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인상 및 요금인상으로 손님이 감소한 서울 지역 택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승객이 이전보다 준 데다 택시 기사 수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부 택시회사(법인택시)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대전·광주 등 서울 외 지역도 택시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정돼 전국적으로 위기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 중랑구에 위치한 A택시 회사 대표는 헤럴드경제에 “요금인상 이후 손님이 줄어든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손님이 체감할 정도로 택시요금이 비싸졌기 때문”이라며 “배차율이 떨어지다보니 운전기사들도 돌아오지 않아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의 경우 중형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기본요금으로 갈 수 있는 기본 거리도 2㎞에서 1.6㎞로 줄었다.
서울 마포구 B 택시회사의 한 경영진도 “강남 지역에서는 휴업을 고민하는 택시회사들도 많은 것 같다”며 “우리 회사도 휴업이나 폐업 고민 중이다. 기사들에게 기준금(택시 회사에 내야 하는 최소 입금 기준)을 올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기사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당분간 올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휴업이나 폐업이 결정된 택시 회사는 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법인택시 회사 중 2곳이 전체 휴업을 결정했다. 유아용 카시트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세우며 2019년 출범한 택시 서비스인 마카롱 택시도 올해 파산신청을 냈다.
서울 지역 법인택시의 경영난이 심각해지는 이유는 택시요금 인상 및 택시 기사 감소가 꼽힌다. 택시요금이 인상됐지만 손님 수가 줄면서 코로나19 전후로 감소한 법인 택시기사 수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법인택시 기사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만명대이던 택시 기사 수는 올해 1월 기준 2만415명으로 감소했다. 서울시 법인 택시 면허도 2019년 2만603명을 유지하고 있다. 새롭게 법인 택시 면허를 발급받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기준금 인상도 논의되고 있지만 택시회사들은 아직까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칫 택시기사가 이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법인택시 업체로부터 올해 5월까지 기준금을 동결하겠다는 확약서를 받았기에 6월부터 기준금 인상이 가능하다. 서울 은평구 C 택시회사 관계자는 “기준금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경영난이 있긴 하지만 다같이 힘든 시기에 기사들에게 돈을 더 받기가 그렇다”고 말했다.
기준금 인상을 고민하는 회사는 현재10만원대의 기준금에서 1만5000원을 더 받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등이 반영되면) 3만원 정도 올려야 되지만 1만5000원 선으로 인상 협의를 하고 있다”며 “부도 위기에 처해 있는 회사를 고려했을 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는 7월부터 대전·광주 등 다른 지역도 택시요금 인상이 확정되면서 서울지역 법인택시 위기가 전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5일 광주시는 물가대책위원회를 열고 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3300원에서 4300원으로 10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대전시는 현재 3300원인 기본요금을 다음달부터 4500원으로 인상하는 요구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