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불양립(勢不兩立)
비슷한 두 세력은 함께 설 수 없다는 뜻으로, 자웅을 겨루는 두 세력이 화친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勢 : 형세 세(力/11)
不 : 아닐 불(一/3)
兩 : 두 양(入/6)
立 : 설 립(立/0)
출전 : 사기(史記) 卷069 소진열전(蘇秦列傳)
비슷한 두 세력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는 뜻으로, 자웅을 겨루는 두 세력 사이에 화친(和親)이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또는 한 집에 주인이 둘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는 전국시대 말엽 유명한 유세가인 소진(蘇秦)이 초(楚)나라 위왕(威王)을 합종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사기(史記) 卷069 소진열전(蘇秦列傳)의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초나라 땅은 사방 5000여 리나 되고, 무장한 군대는 100만이며, 전쟁용 수레는 1000대이고, 전쟁용 말은 만 필이며, 식량은 십 년을 견딜 수 있으니, 이것은 패왕(霸王; 제후국의 우두머리)이 될 수 있는 바탕입니다.
地方五千餘里, 帶甲百萬, 車千乘, 騎萬匹, 粟支十年, 此霸王之資也.
강대한 초나라가 왕의 현명함에 기대 떨쳐 일어나면 천하에서 당해 낼 나라가 없을 것입니다.
夫以楚之彊與王之賢, 天下莫能當也.
그런데 지금 왕께서 서쪽을 향하여 진나라를 섬긴다면 천하의 제후들 가운데 서쪽을 향하여 진나라의 장대(章臺; 중국 장안에 있었던 누대) 아래서 조회하지 않을 자가 없을 것입니다.
今乃欲西面而事秦, 則諸侯莫不西面而朝於章臺之下矣.
진나라는 초나라를 가장 방해가 되는 나라로 여기고 있습니다. 초나라가 강해지면 진나라는 약해질 것이고, 진나라가 강해지면 초나라가 약해질 것입니다. 두 세력은 양립할 수가 없습니다.
秦之所害莫如楚, 楚彊則秦弱, 秦彊則楚弱, 其��️勢不兩立.
그러므로 신은 왕을 위해서 계책을 마련했습니다. 여섯 나라가 서로 합종하여 화친을 맺어 진나라를 고립시키는 것입니다.
故為大王計, 莫如從親以孤秦.
(史記/卷069 蘇秦列傳)
거미줄에 걸린 사마귀
거미는 그물처럼 거미줄을 치고 숨어 있다가 걸려든 곤충을 먹고 산다. 입에는 큰 턱이 있어 먹이를 물 수 있다. 배 끝에 방적돌기(紡績突起)라는 기관이 있는데 여기서 거미줄을 뽑아내어 집을 만든다.
거미의 종류는 전 세계에 2만 종이 넘는데 우리나라에는 600여 종이 서식한다. 사람에게 해가 되는 거미는 총 2~3 종류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거미에게 물려 죽는 일은 없다.
알고 보면 거미는 해충을 잡아 먹으므로 사람에게 유익한 동물인데 거미줄은 항상 비어 있다. 거미의 사냥 방법은 자기 노력이 반이고 나머지는 하늘의 도움이다. 열심히 줄을 쳐놓았지만 정작 해충들의 방문이 없으면 허탕이다. 거미의 생존 비법은 막연한 인내다.
어느 날 파리를 생포했을 때 텅 빈 거미집이 떠올라 막연한 기다림에 지쳐 있을 거미에게 먹잇감으로 던져 주곤 했다. 이런 행동은 거미의 안타까운 사정에 연민의 정을 느껴서라기보다 거미의 먹잇감을 다루는 솜씨가 재미 있어서다.
거미줄은 끈적끈적한 물질로 된 작은 방울들에 싸여 있어 곤충이 도망치는 것을 막거나 지연 시키는데도 거미의 선상묘기는 능수능란하니 재미를 넘어 신기하기까지 하다.
거미는 생각지 않는 영업 이익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단숨에 달려와 거미줄로 파리를 제압하고 영어(囹圄)의 몸으로 만들어 놓는다.
어느 곤충이든지 거미줄에 걸리기만 하면 그 목숨은 끝장난 거라고 봐도 틀림없다. 그 줄 위의 거미는 난폭자다. 두려울 게 없다. 말 그대로 거미줄은 거미 세상이고 거미 왕국이다.
