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남아 국가들이 유례없는 금융위기와 마구 몰려드는 불법체류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 다. 금융한파가 몰아닥치기 전인 지난해 상 반기까지만 해도 외국인 근로자는 이들 국가 에 값싼 노동력을 제공해 대외경쟁력을 높여 주는 「보배」였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 금 융위기가 몰아치면서 이들 나라는 자국 노동 력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진 것.
현재 외국인 노동력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나라는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이 가 운데 태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IMF 구제금 융을 받은 나라로 자국화폐의 폭락으로 3개 국중 가장 고통이 심하다.
태국 정부는 지난 3월12일 외국인 불법근로자들에게 오는 5월1 일까지 태국을 떠나도록 경고했다. 이 시한 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 불법근로자가 체포될 경우 10년 이하 징역이나 10만바트(한화 400 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현재 태국에 고 용된 100만명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 가운데 약 80만명이 불법체류자.
태국은 자국민 실 업자수만도 180만명이며 금년말에는 200만명 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최근 외국인 근로자에게 발급되는 신분증을 철저히 검사, 위조신분증 을 갖고 있거나 아예 신분증을 갖지 않은 외 국인들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 아 정부는 해안지대에 대한 경비를 강화, 자 국의 정정(政情)불안을 피해 해상루트로 몰 래 상륙하려던 인도네시아인 수백명을 검거 하기도 했다.
인구가 2200만명에 불과한 말레이시아에는 약 200만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체류중인 것 으로 추산되며, 이중 70만명이 불법 근로자. 이 불법근로자들은 대개 인도네시아, 방글라 데시, 미얀마, 필리핀 출신들로서 최근 불법 적으로 국경을 넘은 이들이 많다. 현지의 영 자신문 스타지는 최근 말레이시아 전국의 8 개 구류센터가 모두 1만2000명의 불법 입국 자들로 만원이라고 보도했다.
인구 310만명인 싱가포르에는 50만명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가 체류하고 있다. 이 나라 역 시 최근 인도네시아의 경제위기로 난민성 불 법 입국자들이 몰려들 것에 대비해 해안 경 비를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와 합동으로 해안 수색작전을 펴기도 했다.
수용시설 이미 만원… 해안경비 대폭 강화
이렇게 동남아 난민들의 목적지가 되는 몇몇 나라들은 분명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지의 난 민들에겐 「황금알을 건지는 낙원」이다. 우리 가 보기엔 열악한 환경, 장시간 노동 등 악 조건에도 불구하고 자국에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확천금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들 불법 근로자들의 유입경로는 크게 몇가 지로 나뉜다. △현지에서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처음부터 불법 입국한 경우 △산업연수 생으로 합법적으로 왔다가 작업장을 이탈해 불법노동자가 된 경우 △자국의 정치 경제불 안으로 인한 난민 등.
앞의 두가지 유형은 한국의 외국인 불법근로 자와 같지만 마지막은 다르다. 이중 최근 급 증하는 유형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로부터 몰려드는 마지막 유형의 난민들. 이들은 현 지인들이 상상도 못하는 저임금에 만족하며 연명한다.
이들은 적발 즉시 구류센터로 이 송되며, 인도네시아 난민의 경우 그곳에서 약간의 물과 음식을 공급받은 뒤 조그만 목 선에 200여명이 실려 10시간의 항해끝에 인 도네시아로 추방된다.
이런 방어벽들은 일견 당연한 것으로 보이기 도 한다. 자기 살림살이가 휘청거리는 마당 에 다른 나라의 실패자들까지 먹여살릴 이유 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경제적 이해 관계는 때때로 미묘하게 증폭되기도 한다.
예컨대 최근 파산상태의 인도네시아와 인종 적-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 말레이시 아, 이들은 각자 자기나라 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다. 인도네시아인들이 국내상황 의 불안을 틈타 말레이시아로 유입되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정부는 해안수색작전까지 펼쳐가며 인도네시아인들 의 유입을 극력 저지하는 실정이다. 이를 보 는 인도네시아인들의 정서는 굳이 듣지 않아 도 추측이 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싱가포르는 동남아에서 유일하 게 중국계가 다수인 국가. 인도네시아인들의 불법유입으로 사회와 경제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은 물론 싱가포르의 소수 민족인 말레이족이 증가하는 것도 내심 바라 지 않는다.
경제문제와 종족 또는 인종문제가 상호 증폭 되는 방식이 전혀 다르긴 하지만 「내 코가 석자」라는 식의 사고방식만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은 셈이다.
첫댓글 대한민국만큼은 지역감정은심해도 인종갈등은 천년만년지나도 일어나지않았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