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공세로 재래시장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실제 재래시장의 2005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2조7000억원이 줄었으며, 시장 당 일평균 매출액은 551만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래시장이 살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정책과 함께 상인들 스스로 대형마트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체제를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재래시장 곳곳에서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부활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포항 죽도시장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최근 쇼핑카트 330개를 설치하였다. 이제 죽도시장을 찾는 고객들은 무거운 장바구니와 비닐봉지를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겪지 않아도 된 것이다.
또한, 이달부터 포항 시내ㆍ대구ㆍ칠곡 등 죽도시장에서 2시간 거리 내에 있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죽도시장러브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죽도시장러브투어'는 죽도시장 방문을 희망하는 단체(35명 이상)의 신청을 받아 버스를 무료로 지원해 줌으로써 죽도시장에서 장보기는 물론 호미곶ㆍ포스코 포항제철소 등의 인근지역 관광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포항시청 관계자는 "이런 지원정책들이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장단점을 파악하여 부족한 점은 차츰 보완해 나가면서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 서귀포아케이드시장은 고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와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하여 지난달 15평 규모의 '작은 동물원'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토끼ㆍ꿩ㆍ오리ㆍ원숭이 등이 있어서 엄마를 따라 온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제주시청의 강귀남 상공에너지 담당자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동물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서귀포아케이드시장으로 장을 보러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동물원을 아케이드상점가조합에서 직접 운영ㆍ관리하는 등 상인들이 똘똘 뭉쳐서 시장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상인들을 대상으로 고객관리ㆍ마케팅 등에 관한 교육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의정부 제일시장은 지난해 10월 상인교육관을 준공하고, '상인대학' 강좌를 개설하였다.
'상인대학'은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이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지원센터의 위탁을 받아서 실시하는 교육으로, 제일시장 상인 35명은 지난해 11~12월 점포관리ㆍ소비 트렌드ㆍ고객응대기법 등에 관한 전문교육을 받았다.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의 이향남 담당자는 "지난해 의정부 제일시장 외에도 인천 종합어시장ㆍ전남 장흥 토요시장ㆍ구리시장 등 8곳을 대상으로 50시간에 걸쳐 상인대학교육을 실시했다"며 "교육 후 상인들이 리모델링을 하거나 서비스 차별화를 시도하는 등 변화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서문시장은 요즘 젊은이들의 소비경향에 맞추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 개설에 나섰다.
현재 업체들의 입점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로, 이달 말이면 쇼핑몰 구축이 완료돼 올해까지 시범적으로 운영된 뒤 2008년부터 정상 운영될 방침이다.
대구 서문시장상가연합회의 박명일 국장은 "의류를 중심으로 주방생활용품ㆍ잡화ㆍ건어물을 주로 판매할 것"이라며 "쇼핑몰 개설로 서문시장이 한층 더 활기를 띠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연구원의 전인우 연구위원은 "정부지원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한 편의시설 확충 및 환경개선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상인들이 새로운 마케팅과 경영방식을 추구하는 등 조직화ㆍ협업화의 공동대응체제를 이뤄서 대형업체와 맞서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