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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陶 淵 明 문학 자료 -
陶淵明의 詩는 原文과 다양한 도연명의 작품을 비교하여 스스로 해석해 올린 까닭에 전문가의 글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정확한 텍스트가 아니기에 부족함이 많습니다. 淵明의 詩 내용을 참조 하시는 분 들은 참고만 하시고 論文이나 레포트, 혹은 硏究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으니 다양한 서적을 비교검토 하신 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淸虛가 느끼기에 도연명의 시는 문학적인 기교나 테크닉만 가지고는 이해하지 못할 勞作의 실천적 경험에 있다 할 것입니다. <淸虛/徐天> 그리고 아래의 글과 시의 내용은 張基槿 선생님이 쓰신 글을 부분발취 편집하였으며, 많은 부분을 참조해 올린 것입니다.
도연명<365-427>은 서기 365년에 태어 났는데, 이름은 潛 자가 淵明이다. 그의 증조부는 晋의 名將 陶侃 이였고, 외조부는 당시에 풍류인으로서 이름이 높았던 孟嘉였다. 固窮節을 지키면서 몸소 농사를 지었던 억척 같은 성격과 한편 도연히 술에 취해 속세를 해탈하고「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따며 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던 농부」<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隱逸의 풍류가 바로 무인인 증조부와 墨客이였던 외조부로 부터 이어받은 것이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도연명이 태어 났을 때의 그의 집안은 완전 몰락하여 오늘날 까지 도연명의 부친 이름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도연명은 현 江西省 九江市 일대에 있던 심陽 채桑이라는 마을에서 출생했다. 채상은 揚子江의 중류에 있으며 북으로는 명산이 廬山을 등에 업고 남으로는 파양호를 바라보고 있는 명승지 이다.
宋대의 유명한 성리학자 朱子가 그 곳을 찾아 전에 도연명이가 술 마시던 큰 바위 醉石 에서 시를 읊었다고 한다. 연명이 살던 때는 東晋의 왕실이나 士族들의 세력이 약화되고 차츰 무력적 신흥 군벌들이 대두하여 서로 각축을 벌이던 때였으며 , 그가 42세에 歸去來辭를 쓰고 농촌으로 돌아온 전후기에는 군벌들의 손에 동진의 왕이 幽閉되거나 또는 弑殺 되기까지 하였다. 당시 도연명의 문벌이 대단치는 않았으나 그의 집안은 역시 진 나라의 사족에 속했고, 또 그의 학식은 보수적 문인 계층에 속했다. 그르므로 그는 신흥의 힝폭한 군벌들과는 어울릴 수 가 없었다. 不義에 가담하여 잘 사느냐 ? 가난을 각오하고 은퇴하느냐 ? 도연명은 의연하게 후자의 길을 택했다. 이런 그의 사상적 바탕은 「달통하면 나가서 천하를 구제하고, 막히면 할 수 없이 물러나 자신을 착하게 산다」<達則兼善天下, 窮則獨善其身>는 儒家였다.
즉 修己治人은 선비의 의무이기도 했다. 써 주면 나가서 일하고, 물러나면 은퇴하는 것이 用行舍藏이다. 이렇게 물러난 도연명 에게는 老莊哲學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주만물의 근원은 道 도는 無爲自然이다. 인간은 영원한 實在인 無에서 와서 잠시 現象界인 이승에 나그네로 寄寓하고 다시 본집인 無로 돌아가는 것이다. 또 만물은 도를 따라 物化하게 마련이다. 그르므로 인간은 현실적 속세 利欲과 醜惡에 엉킨 타락 세계에서 발버둥 칠것이 아니라 無爲自然 이라고 하는 참 세상에 몸을 맏기고 유유자적했던 것이다. 그러나 도연명도 육신을 가진 인간이 였다.
정신 만으로 살 수는 없었다. 육신은 음식과 옷을 필요로 했다. 엄동설한에도 시들지 않는 송백 같은 절개를 지킨 도연명이였으나 물질생활의 궁핍을 견디어 내는 대는 심한 어려움을 격어야 했다. 비록 아사 일보 직전에서 자기를 이해해 줄 만한 사람에게 구걸까지 한 일은 있었으나 그는 끝까지 固窮節을 지키고 또 힘껏 스스로 농사를 지어 견디어 냈다. 도연명은 스스로 守折 한다고 했다. 인간적 巧智나 奸狡, 또는 권모 술수를 쓰지 않고 소박한 대자연의 순수한 德性을 지켰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는 정신과 육신을 가진 이원적 존재로서의 자신의 葛藤과 矛盾을 숨김없이 내어 놓고 시를 적었다. 이렇게 참 세상을 逍遙했던 도연명은 427년 63세에 自祭文을 지어놓고 이승을 떠났다. 그도 한 가엷은 인간 이였다. 자제문 맨 뒷 구절에서 이렇게 읊었다. <人生實難, 死此之何> 한 평생 살기가 참으로 힘들었거늘, 죽은 후 저승의 세계는 어떠할는지 ?
■ 背景과 記錄 ■
도연명의 전기는 <宋書 隱逸傳><晋書 隱逸傳><南史 隱逸傳>등에 보이고 특히 도연명과 친교 했던 <顔延之 384-456>가 쓴 <陶徵士뢰>와 梁의 昭明太子 <소통 501-531>이 쓴 <도연명전기>와 <도연명집>의 서문이 중요한 기록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도연명 자신이쓴 <五柳先生傳>을 소흘이 할 수 없다. 이 글에서 연명은 자화상을 철저히 격관적으로 묘사했다. 성명도 출신도 밝히지 않은 채 다만, 집 둘레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어 오류선생이라 했다. 오류선생은 한적한 성품에 말이 적고 榮利를 쫒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詩書를 즐겼다. 집이 가난하여 떯어진 옷을 걸치고 이따금 굶기도 했으나 태연했다. 술은 좋아 했으나 가난한 처지라 자주 마실 수 가 없었고, 혹 친구가 술 대접을 하면 사양 않고 마시며 취했다. 평생을 제 뜻대로 자유롭게 살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짓다가 죽었다. 이것이 오류선생전의 내용이다. 도연명의 인생을 삼기로 나누면, 제1기는 29세 이전으로 勉學과 농사를 짓고 살았을 때며, 제2기는 29-41세까지 그가 여러 차려 벼슬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던 시기며, 제3기는 42세에서 죽을때 까지 그가 철저히 은퇴했던 시기이다.
■ 陶淵明의 傳來
萬族皆有託 모든 사람이 다 의지할 바 있는데
孤雲獨無依 나만 홀로 외로운 구름 같이
曖曖空中滅 어디에도 기댈 때가 없노라
何時見餘暉 하늘 보며 눈을 껌벅이며 빛을 본다.
도연명이 살아 있을 때 그를 가장 잘 이해해준 사람은 顔延之 였다. 그는<陶徵士뢰>라는 글을 지었다. 徵士란 부름을 받고도 벼슬에 나가지 않은 선비란 뜻이다. 이 글에서 도연명을 다음과 같이 그렸다. 「隱遁者, 고고한 精神의 所有者, 學文이나 生活을 자유롭게 한 사람. 가난하여 손수 밭 갈아 먹은 선비 부모에게 효도하고 가족에게 인자 했으며 타고 날 때부터 술을 좋아했다」그후 도연명이 죽은지 60년이 지나 沈約 이 지은 宋書 隱逸傳을 바탕으로 梁 蕭統의 <陶淵明傳>과 시집의 서문이 나왔다.
蕭統은「연명의 문장은 일반 수준을 뛰어나 정채롭다 」「적절하게 그리는 듯 현실을 비판하고 넓고 참된 경지에서 회포를 풀고, 아울러 굳은 정절로서 도에 안주하고 절개를 지켰으며, 스스로 농사 짓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재산 없음을 걱정하지 않았다 」<語時事則指而可想, 論懷抱則曠而且眞, 加以貞志不休, 安道守節, 不以躬耕爲恥, 不以無財爲病>라고 하여 인격과 학문을 높였다. 또 <簡文帝503-551>도 도연명을 특히 좋아했다. 대체로 梁대의 문풍은 섬세하고 기염했던 宮體를 따랐다. 그럴수록 그들 귀족들은 흙 냄새가 풍기는 소박한 도연명의 시를 좋아 했다. <鐘嶸?-552>는 가장 높게 도연명의 시를 평 했다. 「연명의 시문은 문체가 간결하고 말숙하며 정신은 돈독한 옛날의 진실을 좇았다. 글 속에 깊은 뜻을 지니게 했고, 그의 글을 보면 인덕을 알 수가 있다」라고 했다.
종영의 말대로 도연명은 일상에서 국화를 따며 남산을 보았고, 밤 늦게 이슬을 맞으며 흙 묻은 옷으로 지개를 지고 달 그림자를 길동무하며 돌아오는 농군의 모습과 가난에 쪼달리고 남루한 옷차림인데도 망건에 술을 걸어 이웃과 나누워 마시며 도연히 취하는 인간적인 모습에서 그의 인품이 더욱 빛나는 것이리라. 또 北齊의 陽休之는 「연명의 글은 문장이 빛나고, 우아하지는 못해도 신기하고 방일하며 고고한 경지에 도달했다」 唐의 시인들은 모두가 도연명을 삶을 공감하며 그리워 했다. 그 중에서도 白樂天은 도연명의 찬미사 였다. 그는 도연명을 본따는 시를 十六수나 지었다. 淵明이 죽은 후 그의 故鄕인 江州의 司馬로 부임해간 白樂天은 陶淵明의 옛 집을 찾아 이렇게 읊었다.
今來訪故宅 오늘 그대의 옛집을 찾아
森若君在前 숙연한 마음으로 그대 앞에 섯노라.
不慕樽有酒 허나, 나는 그대의 단지에 있는 술이 그리운 것도 아니고,
不慕琴無絃 또는 줄 없는 그대의 거문고가 그리운 것도 아니다.
慕君遺榮利 오직 그대가 명예나 이득을 버리고
老死此丘園 이 산과 들에서 자유롭게 스쳐간 것이 그리웁노라
또 蘇東坡는 「陶淵明은 나가서 벼슬하고 싶으면 벼슬했고, 또, 隱退하고 싶으면 隱退했다. 그렇다고 高潔 하다고 自處하지도 않았다. 배가 고프면 남의 대문을 두들이고, 살림이 넉넉해지면 닭이나 술을 빗어 손님을 청했다」
후에 蘇東坡는【采菊東離下, 悠然見南山】【嘯傲東軒下, 요復得此生】【客養千金軀, 臨化消其寶】위의 세 구절을 道를 득한 경지의 詩 귀라고 했다. 또, 梁啓超는【客陽千金軀, 臨化消其寶】를 七千券의 大藏經에 맞먹는 명언이라 했다. 世俗의 名利에 탐한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陶淵明의 人品과 詩를 論할 수 없고 共感 할 수 도 없을 것이다. 虛構와 假飾에 사는 오늘날 우리 내 삶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세계다. 『人生이란, 잠시 現世에 寄寓 하다가 다시, 없는 것으로 돌아갈 몸이거늘 後世에 무엇을 남기려고, 重傷과 謨略으로 世上을 사는가 』 라고 評 했다.
