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권은 쓰고, 한 권은 읽게 만든 시의 성찬 ★
★ 초기본을 초판본 순서에 맞게 현대어를 재편집 ★
★ 쓰기 편하고 자연스럽게 펼쳐지도록 만든 필사용 제본 ★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필사란 타인의 마음, 생각, 감정 등을 따라 소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성찰과 변화의 울림이 길잡이별처럼 빛을 발하는 윤동주 시 ‘필사’에 있다
불의한 권력이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세상 속에서도 윤동주의 시는 길잡이를 해 주는 별처럼 계속해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는 이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의 괴로움은 현실 안주가 아니라, 피하고 싶은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자신의 내면을 끝까지 치열하게 바라보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과정이었다.
그로부터 비롯한 윤동주의 자괴감과 성찰은, 어쩌면 일상살이에 치어 힘들어하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는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조선인은 동등한 인간으로서 취급되지 못하고 조선인의 목숨은 짐승만도 못하게 취급되던 시대에, 연약함의 상징과도 같았을 ‘시’를 쓸 수밖에 없던 ‘시인’ 윤동주의 외로움은 어떠했을 것인가.
시대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그대로 느끼던 윤동주의 시를 필사한다는 것은 자기 정화와 내면을 돌아보는 역할을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단순한 마음의 안정에서부터 자신에 대한 성찰, 위로와 치유, 삶에 대한 영감과 지혜까지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좋은 글을 필사하게 되면 문학작품을 쉽게 훑고 지나가거나 도식적인 해석을 하지 않게 됨으로써, 창작의 상태와 창작자의 마음을 읽는 안목이 키워진다. 윤동주의 순수와 계산 없는 사랑의 감정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고 자신을 변모하는 변함없는 디딤돌로서의 역할을 해 준다.
지은이 소개
윤동주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 명동촌에서 아버지 윤영석과 어머니 김용 사이의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명동소학교, 은진중학교를 거쳐 평양의 숭실중학교로 편입하였으나 신사참배 거부 사건으로 폐교 조치되자, 광명중학교를 졸업하고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하였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릿쿄(立敎)대학 영문과에 입학하였다가 교토의 도시샤(同志社)대학 영문과로 편입하였다.
15세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연길에서 발행되던 『가톨릭소년』에 여러 편의 동시를 발표하고 그 외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에도 시를 발표하였으며, 문예지 『새명동』 발간에도 참여하였다. 대학 시절 틈틈이 쓴 시 19편을 골라 시집을 발간하고자 하였으나 그의 신변을 염려한 스승과 벗들의 만류로 뜻을 보류하였다.
1943년 독립운동을 모의한 사상범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징역 2년 형을 선고받는다. 1945년 2월 16일 광복을 여섯 달 앞두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하여 고향 용정에 묻혔다. 일제의 생체 실험 주사에 따른 희생으로 추정될 뿐 지금까지도 그의 죽음에 대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1948년 유고 31편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간행되었고, 1968년에는 연세대학교 내에 그의 시비(詩碑)가 세워졌다.
출판사 서평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괴로워했다
우리 말과 글의 사용이 금지된 시대에도 윤동주는 우리 글 사용을 놓지 않았으며, 1941년에는 우리 글로 된 시집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출간할 계획까지 하였다. 일제의 탄압이 극에 달하던 이때 제자의 신변을 염려한 스승 이양하 교수와 벗들의 반대로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윤동주는 순교자와 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시와 삶을 일치시키는 길을 걸어 나가고자 했다.
이처럼 그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고자 하며 순결한 영혼이기를 바랐으나, 현실 앞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었고 자신의 모순을 바라보며 괴로워해야 했다. 연희전문학교 졸업 뒤 일본 유학을 준비하며 창씨개명을 선택한 일로, 섬세한 그의 영혼에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이 깊이 새겨진 것이다.