언젠가 이런 일도 있었다. 그 날도 왕거미가 열심히 줄을 치고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녀석은 왕거미답게 몸도 크고 모양도 무섭게 생겨서 제법 왕의 포스가 났다.
바로 그 아래에 사마귀 한 놈이 그 또한 먹잇감을 찾느라고 사방팔방으로 눈을 돌리며 이리저리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문득 거미줄에서 사마귀의 행동이 궁금했다.
거미가 제 몸집보다 크지만 거미 왕국에 쳐들어온 사마귀를 어떻게 다룰지 한편 거미 세상에서 곤욕을 치룰 사마귀의 애쓰는 장면이 마치 개봉박두(開封迫頭)할 영화처럼 보고 싶었다.
어떤 곤충이든지 거미줄에 걸리면 우선 행동의 자유가 박탈된다. 행동에 제한을 받는 사마귀와 행동이 자유로운 거미와의 대전은 동물의 왕국에나 볼법한 영상을 생생하게 보는 것 같아 자못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예상이 빗나갔다. 거미줄에 올라간 그 사마귀는 끈끈한 거미줄이 하나도 장애가 되지 않았다. 성큼성큼 거미줄을 타고 저쪽 편에 있는 왕거미에게 다가서더니 그 녀석을 날카로운 톱니 같은 앞발로 선제 공격하고 한 번에 제압하여 먹어 치웠다.
거미줄에서 왕거미의 한판승부를 예상했던 관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사마귀는 거미줄을 가볍게 빠져나와 유유히 사라지고 말았다. 사마귀의 일방적인 승리로 싱겁게 끝난 일전이었다.
그러고 보니 싸움의 승패는 이미 사마귀가 거미줄에 올라온 순간에 결정이 난 듯 했다. 왕거미는 제집에 찾아온 곤충들을 쏜살 같이 달려가 거미줄로 제압하는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사마귀의 방문에는 도망치듯 구석으로 물러갔다. 거미줄은 더 이상 거미 왕국이 아니라 사마귀의 세상이 되고 말았다.
왕거미와 사마귀의 대전은 강한 자는 아무리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승리하며 살아 남는다는 자연의 질서를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그런데 지극히 당연한 이 질서를 사람들만 모르고 살 때가 많다.
국제질서는 세불양립(勢不兩立)의 원리가 철저하게 적용되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생태계 질서인 먹이사슬과 별다를 바 없다.
근래 들어서 미중 무역대전(貿易對戰)이 치열하다. 진정한 세계무대에서 자웅(雌雄)을 겨루는 고래싸움 때문에 그 언저리에 있는 새우등들이 터지고 있다.
109년 전 일본의 식민지배의 치욕이 다시 재현될 것처럼 보이는 한일 경제대전은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지난 역사의 치욕을 반복할 수 없다는 불굴의 의지를 다지게 한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강대국들의 패권다툼으로 대한민국의 갈 길이 불투명해 보인다.
북한은 핵무기에 신형 미사일을 갖추고 있어서 초강대국 미국과 주변 열강들에게 보란 듯이 하늘로 미사일을 쏘아대며 강자임을 과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들은 초원의 질서와 같은 국제사회에서는 힘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마치 내 집에서도 큰소리치지 못하는 왕거미의 처지와 같아서 안타깝다. 힘이 있다고 거미줄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는 이 사마귀들의 횡포를 어느 때까지 좌시하고 침묵해야 할까?
과거의 대제국들의 흥망성쇠(興亡盛衰)는 전적으로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역사는 하나님에 대한 전적인 믿음이 힘의 균형추를 맞추면서 당당해질 수 있는 비결임을 교훈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전능자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 때다. 그리스도인들은 가시적인 국제환경에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그런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진정한 강력임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 믿음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그리스도인만이 거미줄의 사마귀처럼 어떤 상대라도 두려울 게 없다.
골리앗을 넘어뜨린 소년 다윗처럼 하나님을 높이고 이제는 축구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 특히 경제와 군사 부분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세계를 놀래게 해야 한다.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사명이다.