참으로 사람답게 살다간 人物이다. 도연명은 스스로 수절한다고 했다. 인간적인 巧智나 奸狡 또는 권모술수를 쓰지 않고 소박한 대 자연의 순수한 德性을 지켯다. 歐陽修는「진에는 글이 없고 오직 陶淵明의 歸去來辭만이 있다」했으며, 黃庭堅은「자로 재지 않고도 저절로 맞는 경지의 詩, 淵明은 詩를 지은 것이 아니라 자기 가슴속의 日常을 그 대로 그렸다」또 우리나라에서는 退溪가 도연명에게 심취했다. 퇴계는 <和陶集飮酒>20수와 <和陶集移居韻>2수를 지었다. 퇴계는 성학을 밝히고 왕도를 구현하기 위해 충성을 바쳤다. 그러나 한편으로 염치를 높이고 절의를 지키기 위해 염담청정한 은퇴를 몸소 실천했다. 퇴계는 도연명을 이렇게 읊었다.「한잔의 술을 홀로 마시면, 한가롭게 도연명의 시를 영하노라 숲이나 시내 사이를 거닐면서 후련한 심정으로 즐기노라」라고 했다. <張基槿 선생님의 글>
■ 陶淵明의 참고서적
陶端節全集註 <淸 陶수 註> 世界書局版
陶淵明 傳論 <張芒 著>
陶淵明作品硏究 <黃仲崙 著>
陶淵明評傳 <李辰冬 著> 中華文化出版事業委員會
田園詩人陶潛 <郭銀田>
■ 붙이는 글
淸虛가 처음 陶淵明을 접한 것이 25-6년 전의 일이다. 그 시절 東洋서적에 빠져서 심취해있던 때였다. 처음 연명의 詩를 접하고 내리 두어달 가량 손에서 연명의 책을 달고 살았다. 悠然한 그의 삶이 보이는 듯 했고 文章이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 一常의 깊이가 또한 그러했다. 文學이니 藝術이니 詩라는 글을 보면 著者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쥐어짜서 문장을 만들어 간다. 그러나 연명의 글은 일상의 勞作을 美化시키거나 뽑내는 문장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을 솔직하게 들어 내었고 존경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名利를 원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싫어 하지도 아니했다. 살다 보니 淸貧했고, 술을 좋아 하다 보니 사람들과 어울리며 글을 지엇을 뿐 굳이 詩人도 아니였다. 지금에야 연명을 천하의 田園 시인이라 評 하지만 당시만 하여도 연명은 그저 산골에서 글이나 쓰는 村老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人品과 意息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를 휘롱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즉, 날카로운 칼은 집에 있어도 빛이 나는 모양이다
■ 歸去來辭 ■
歸去來兮 田園將蕪胡不歸 旣自以心爲形役 ? ? 奚而獨悲 悟已往之不諫 知來者之可追
귀거래혜 전원장무호불귀 기자이심위형역 해추창이독비 오이왕지불간 지래자지가추
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 舟遙遙以輕 ? 風飄飄而吹衣 問征夫以前路 恨晨光之熹微
실미도기미원 각금시이작비 주요요이경양 풍표표이취의 문정부이전로 한신광지희미
乃瞻衡宇 載欣載奔 僕歡 ?迎 稚子候門 三徑就荒 松菊猶存 携幼入室 有酒盈樽 引壺觴以自酌
내첨형우 재흔재분 동복환영 치자후문 삼경취황 송국유존 휴유입실 유주영준 인호상이자작
眄庭柯以怡顔 倚南窓以寄傲 審容膝之易安 園日涉以成趣 門雖設而常關 策扶老以流憩 時矯首而遐觀
면정가이이안 의남창이기오 심용슬지이안 원일섭이성취 문수설이상관 책부노이류게 시교수이하관
雲無心以出岫 鳥倦飛而知還 影 ? ?以將入 撫孤松而盤桓
운무심이출수 조권비이지환 영예예이장입 무고송이반환
자, 돌아가자.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어찌 슬퍼하여 서러워만 할 것인가.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 없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바른 길을 좇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지 않았다. 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흔들리고 바람은 한들한들 가볍게 흔들리고, 길손에게 고향이 예서 얼마나 머냐 물어 보며, 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마침내 저 멀리 우리 집 대문과 처마가 보이자 기쁜 마음에 급히 뛰어갔다. 머슴아이 길에 나와 나를 반기고 어린 것들의 대문에서 손 흔들어 나를 맞는다.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꿋꿋하다. 어린 놈 손 잡고 방에 들어오니, 언제 빚었는지 항아리엔 향기로운 술이 가득, 술단지 끌어당겨 나 스스로 잔에 따라 마시며,뜰의 나뭇가지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남쪽 창가에 기대어 마냥 의기 양양해하니, 무릎 하나 들일 만한 작은 집이지만 이 얼마나 편한가. 날마다 동산을 거닐며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문이야 달아 놓았지만 찾아오는 이 없어 항상 닫혀 있다. 지팡이에 늙은 몸 의지하며 발길 멎는 대로 쉬다가, 때때로 머리 들어 먼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돌아 나오고, 날기에 지친 새들은 둥지로 돌아올 줄 안다. 저녁빛이 어두워지며 서산에 해가 지려 하는데, 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이고 있다.
歸去來兮 請息交以絶遊 世與我而相違 復駕言兮焉求 悅親戚之情話 樂琴書以消憂 農人告余以春及
귀거래혜 청식교이절유 세여아이상위 복가언혜언구 열친척지정화 낙금서이소우 농인고여이춘급
將有事於西疇 或命巾車 或棹孤舟 旣窈窕以尋壑 亦崎嶇而經丘 木欣欣以向榮 泉涓涓而始流 善萬物之得時
장유사어서주 혹명건차 혹도고주 기요조이심학 역기구이경구 목흔흔이향영 천연연이시류 선만물지득시
感吾生之行休 已矣乎 寓形宇內復幾時 曷不委心任去留 胡爲乎遑遑欲何之 富貴非吾願 帝鄕不可期
감오생지행휴 이의호 우형우내복기시 갈불위심임거류 호위호황황욕하지 부귀비오원 제향불가기
懷良辰以孤往 或植杖而耘 ? 登東皐以舒嘯 臨淸流而賦詩 聊乘化以歸盡 樂夫天命復奚疑
회양진이고왕 혹식장이운자 등동고이서소 임청류이부시 요승화이귀진 낙부천명복해의
돌아왔노라. 세상과 사귀지 않고 속세와 단절된 생활을 하겠다. 세상과 나는 서로 인연을 끊었으니, 다시 벼슬길에 올라 무엇을 구할 것이 있겠는가.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거문고를 타고 책을 읽으며 시름을 달래련다. 농부가 내게 찾아와 봄이 왔다고 일러 주니,앞으로는 서쪽 밭에 나가 밭을 갈련다.혹은 장식한 수레를 부르고, 혹은 한 척의 배를 저어 깊은 골짜기의 시냇물을 찾아가고 험한 산을 넘어 언덕을 지나가리라. 나무들은 즐거운 듯 생기있게 자라고, 샘물은 졸졸 솟아 흐른다. 만물이 때를 얻어 즐거워하는 것을 부러워하며,나의 생이 머지 않았음을 느낀다. 아, 인제 모든 것이 끝이로다! 이 몸이 세상에 남아 있을 날이 그 얼마이리.어찌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지 않으며.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런 마음으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돈도 지위도 바라지 않고, 죽어 신선이 사는 나라에 태어날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좋은 때라 생각되면 혼자 거닐고,때로는 지팡이 세워 놓고 김을 매기도 한다. 동쪽 언덕에 올라 조용히 읊조리고,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잠시 조화의 수레를 탔다가 이 생명 다하는 대로 돌아가니, 주어진 천명을 즐길 뿐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이랴.
■ 註釋
歸去來兮/ 돌아가자 ! 兮는 어조사로 강조와 영탄의 뜻을 나타낸다. 蕪/ 잡초가 자라고 황폐하게 된다. 胡不歸/ 胡는 어찌, 왜, 何와 같은 뜻. 奚/ 어찌 ~ 하리오 ? 舟搖搖/ 배가 출렁대며 흔들리는 모양. 乃瞻/ 바야호로 보인다. 載欣載奔/ 즉시, 기뻐서 뛰어 가다. 載는 則 조사로 ~하며~또, 하다. 容膝之易安/ 무릅을 드리울 만한 작은 집에 살아도 족히, 마음이 편하고 도를 즐길 수 있었다. <韓詩外傳>에 있다. 北郭先生의 처가 「네마리의 말이 끄느 수례를 타고 기마 행렬을 줄 지어 붙이고 다녀도 편안하게 쉴 장소는 고작 무릅을 드리울 넓이에 불과하다」園日涉/ 매일 뜰 안을 거닐며 정원을 손질한다. 遐觀/ 멀리 바라보다. 鳥倦飛而知還/ 뜻은 현실적인 명예나 이득을 찾아 아귀다툼을 하며 지칠 줄 모르는 인간을 비고운 것이다. 盤桓/ 맴돌며 서성인다. 焉求/ 무엇을 구할 거나 ?
■ 解說
楚나라의 충신 屈原의 楚辭체를 따라 평범하면서 담담하게 자기가 체득한 세계와 또 초탈한 인생관을 그리고 있다. 자연의 조화나 변화는 심오하고 다양하고 신비롭고 우리 인간에게 불가사의 한 것이다. 그러나 자연은 언재나 평범하고 용이하고 명백하게 모든 현상을 우리 인간에게 보여준다. 도연명의 시가 바로 이러한 대 자연의 조화를 닮은 것이라 하겠다. 歸去來辭 서문에서 밝혔다. 「본성이 자연을 담게 마련인지라, 억지로 고칠 수가 없다.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다 해도 본성을 어기고 벼슬 살이를 하니 모든 병이 쏱아져 나더라」이 처럼 그 몸과 마을을 天地自然의 변화 무상한 순리에 맏기고 자신은 無爲自然을 즐기는 참다운 인간의 모습이 여기에 있다.