또한 일본 유학 시절 초기 향수병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교토의 도시샤대학으로 편입한 이후에는 조국에서 느껴 보지 못한 자유로운 학풍을 즐기는 동시에 죄책감이라는 양가감정에 시달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과 민족문화의 수호를 선동했다는 죄명으로 2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힌 뒤에는 자신의 시를 일본어로 옮기며 굴욕감을 맛봐야 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적 간극 사이에서 뼈에 사무치는 아픔을 겪어 낸 윤동주의 시들은 점차 묵직하고 단호해진다. 그러면서도 맑은 영혼과 사랑의 심장을 가진 윤동주는, 불의를 묵인하고 그 불의에 발을 담그는 처세를 따라야만 하는가 하는 갈림길에서 괴로워하는 지금의 소시민들의 마음을 따듯하게 어루만져 준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탄생
윤동주가 태어날 당시 그의 집안은 북간도 명동촌에서 벼농사를 하는 몇 집 가운데 하나로 넉넉한 가세를 자랑하였다. 또 그 주변에는 과일나무 가득한 과수원이 딸린 큰 기와집에 그 맞은편으로는 교회당이 보이는 등 윤동주는 평화로운 전원에서 부족함 없이 성장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북경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교편을 잡는 등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동갑내기 고종사촌 송몽규를 비롯한 몇몇 친구들의 문학적 역량도 컸던 덕택에 윤동주 역시 지적인 양분을 원하는 대로 채우고 성장시키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거기에 더해 외삼촌 김약연이 북간도 최초의 한인자치단체 간민회 회장을 역임한 일과 민족 교육의 거점지이던 명동학교에서 수많은 민족 지사들이 배출되며 윤동주의 민족의식 체화에 바탕이 되었고, 은진중학교의 명희조 선생은 치열한 역사의식과 불굴의 독립 의지를 깨우쳐 주었으며, 연희전문학교의 스승들은 민족문화의 소중함을 재확인하고 우리말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 주었다.
하나 더 윤동주의 성장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독교의 영향이다. 그의 조부 때부터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나누고 베풀며 이웃을 사랑하는 정신은 윤동주에게 극히 당연한 일로써 새겨졌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과 풍요로운 가정, 지적 성장이 가능한 주변 환경, 기독교 신앙, 민족주의가 어우러진 토양 속에서 자라난 시인 윤동주는 깨끗한 마음과 주변을 염려하는 사랑을 절대 버리지 못하였다. 그것 자체가 윤동주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차례
시작하며
서시
제1부
자화상
소년
눈오는 지도
돌아와 보는 밤
병원
새로운 길
간판없는 거리
태초의 아침
또 태초의 아침
새벽이 올 때까지
무서운 시간
십자가
바람이 불어
슬픈 족속
눈 감고 간다
또 다른 고향
길
별 헤는 밤
제2부
흰 그림자
사랑스런 추억
흐르는 거리
쉽게 씌어진 시
봄
제3부
참회록
간
위로
팔복
못 자는 밤
달같이
고추밭
아우의 인상화
사랑의 전당
이적
비오는 밤
산골물
유언
창
바다
비로봉
산협의 오후
명상
소낙비
한난계
풍경
달밤
장
밤
황혼이 바다가 되어
아침
빨래
꿈은 깨어지고
산림
이런 날
산상
양지쪽
닭
가슴 1
가슴 2
비둘기
황혼
남쪽 하늘
창공
거리에서
삶과 죽음
초 한 대
제4부
산울림
해바라기 얼골
귀뜨라미와 나와
애기의 새벽
햇빛·바람
반디불
둘 다
거짓부리
눈
참새
버선 본
편지
봄
무얼 먹구 사나
굴뚝
햇비
빗자루
기왓장 내외
오줌싸개 지도
병아리
조개껍질
겨울
제5부
트루게네프의 언덕
달을 쏘다
별똥 떨어진 데
화원에 꽂이 핀다
종시
윤동주 연보
책 속 한 문장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延長)이옵기에 ―
이제 창(窓)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 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던 길이 그대로 비 속에 젖어 있사옵니다.
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면 마음 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思想)이 능금처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 돌아와 보는 밤
살구나무 그늘로 얼골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내려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어 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어 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꼽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그 자리에 누워본다. - 병원
쫓아오던 햇빛인데 / 지금 교회당 꼭대기 /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 들려오지 않는데, /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 처럼 /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목아지를 드리우고 /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십자가(十字架)
잃어 버렸습니다. /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 길게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어 /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어 /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 담 저쪽에 내가 남어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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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스크랩 완료] http://blog.daum.net/hyejung114/988
필사..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 입니다. 일전에 독서클럽 회원 한분이 좋은 책이라 필사하였다는 말을 듣고 나도 언젠가는 해봐야겠다 했었는데..
