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게시글 4110 김맛 수사님의 글을 보다가
지난 3월 고국 방문길에 올랐던 한라산 등반일기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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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랭카드 덕분에 나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는 후문..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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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르고 난후 얼마 후에 통제 푯말이 세워졌다고 베드로가 찍어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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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과 비슷하지만 계절상 잔설이 남아있는 메마른 백록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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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낯모르는 분에게 인증샷 한컷 부탁하고...
한라산 정상에 오르다
지난 3월 30일 이날은 한라산 등반 일정이 잡혀 있는날이다
이민 후 아들만 둘인 내게 딸 둘이 생기고 첫째가 선물한 소중한 분신인 손자까지 7명의 가족이 고국에서 처음으로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꼭 한번 오르고 싶었었다.
다른가족들은 자신 없다는 말과 다른 구경 거리도 많은데 왜하필 등산이냐며 모두 사절이고 함께 동행 하기로 한 작은 아들은 전날 부터 몸이 시원치 않다고 하더니 감기몸살이 심하다.
일단 가면서 이야기 하자고 하여 출발은 했으나 아직은 산중에 잔설도 있고 얼음도 깔려 있을텐데 위험하다며 '등산화도 없이 어쩌실려구요' 하는 큰아들을 비롯 가족들의 반대에도 나는 한라산을 오르겠다는 오직 하나의 집념으로 제주행을 택했다는 말에 가족들 모두 못말린다는 표정이다.
가이드님의 안내로 성판악으로 오르는 것을 정하고 입구에 도착하여 한라산 750고지까지 오긴 왔으니 기념사진 한컷 찍고 3000원짜리 김밥 하나 사고 물 두통 준비하여 배낭에 넣었다. 걱정이 되는지 옆지기인 베드로가 함께 하겠다고 나선다.
그렇게해서 아이들은 다른 여행을 위해 떠나고 우리는 등반길에 올랐다. 씩씩하게 앞장서서 가는 내 뒤로 베드로를 비롯 많은 등산객들이 줄을 이어섰다. 초봄의 날씨에 눈은 거의 녹아버렸고 어쩌다 음지에 남아있는 잔설과 빙판길도 내 앞을 가로막지는 못했지만 중간 중간 안내 표지판에 적혀있는 문장은 한라산이 초행인 내 발걸음을 재촉하기에 충분했다.
몸무게 세 자릿수가 버거운 베드로는 약간 뒤처지긴 했지만 진달래 휴게소까지 무난하게 올라 우리는 준비한 김밥과 컵라면을 사들고 이른 점심을 먹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뒤 베드로는 이곳에서 쉬겠다고 하여 나홀로 정상 등반이 시작되었다.
이제부터는 계속 오르막이다. 힘은 들었지만 여기서 포기할수 없다는 내 집념은 쉬엄 쉬엄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 환희의 신비로움에 벅찬 가슴으로 내생에 최초 고국방문 중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였다. 나의 삶에 최고로 기억될 하루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싶다. 어쩌면 다시 오르지 못할 곳이기에 더욱 뜻 깊은곳, 가뭄으로 인해 물은 얼마남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남단의 최고봉으로 우뚝 자리한 민족의 영산인 한라산 백록담, 왕복 7시간의 고된 시간이었지만 '하늘이 정한 사람만이 볼 수 있다'던 한라산 등반길, 행운이 내게 찾아와 맑은 날씨에 정상에서 바라보는 그곳은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 오르기에 충분했다.
하산길은 의외로 쉽지 않았다 뭉친 다리근육의 통증이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아우성을 치기 때문이었다
오르막길보다 하산길이 더 위험하다는 말이 생각나게 한다. 음지에 남아있는 잔설과 빙판길을 피해 조심 조심 내려오며 진달래 휴게소에서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을 옆지기 생각에 발걸음은 빨라진다.
꽤 내려왔지 싶은데 많은 학생들이 모여 웅성 거리는것이 보인다(이날 수학 여행 온 학생들의 단체 산행이 있었음). 무슨일인가 싶었는데 한 학생이 누워 있고 다른 한 학생은 어디서 주웠는지 긴 나무를 다리에 부목처럼 대고는 누구 헝겊이나 머플러 같은거 없어요? 하고 소리친다.