■ 雜詩 1 ■
人生無根체 飄如陌上塵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落地成兄弟 何必骨肉親 得歡當作樂 斗酒聚比린
인생무근체 표여맥상진 분산수풍전 차이비상신 낙지성형제 하필골육친 득환당작락 두주취비린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人生無根체 飄如陌上塵 分散逐風轉 此已非常身
성년부중래 일일난재신 급시당면려 세월부대인 인생무근체 표여맥상진 분산축분전 차이비상신
落地爲兄弟 何必骨肉親 得歡當作樂 斗酒聚比隣 盛年不重來 一日難再晨 及時當勉勵 歲月不待人
락지위형제 하필골육친 득환당작악 두주취비린 성년불중래 일일난재신 급시당면려 세월불대인
인생은 뿌리 없는 밭 두렁의 먼지같이 의연한 것 바람 따라 이리 저리 흐르는 인간의 삶은 본래가 무상한 몸 땅 위에 살고있는 모두는 형제이지 피를 나눈 가족만이 형제는 아니다 기쁜은 서로 즐기고 많은 술 이웃과 나누워 마셔야지 젊은 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아침은 한번 뿐이다 때를 놓치지 말고 열심히 일해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으니 들길에 날리는 먼지와 같은 거라. 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다니니 이것이 이미 불변의 몸뚱아리 아니지.태어나면 모두가 형제가 되는 것 어찌 꼭 한 핏줄 사이라야 하랴. 즐거울 땐 응당 풍류 즐겨야 하니 한 말 술로 이웃과 어울려 본다네. 한창 나이 다시 오는 거 아니고 하루에 두 새벽이 있기는 어려워.늦기전에 면려해야 마땅한 거야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
*체(艸+帶)
이 시는 도연명의 '잡시 12수' 가운데 첫 번째 시입니다. 도연명 시집에는 물론 실려 있고, 또한 고문진보 전집에 실려 있습니다. 人生無根체,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으니. 체(艸+帶)는 '대' '제' 등으로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우리 나라에서는 대개 '체'로 읽습니다. 체(艸+帝)와 뜻이 같은 글자입니다. 오이 또는 과일 등에서 줄기나 가지와 연결된 부분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뿌리가 땅 깊이 들어가면 그 나무는 힘있게 서 있을 수 있습니다. 오이가 꼭지가 튼튼하게 줄기에 붙어 있으면 아무 탈 없이 잘 자랄 수가 있습니다. 근체는 뿌리와 꼭지, 다시말해 무언가 의지할 수 있는 바탕 또는 근거를 말합니다. 인생은 정처없는 나그네 같은 것입니다. 떠돌이 신세인 것이지요. 飄如陌上塵, 들길에 날리는 먼지와 같은 거라. '표'는 바람에 날린다는 뜻입니다. '맥'은 들길입니다. 들판, 농경지 사이에 나 있는 길입니다. 혹 일반도로, 도회지의 길거리 등의 뜻으로도 쓰입니다만, 도연명 시인이 전원시인이고 시 창작의 배경이 농촌일 거라고 보면, 들길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맥상'은 그 들길 위에, 진은 먼지 티끌 같은 것이니까, 맥상진은 들길에 풀풀 날리는 먼지를 말합니다. 이 구절에서 문제되는 글자는 '여'자입니다. 이 글자는 '무엇무엇과 같다.'는 뜻입니다. '표'하는 것이 '맥상진'과 같다. 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표여'를 붙은 낱말로 보아서, '표연(飄然)'의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표연은 그냥 '풀풀'입니다. '풀풀 저 들길의 먼지라' 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큰 뜻은 마찬가지입니다만, 문법적 구조는 약간 다릅니다. 分散逐風轉, 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다니니. 분산은 나뉘어 흩어진다는 뜻이고, 축풍은 바람을 따라 이고, 전은 굴러 다니는 것입니다. 나뉘어 흩어져서 바람 따라 굴러다니는 먼지와 같은 것이 인생입니다. 此已非常身, 이것이 이미 불변의 몸뚱아리 아니지. 이몸은 불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차는 이몸을 뜻하는 것같습니다. '상신'은 항상 변치 않는 몸이라는 뜻이니, 비상신, 상신이 아니다 라는 것은 언젠가는 죽을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인생의 무상함을 의미합니다. 落地爲兄弟, 세상에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가 되는 것. 락지는 땅에 떨어지다 는 말인데,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 너도나도 다들 형제같은 사이가 되는 것이니, 何必骨肉親, 어찌 꼭 한 핏줄 사이라야 하랴. 하필, 어찌 반드시, 골육지친만을 따지겠느냐는 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들 형제 같은 사이인데, 굳이 내 친형제만을 형제라고 할 것은 없다는 뜻입니다. 도연명 자신이 형제가 없었거나 아니면 있다가 잃었거나 아마 그런 일이 있었던 것같습니다. 아니면 그런 상황에 있는 친구에게 지어준 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두 구절과 아래의 두 구절은 형제 없음에 대한 서글픔 같은 것을 위안하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得歡當作樂, 즐거울 땐 응당 풍류 즐겨야 하니. 득환, 즐거운 일이 있습니다. 작악은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말하는 것같습니다. 친형제가 없더라도 의기소침해서 지내지 말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음악도 연주하며 즐겁게 지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斗酒聚比隣, 한 말 술로 이웃과 어울려 본다네. 두주, 한 말의 술입니다. 량이 그다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술 한 말을 장만하여 이웃 벗들을 불러모읍니다. 비린은 이웃하고 사는 사람들이고, 취는 모은다는 뜻이니까, 이웃의 벗들을 부르는 것입니다. 盛年不重來, 한창 나이 다시 오는 거 아니고. 성년은 한창 젊은 나이를 말합니다. 젊어 기력이 왕성하기 때문에 공부에 전념해야 할 시기입니다. 한창 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중래는 거듭 오다 이고, 불중래는 거듭 오지 않는다 는 것입니다. 때를 놓치지 않고 공부해야 합니다. 一日難再晨, 하루에 두 새벽이 있기는 어려워. 하루에는 새벽은 한 번 밖에 없습니다. 그 새벽 시간은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 것이지요. 及時當勉勵, 늦기전에 면려해야 마땅한 거야. 급시, 때 미처 라는 뜻입니다. 때에 미친다함은 때가 늦기 전에 그 늦어지지 아니한 때에 미쳐서 공부한다는 말입니다. 면려는 힘써 노력하는 것을 뜻합니다. 歲月不待人,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 세월은 사람을 위해서 기다려 주지 않고, 사람과는 아무 상관없이 일정한 속도로 흘러가는 것입니다.
■ 雜詩 2 ■
白日淪西阿 백일윤서아 해가 서산으로 기울자
素月出東嶺 소월출동령 밝은 달이 산 위로 떠 오른다
遙遙萬理輝 요요만리휘 달빛은 아득히 만리를 비추고
蕩蕩空中景 탕탕공중경 밝은 빛 허공 중에 흩어지네
風來入房戶 풍래입방호 차가운 바람은 문풍지로 스며들고
夜中枕席冷 야중침석랭 한 밤중 베개머리 차가워 싸늘하구나
氣變悟時易 기변오시역 찬 바람에 계절 바낀 줄 알고
不眠知夕永 불면지석영 잠 이 오지 않으니 밤이 길어졌구나
欲言無予和 욕언무여화 긴 밤을 말 동무도 없이
揮杯勸孤影 휘배권고영 잔 들어 외로운 그림자에게 권하노라
日月擲人去 일월척인거 세월은 날 버리고 가거늘
有志不獲騁 유지불획빙 나는 소원을 이루지 못해
念此懷悲悽 염차회비처 마음이 서글프고 처량하여
終曉不能靜 종효불능정 밤 새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였네
■ 雜詩 3 ■
榮華難久居 영화난구거 부귀 영화는 오래가기 어렵고
盛衰不可量 성쇠불가량 앞날은 예측할 수 없노라
昔爲三春渠 석위삼춘거 지난 봄에 피던 연꽃이
今作秋蓮房 금작추연방 올 가을에 연밥 되었구나
嚴霜結野草 엄상결야초 풀잎은 서리 내려 앉아 차가우나
枯悴未遽央 고췌미거앙 속까지 시들지는 않으며
日月還復周 일원환부주 해와 달이 두루 돌거늘
我去不再陽 아거부재양 나는 지난 시간을 다시 되 찾을 수가 없다
眷眷往昔時 권궈왕석시 지난 날을 그리워 하는
憶此斷人腸 억차단인장 나의 가슴이 끊어지는 듯 하다
■ 雜詩 4 ■
丈夫志四海 장부지사해 장부로 태어나 사방에 큰 뜻을 펼치려 했는데
我願不知老 아원부지로 나는 늘어도 책을 보며 공부하리라
親戚共一處 친척공일처 가족들 한 곳에 모여 살고
子孫還相保 자손환상보 자식들 한결같이 잘 키우리라
觴弦肆朝日 상현사조일 아침부터 술 마시며 거문고 타고
樽中酒不조 준중주불조 술 통에 술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緩帶盡歡娛 완대진환오 허리띠 풀고 계속 마시리라
起晩眠常早 기만면상조 늦게 일어나고 일찍 잠 잔다
孰若當世士 숙약당세사 그러나 오늘의 사람들은 엉뚱한 생각
氷炭滿懷抱 빙탄만회포 가슴에 품고 한 순간 일확천금을 노리네
百年歸邱壟 백년귀구롱 백년도 못살고 흙 무덤에 돌아가니
用此空名道 용차공명도 그렇게 빈 이름 얻어 무얼 할건가 ?
■ 雜詩 5 ■
내가 어리고 젊었을 때는 낙이 없어도 스스로 즐거웠고 세찬 뜻은 천하에 뻗치어 날개 펴고 멀리 날고자 했거늘점차 세월과 더불어 늙어가면서 웅장하던 마음 어느덧 사라졌으며 즐거운 일이 있어도 기뻐하지 못하고 항상 걱정과 두려움 가득 쌓이는구나. 기력조차 차츰 쇠진하고 꺾이어 날로 못해 감을 짐짓 알 수 있으며 삶은 도둑맞은 장자의 배같이 순간도 쉬지 않고 줄달음쳐 앞길도 얼마 남지 않았거늘 멈추고 묵을 곳도 모르노니 옛사람 촌음도 아끼라 했으니 오직 두렵고 초조할 뿐이로다
■ 雜詩 6 ■
昔聞長者言 석문장자언 어려서는 어른들이 잔소리하면
掩耳每不喜 엄이매불희 듣기 싫어 귀 막았거늘
奈何五十年 내하오십년 지금은 오십이 된 내가
忽已親此事 홀이친차사 어느덧 잔소리를 하게 되었네
求我盛年歡 구아성년환 지난 날의 즐거움 다시 느끼려 해도
一毫無復意 일호무부의 이제는 두 번 다시 느낄 수 없네
去去轉欲速 거거전욕속 세월 가는 시간 따라 같이 늙으니
此生豈再値 차생기재치 지난 인생은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가 없다
傾家時作樂 경가시작락 적은 시간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해야지
竟此歲月사 경차세월사 한번 흘러가고서는 돌아오지 않는 세월
有子不留金 유자불유금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마라
何用身後置 하용신후치 죽고 난 후의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 雜詩 7 ■
日月不肯遲 일월불긍지 흐르는 세월은 순간을 멈추지 않고
四時相催迫 사시상최박 계절은 서로 재촉하며 뒤따르네
寒風拂枯條 한풍불고조 찬 바람 마른 가지 흔들고 지나니
落葉掩長陌 낙엽엄장맥 낙엽이 떨어져서 길을 덮는다
弱質與運頹 약질여운퇴 본래, 약한 체질인데, 운세 마저 좋지않다
玄빈早已白 현빈조이백 검던 머리는 어느 새 백발이 되었네
素標揷人頭 소표삽인두 흰 머리는 앞으로
前途漸就窄 전도점취책 살 날이 길지않다는 증거리라
家爲逆旅舍 가위역여사 집이란 잠시 머물다 가는 여관 같은 것
我如當去客 아여당거객 우리 모두는 언젠가 떠나야 할 나그네
去去欲何之 거거욕하지 집 떠나면 어디로 걸 것인가
南山有舊宅 남산유구택 남산 기슭의 옛집인 무덤이리라
■ 飮酒 1 ■
衰榮無定在 쇠영무정재 영고 성쇠는 정해진게 아니며
彼此更共之 피차갱공지 바뀌고 서로 돌게 마련이거늘
邵生瓜田中 소생과전중 오이 밭을 가는 소팽이가
寧似東陵時 녕사동릉시 동릉 후 였다고 누가 아는가 ?