이처럼 뜻 깊은 기회를 맞이하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그것도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 아끼지 않았던 윤동주 시인의 시를 필사한다면.. 정말 뜻깊은 체험이 될 것 같습니다.
한 권은 읽고, 한 권은 쓸 수 있는 시... 그 놀라운 기분을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19 16:01
[스크랩완료] http://blog.daum.net/misyzang/7848952
세월이 흘러도 윤동주 시인의 글은 언제 읽어도 가슴을 적셔 주는 감동이 있습니다. 항상 읽기만 했었는데 직접 필사할 수 있는 책이 있어서 또 다른 감동과 힐링의 시간이 되리라 기대하며 신청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19 16:11
http://blog.daum.net/pmhil3927hanmilnet 기회가 되면 좋은시를 읽고 필사한번 해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오네요 윤동주시인의 시를 필사해보고 싶습니다
[책 수령 완료]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19 23:22
[스크랩 완료]http://m.cafe.daum.net/liveinbook/Rst/4120?sns=url&svc=sns필사를 하면, 읽고 쓰면서 마음에 새길 수 있고 그리고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 갔읍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20 17:56
http://blog.daum.net/mamidang/41
요즘 동주바람이 불어서 영화 동주를 보고, 오는길에 서점에 들러 시집을 사야겠다.. 막연히 생각했는데 필사책도 나왔네요. 필사는 필사대로 시집은 시집대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함께 소장할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시 한편 한편 필사해 나가며 동주바람에 함께 하고 싶어서 신청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21 10:44
[스크랩완료] http://blog.daum.net/4goodlife/12883432
분주하게 살아간다는 이유로 어느 순간부터 시집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필사'라는 독특한 방법을 겸해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만날 수 있게되니 감회가 새롭네요. 잘 읽고, 좋은 리뷰로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24 22:43
[스크랩완료] http://blog.daum.net/pinkhanbi/276
시집에 대한 새로운 접근입니다.. 윤동주님의 시집을 읽은 적은 있지만 필사하며 시를 읽는다는 독특한 방법으로 새로운 감흥으로 다시 느끼고 싶어서 신청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22 08:59
http://blog.daum.net/khr0937/18331876
시를 쓰는것도 어렵지만 읽는것도 어렵다. 너무 많은 뜻을 내포되어 있는 시들이 많다보니
내가 읽고 느끼는것 말고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열대우림같은 느낌이 든다.
입으로 중얼거리며, 또는 손을 쓰면서 시를 느끼고 즐기겠습니다. 신청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22 10:36
[스크랩완료]http://blog.daum.net/seoje0520/53
영화가 입소문을 타면서 문학계에서도 당분간 동주열풍이 불 것 같네요. 이렇게라도 시가 다시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다는게 기분 좋은 요즘입니다. 순수문학이 점점 갈 곳을 잃고 예전처럼 시집을 손에 들고 다니는 분들을 보기 힘든 요즘에 책소개 프로그램이나 방송에서 시집을 소개해줄때면 저도 가끔 책장에서 예전에 읽던 시집을 꺼내들어보곤 한답니다. 시대의 시인의 영혼이 담긴 글들을 필사하며 잃어가는 감성을 되살리고 싶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2.23 13:22
[스크랩완료]http://blog.daum.net/godbean/6010479 중학교시절 제가 가장 좋아했던 시인이 이상과 윤동주였습니다. 이 두 시인에게 빠져서 매일까지 시를 읽고 분석하고 시를 쓰면서 작사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내가 그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 그리고 친구와 함께 시인의 피 라는 동아리고 만들고 운영했었을 때가 엇그제 같네요.하루에도 몇번이나 시를 읽고 그 느낌을 공유했을 때 그 쾌감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네요.. 벌써 그때가 15년 이상되었네요.. 삶에 찌들어 치열한 사회에 찌들어 그떄의 순수하고 맑은 영혼은 읽었지만 다시금 시한자한자 필사를 하면서 그때의 기억과 현재 제가 느끼는 감정을 교차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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