습결손을 막기 위한 대체 학습은 필수불가결하다. 실시간 화상수업, 컨텐츠 활용수업, 과제학습 등 학교마다 실정에 맞는 다양한 방법의 대체 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교육청에서는 올해 안에 각 학교에 전자칠판을 구축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개교를 선정하여 전자칠판을 구축하였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도 이에 동참하여 겨울방학 동안 교실에 전자칠판과 시스템 교탁을 설치하고 온-오프라인 학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찍부터 준비해왔다. 교사들은 겨울방학 동안 전자칠판 사용법과 울산 e학습터를 활용한 실시간 화상수업 연수에 매진했다. 새로운 기자재 활용법은 한 두 시간의 연수를 받는 것만으로는 쉽게 체득할 수 없기에 교사들은 여러 차례의 실습을 통해 전자칠판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또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2월 말, 울산 e학습터에서도 새로운 학급을 개설하고, 학생들의 반 편성을 실시하여 3월부터 바로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덕분에 등교중지 학생들을 위한 대체 학습은 3월 첫 주부터 전면 실시간 화상수업으로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개학 후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전자칠판을 활용한 교실 수업이나 대체 학습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듯하다. 수업 시작 전에 교사가 울산 e학습터에서 화상수업을 미리 개설해놓고, 수업이 시작되면 가정에 있는 학생들도 함께 수업을 시작한다. 가정에서 대체 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웹캠을 통해 교사와 교실에 있는 학생들과 인사도 나누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온라인으로 전자칠판을 직접 보며 학습하고, 교사의 발문에 대답도 하면서 수업에 활발히 참여한다. 이렇게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는 교사들의 많은 고민과 노력의 시간이 필요했다.
실시간 화상수업의 활용법은 다양하다. 교과수업과 대체 학습뿐 아니라 3월 초 학급 반장선거 때에도 빛을 발했다. 코로나로 인해 등교가 어려운 학급 반장 후보는 e학습터 화상수업 플랫폼으로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고 온라인으로 투표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또 코로나로 주춤한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에도 기여했다.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위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유튜브를 활용하여 온라인 학교 설명회를 실시하고, 실시간 화상수업에 학부모가 참여하는 수업 공개의 날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로 좀 더 일찍 우리 곁에 다가온 미래의 교실은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다. 새로운 에듀테크와의 만남에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며,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줄이고 미래역량을 기르는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의 거인이 교실에 있다. 그의 이름은 교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