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 [가사] 조선팔경
1.
에~ 금강산 일만 이천 봉(峰)마다 기암(奇巖)이요
한라산 높아 높아 속세(俗世)를 떠났구나
(후렴)
에헤라 좋구나 좋다 지화자 좋구나 좋다
명승(名勝)의 이 강산아 자랑이로구나
에~ 석굴암 아침 경(景)은 못 보면 한(恨)이 되고
해운대 저녁 달은 볼수록 유정(有情)해라
3.
에~ 캠프의 부전고원 여름의 낙원(樂園)이요
평양은 금수강산(錦繡江山) 청춘의 왕국(王國)이라
4.
에~ 백두산 천지가엔 선녀의 꿈이 짙고
압록강 여울에는 뗏목이 경(景)이로다
# 06. 선우일선 최고의 해, 1936년
선우일선은 신민요가수로서 많은 노래를 남겼습니다.
<꽃을 잡고>(1934), <바람이 났네>, <압록강 뱃노래>, <첫사랑 푸념>,
<망향의 가을 밤>, <피리소리>, <주릿대 치마> 등이 있는데,
<조선팔경>이 나온 1936년은 그의 최고 전성깁니다.
그는 전통노래를 새롭게 다듬어서 세 편의 노래를 세상에 내놓는데,
그 노래가 태평가를 새롭게 만든 <태평연>(1936),
<신청춘가>(1936), <신수심가>(1936)입니다.
선우일선은 ‘아리랑’이란 제목의 노래는 부르지 않았지만,
그의 노래 중에는 아리랑의 선율이 들어간 노래가 있습니다.
<바람이 났네>란 노랜데, 이 노래 또한 3박자의 질서를 따르지 않지요.
2박 혹은 4박 계통의 노래지만, 기본적인 선율의 출발은 아리랑입니다.
아리랑을 사박자의 리듬으로 만든 곡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를 간주 부분의 피리 선율을 들으면,
마치 1970년대의 <나를 두고 아리랑>을 생각하실 겁니다.
“나를 나를 나들 두고” 이런 가사로 부른 노래의 단순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중간에 연주되는 ‘피리’가 꽤 인상적인데,
추측컨대 이병우(이왕직 아악부 출신, 대중음악인으로 활동)인 것 같습니다.
# 07. 당시 서울사람의 노래 <바람이 났네>
(천아토 작사, 김교성 작곡, 선우일선 노래, 1940 태평레코드)
다방골 새악씨 모전집 딸이 / 연분홍 긴 치마 바람이 났네
진달래 꽃그늘 바람이 나서 / 장독대 너머를 발돋움하며
스리스리 슬쩍 사리사리 살짝 / 애고 애고 탈이 났소 바람이 났소
이렇게 시작하는 <바람이 났네>는
1절은 다방골 새악씨, 2절은 오금골 새악씨, 3절은 삼청동 새악씨가 등장하죠.
다방골은 지금의 다동, 무교동을 말합니다.
이 지역은 당시 최고의 유흥가, 기생조합이 있던 곳입니다.
옛날엔 ‘모전다리’가 있었던 곳이어서 노래말에 모전집 딸이 등장하는데,
다방골에 기생조합이 생기면서, 이곳은 유흥 거리가 되었고,
‘다동권번’은 서울 장안 4대 권번의 하나로, 다방골은 1930년대 최고의 유흥가였습니다.
예전 거리에 기생이 가장 많이 활보하던 지역이 다동입니다.
1970년대 재개발로 해서, 지금은 오피스빌 빌딩거리가 되었죠.
2절 가사가 '오금골 새악씨가 등장합니다.
지금의 서울을 강남, 강북으로 나누는 것처럼,
예전 서울은 좁게는 북촌과 남촌으로 나눴고,
이런 서울 전체와 그 외곽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그게 바로 서울과 지금의 송파지역입니다.
예를 들어 산대놀이(탈춤)에서도
서울은 '본산대', 송파는 '별산대'라고 하는데,
이 노래에는 그 외곽에 사는 송파 오금골에 사는 새악씨도 등장시킵니다.
3절에는 다시 서울 장안으로 옮겨서 삼청동 새악씨가 등장합니다.
# 08. 첩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천아토
스리스리, 사리사리, 에고에고 란 첩어를 사용해서,
아리랑 계통의 선율이지만, 상당히 밝고 경쾌하게 들리는 <바람이 났네>,
그럼 스물세살의 선우일선 만나보시고,
이어서 역시 천아토 작사, 김교성 작곡, 선우일선 노래,
이 세사람이 함께 만든 <첫사랑 푸념>을 듣겠습니다.
# 들을 음악 2. <바람이 났네>(천아토 작사, 김교성 작곡, 1940년, 태평레코드)
(유성기로 듣던 불멸의 명가수 17 - 황금심,남일연,선우일선)
+
# 들을 음악 3. <첫사랑 푸념>(천아토 작사, 김교성 작곡, 1940년 5월, 태평레코드)
(유성기로 듣던 불멸의 명가수 17 - 황금심,남일연,선우일선)
# 09. 가사 [바람이 났네]
1.