寒署有代射 한서유대사 세월 바뀌는 계절같이
人道每如玆 인도매여자 인간의 삶도 그와 같으리라
達人解其會 달인해기회 깊은 재주를 터득하고 도통한 사람에게
逝將不復疑 서장불부의 두 번 다시는 이끌리지 않으리라
忽與一樽酒 홀여일준주 술 한 동이가 공짜로 생겼으니
日夕歡相持 일석환상지 해도 저물었으니 밤새워 술이나 마셔야지
■ 註釋
邵生/ 소생은 邵平이다. 秦나라 사람으로 東陵候였다고 전한다. 瓜田中/ 소평이 오이 밭에 있는 모습의 뜻. 寧似/ 어찌 닮았겠느냐. 東陵時/ 東陵候를 지냈을 때. 有代謝/ 서로 바뀐다. 每如玆/ 늘 그와 같다. 達人/ 人道에 통달한 사람. 解其會/ 解는 이해한다. 會는 모든 법칙이나 도리가 모인 곳. 逝/ 발어조사로 아무 뜻도 없다. 不復疑/ 다시는 망설이지 않으리라. 歡相持/ 술과 더불어 즐기노라.
■ 飮酒 2 ■
積善云有報 적선운유보 착하게 살면 복 받는 다 했는데
夷叔在西山 이숙재서산 백이와 숙제는 수양산에서 굶었네
善惡苟不應 선악구불응 선과 악이 닦은 대로 되지 않으니
何事立空言 하사입공언 어찌 빈 말 만을 앞세웠는가
九十行帶索 구십행대삭 구십 노인 허리띠 줄이며 가난하게 살았거늘
飢寒況當年 기한황당연 젊은 내가 이것을 못 참겠는가 ?
不賴固窮節 불뢰고궁절 청빈해도 선비된 나 곤궁의 절개 아니고서야
百世當誰傳 백세당수전 먼 후세에 어찌 이름 남기겠는가 ?
■ 註釋
西山/ 수양산. 사마천은 史記에 "하늘을 언제나 善한 사람을 편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백이, 숙제는 善人이 아니란 말인가? 덕을 쌓고 지조있게 행동했는데 그렇게 굶어 죽다니.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보답한다 던 말을 무슨 뜻이란 말인가 ? 고 적었다. 九十行帶索/ 榮啓期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사슴 가죽을 몸에 걸치고 새끼띠를 매고 泰山 모퉁이에서 거문고를 타며 즐기고 있었다. 마침 수레를 타고 지나가던 공자가 물었다. "선생은 어찌 그리 즐거워 하시오?" 이에 노인이 대답했다. "즐겁고 말고! 우선 하늘이 낳은 만물 중 가장 위대한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즐겁고, 둘째로는 사람 중에서도 높은 자리에 설 남자로 태어났으니 즐겁고, 셋째로는 이 세상에 태어나면 어려서 죽는 수가 있는데 나는 이렇듯 나이 구십살까지 살 수 있었으니 즐거웁지 않겠는가? 가난은 선비의 상태(常態)이고 죽음은 인생의 종착이다. 常에 처하여 종착을 기다리고 있으니 이 또한 즐거웁지 않으랴!" 飢寒/ 도연명도 영계기같이 늘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가난뱅이었다. 況當年/ 그러나 도연명은 구십세가 아닌 한창 나이, 즉 장년이었다. 그러니 장년기에 어찌 가난을 겁내고 두려워하겠느냐는 뜻이다. 當年은 丁年과 같다. 不賴/ 원래가 가난하게 마련인 군자의 절개를 지키지 않는 다면의 뜻.
■ 飮酒 3 ■
道喪向千載 도상향천재 大道가 사라진지 어느덧 천년이구나
人人惜其情 인인석기정 사람들은 서로가 情 주기를 꺼린다
有酒不肯飮 유주불긍음 술이 있어도 함께 마시려 하지 않고
但顧世間名 단고세간명 오직 세속의 명리<돈과 명예>만 즐겨 찾네
所以貴我身 소이귀아신 출세해서 화려하게 살더라도
豈不在一生 기부재일생 짧은 한 평생에 지나지 않거늘
一生不能幾 일생부능기 그 한평생도 바람 앞에 등불이나
숙如流電驚 숙여유전경 한 순간의 번갯불 같은 것
鼎鼎百年內 정정백년내 길어야 백년도 못 사는 인생
持此欲何成 지차욕하성 부귀와 명리를 애써 얻어 무얼 하려나
■ 飮酒 4 ■
栖栖失群鳥 서서실군조 무리를 이탈한 새 한마리가 불안하게
日모猶獨飛 일모유독비 해가 저물어도 여전히 혼자 날고 있구나
徘徊無定止 배회무정지 둥지를 틀지 못하고 늘 배회하며
夜夜聲轉悲 야야성전비 밤마다 더욱 서글피 운다
여響思淸遠 여향사청원 그 울음 소리가 때로는 처량하고 아프다
去來何依依 거래하의의 머물 곳을 찾지 못하여 오락가락 하는구나
因値孤生松 인치고생송 그러다 홀로 자란 소나무를 찾아
염핵遙來歸 염핵요래귀 먼 길 날아온 날개 접고 쉬노라
勁風無榮木 경풍무영목 세찬 비 바람에 나무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此蔭獨不衰 차음독불쇠 우거진 덤불 속에 홀로선 소나무
託身旣得所 탁신기득소 이제 나의 몸 의지 할 곳 찾았으니
千載不相違 천재불상위 천년토록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라
■ 飮酒 5 ■
結廬在人境 결려재인경 사람들 속에 농막을 짓고 산골에 사니
而無車馬喧 이무거마훤 마차 시끄럽게 찾아 오는 사람 없어서 좋구나
問君何能爾 문군하능이 서글픈 마음에 어찌, 그럴 수 있는가 생각하니
心遠地自偏 심원지자편 마음이 멀어지니 땅은 더욱 멀구나
采菊東籬下 채국동리하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꺽어들고
悠然見南山 유연견남산 편하게 남산을 바라 본다
山氣日夕佳 산기일석가 산 기운은 해 질녂이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 비조상여환 떠돌던 새들도 무리 지어 집으로 돌아오네
此間有眞意 차간유진의 여기에 자연의 참다운 뜻이 있으니
欲辯已忘言 욕변이망언 차마, 말하려 하다가 입을 다문다.
■ 註釋
結廬/ 농막을 짓는다. 廬는 농막 초가집. 在人境/ 사람들이 사는 고장에, 즉 깊은 산중에 농막을 짓고 은퇴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들 틈에 끼여 살면서 孤高하게 脫俗 한다는 뜻. 無車馬喧/ 정치나 벼슬 살이에서 벗어 났으므로 고관이나 관리가 수레를 타고 시꺼럽게 찾아 오는 일이 없다. 車馬는 관리가 타는 수레. 問君/ 직역으로는 그대에게 묻는 다는 뜻. 즉, 自問自答. 何能爾/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느냐 ? 爾는 然과 같다. 心遠地自偏/ 나의 마음이 속세에서 멀리 떨어져 한가하니까 즉, 몸은 세속에 있으나 마음이 한가 하다는 뜻. 悠然見南山/ 인간세상의 야심이나 욕심이 없이 바라본다. 南山은 廬山이다. 도연명이 그 아래 살았다. 相與還/ 서로 짝을 지어 돌아 온다. 已忘言/ 말로는 표현 할 도리가 없다는 뜻.
■ 解說
도연명의 대표적인 시 이며, 너무나 유명하다. 쉽고 담담한 표현이면서 그의 정신세계를 알 수 있는 문장이다. 특이한 꾸밈 없이 담담하게 시골 풍경과 자신의 일상을 그리고 있는 이 시는 도연명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글이다. 田園의 日常을 담담하게 표현한 이 詩는 도연명의 田園시 중에서도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는 詩로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는 詩이다.
■ 飮酒 6 ■
行止千萬端 행지천만단 사람의 행동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誰止非與是 수지비여시 누가 잘 잘못 가리겠는가 ?
是非苟相形 시비구상형 저마다 멋대로 옳고 그름 정해 놓고
雷同共譽毁 뇌동공예훼 잘했다 못했다 부축이고 또는 헐뜯는다
三季多此事 삼계다차사 은,하,주 삼대 이후 더욱 더 하니
達士似不爾 달사사불이 도통한 선비만이 사람 두고 편가르지 않는다
돌돌俗中愚 돌돌속중우 참으로 가련한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且當從黃綺 차당종황기 나는 모두 버리고 상사의 사호를 따르고저 한다
황기/ 진시황의 무도한 정치를 피해 낙양근처에 있는 상산으로 은퇴한 네 사람을 商山四皓라 한다.
東園公 / 角理先生 / 夏黃公 / 綺里季
■ 飮酒 7 ■
秋菊有佳色 추국유가색 아름다운 가을 국화 꽃
읍露철其英 읍노철기영 이슬이 내려 앉은 꽃잎 따서
汎此忘憂物 범차망우물 근심 잊으려 술에 띄워서 마시니
遠我遺世情 원아유세정 속세와 멀어진 심정 더욱 간절하다
一觴雖獨進 일상수독진 잔 하나로 혼자 마시다 취하니
杯盡壺自傾 배진호자경 빈 술병과 더불어 쓸어지노라
日入群動息 일입군동식 날 저물어 만물이 쉬는 때
歸鳥趨林鳴 귀조추림명 날던 새도 둥치 찾아 돌아 온다
嘯傲東軒下 소오동헌하 동쪽 창 아래서 휘파람 부니
聊復得此生 요부득차생 이보다 더 즐거운 시간이 어디 있는가 ?
■ 飮酒 8 ■
靑松在東園 청송재동원 동원에 홀로선 푸른 소나무
衆草沒其姿 중초몰기자 풀에 묻혀 안 보이더니
凝霜殄異類 응상진이류 서리에 초목이 시들자
卓然見高枝 탁연견고지 높은 키 우둑 솟아 보이는 구나
連林人不覺 연림인불각 잡초에 가려 사람들이 몰라 보았으나
獨樹衆乃奇 독수중내기 홀로 남으니 더욱 당당 하구나
提壺掛寒柯 제호괘한가 술 병을 솔가지에 걸고
遠望時復爲 원망시부위 멀리서 바라보니
吾生夢幻間 오생몽환간 삶은 한바탕 꿈과 허상 이거늘
何事설塵羈 하사설진귀 왜 쓸데없는 먼지 속을 헤매이랴
■ 飮酒 9 ■
淸晨聞叩門 청신문고문 아침일직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倒裳往自開 도상왕자개 서둘러 옷 입고 대문을 여니
問子爲誰歟 문자위수여 누군지 묻는 내 앞에
田父有好懷 전부유호회 착하게 생긴 농부가 서 있다
壺漿遠見侯 호장원견후 멀리서 술 들고 인사 왔다며
疑我與時乖 의아여시괴 세상과 떨어져 산다 나를 나무란다
襤縷茅詹下 남루모첨하 누차하게 초가집에 산다하여
未足爲高栖 미족위고서 고상하고 청허한 삶이라 할 수 없다 한다
一世皆相同 일세개상동 모든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살 듯이
願君汨其泥 원군골기니 그대 또한 뒤섞여 함께 더불어 살라 하네
深感父老言 심감부로언 농부의 말에 마음 깊이 느끼는 바 있지만
稟氣寡所諧 품기과소해 본시 타고난 성품이 남들과 어울리길 싫어하니
紆비誠可學 우비성가학 험한 일이야 배울 수 있겠지만
違己거非迷 위기거비미 타고난 성격을 바꾸는 것도 바르지 못하리
且共歡此飮 차공환차음 속 뜻을 알았으니 가져온 술이나 마십시다
吾駕不可回 오가불가회 본래 타고난 나의 본성은 돌릴 수 없으리라.