이사야 40:31: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
▶️ 勢(기세 세)는 ❶형성문자로 势의 본자(本字), 势(세)는 간자(簡字), 埶(세)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 팔의 모양, 힘써 일을 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埶(예)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문자의 윗부분인 埶(예)는 나무를 심다, 나무가 자라는 일, 나중에 藝(예)로 쓴 글자와 力(력)은 힘, 힘이 있다, 元氣(원기)가 좋다로 이루어졌다. 나무가 자라듯이 원기가 좋다, 기운차다는 말이다. ❷회의문자로 勢자는 '형세'나 '권세', '기세'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勢자는 埶(심을 예)자와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埶자는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심다'나 '재주'라는 뜻이 있다. 이렇게 묘목을 심는 모습을 그린 埶자에 力자를 결합한 勢자는 나무가 힘차게 자란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묘목은 작고 연약하지만 언젠가는 크고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될 것이다. 그래서 勢자는 점차 큰 힘을 갖게 된다는 의미에서 '형세'나 '기세'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勢(세)는 (1)세력(勢力) (2)힘이나 기운(氣運) (3)형세(形勢) 등의 뜻으로 ①형세(形勢) ②권세(權勢) ③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④기회(機會) ⑤동향(動向) ⑥시기(時期) ⑦불알, 고환(睾丸) ⑧언저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권세 권(權)이다. 용례로는 권력이나 기세의 힘 또는 일을 하는데 필요한 힘을 세력(勢力), 일정한 자세를 갖춤을 세구(勢具), 형세가 기울어 꺾임을 세굴(勢屈), 권세를 잡을 수 있는 길을 세도(勢塗), 올려다 봐야 하는 형세를 세앙(勢仰), 권세 있는 사람을 세객(勢客), 세력을 얻기 위한 사귐을 세교(勢交), 권세가 있는 자리 또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세요(勢要), 어떤 동작을 취할 때 몸이 이루는 어떤 형태를 자세(姿勢), 어떤 현상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여 나가는 힘 또는 그 형편을 추세(趨勢), 공격하는 태세나 그 힘을 공세(攻勢), 병으로 앓는 여러 가지 모양을 증세(症勢), 정치 상의 형세를 정세(政勢), 남보다 나은 형세를 우세(優勢), 상태와 형세를 태세(態勢),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사물의 형편과 세력을 형세(形勢), 사람을 두렵게 하여 복종시키는 힘을 위세(威勢), 권력과 세력을 권세(權勢), 적을 맞아 지키는 형세 또는 힘이 부쳐서 밀리는 형세를 수세(守勢), 어떤 때의 형세 또는 어느 일정한 때의 어떤 물건의 시장 가격을 시세(時勢), 사람이 타고난 운명이나 운수를 운세(運勢), 약한 세력이나 기세 또는 물가나 시세 따위가 떨어지고 있는 상태를 약세(弱勢), 실제의 세력 또는 그 기운을 실세(實勢), 힘찬 세력 또는 물가 상승의 기세를 강세(强勢), 세력을 제거함을 거세(去勢), 바깥의 형세 또는 외국의 세력을 외세(外勢), 실상은 없이 겉으로 드러내는 형세를 허세(虛勢), 세력을 더하는 일이나 거드는 일을 가세(加勢), 힘이 상대편보다 못한 형세를 열세(劣勢), 기세가 대나무를 쪼개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기세가 맹렬하여 대항할 적이 없는 모양을 세여파죽(勢如破竹), 권세는 10년을 넘지 못한다는 뜻으로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한다는 말을 세불십년(勢不十年), 기세가 다 꺾이고 힘이 빠짐이나 기진 맥진하여 꼼짝할 수 없게 됨을 이르는 말을 세궁역진(勢窮力盡), 권세 있는 사람에게 빼앗기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세가소탈(勢家所奪), 권세와 이익을 위하여 맺는 교제를 일컫는 말을 세리지교(勢利之交), 비슷한 두 세력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을 세불양립(勢不兩立), 사세가 그렇지가 아니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세소고연(勢所固然),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라는 뜻으로 곧 세력이 강대하여 대적을 거침없이 물리치고 쳐들어가는 기세 또는 세력이 강하여 걷잡을 수 없이 나아가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파죽지세(破竹之勢),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형제인 장남과 차남의 차이처럼 큰 차이가 없는 형세 또는 우열의 차이가 없이 엇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백중지세(伯仲之勢), 포개어 놓은 알의 형세라는 뜻으로 몹시 위험한 형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누란지세(累卵之勢),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이르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라는 뜻으로 범을 타고 달리는 사람이 도중에서 내릴 수 없는 것처럼 도중에서 그만두거나 물러설 수 없는 형세를 이르는 말을 기호지세(騎虎之勢), 장대 끝에 서 있는 형세란 뜻으로 어려움이 극도에 달하여 꼼짝 못하게 되었을 때를 이르는 말로서 아주 위태로운 형세를 비유하는 말을 간두지세(竿頭之勢)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兩(두 량/양, 냥 냥/양)은 ❶상형문자로 両(량), 两(량)은 통자(通字), 两(량)은 간자(簡字), 刄(량)은 동자(同字)이다. 