다방골 새악씨 모전집 딸이
연분홍 긴 치마 바람이 났네
진달래 꽃그늘 바람이 나서
장독대 너머를 발돋움하며
스리스리 슬쩍 사리사리 살짝
애고 애고 탈이 났소 바람이 났소
2.
오금골 새악씨 김주사 딸이
늘씬한 허리춤 바람이 났네
달팽이 춤추듯 바람이 나서
샛대문 열고서 고개를 내고
스리스리 슬쩍 사리사리 살짝
애고 애고 탈이 났소 바람이 났소
3.
삼청동 새악씨 꼭시점 딸이
숙고사 겹바지 바람이 났네
풋대추 여물어 바람이 나서
울타리 밑으로 땅을 짚고서
스리스리 슬쩍 사리사리 살짝
애고 애고 탈이 났소 바람이 났소
# 10. [가사] 첫사랑 푸념
1.
연옥색 안주항라 끝동 저고리
쪽마루 양지쪽에 곱게 차리고
옷고름 달아주며 수집어 하든
조각보 색색이보 푸념진 색보
까치가 울적마다 보고싶데다
2.
당신이 죽는다면 나도 죽지요
이렇게 맹세하던 그대였건만
정 들자 가신다니 오죽 섧까요
숫머리 귀밑머리 능청한 머리
창포꽃 필때면은 처량합디다
3.
산비탈 그늘쪽에 홀로 앉아서
오늘도 불러봤소 못 잊을 이름
만나지 못할줄은 알고 있지만
풋댕기 공단댕기 눈물진 댕기
눈물에 달이 뜨면 야속합디다
# 11. “민요공주” 선우일선, 태평레코드로 이적해서 더욱 빛을 발하다.
선우일선(鮮于一扇)은 “민요 공주”라는 별명이 있었다.
포리돌레코드에서 태평레코드로 이적.
1939년 말 태평레코드로 이적.
1939년 12월 주릿대 치마(임서방작사, 이재호작곡. 선우일선 노래) 발표.
1940년 01월 압록강 뱃노래(유도순작사, 전기현작곡, 선우일선 노래) 히트.
1940년 <바람이 났네>를 발표합니다.
1940년 5월 <첫사랑 푸념>과 <두견화 사랑>.
천아토님의 가사가 사실적이고 유쾌하다.
천아토 - 김교성 - 선우일선 콤비의 대표작.
첫댓글 이 노래를 부른 鮮于一扇님은,金福姬,王壽福,崔明珠님과 같은 平讓箕城券番 출신으로,<꽃을 잡고(34/6;포리돌)>를 취입하며 데뷔하여,38년 중반까지 포리돌에서 작품을 발표하다,그해 말에 빅터로 자리를 옮겨,<望鄕의 가을밤(38/11)>,<사랑 푸념(39/2)>를 취입하고,39년 말에 태평레코드로 이적한 것으로 보입니다.이적하여 <娘娘公主/주릿대 치마(39/12)>,<別淚紗窓/鴨綠江 떳목노래(40/1)>,<첫 사랑 푸념/바람이 났네(40/5)>,<純情愛曲/雙心舞(40/6)>를 취입한 것으로 자료에 전하는 鮮于一扇님은,해방 당시 평양에 거주했고,남북분단 후에는 고향에 남아,후진을 양성하다,1990년에 노환으로 타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읍니다.
자료에 선우일선이 90년도에 왕수복이 2003년에 타게 헀네요.
자세한 설명과함께 올려주신 노래 잘 들었읍니다
넵 감솨 드립니다
오랫동안 불려진 대한팔경 우리 가요사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잘들었습니다.
등신불님의 옛가요 사랑에 찬사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저두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불려지는 이 노래가 바로 선우일선 노래이군요.
그러니까 ㅡ 대한팔경이 이북에서 바꾸어 조선팔경으로 했나봅니다.
이 노래 리메이크한 곡이 너무 많아 어느가수가 원곡인지 참 구분하기 힘든 곡입니다.
북과 남에서 유맇나데로 해석을 하는 것이 정설인 것 같습니다.
황금심을 비롯해서 많은가수가 리메이크한 곡이죠!
왕수복..한복 입은 맵시가 참 곱습니다 노래 들으니 목소리도 꾀꼬리 목소리라..등신불님 귀한 자료 감사합니다.^^
왕수복 사진만 보며는 앳된 전형적인 옛날의 미인상이기도 하구요
왕수복의 동영상을 보고는 동양적인 미보다 훤칠한 서구적인 미모를 갖추었나 봅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소설가 이효석님의 연인이고 또 시인 노천명의 약혼자를 가로채
자기남편으로 삼은 것이 참으로 특이합니다 ㅎㅎㅎ
아마 남성에 대한 욕심이 꾀나 많았나 봅니다.
아하~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