■ 飮酒10 ■
在昔曾遠游 재석증원유 오래 전에 군대를 따라 멀리 갔는데
直至東海隅 직지동해우 바로 동해 입구까지 갔노라
道路逈且長 도로형차장 종군의 길은 험하고 위험했다
風波阻中塗 풍파조중도 비 바람이 심해 고생도 했다
此行誰使然 차행수사연 누구를 위해 그 고생을 했나 ?
以爲飢所驅 이위기소구 생각하니 가난에 못 이긴 듯 하다
傾身營一飽 경신영일포 하지만, 노력하면 배는 채울 수 있고
少許便有餘 소허변유여 젊은 나이면 먹고도 남을 것이지만
恐此非名計 공차비명계 그 길이 명예로운 계책이 아니니
息駕歸閒居 식가귀한거 가는 길 돌아서 전원으로 왔노라
■ 飮酒 11 ■
顔生稱爲仁 안생칭위인 안연은 주변 사람들로 부터 존경받았고
榮公言有道 영공언유도 영계기는 도통했다고 이름이 높았으나
屢空不獲年 누공불획년 늘 삶에 허덕이다 일찍 죽었고
長肌至於老 장기지어노 늙어서도 굶주림에 시달리며 살았다
雖留身後名 수류신후명 비록 죽은 후에 이름을 남기기는 하였으나
一生亦枯槁 일생역고고 평생 굶주리며 누차하게 살았으니
死去何所知 사거하소지 죽은 후에는 어찌 알겠는가
稱心固爲好 칭심고위호 살면서 마음 편하면 되는 일
客養千金軀 객양천금구 천금이나 보배로 육신을 꾸며도
臨化消其寶 임화소기보 죽어면 모두 사라져 없어지리라
裸葬何必惡 나장하필악 맨 몸으로 흙 속에 묻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人當解意表 인당해의표 사람들아 속 깊은 참 뜻을 알아라
客養千金軀 , 臨化消其寶
구태여 설명이 불필요한 일상의 참으로 기가막힌 구절이다
■ 飮酒 12 ■
長公曾一仕 장공증일사 장공은 한번 세상에 나갔으나
壯節忽失時 장절홀실시 젊은 나이에 바로 세상을 버리고
杜門不復出 두문불부출 두문 불출하면서
終身與世辭 종신여세사 평생토록 속세와 멀어졌네
仲理歸大澤 중리귀대택 양중리도 물러나 큰 집에 돌아오자
高風始在玆 고풍시재자 고고한 인품을 비로소 깨달았네
一往便當已 일왕변당이 한번 결심하면 당연히 끝을 봐야지
何爲復狐疑 하위부호의 하는 듯 마는 듯 하지 않으리라
去去當奚道 거거당해도 지금 당장 물러나 어디로든 가야 하지만
世俗久相欺 세속구상기 세상은 언제나 속이기만 하니
擺落悠悠談 파락유유담 허튼 소리는 귀에 새기지 말고
請從余所之 청종여소지 오직 내 뜻 따라 살려고 하네
■ 註釋
長摯의 字가 장공이다. 張釋之의 아들로 벼슬은 大夫였다. 그러나 세상과 맞지 않아 물러난 후 종신토록 나가지 않았다. 仲理/ 後漢의 학자 楊倫, 字가 仲理이다. 군문학연이라는 벼슬을 지냈으나 뜻에 맞지 않아 벼슬을 버리고 大澤에서 글을 가르쳤다. 제자가 천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세 번이나 불리웠으나 끝까지 나가지 않았다. 大澤/ 넓은 沼澤지방, 江湖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玆/ 그 곳, 또는 이에. 狐疑/ 결단성 없이 우물쭈물하다. 當奚道/ 마땅히 어디로 가야 하지만. 奚는 何와 같다. 道는 길로 간다는 뜻. 擺落/ 털어 없애다. 悠悠談/ 한가로운 사람들의 헛소리. 즉 자신이 농사를 지어 먹지 않고 허튼 소리나 하며 무위도식하는 위정자나 공리공담 철학자 같은 상류층과 함께 어울려 한담을 나누지 않겠다는 뜻.
■ 飮酒 13 ■
有客常同止 유객상동지 두 사람이 한 집에 살고 있지만
取舍邈異境 취사막이경 생각은 서로 다르다
一士長獨醉 일사장독취 한 사람은 늘 취해 있고
一夫終年醒 일부종년성 다른 사람은 맨 정신이니
醒醉還相笑 성취환상소 두 사람이 취하고 멀쩡함을 서로 비웃으며
發言各不領 발언각불령 서로 말도 통하지 않는구나
規規一何愚 규규일하우 그러나 고지식하게 깨어있는 자는 어리석고
兀傲差若穎 올오차약영 오히려 큰 소리치는 주정뱅이가 현명하다
寄言감中客 기언감중객 술 취한 사람에게 한 마디 하겠노라
日沒燭當秉 일몰촉당병 날 저물면 촛불 켜고 밤새워 마시라고
■ 飮酒 14 ■
故人賞我趣 고인상아취 옛 친구들 나를 반기며
설壺相與至 설호상여지 술병 들고 몰려 왔서
班荊坐松下 반형좌송하 소나무 아래에 자리 펴고
數斟已復醉 수짐이부취 연거푸 마신 술이 이내 취하네
父老雜亂言 부노잡난언 취기가 오르자 친구들 소란스럽고
觴酌失行次 상작실행차 술 따르는 순서도 뒤죽박죽이라
不覺知有我 불각지유아 취하여 내가 누군지조차 잊었는데,
安知物爲貴 안지물위귀 명리<부귀,명예> 귀한 줄을 어찌 알겠는가 ?
悠悠迷所留 유유미소유 한가로이 마시고 어울리니
酒中有深味 주중유심미 술 속에 깊은 생각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
▶ 飮酒 음주 -15
貧居乏人工 빈거핍인공 가난한 생활이라 사람 품 모자라서
灌木荒余宅 관목황여택 뜨락의 나무들이 거칠게 자랐네.
班班有翔鳥 반반유상조 오직 새들만이 날아올 뿐.
寂寂無行跡 적적무행적 사람 발자국 없이 적적하여라.
宇宙一何悠 우주일하유 우주는 참으로 크고 영원하거늘
人生少至百 인생소지백 사람 사는 건 백 년도 못 가며
歲月相催逼 세월상최핍 세월이 서로 독촉하고 밀어대듯
빈邊早已白 빈변조이백 어느덧 귀밑머리가 희여졌거늘
若不委窮達 약불위궁달 만약 곤궁과 영달을 도외시 않는다면
素抱深可惜 소포심가석 평생 지닌 정절 앞에 깊이 뉘우치리.
■ 飮酒 16 ■
少年罕人事 소년한인사 어려서부터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遊好在六經 유호재육경 육경을 읽으며 친구를 삼았더니
行行向不惑 행행향불혹 세월 흘러 나이 사십 바라보니
淹留遂無成 엄류수무성 내가 이룬 일이 없구나
竟抱固窮節 경포고궁절 오직, 비굴하지 않은 굳은 절개만을 품은 채
飢寒飽所更 기한포소경 추위와 굶주림만 지겹도록 겪었구나
弊廬交悲風 폐려교비풍 초라한 오두막엔 차가운 바람만 드나들고
荒草沒前庭 황초몰전정 잡초는 집 주변을 황폐하게 만들었구나
披褐守長夜 피갈수장야 낡은 옷 걸치고 지새우는 긴긴 밤
晨鷄不肯鳴 신계불긍명 닭마저 새벽을 알리지 않는다
孟公不在玆 맹공부재자 선비를 알아주는 맹공도 없으니
終以예吾情 종이예오정 끝내 내 가슴이 답답하다.
■ 飮酒17 ■
幽蘭生前庭 유란생전정 그윽한 난 꽂이 뜰 앞에 피었다
含薰待淸風 함훈대청풍 향기 품고 맑은 바람 기다리는 난
淸風脫然至 청풍탈연지 마침, 맑은 바람 불어오니
見別簫艾中 견별소애중 비로서 쑥 풀과 다른 줄 알겠구나
行行失故路 행행실고로 길을 가다 내가 거닐던 옛 길을 잃었으니
任道或能通 임도혹능통 자연의 섭리 따라야 마음도 통달하리라
覺悟當念還 각오당염환 깨달으면 당연히 돌아가야지
鳥盡廢良弓 조진폐양궁 새를 잡으면 활은 버리나니
■ 飮酒18 ■
子雲性嗜酒 자운성기주 양자운은 날 때 부터 술을 좋아 했으나
家貧無由得 가빈무유득 집이 가난하여 마실 수가 없었다
時賴好事人 시뢰호사인 가끔, 글 좋아 하는 사람이 막걸리 들고와서
載료거所惑 재료거소혹 모르는 글 물으니
觴來爲之盡 상래위지진 잔 들어 홀짝 마시고
是諮無不塞 시자무불색 모르는 글을 쉽게 풀더라
有時不肯言 유시불긍언 다른 나라 침략에 대한 말은
豈不在伐國 기불재벌국 입 다물고 모르는 척 하노라
仁者用其心 인자용기심 인자가 정신을 바로 사용하면
何賞失顯默 하상실현묵 어찌 출사와 은퇴를 못하겠는가
■ 飮酒19 ■
주昔苦長飢 주석고장기 전에는 늘 배고픔에 시달려서
投뢰去學仕 투뢰거학사 쟁기 버리고 벼슬살이에 나섯다
將養不得節 장양부득절 그러나 가족들 부양 하기가 어려웠고
凍뇌固纏己 동뇌고전기 늘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렸다
是時向立年 시시향입년 그때가 내 나이 삼십이였으니
志意多所恥 지의다소치 내 의지와 마음이 부끄러워라
遂盡介然分 수진개연분 하지만 나의 성품을 지키려고
拂衣歸田里 불의귀전리 벼슬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 왔다
염염星氣流 염염성기류 하늘의 별 위치 따라 세월도 흘러
亭亭復一記 정정부일기 십이년이 지나갔네
世路廓悠悠 세로곽유유 세상살이는 길이 넓고도 멀어
楊朱所以止 양주소이지 양주같이 길 몰라 망설이네
雖無揮金事 수무휘금사 흥청망청 쓸 돈은 없으나
濁酒요可恃 탁주요가시 막걸리라도 마시며 내 마음을 위로해야지.
■ 飮酒 20 ■
羲農去我久 희농거아구 복희 신농이 오래 전에 죽은 후로
擧世少復眞 거세소복진 세상에 바르게 살려는 사람이 없다
汲汲魯中수 급급노중수 열심히 노력한 노 나라 공자는
彌縫使其淳 미봉사기순 바른 나라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鳳鳥雖不至 봉조수부지 봉황이 되어 날지는 못했노라
禮樂暫得新 예낙잠득신 잠시 나마 예악을 새로 만든다
洙泗輟微響 수사철미향 유학 자의 글 읽는 소리 사라지고
漂流逮狂秦 표류체광진 파도치는 물살이 마치, 미친 진나라 같다
詩書復何罪 시서복하죄 시경과 서경이 무슨 죄가 있다고
一朝成灰塵 일조성회진 불에 책을 태워 재를 만드나
區區諸老翁 구구제노옹 나라의 학자들은
爲事誠殷勤 위사성은근 정성드려 예의를 가르쳤으나
如何絶世下 여하절세하 오늘날 세상은 꺼꾸로 가는지
六籍無一親 육적무일친 아무도 육경을 공부하지 않는다
終日馳車走 종일치거주 하루종일 수레 몰고 다녀도
不見所問津 부견소문진 학문의 길 묻는 이 보지 못했네
若復不快飮 야복불쾌음 세상이 이르니 술 마시지 않는다면
空負頭上巾 공부두상건 머리에 쓴 갓에게 미안하리
但恨多謬誤 단한다류오 나의 이런 넑 두리가 마음에 안들어도
君當恕醉人 군당서취인 취한 나를 너그럽게 용서하시게나
■ 形贈影<몸이 그림자에게> ■
天地長不沒 천지장불몰 하늘과 땅은 영원히 존재하고
山川無改時 산천무개시 산과 강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草木得常理 초목득상리 초목도 하늘의 이치를 알아
霜露榮悴之 상로영췌지 서리와 이슬에 시들었다 다시 피는데
謂人最靈智 위인최영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만은
獨復不如玆 독부불여자 고독하게 그들과 같지 않더라
適見在世中 적견재세중 인연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가
奄去靡歸期 엄거미귀기 한번 사라지면 영원히 돌아오지 않으니
奚覺無一人 해각무일인 죽은 사람을 누가 기억하겠는가 ?