때 마침 나의 목에 감았던 아주 길고 큰 머플러를 풀어 건네 주었다. 이민을 간다는 내 말에 지인이 선물한 소중하게 여기던 머플러였지만 주저없이 플어 주었다. 누워 있는 학생이 고맙다는 눈인사를 한다.
내가 한 작은 행동이 한 학생의 아픔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나의 바램을 뒤로 하고 조심조심 내려오다보니 구조대 분들이 들것을 들고 올라 오는것이 보인다.
들것에 실려 올 학생도 저 들것을 들고 내려올 구조대원들도 모두 무사히 내려왔으면 좋겠다는 화살기도를 바치며 무사히 등산을 마친 나의 기도는 '하느님 감사합니다' 였다.
브리즈번에서 소화데레사![](http://i1.daumcdn.net/deco/contents/emoticon/things_14.gif?v=2)
첫댓글 젊은이도 어렵다는 한라산 등반길, 아주 가비얍게 다녀오셨네요.
꼼지락 거리는걸 내켜하지않는 천사는 인근의 야트막한 산 조차
큰 맘 먹어야 나서는데 말입니다~~~~~~ㅎㅎ
모든 길이 갈 때 보단 돌아올 때가 가깝게 느껴지듯
산을 오를 땐 더 그런 느낌이 들지요.
하지만 실제로 내려올 때 다리가 후달달 떨리는게
미끄러지지 않으려 힘줘 걷다보니 더 땀이 나고 힘들지요.
암튼 간만에 들리신 길에 과감히 한라산 산행을 성공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선물로 받으신 귀한 머플러를 위급한 순간에
부목을 묶으라 선뜻 내어주신 사랑의 마음,
과연 그 선행이 한라산 등반의 귀한 결실로 남으셨을듯 합니다~^^
제 고향의 치악산 보다는 시간은 길지만 덜 어렵더군요. 오를만 했어요..ㅎ
치악산은 사다리 병창이라는 이름처럼 계속 오르막길만 있거든요.
오죽하면 치를 떨며 악을 쓰고 오르는 산이라는 뜻으로 해석할까요..ㅎ
물론 웃자고 하는 이야기 겠지만서두요.
무릎도 고관절도 별로 좋지를 않아서 저를 시험삼아 오른 한라산이었는데
정말 좋은 경험이었답니다. 영산이라 불릴 수 있는 아름다운산이었어요
천사님께서도 꼭 한 번 오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머플러가 아주 큰 일을 해냈어요. ㅎㅎㅎ
쓰러진 학생도 거뜬히 일어났으리라 믿어야겠죠?
저도 그동안 제주도를 여러번 다녀왔지만 한라산 등반을 못했어요.
꼭 한 번 올라가 보리라 다짐만 하고 있답니다.
일행 중에 걷는 것을 싫어하니 안타깝기만 해서요 잘 걷는 팀과 반드시 오르리라. 필승! ㅎㅎ
네 ... 그날 날씨가 추울꺼라며 큰아이가 목에 둘러 준걸 정말 요긴하게 쓰였다는 생각을 지금껏 한답니다.
제 친구에게 한라산 올라가서 동영상으로 통화를 했었는데 본인은 세번 올랐지만
날씨가 안좋아 백록담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멀리서 온 보람이 있어 정말 행운이 함께했다고요..
저도 옆지기 휴게소에 냅두고 혼자 오른걸요..ㅎ
진달래님의 한라산등정 일기를 기다릴께요... ^^
T 아주 좋은 등반 체험을 하셨군요. 그 다친 학생도 두고 두고 잊지못할 테구요. ^^
누군가를 기억하고 살아간다는건 소중한 추억이라 생각해요
학생도 지금은 건강하게 학교생활하겠지요. 고맙습니다 수사님.^^
저는 수없이 많은 날들을 제주도에서 보냈어요
하지만 아직 까지 한라산을 못올라갔어요
함께 한 사람들이 한라산을 뭐하러 가냐고 해서지요
지금도 많이 늙었지만 더늙기전에 꼭 가보고 싶은 한라산
잘 다녀가셨어요
이민선물도 선뜻 내어주신 예쁜마음에 감사드려요
주님의 축복 많이 받으세요 ^^
자매님의 한라산 등정을 기원할께요.