저울추 두개가 나란히 매달려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둘', '한쌍'을 뜻한다. 兩(량)은 무게의 단위이며 나중에 돈의 단위에도 쓰고 또 둘, 쌍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兩자는 '둘'이나 '짝', '무게의 단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동안 兩자는 저울추가 나란히 매달려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해석했었다. 兩자가 '무게의 단위'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兩자의 금문을 보면 이것은 마차를 끌던 말의 등에 씌우던 '멍에'와 '고삐 고리'를 함께 그린 것이었다. 두 개의 멍에가 있다는 것은 말 두 필이 마차를 끌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兩자는 본래 '쌍'이나 '짝'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었지만, 후에 저울을 닮았다 하여 무게의 단위로도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兩(량/양, 냥/양)은 양쪽의 두 나라를 양국(兩國), 양쪽의 옆면을 양측(兩側), 관련이 있는 두 쪽의 사물이나 사람을 양자(兩者), 앞면과 뒷면의 두 면 또는 사물의 양쪽의 면을 양면(兩面), 어떤 관계의 두 사람을 양인(兩人), 두 쪽이 다 큰 것을 양대(兩大), 남성과 여성 또는 암컷과 수컷의 양쪽의 성을 양성(兩性), 북극과 남극이나 양극과 음극 또는 서로 반대되는 양쪽 극단을 양극(兩極), 동물이 물 속이나 땅 위의 다 삶을 양서(兩棲), 두 마리의 범 또는 역량이 비슷한 같은 두 용자를 비유하는 말을 양호(兩虎), 두 집안을 일컫는 말을 양가(兩家), 이러기도 어렵고 저러기도 어려움을 양난(兩難), 둘로 나눔을 양분(兩分), 두 가지의 서로 대립되는 논설이나 의논을 양론(兩論), 좌우의 두 어깨를 양견(兩肩), 좌우의 두 눈썹을 양미(兩眉), 신랑 신부 두 사람이 쓸 두 벌의 이부자리를 양금(兩衾), 양면을 갈아 조개의 다문 입 모양으로 세운 날을 양인(兩刃), 한글과 한문을 양서(兩書), 아버지와 어머니를 양친(兩親), 장기에서 말 하나를 죽이고 상대방의 말 둘을 잡는 수 또는 그렇게 잡는 일이나 한꺼번에 둘을 잡는 일을 양득(兩得), 두 과부가 슬픔을 서로 나눈다는 뜻으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동정한다는 말을 양과분비(兩寡分悲), 양손에 떡을 쥐었다는 뜻으로 가지기도 어렵고 버리기도 어려운 경우를 이르는 말을 양수집병(兩手執餠), 둘 중에서 하나를 가림을 일컫는 말을 양자택일(兩者擇一), 남자와 여자가 사회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성별에 의한 차별이 없이 동등하게 받는 대우를 일컫는 말을 양성평등(兩性平等), 용과 범이 서로 친다는 뜻으로 강자끼리 승부를 다툼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웅상쟁(兩雄相爭), 두 마리의 봉황이 나란히 날아간다는 뜻으로 형제가 함께 영달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봉제비(兩鳳齊飛), 좌우 양쪽에 날이 있어 양쪽을 다 쓸 수 있는 칼이라는 뜻으로 쓰기에 따라 이롭게도 되고 해롭게도 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양인지검(兩刃之劍), 콩알 두 개로 귀를 막으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것이 큰 지장을 초래함을 이르는 말을 양두색이(兩豆塞耳), 두 다리의 여우라는 뜻으로 마음이 음흉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양각야호(兩脚野狐), 두 아이가 시기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아이들의 천진한 모습을 이르는 말을 양소무시(兩小無猜), 양편의 의견을 듣고 시비를 공평하게 판단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양편공사(兩便公事), 가난한 두 사람이 함께 모인다는 뜻으로 일이 잘 되지 않음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궁상합(兩窮相合), 양쪽에 다 이유가 있어서 시비를 가리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양시쌍비(兩是雙非),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서로 다툰다는 뜻으로 힘센 두 영웅 또는 두 나라가 서로 싸움을 이르는 말을 양호상투(兩虎相鬪), 장기에서 두 개의 장기 짝이 한꺼번에 장을 부르는 말밭에 놓이게 된 관계 또는 하나의 표적에 대하여 두 방향에서 공격해 들어감을 일컫는 말을 양수겸장(兩手兼將) 등에 쓰인다.