親識豈相思 친식기상사 친척들 도 잊는 것을
但餘平生物 단여평생물 살아서 항상 쓰던 물건만 남아서
擧目情悽而 거목정처이 보는 사람만 옛정에 눈물 흘리네
我無騰化術 아무등화술 나 또한 신선 될 재주 없으니
必爾不復疑 필이불부의 언젠가는 그들과 같으리라
願君取吾言 원군취오언 그림자여 자내도 내 말을 들어 이해하고
得酒莫苟辭 득주막구사 사양말고 술이나 들어 훌적마시게
■ 影答形<그림자가 몸에게> ■
存生不可言 존생불가언 영원히 사는 것은 말도 안되고
衛生每苦拙 위생매고졸 당장, 춥고 배고파 고생이라
誠願遊崑華 성원유곤화 곤륜산과 화산에서 신선되고 싶지만
邈然玆道絶 막연자도절 길이 멀어 막막하구나
與子相遇來 여자상우래 그대와 우연히 만나 서로 짝이되어
未嘗異悲悅 미상이비열 슬픔과 기쁨을 함께 했구나
憩蔭若暫乖 게음약잠괴 그늘에 쉴 때는 잠시 떨어졌으나
止日終不別 지일종불별 햇볕에 나서면 늘 함께였노라
此同旣難常 차동기난상 하지만 영원히 함께 있긴 어려우니
암爾俱時滅 암이구시멸 때가 되면 서로가 어둠에 묻이리
身沒名亦盡 신몰명역진 몸이 죽으면 이름도 사라지리니
念之五情熱 염지오정열 오장육부가 타는 듯 하다
立善有遺愛 입선유유애 오직 선한 행적만이 남는다 하니
胡爲不自竭 호위불자갈 착하게 살지 않으려나
酒云能銷憂 주운능소우 술이 근심을 없애 준다고 하나
方此거不劣 방차거불열 그 보다 못할 것이네
■ 神釋<정신의 해탈> ■
大鈞無私力 대균무사력 천지의 변화는 사사롭지 않고
萬理自森著 만리자삼저 모든 섭리는 만물을 반영한다
人爲三才中 인위삼재중 사람의 운명도
豈不以我故 기불이아고 내가 있으므로 해서가 아니겠는가
與君雖異物 여군수이물 내가 그대들과 다른 존재이긴 하나
生而相依附 생이상의부 날 때 부터 서로 의지해 함께 살면서
結託善惡同 결탁선악동 선과 악을 같이 했으니
安得不相語 안득불상어 한마디 하겠다
三皇大聖人 삼황대성인 복희 신농 의 세 황제도
今復在何處 금부재하처 죽어서 지금은 흔적이 없으며
彭祖愛永年 팽조애영년 불로장생 한다 던 팽조도
欲留不得住 욕류부득주 결국 죽었노라
老少同一死 노소동일사 사람은 늙으나 젊으나 언잰가는 죽기 마련
賢愚無復數 현우무부수 잘났다 어리석다 서로 판단 하기 어렵구나
日醉惑能忘 왈취혹능망 술 취하면 모든 것 다 잊는다 했지만
將非促齡具 장비촉령구 술은 생명을 다치는 것
立善常所欣 입선상소흔 그림자는 착한 일을 기쁘다 못하니
誰當爲汝譽 수당위여예 누가 그대를 위해 함께 하겠는가
甚念傷吾生 심념상오생 지나친 생각은 도리어 삶을 해치네
正宜委運去 정의위운거 대자연의 섭리에 맡겨 야지
縱浪大化中 종랑대화중 천지의 조화란 물결에 하나가 되면
不喜亦不懼 불희역불구 좋고 나쁜 생각도 없을 걸세
應盡便須盡 응진편수진 언잰가 보내야 할 운명 어서 보내게
無復獨多慮 무복독다려 혼자 고독하게 걱정하지 말고
■ 庚戌歲九月中於西田 ■
<서전에서 쌀을 거두고>
人生歸有道 인생귀유도 인생은 결국 도에 돌아가지만
衣食固其端 의식고기단 우선은 먹고 입는 일이 삶의 바탕이니라
孰是都不營 숙시도불영 누구나 이를 제 힘으로 해결 않고
而以求自安 이이구자안 스스로 행복 하기를 구할 수 없다
開春理常業 개춘이상업 봄에 열심히 씨를 뿌려야
歲功요可觀 세공요가관 가을에 수확을 거둘 수가 있으니
晨出肆微勤 신출사미근 새벽에 나가서 열심히 일하고
日入負뢰還 일일부뢰환 해지면 쟁기메고 돌아 온다
山中饒霜露 상중요상로 서리 이슬 많이 내리는 산중이라
風氣亦先寒 풍기역선한 바람도 평지보다 많이 분다
田家豈不苦 전가기불고 삶이 어찌 고생스럽지 않으리
弗獲사此難 불획사차난 허나 그 어려움 마다해선 안되노라
四體誠乃疲 사체성내피 온 몸이 몹시 피곤하여 고달파도
庶無異患干 서무이환간 우리야 전쟁 없기만 바랄 뿐이라
관濯息詹下 관탁식첨하 손 발씻고 처마 밑에 쉬면서
斗酒散襟단 두주산금단 큰 술잔 가득 마시니 배가 부르다
遙遙沮溺心 요요저익섬 옛날에 숨어 농사짓던 장저 걸익의
千載乃相關 천재내상관 정신을 천년후의 내가 알겠노라
但願常如此 단원상여차 언재까지나 이렇게 농사짓기 바랄 뿐
躬耕非所歎 궁경비소탄 몸소 일하는 피곤함은 걱정 없노라
■ 還舊居<옛집에 돌아와서> ■
疇昔家上京 주석가상경 전에는 서울에 살다가
六載去還歸 육재거환귀 육년 전에 고향으로 돌아갔네
今日始復來 금일시부래 다시 서울에 와 보니
惻愴多所悲 측창다소비 모든 것이 처량하고 서글프다
阡陌不移舊 천맥불이구 밭 뚝은 옛과 다름 없으나
邑屋惑時非 흡옥혹시비 마을의 집은 예전 같지 않더라
履歷周故居 이력주고거 옛집 주위를 두루 돌았으나
隣老罕復遺 인로한부유 살아 남은 이웃영감이 적구나
步步尋往迹 보보심왕적 발걸음 옴겨 옛추억을 더듬으며
有處特依依 유처특의의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노라
流幻百年中 유환백년중 백년인생은 유전 변화하며
寒暑日相推 한서일상추 세월은 나날이 떠 밀듯이 흘러가니
常恐大化盡 상공대화진 일찍 죽어 쓰러질까 두렵구나
氣力不及衰 기력불급쇠 아직 기력 다하지 않았는데
廢置且莫念 폐치차막념 부질없는 생각일랑 말고
一觴요可揮 일상요가휘 한잔 술 말끔히 비우리라
■ 庚子歲五月中從都還阻風於規林二首 ■
<바람에 길 막히고 2수>
自古歎行役 자고탄행역 자고로 벼슬살이 어렵다 했거늘
我今始知之 아금시지지 이제야 내가 알았노라
山川一何廣 산천일하광 앞에는 크고 넓은 산과 강이 있고
巽坎難與期 손감난여기 비 바람은 예측할 수가 없으며
崩浪괄天響 불랑괄천향 쏟아져 내리는 물은 하늘을 울리고
長風無息時 장풍무식시 세찬 바람은 쉬지않고 불어온다
久遊戀所生 구유연소생 오래 떠돌다 부모가 그리워 돌아가는 내가
如何淹材玆 여하엄재자 어찌 이 곳에서 머물 수 있으랴
靜念園林好 정념원림호 본래 마음속 깊이 전원을 좋아하는 나는
人間良可辭 인간양가사 마땅히 속세의 벼슬을 버려야지
當年거有幾 당연거유기 젊은 시절이 길지도 않거늘
縱心復何疑 종심부하의 마음 따라 다시는 망서리지 않으리라
■ 讀山海經 <산해경을 읽고> ■
孟夏草木長 맹하초목장 여름의 초목은 나날이 자라고
繞屋樹扶疎 요옥수부소 집 둘레 나무는 잎이 푸르다
衆鳥欣有託 중조흔유탁 새 들은 둥지 틀며 즐거워하고
吾亦愛吾盧 오역애오노 나 또한 내 집을 사랑하노라
旣耕亦已種 기경역이종 밭 갈고 씨 뿌렸으니
時還獨我書 시환독아서 이제는 책을 꺼내 읽는다
窮巷隔深轍 궁항격심철 내 사는 곳 서울에서 멀어
頗回故人車 파회고인거 친한 이도 수레를 돌리어 간다
欣然酌春酒 흔연작춘주 즐거이 혼자 봄 술을 마시며
摘我園中蔬 적아원중소 텃밭의 나물 뜯어 안주를 삼는다
微雨從東來 미우종동래 가랑 비는 동쪽에서 내리고
好風與之俱 호풍여지구 비와 함께 불어오는 바람도 좋다
汎覽周王傳 범람주왕전 잠잠히 주왕전을 꺼내어
流觀山海圖 유관산해도 산해도를 읽는다
傘仰終宇宙 산앙종우주 고개 끄덕이는 동안 우주를 다 보니
不樂復何如 불락복하여 이 보다 더한 즐거움이 어디 있겠는가 ?
