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나의옛날이야기 속리산이 그리운 날에

[제경]

오늘 문득 출가 본사의 풍경을 보았다

저기 저곳에서 가장 화려해야할 스무살의 내가 곳곳에 보인다

미련스럽게도 살았던 나의 20대엔 화려함보다는 눈물이 더 많았던

그래서 다시 그곳에 살고 싶지않은 그러나

너무도 시린곳 가슴한켠의 기억들이다

바로 앞에 보이는 회양목은 2000년정도의 나이를 먹었다 진흥왕 534년의 세월을 저 나무가 말해준다

옆은 보리수 나무는 그향이 날릴때는 이른아침 방문을 열고 나설때의 행복함은 이루 말하수 없는 기쁨이다

그시절로 다시 가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물론 "아니올씨다"이다

그러나 향기는 맡고 싶다

 눈올때의 풍경의 앞마당이다  비질하는 스님의 옆 오른쪽은 목단,족두리꽃 ,백합,장미 가 화려하게 피는 화단이다

보이는 대문으로 나가면 추래암을 지나 법주사가 나온다

눈이 오면 두귀에 이어폰을 꽂은채 눈길로 산책을 갔다 데이비드렌즈의 피아노 독주곡을 들으며 법주사의 사천왕문을 지나 저수지까지 산책을 했었다

눈이 오면 말티고개를 넘지 못하는 버스때문에 길은 눈이 내린뒤에 발자국을 홀로 남기며 가는 기분이란..그래서 겨울에 눈이 내리면 데이비드렌즈의 피아노곡이 귓가에서 맴돌아 방학때 돌아가자마자 왼종일 들었던 기억이 삼삼하다

눈속에 아이스크림을 스승님 몰래 묻었다가

아침 부목이 퍼가는 눈속에서 찾아오다가 들켜 혼줄나고 뺏기고.

눈온아침의 풍경은 너무 너무 아름답지만 밤새 설해목의 비명소리에 가슴이 저리기도 했다

 별것아닌 사진인데도 오늘 밤 내마음이 속리산으로 달려가게한 사진이다

그시절 내 20대가 고스란히 녹아 내리는듯한 풍경이다

보이는 방문은 스승이신 은사님의 방문이 문득 눈물나게 뵙고싶다

이제 열반하신지 2년되었다 속리산 본사에 가면 저방에서 잔다

5월의 보리수 사진이다

그림은 참 좋은데 좋은 기억보다는

왜 눈코뜰새없이 바쁘기만 했던 기억들이 먼저인지.

어떤곳이냐보다는 어찌 살았느냐가 먼저라는게

난 과거를 회상할때마다 느끼는것이다

그래서 내모습이 어떠냐기보다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승려라는 이름보다는 나는 그냥 모든 사람들에게

만나면 즐거운 사람,

웃어지는 사람,

편해지는 사람..

그렇게 살것이다

추억한다는 것에 대하여

                             백제경

가끔 한 장의 사진으로

가슴이 메어질 때가 있다

그리워서가 아니라

돌아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미 놓쳐버리고 만

과거 속에 내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송이송이 날리는 눈송이가 그렇듯

눈앞에 침침하게 흐려놓는

이미 저만치 달려가 버린 그 무언가는

우리가 말하는 추억이라는 것들

가끔은 그것들이 눈엣가시 같지만

어느 한순간 미어지게 그립다

그 시절,

그 순간.

그 모습,

그 사람들과

다시 머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 것

뻐근하게 안압이 오를 때쯤

벌써 흘러내리는 무엇,

추억한다는 것은

지나간 것에 대한

슬픔 또는 아쉬움과 그리움

오늘 밤 그곳이 내안에 있었네.

[강송]

아픈 추억이던 슬픈 추억이던
행복했던던 추억이던 지나고
보면 나는 추억이 좋으네요.
아홉시에서 열두시까지가
추억하는 시간이니 행복시간
일까도 싶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