▶️ 立(설 립/입, 자리 위)은 ❶상형문자로 사람이 대지 위에 서 있는 모습을 본 뜬 글자이다. 나중에 사람에 국한하지 않고 '서다', '세우다'의 뜻으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立자는 '서다'나 '똑바로 서다', '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立자의 갑골문을 보면 大(큰 대)자 아래로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땅 위에 서 있는 사람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立자는 '서다'나 '똑바로 서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땅을 딛고 당당히 서 있다는 의미에서 개인의 존재감이나 사물의 위치가 바로 세워져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다만 상용한자에서 立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은 대부분이 노예와 관련된 글자인 辛(매울 신)자가 생략된 것이다. 그러므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立(립, 위)은 ①서다, 멈추어 서다 ②똑바로 서다 ③확고(確固)히 서다 ④이루어지다 ⑤정해지다 ⑥전해지다 ⑦임(臨)하다 ⑧즉위하다 ⑨존재하다 ⑩출사(出仕)하다 ⑪나타나다 ⑫세우다 ⑬곧, 즉시 ⑭낟알(껍질을 벗기지 아니한 곡식의 알) ⑮닢(납작한 물건을 세는 단위) ⑯리터(ℓ)의 약호(略號) ⑰바로 그리고 ⓐ자리(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펼 전(展), 세울 건(建), 필 발(發), 세울 수(竪), 일어날 기(起), 일 흥(興)이다. 용례로는 처하여 있는 사정이나 형편을 입장(立場), 법률 또는 법규를 제정함을 입법(立法), 어떤 사물이나 견해나 조건을 등에 근거를 두어 그 입장에 섬을 입각(立脚), 서서 타거나 구경하는 자리를 입석(立席), 사회에 나아가서 자기의 기반을 확립하여 출세함을 입신(立身), 식물이 생육하는 일정한 장소의 환경을 입지(立地), 나라를 세움을 입국(立國), 안건을 정하는 것 또는 그 안건을 입안(立案), 증인으로 서거나 세움을 입증(立證), 뜻을 세움을 입지(立志), 현장에 나가 지켜봄을 입회(立會), 어떤 원인으로 어느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이 막히거나 끊어지거나 하여 그곳을 벗어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을 고립(孤立), 남의 힘을 입지 않고 홀로 섬을 독립(獨立), 시설이나 법인 등 공적인 기관을 만듦을 설립(設立), 마주 대하여 섬을 대립(對立), 확실히 정하거나 굳게 세움을 확립(確立), 스스로의 힘으로 생계를 유지함을 자립(自立), 생존하여 자립함을 존립(存立), 나라에서 세움을 국립(國立), 일어나서 섬을 기립(起立), 받들어서 임금의 자리 따위에 모시어 세움을 옹립(擁立), 절이나 탑 동상 따위를 세우거나 이룩함을 건립(建立), 바닷가나 강가를 메워서 뭍을 만드는 일을 매립(埋立),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중립(中立), 서서 잠깐 이야기하는 사이의 뜻으로 잠깐 동안을 일컫는 말을 입담간(立談間),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림 또는 후세에 이름을 떨쳐 부모를 영광되게 해 드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입신양명(立身揚名),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글을 일컫는 말을 입춘대길(立春大吉), 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이 드날림을 일컫는 말을 입신출세(立身出世), 그 자리에서 참수하여 무리의 본보기로 경계함을 일컫는 말을 입참이순(立斬以徇), 중립을 취하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중립불의(中立不倚), 오래 서 있어도 의용을 갖추어 자세를 흐트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입불실용(立不失容), 송곳 하나 세울 만한 땅이라는 뜻으로 얼마 안 되는 땅을 이르는 말이나 매우 좁아서 조금도 여유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입추지지(立錐之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