■ 桃花源記<도화원기> ■
嬴氏亂天紀 영씨난천기 진나라 임금이 천도를 흐트리자
賢者避其世 현자피기세 현자들이 세상에서 몸을 숨겼다
黃기之商山 황기지상산 네 사람의 은자들이 상산으로 갔고
伊人亦云逝 이인역운서 그들 역시 이 곳으로 피신 왔노라
往迹沈復湮 왕적침복인 은신해 갔던 발자욱도 세월에 묻혀 지워지고
來逕遂蕪廢 내경수무폐 도화원으로 오던 길도 황폐해 버렸다
相命肆農耕 상명사농경 서로 도와 농사에 힘들이고
日入從所憩 일입종소게 해가지면 편하게 쉬더라
桑竹垂餘蔭 상죽수여음 뽕과 대나무가 무성하여 그늘이 짙고
菽稷隨時藝 숙직수시예 콩과 기장 때를 따라 심는다
春蠶收長絲 춘잠수장사 봄 누에 쳐서 비단실 거두고
秋熟靡王稅 추숙미왕세 가을추수 세금 안 바치더라
荒路曖交通 황로애교통 황페한 길이 희미하게 틔였고
鷄犬互鳴폐 계견호명폐 닭과 개가 서로 울부짖고 있다
俎豆猶古法 조두유고법 제사도 여전히 옛법대로이고
衣裳無新製 의상무신제 옷도 새로운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童孺縱行歌 동유종행가 어린아이들은 멋대로 길에서 노래하고
斑白歡遊詣 반백환유예 백발 노인들은 즐겁게 서로 찿는다
草榮識節和 초영식절화 풀 자라니 온화한 봄철인줄 알고
木衰知風慮 목쇠지풍려 나무 시들자 바람찬 겨울인줄 아노라
雖無記歷志 수무기력지 비록 달력 같은 기록은 없어도
四時自成歲 사시자성세 사계절 변천으로 일년을 알 수 있노라
怡然有餘樂 이연유여락 기쁜 낯으로 마냥 즐겁게 살고
于何勞智惠 우하노지혜 애를 써서 꽤나 재간을 부리지 않는다
奇종隱五百 기종은오백 흔적없이 가려워 진지 오백년만에
一朝敞神界 일조창신계 홀연히 신비의 세계가 나타 났으나
淳薄旣異源 순박기이원 순박한 도원경과 야박한 속세 서로 맞지않아
旋復還幽弊 선부환유폐 이내 다시 신비속에 깊이 숨었노라
借問遊方士 차문유방사 잠시 속세에 사는 사람들에게 묻겠노라
焉測塵효外 언측진효외 먼지와 소음없는 신비로움을 알겠는가 ?
願言섭輕風 원언섭경풍 바라건데 사뿐히 바람을 타고
高擧尋吾契 고거심오계 높이 올라 나의 이상을 찾으리
◆ 桃花源記 ◆
晉太元中,武陵人捕魚爲業,緣溪行,忘路之遠近 忽逢桃花林,夾岸數百步,中無雜樹,芳草鮮美,落英 紛,漁人甚異之, 復前行,欲窮其林 林盡水源,便得一山,山有良田美池桑竹之屬,阡陌交通,犬相聞 其中往來種作,男女衣著,悉如外人,黃發垂 ,幷怡然自樂 見漁人,乃大驚,問所從來,具答之,便要還家,設 殺?作食,村中聞有此人,咸來問訊 自云先世避秦時亂,率妻子邑人,來此絶境,不復出焉, 遂與外人間隔 問今是何世,乃不知有漢,無論魏 晉 此人一一爲具言所聞,皆嘆 余人各復延至其家,皆出 食 停數日辭去,此中人語云“不足爲外人道也”旣出,得其船,便扶向路,處處志之 及郡下,詣太守說此 太守卽遣人隨其往,尋向所志,遂迷不復得路南陽劉子驥,高士也,聞之,欣然規往,未果,尋病終 后遂無問津者
◆ 도화원기 풀이 ◆
晉(진) 나라 太原(태원) 때, 武陵(무릉)에 고기잡이를 하며 사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강을 따라 가다가 길을 잃어버려 헤매다가 갑자기 복숭아 숲을 만나게 되었다. 언덕을 따라 몇 걸음 걸어가니 그 가운데 잡목이 없는 넓은 벌판이 있었는데 아름답고 향기로운 풀이 싱그러우며 꽃잎이 어지러이 휘날리고 있었다. 어부는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고 더 앞으로 나가 그 숲의 끝까지 가보려 했다. 숲이 다 한 곳은 水源(수원)이며 거기 한 산이 있는데, 산에는 기름진 밭과 맑은 연못과 뽕나무 대나무가 울창하며, 조금을 더 걸어가니 닭과 개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가운데를 오가면서 농사일 하는 남녀의 입은 옷은 모두 딴 세상사람의 옷과 같았으며 백발의 노인과 아이들 모두 즐거워 보였다. 어부를 보고 크게 놀라 어떻게 여기 왔느냐고 묻는다. 그 내력을 다 말하니 집으로 데려가 술상을 마련하고 닭은 잡고 밥을 지어서 먹어라 한다. 마을에 이 사람(어부)이 온 소문을 듣고 호기심으로 여러 가지를 무르로 사람들이 몰려왔다. 마을 사람들이 스스로 말하기를 그들은 秦(진)나라 때 난리를 피해 처자와 읍의 사람을 대리고 이 외진 곳에 와서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하며, 그때부터 외지 사람과 사이가 단절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묻기를 지금은 어느 시대인가 하는데, 漢(한)나라가 있다는 것조차도 모르며 魏(위)나라와 晉(진)나라도 알지 못한다. 거기 사람들은 그런 말을 자세히 다 듣고 모두 탄식을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다 그들 집으로 초청해서 모두 술과 음식을 내온다. 며칠을 묵고 작별하려고 떠나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말하기를 [ 외부 사람들에게 우리이야기를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했다. 그곳을 떠나 배를 타고 오면서 가는 길목 곳곳에 일일이 표시를 해 두었다. 군에 도착하자 太守(태수)에게 가서 그 말을 다 했다. 태수는 사람을 보내어 그가 간 곳을 찾아가 보게 했는데 표시한 곳을 찾았으나 결국 헷갈려서 길을 찾지 못했다. 남양에 유자기라는 고상한 선비가 이 소식을 듣고 기꺼이 그 곳에 갈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도 못 이르고 얼마 되지 않아 병이 나서 죽고 말았다. 그 뒤로는 길을 묻는 자가 다시는 없었다.
■ 乞食<밥을 얻으며> ■
飢來驅我去 기내구아거 배가 고파 길거리로 나섰으나
不知竟何之 부지경하지 갈 곳을 몰라 두리번 그린다
行行至斯里 행행지사리 가다 서고 어느 집 앞에 이르러
叩門拙言辭 고문졸언사 문을 두드려 놓고 차마, 말이 나오질 않는다
主人解余意 주인해여의 주인이 나의 처지를 알고
遺贈副虛期 유증부허기 은혜를 베푸니 헛걸음은 아니었구나
談話終日夕 담화종일석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날이 저물어
觴至輒傾치 상지첩경치 두어 잔 돌리니 취기가 오른다
情欣新知歡 정흔신지환 서로 만나서 벗이 되어
言詠遂賦詩 언영수부시 기쁨을 읊으니 시가 되네
感子漂母惠 감자표모혜 내게 베푼 은혜 고맙기만 하고
괴我韓才非 괴아한재비 나의 재주 없음 마냥 부끄러워
銜집知何謝 함집지하사 어찌 보답할지 가슴깊이 감사한다
冥報以相貽 명보이상이 저승에서 다시 만나 보답하리라
■ 止酒<술을 끊어리> ■
居止次城邑 거지차성읍 마을 안에 있는 내 집
逍遙自閒止 소요자한지 유유자적하며 한가하게 사노라
坐止高蔭下 좌직고금하 높은 그늘에 앉아 쉬고
步止筆門裏 보지필문리 싸립문 드나들며 거닌다
好味止園葵 호미지원규 해바라기씨 말려서 먹고
大환止雉子 대환지치자 어린 아들을 사랑하노라
平生不止酒 평생부지주 평생 술을 마시며 친구 했으니
止酒情無喜 지주정무희 술 안마시면 기쁜 일도 없다
暮止不安寢 모지불안침 저녁에 술 마셔야 잠을 잘 수 있고
晨止不能起 신지불능기 아침에는 술 마시고 깨어나니
日日欲止之 일일욕지지 어떻게 술을 끊을 수 있으랴
營衛止不理 영위지불리 건강이 좋지 않음은 당연한 일
徒知止不樂 도지지불락 안 마시면 않되는 줄만 알았지
未知止利己 미지지이기 내 몸 상하는 줄 몰랐노라
始覺止爲善 시각지위선 술 끊는 것이 좋은 줄 왜 모르겠는가
今朝眞止矣 금조진지의 오늘 아침부터 술을 끊어리라
從此一止去 종차일지거 앞으로 다시는 술 안마시려 명세 한다
將止扶桑사 장지부상사 부상 물가까지 가리라
淸顔止宿容 청안지숙용 맑은 정신은 얼굴에 화색이 돈다
奚止千萬祀 해지천만사 이렇게 하면 천년은 살겠지 ?
■ 責子<자식을 꾸짖음> ■
白髮被兩빈 백발피양빈 흰 머리가 양쪽 귀 밑에 무성하다
肌膚不復實 기부불부실 피부도 거칠어 예전 같지 않네
雖有五男兒 수유오남아 내게 다섯 아들이 있기는 하지만
總不好紙筆 총불호지필 모두 책을 멀리한다
阿舒已二八 아서이이팔 서는 열 여섯이지만
난惰故無匹 난타고무필 둘도 없는 게으름뱅이 이고
阿宣行志學 아선행지학 선은 열 다섯 살이건만
而不愛文術 이불애문술 글 쓰는 것을 아예 싫어한다
雍端年十三 옹단년십삼 옹과 단은 열세 살인데
不識六與七 불식육여칠 육과 칠도 분간 못 하고
通子垂九齡 통자수구령 통이란 놈은 아홉 살이 되지만
但覓梨與栗 단멱이여율 배채울 궁리만 하네
天運苟與此 천운구여차 이 모두가 내가 타고난 하늘의 운명이니
且進杯中物 차진배중물 술이나 먹을 수 밖에
■ 連雨獨飮 <장마철에 술 마시며> ■
運生會歸盡 운생회귀진 태어나면 반드시 죽기마련
終古謂之然 종고위지연 그것은 변하지 않을 영원한 진리
世間有松喬 세간유송교 적송자 왕교가 신선 되었다 하지만
於今定何聞 어금정하문 지금 그들의 소식 알지 못하네
故老贈余酒 고로증여주 근엄한 노인장이 내게 술을 권하며
乃言飮得仙 내언음득선 마시면 신선이 된다 하니
試酌百情遠 시작백정원 한잔 마시니 온갖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重觴忽忘天 중상홀망천 두 잔 마시고 홀연히 하늘도 잊었네
天豈去此哉 천기거차재 하늘도 이 경지와 다르지 않으리라
任眞無所先 임진무소선 천지 자연에 내 몸을 맡기니
雲鶴有奇翼 운학유기익 날개 달고 구름 탄 학 같이
八表須臾還 팔표수유환 빠르게 우주를 돌아 온 느낌이라
민면四十年 민면사십년 지난 40년을 돌아보니
顧我抱玆獨 고아포차독 외롭게 안간 힘만 썻노라
形骸久已化 형해구이화 몸은 늙어서 이미 시들었으나
心在復何言 심재부하언 마음이야 그대로니 다행이로다
■ 乙酉歲九月九日 ■
靡靡秋已夕 미미추이석 가을이 깊어 가는 계절
凄凄風露交 처처풍로교 이슬비 내려 더욱 차갑다
蔓草不復榮 만초불복영 무성하던 초목도 시들어
園木空自凋 원목공자조 집 앞의 나무도 앙상하구나
淸氣澄餘滓 청기증여재 맑은 바람은 탁한 공기를 씻고
杳然天界高 묘연천계고 가을 하늘은 푸르게 높기만 하다
哀蟬無留響 애선무유향 매미는 서글픈 울음을 그치고
叢雁鳴雲소 총안명운소 기러기는 떼를 지어 구름 위를 나른다
萬化相尋繹 만화상심역 만물은 서로 다투듯 변해가는데
人生豈不勞 인생기불로 사람들만이 힘들어 괴로워 한다
從古皆有沒 종고개유몰 한번 언잰가는 죽기마련
念之中心焦 염지중심초 생각하면 애간장이 타는 듯 답답하다
何以稱我情 하이칭아정 어찌하여야 내 마음을 위로 할 것인가 ?