가까이 있으면 그곳의 아름다움을 올랐을 때의 환희를 못 느낄 수 있지요
다시 또 오를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지만 다음번엔 백두산 천지를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왔답니다.
그 때를 위해 건강 관리 잘하려구요.
머플러를 풀지 못하고 그냥 내려 왔다면 아마도 두고두고 저 자신을 원망 했을것 같아요
자매님의 덧글에 행복하게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
한라산!!
저두,입구에서.알수없는두통
으로.함께한동행들을.오르고.
저만 아래서.누웠있었는데.
어느분이.제주도빵하고.김밥을.
저에게주시는거예요.,
그때는. 왜!. 주셨는지.?
아픔때문에. 잘모르고. 서울에.와서는.입원했었는데!
이쁜자매님!
글을읽으니.한라산엔.수호천사가. 계시는구나?
지면을 통해 그분?께,
감사했어요.
누웠던 제몰골이 불쌍하게.
도와주고.싶었을거예요.
엄청!!고생했었으니까?
자비하신주님!!
저희를.이따금은.베풀수있게.
여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잘익은 오이소배기와
열무김치를,
혼자살림하시는.할머님들께.
한양푼씩.
퍼드리니까.
고맙다!!!하시지만.
잘자라준.열무.
지난해보다는. 쬠!!잘키움
니다.
언제고 베풀 수 있을 때 베풀고 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이겠지요
누군가를 도와주며 봉사가 아니라
내가 더 많은걸 얻는다는 사실을 아는 분이 바로 자매님일 거라는 생각이들어요 .
잘 익은 열무김치에 보리밥 한덩이 넣어 비벼 먹고 싶어집니다. ^^
이쁜모습에 마음까지.고우신.
소화데레사님!!
전!!지금이 좋답니다.
아픔도.잘못한거.모두.지울수있는건.지우지않아도.저절로. 잊혀가는.머리속에.,
나이탓이라지만.
이런것들을 저는,은총이라고.
여깁니다.
병수발만 이십년하고.이제.졸업이구나!
하니.
제몸이 불편해지는 나이?
아픔조차도.허세같고.
울음마저도. 교만같았던.
모든기억이 하나.둘씩.그리움으로,
좀더!!잘해줄걸.
그땐 힘들다고.투정만.견딜
려했지만.
있을때.잘해!!라는글은
전,명언이라 여깁니다.
안젤라 자매님의 고운마음이 바로 모든이에게 수호 천사가 아닐까 생각하게 합니다
살며 사랑하며 느끼는 우리네 감정 하나하나에도 모든걸 의탁할 수 있는그분이 계심에 우린행복한거 맞지요?
'있을 때 잘 해!' 명언 맞습니다.^^
한라산 젊었을때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넘어가다가 갑자기 차에서 내려 아침도 안먹고
한라산을 오르기 시작했었지요.
아침 일찍이라 등산객도 없는 백록담에 혼자 올라가니 서울에서 제주에 출장왔다가 올라왔다는 두분을 만나 제가 아침도 못먹었다고하니 자기들 가진것은 캔콜라뿐이라고 주기에 그것 마시고 하산할때 같이 내려왔던 생각이 남니다.^^
이제는 아침 안먹고 올라간다면 못내려 오겠지요.
젊어서 뭐든지 다 할수 있는것은 해봐야될듯...
즐겁게 이민생활 하시는것보니 옆에서 보이는듯 제마음에도 행복이 전해저 옵니다.
한국에 다시 나오시어 연락주시면 고국의 멋진 산천 같이 동행에 초청하겠습니다.^^
대단하시네요.
젊으셨을 때 이야기라지만 워낙 긴시간의 산행이라 어려우셨을거라 생각이드네요.
