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사 출신 김문희의 영어에세이 잘 쓰는 법
근거 들때는 에피소드 곁들이고 결론서 교훈적 메시지 드러내야 "동의어, 반의어 표현 자세히 알아둬라" 영어 에세이, 어떻게 써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영어 에세이이다. SAT 시험은 물론 미국 대학 입시에서도 에세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영어 에세이 전문가 김문희(53)씨는 “에세이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미국식 가치관과 논리구조에 맞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미국 글랜부룩 중학교와 마운틴 디아블로 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하며 마운틴 디아블로 교육청에서 주재하는 쓰기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등 에세이 전문 교사로 활동했다. 김씨로부터 영어 에세이 고득점 비법을 들어봤다. 한국어로 쓰고 영어로 번역하지 마라 같은 단어나 표현을 반복해 쓰는 것도 금물이다. 김씨는 “에세이 채점관들은 같은 단어나 표현이 반복되는 글에는 절대 좋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며 “미국 학교에서는 동의어와 반의어를 철저하게 가르치고, 컴퓨터 워드 프로그램에도 동의어·반의어 사전이 내장돼 있어 글을 쓸 때 같은 단어 반복을 피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단어를 암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의어와 반의어를 최대한 많이 공부해 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에세이 평가 기준을 미리 알고 써야 미국에서 에세이를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 다섯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미국사회가 지향하는 휴머니즘 정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글을 써야 한다. 획일적인 가치관보다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인주의보다는 이타적인 가치관에 호소하는 글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정부는 과학 연구를 최소한으로 규제해야 하는가?’라는 주제가 주어졌을 때, 설득력 있는 대답은 ‘동의한다’가 아니라 ‘반대한다’이다. 정부는 과학 연구를 강력하게 규제한다고 주장하고, 지나친 과학 연구는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을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든다. 둘째, 흥미로운 예증을 든다. 예증은 주로 개인이 겪은 에피소드, 화제가 됐던 시사 이슈, 역사적 사실 등에서 가져온다. 이를 위해 평소 여러 가지 분야의 책을 읽어 다양한 글감을 갖춰놓아야 한다. 널리 읽히는 고전 문학 작품과 미국역사나 세계 역사를 다룬 책을 읽어둔다. 평소 영자 신문을 꼼꼼히 읽으면서 글감을 찾아두는 것도 좋다. 셋째, 글쓴이의 논지와 예증, 결론 사이를 논리적으로 연결해 주는 아이디어 맵(지도)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가 에세이를 읽으면서 글쓴이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이때 적절한 접속사를 사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기술이다. 각 문장을 논리에 맞게 연결하는 연습을 부단히 해야 한다. 넷째, 어휘력과 문장력이다. 좋은 문장의 기본은 적절한 단어 선택에 있다. 서로 궁합이 맞는 동사와 부사, 명사와 형용사를 사용해서 기술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미국 고교 교사들이 글쓰기를 평가하는 24가지 기본 항목 중에는 ‘적절한 부사를 몇 개나 이용했는가’와 같은 항목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단어보다 문장이나 구절에 더 중점을 두어 가르치고, 직유·은유·비유·풍자와 같은 다양한 서술 방식도 함께 지도한다. 다섯째, 글 전체의 요지를 포괄하는 결론 문장은 독자들에게 귀감이 되거나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은 문장이어야 한다. 유명인의 말이나 속담 등을 인용한다. 짧으면서도 교훈적인 결론 문장을 직접 만들면 더욱 좋다. 미국 사회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이해해야 한국 학생들이 에세이를 쓸 때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가치관의 차이’이다. 영어 에세이는 미국 사회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에 따라 써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미국 에세이 채점관들은 변화를 추구하고 도전적인 정신이 담긴 글에 높은 점수를 준다. 보편적인 가치관에 도전하는 주장이라도 그것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된다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콜럼버스는 위대한 사람이다”라는 주장보다는 “콜럼버스는 위인이 아니다”라며 기존의 인식을 뒤집는 도전적인 글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또 이타주의적 가치관과 사회적 리더십을 담은 에세이를 써야 한다. 김씨는 “미국이 개인주의적 사회라고 하지만, 실상은 개인 못지않게 ‘사회’를 중시한다”며 “개인주의보다 ‘내가 사회를 위해 무엇을 헌신할 수 있는가’가 담긴 에세이에 높은 점수를 매긴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