濁酒且自陶 탁주차자도 막걸리나 마시고 스스로 취해야지
千載非所知 천재비소지 천년 후의 일을 내 어찌 알겠는가
요以永今朝 요이영금조 오늘 아침이나 실컷 마시고 즐기리라
■ 挽歌1<죽음에 이르르> ■
有生必有死 유생필유사 태어나면 언잰가는 죽게 마련
早終非命促 조종비명촉 일찍 죽는 것도 타고난 팔자리라
昨暮同爲人 작모동위인 어제 저녁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今旦在鬼錄 금단재귀록 오늘 아침에 저승길 떠났네
魂氣散何之 혼기산하지 혼백은 흩어져 어디로 가는가
枯形寄空木 고형기공목 뼈 앙상한 육신만 관 속에 눞네
嬌兒索父啼 교아색부제 자식들 아비 부르며 통곡하고
良友撫我哭 양우무아곡 친구들 죽은 나를 어루만지며 우네
得失不復知 득실불복지 죽은 나는 산 사람과 달라 이해득실 모르고
是非安能覺 시비안능각 옳고 그름 어찌 가리겠는가
千秋萬歲後 천추만세후 천 만년의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는
誰知榮與辱 수지영여욕 잘 살았다 못 살았다 그 누가 알 것인가
但恨在世時 단한재세시 다만, 살아 생전에 소원이 있다면
飮酒不得足 음주부득족 마음껏 술 마시지 못한 것이 한이네.
■ 挽歌2<죽고 나서> ■
在昔無酒飮 재석무주음 살아서는 마음껏 술 마시고 싶어도 못 마셨는데
今但澹空觴 금단담공상 오늘은 술과 안주가 상에 가득 넘친다
春료生浮蟻 춘료생부의 쌀로 만든 동동주와 안주가 가득하지만
何時更能嘗 하시갱능상 다시는 마실 수 없는 내 신세구나
肴案盈我前 효안영아전 산해진미로 가득한 상을 내 앞에 두고
親舊哭我傍 친구곡아방 친구들 울며 죽은 나를 위로 하네
欲語口無音 욕어구무음 하지만, 죽은 나는 말도 못하고
欲視眼無光 욕시안무광 눈도 못 뜨고 사방이 어둡다
昔在高堂寢 석재고당침 살아서는 방에 누워 자던 몸이
今宿荒草향 금숙황초향 오늘 지나면 잡초 우거진 풀밭에 묻히리라
一朝出門去 일조출문거 아침에 집 떠나면
歸來夜未央 귀래야미앙 앞으로는 어두운 밤에 제삿날 오리라
一朝出門去 / 歸來夜未央
아침에 죽어 상여 나가면, 이제 일년에 한 번씩 제삿날 밤에 온다는 듯이다. 참으로 기가 막힌 문장이다. 가슴 찡한 표현이다.
■ 挽歌3<땅에 묻히다> ■
荒草何茫茫 황초하망망 거친 풀밭이 황량하게 우거져 있고
白楊亦蕭蕭 백양역소소 백양나무 외롭게 서 있다
嚴霜九月中 엄상구월중 서리 내리는 구월에
送我出遠郊 송아출원교 마을 사람들 동리 밖에서 나를 배웅하네
四面無人居 사면무인거 내 무덤 주변은 사방에 집 한 채 없고
高墳正초嶢 고분정초요 크고 작은 무덤들만 여기저기 솟아 있네
馬爲仰天鳴 마위앙천명 말도 하늘 보며 울고
風爲自蕭條 풍위자소조 찬 바람은 쓸쓸하게 불어온다
幽室一已閉 유실일이폐 무덤 한번 덮이고 나면
千年不復朝 천년불복조 두 번 다시 아침을 못 볼 것이니
賢達無奈何 현달무내하 현명하거나 도통해도 어찌할 수 없다
向來相送人 향래상송인 내 무덤을 만든 친지들도
各自還其家 각자환기가 하나 둘 각자 집으로 돌아가네
親戚或餘悲 친척혹여비 친인척들 간혹 슬퍼할 뿐
他人亦已歌 타인역이가 다른 사람들은 이미 울음을 그쳤네
死去何所道 사거하소도 죽은 나는 어찌할 방도가 없어
託體同山阿 탁체동산아 몸을 땅에 맡기고 흙으로 돌아가네
■ 自祭文<내 제문을 쓰다> ■
歲惟丁卯 律中無射 天寒夜長 風氣蕭索 鴻雁于往 草木黃落 陶子將辭 逆旅之館 永歸於本宅 故人悽其相悲
세유정묘 율중무역 천한야장 풍기소삭 홍안우왕 초목황락 도자장사 역려지관 영귀어본택 고인처기상비
同祖行於今夕 羞以嘉蔬 薦以淸酌 候顔已冥 聆音愈漠 嗚呼哀哉 茫茫大塊 悠悠高旻 是生萬物 余得爲人
동조행어금석 수이가소 천이청작 후안이명 영음유막 오호애재 망망대괴 유유고민 시생만물 여득위인
自余爲人 逢運之貧 簞瓢屢경 치격冬陳 含歡谷汲 行歌負薪 예예柴門 事我宵晨 春秋代謝 有務中園
자여위인 봉운지빈 단표누경 치격동진 함환곡급 행가부신 예예시문 사아소신 춘추대사 유무중원
載耘載자 내育내繁 欣以素牘 和以七絃 冬曝其日 夏濯其泉 勤靡餘勞 心有常閒 樂天委分 以至百年
재운재자 내육내번 흔이소독 화이칠현 동포기일 하탁기천 근미여로 심유상한 낙천위분 이지백년
惟此百年 夫人愛之 懼彼無成 게日惜時 存爲世珍 沒亦見思 嗟我獨邁 曾是異자 寵非己榮 涅豈吾緇
유차백년 부인애지 구피무성 게일석시 존위세진 몰역견사 차아독매 증시이자 총비기영 날기오치
졸兀窮廬 감飮賦詩 識運知命 余今斯化 可以無恨 壽涉百齡 身慕肥遁 從老得終 奚所復慕 寒署逾邁
졸올궁려 감음부시 식운지명 여금사화 가이무한 수섭백령 신모비돈 종로득종 해부소연 한서유매
亡旣異存 外姻晨來 良友宵奔 葬之中野 以安其魂 요요我行 蕭蕭墓門 奢恥宋臣 儉笑王孫 廓兮已滅
망기이존 외인신래 양우소분 장지중야 이안기혼 요요아행 소소묘문 사치송신 검소왕손 곽혜이멸
慨焉已遐 不封不樹 日月遂過 匪貴前譽 孰重後歌 人生寔難 死如之何 嗚呼哀哉.
개언이하 불봉불수 일월수과 비귀전예 숙중후가 인생식난 사여지하 오호애재.
정묘년 음력 구월 날씨는 차고 어둡고 긴~밤 쓸쓸하고 스산한 바람만 불어온다 기러기는 어디로 날아가는가 나뭇잎은 누렇게 시들어 말라 떨어지네 나는 지금 나그네길 잠시 머물던 곳을 떠나서 영원히 본래의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 나와 정든 사람들은 애절하게 슬퍼하며 마지막 떠나는 나를 위해 제사 지내는 구나 젯상에 많은 음식을 차려 놓고 맑은 술을 따라 올리지만 그러나 나는 이미 죽은 몸 말 하려 해도 가슴만 답답할 뿐 아! 슬프구나 넓고 넓은 대지와 끝없이 높은 하늘 하늘과 땅이 만물을 낳았거늘 만물 중에도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오는 동안 가난한 운수에 매여서 한 그릇의 밥이나 국물도 배불리 못 먹고 갈 옷을 걸치고 추위를 지냈으며 계곡 흐르는 물 마시며 즐거웠고 나뭇짐을 지고 내리며 노래했네 늘 사립문을 닫고 살아서 밤 낯으로 소요하네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고 부지런히 들에 나가 일했네 철 따라 김 매고 북 돋우며 키우고 늘려나갔네 때로는 기쁜 마음으로 글 읽고 한가하면 거문고를 타며 즐겼네 겨울에는 따스한 햇살을 쬐고 여름에는 흐르는 물에 몸을 씻네 죽도록 일 해도 마음은 늘 한가로워 즐거운 마음으로 분수에 맞게 어려워도 평생을 살았네 백년도 못 되는 세월을 사는 사람들은 애지중지하며 재산 없음을 걱정하고 하루라도 더 살려고 몸부림 치네 살아서는 부귀영화 누리기를 바라고
죽어서도 오래 기억되길 바라네 하지만 나는 홀로 고독하게 오래 전부터 그들과는 다르게 살았네 총애를 영광으로 여기지 않았고 속세의 진흙에 물들지 않았네 나를 바로잡고 허름한 초가에서 술을 즐기고 시를 지었네 내 운명을 스스로 알고 있으니 내 운명을 따라야지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여한이 없으니백살 가까이 살만큼 살았네 유연한 은둔을 좋아하여 살만큼 살고 늙어서 죽으니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추위와 더위 지나고 죽음은 삶과 다르네 먼 친척들은 새벽에 오고 친한 친구들은 밤에 달려와서 들판 가운데 무덤을 만들어 넋을 편안하게 위로해 주네 깊고도 먼 저승길 무덤 속은 너무도 적막하고 쓸쓸하다 송신 한퇴 같이 호화롭게도 하지말고 한나라 왕양손 같이 너무 검소함은 웃음꺼리 텅 빈 묘지에서 사라질 것이니 흑으로 돌아간 나는 결국 흙과 같이 내 무덤엔 봉분도 나무도 없이 세월 속에서 자연에 묻이 리라 살아서도 명리를 귀히 여기지 않았거늘 죽은 후에 누가 칭송하며 기억하리 어려운 삶을 살았다 하지만, 사후의 세계는 또한 어떨런지 아 ! 서글프고 애통하다 !
■ 註釋
自祭文/ 도연명이 죽기전에 스스로 지은 제문이다. 아마 마지막 작품일 것이며, 문짐에도 최후의 작품으로 수록되어 있다. 歲惟丁卯/ 때는 정묘년이다. 惟는 어조사다. 丁卯는 도연명이 63세로 세상을 뜨든 해다. 東晋을 찬탈한 劉裕가 죽고, 그의 아들 劉義榮이 宋 文帝로 행세한 元嘉 4년이 된다. 律中無射/ 옛날에는 樂律을 陽과 陰으로 나누워 陽에 속하는 것을 律 陰에 속하는 것을 呂라 했다. 陶子/ 자신을 지칭하는 말이다. 樂天委分/ 천도를 즐기고 자기 분수에 몸을 맏긴다. 無爲自然에 살았다. 인간적인 奸狡한 꾀를 부리지 않고, 素朴眞實하게 살았다. 안분지족 또는 安貧樂道 했다는 뜻.
■ 解說
도연명은 자신의 임종에 임박하여 스스로 제문을 지은 글이다. 다가올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감하고 글을 짓는다는 것은 일상의 범인과 다를 바 없으나 이 글의 내용을 보면 참으로 인간적인 일상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죽음을 본연의 집으로 돌아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후의 미래에 두려움을 가지는 한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글이다. 힘들게 살아온 삶이 였으나, 사후에 대한 공포는 차마 떨쳐 버리지 못한 한 범부의 모습이 숙연하게 느껴진다
[출처] - 陶 淵 明 문학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