'늦었다는 생각이 들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도 명언이지 싶어요
들꽃 자매님의 여유있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제가 좋아라 하는 들꽃을 자매님도 좋아라 하시겠지요?
제게 고국 방문길이 생길수 있디면 고국의 산천을 함께 들꽃 자매님과 함께 하고 싶군요.
고맙습니다.^^
회사 산악회에서 해마다 11월에 한라산을 목포에서 배 타고 갔었는데 정상에 오를때마다 벅찬감동이었는데 이제는 올레길이 좋아요
오마나
이케 뉘시지요?ㅎㅎ
반갑습니다
다들 안녕하시지요?
자주 들려주세요.^^
저는 이 번 한 번도 큰마음 먹고 이룩한 쾌거라 생각했는데
대단하시네요.. 그 어려운 산행을 해마다 하실 수 있음도 은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시간관계상 올레길을 스쳐 지나와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 답니다 .^^
글 사진 모두 잘 보았습니다.
중턱에서 되 돌아온 저는 부럽기만 합니다.
요번에도 멀리서 사진만 ...
산행을 즐기는 분이라면 한 번 쯤 가보고 싶은 산이라 생각해요
우리나라 끝자락에 영산으로 자리하고 있는 곳이라 더욱 그렇게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구요.
중턱까지 밖에 못 오르실 연유가 있을터... 그래도 감사해야 할 일이지요.
이곳은 가을비가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네요. 고운 하루 되세요^^
저도 아직 한라산엔 못가봤어요. 계획해서 한 번 다녀와야겠네요
치악산이 고향이라구요? 원주? 횡성? 전 군대를 원주에서 해서 외출나와 치악산 간 적이 있습니다.
워커 신고 산행을 했지요. 정말 치악이지요? 악자가 들어간 산은 모두 힘들지요
설악산, 삼악산, 관악산... 악자가 아니라도 산은 모두 힘이들지요
얼마나 참고 오르냐만 다르지요. 백록담을 보셨다니 정말 행운입니다.
반갑습니다. 원 고향은 홍천 서석이라는 곳이구요.
이민 오기전 치악산 입구에서살다 왔답니다
원주도 횡성도 모두 가깝지요..거의 경계선이었으니까요..
설악산 치악산 태백산 그리고 한라산이 제가 올라본 산의 전부인것 같네요.
산은 모두 올라보면 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것은 저뿐만 아니겠지요.
그래서 그렇게 힘들어도 오르나봐요, 형제님께서도 꼭 한번쯤은 올라보시길권해 드립니다
한라산 백록담.!! ^^
제주는 여러번 갔지만, 한라산은 끝내 올라가지 못했어요
아이들과 갔을 때는 아이들 때문에
여러 사람이 단체로 갔을 때는 또 스케줄 때문에
언젠가 홀가분하게 한라산을 등반해볼 날을 그려요
여행은 다리 떨리기 전에 가슴 떨릴 때 하라는데
그러려면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요즘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려도 무릎이 삐그덕 거리는거 같으니....ㅠㅠ
머플러 풀어주신 것, 작은 것 같지만, 결코 작지 않은 선행이라 여겨져요.
의미가 있는 머플러였기에 더욱 그렇지요.
지금은 비록 수중엔 없어도,
더 큰 의미를 띠고 생생한 기억속에 남아있네요.
글에서 자매님의 굳건한 의지와 넉넉한 사랑을 느끼고 갑니다
정상에 오른다는것도 처음으로 완주한 마라톤 같은 느낌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다시 한 번 더 오를기회가 있을려나 모르겠지만 더 나이들기 전에 종달새님과 함께하는
한라산 등반도 상상해 봅니다.
바람이 무릎에 들어 산행은 사실 잘 못하고 살았는데 거뜬히 올라갈 수 있도록
저에게 용기를 주심에 감사를 드려야지요.
사실 그분 빽 믿고 올랐거든요.ㅎ 왼손이 하는일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하셨는데
작은 일을 공개를 하고 보니 쑥스럽기도해요.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