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국제신문 주최 바다 하프마라톤 대회가
금일(5월18일) 9시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에서
개최되었다.
어제 동네 인근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서너 게임을 한 후
동료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맥주 몇 병을 비웠더니
아침에 아랫 배가 쌀쌀하게 아파 와 화장실을 부리나케 다녀야 했다.
9시부터 출발하므로 7시40분경 차를 몰고 일찍 다대포로 향했다.
8시10분경 도착했더니 인근 주차장에는 차들로 빽빽하게 들어찼고
해수욕장 넓은 광장에는 이미 많은 마라토너들이 와서
삼삼오오 그룹으로 저마다 몸을 풀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주최측에서 참가자들에게 출발전 몸을 충분히 풀어야 한다며
스트레칭을 진행하였다. 진두 지휘는 국가대표마라토너들을 지도하고 있는
조명학씨가 맡았다.
준비운동이 끝나자 하프코스 참가자들 부터 출발지점으로 이동하였다.
VIP 국제신문 사장, 부산시장, 교육감 등 소개가 있은 후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5, 4, 3, 2, 1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7천여 건각들이 일제히 고함을 지르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전방공중에선 헬리콥터가 취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날씨는 구름이 약간 끼어 있었으나
마라톤 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아스팔트 위를 계속 뛰어가니
땀이 비오듯 흘러 내렸다.
낙동강 강변 도로를 꽉 메운 마라토너들이
건강하게 뛰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무리 속에서 자신도 뛰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발을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이었다.
뛰는 사람들 가운데는 외국인도 있었고,
가사를 입고 뛰는 스님도 있었고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뚝 거리며 뛰는 의지의 한국인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개인적으로 참가한 사람들도 있었고
마라톤 동호회 소속 그룹으로 참가한 사람들도 많았다.
내 옆에서 눈에 띄이는 참가그룹을 보면
막달리자, 서면마라톤클럽,구덕 마라톤 클럽, 동부산클럽,KT, 교사 마라톤클럽,
효원마라톤클럽,온천천클럽,태종대,부산대교수클럽, 한라에서 백두까지,
마사모,뜀박질클럽,부산변호사회,특수구조대,우체국텍배 등등........
그 중에는 유머스런 이름도 있었다.
하구언 다리를 건너 명지에서 반환점을 돌아서니
이제야 돌아가는구나 싶은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낙동강 다리 위에서 다대포쪽을 바라보니
을숙도 다리 공사 기둥들이 강하구에 까마득히 멀리 보였다.
반환점을 돌아 하구언 다리를 지날쯤
머리가 반짝반짝 윤이나고 투명한 두루마기 가사를 입은 스님이
나를 앞질러 나아갔다.
가사 속의 내의 등쪽에는 "주선일미(走禪一味) 최 00"라고 적혀 있었다.
긴 가사 자락을 펄럭이며 질주하는 모습을 보니 마치 축지법을 쓰는 도사처럼 보였다.
골인지점이 가까워질수록 기력은 점차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뒤에 따라오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앞질러 갔다.
나이 탓이라 생각하고 무리하지 않으리라 자신을 위로 하였다.
기록은 욕심을 내지 않기로 하고 일단 완주만 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최초로 걷는 사람이 생긴 것은 출발지점에서 약 3km 지점에서였다.
도중에 곳곳에 음료수를 비치하여 목을 축이도록 하였으나
반환점을 지나서부턴 걷는 사람이 제법 눈에 띄게 많아졌다.
드디어 골인 지점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1 Km를 앞두고 젖먹던 힘까지 쏟아부어
골인 지점을 향해 뛰었다.
길가엔 많은 구경꾼들이 모여
완주하고 있는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있었다.
오늘 대회에는 하프코스, 10km, 5 km가 있었으며
완주한 참가자중에 한사람은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간 사람도 있었다.
마담은 하프코스를 달렸는데 소요시간은 2시간 7분 27초로 골인하였다.
알고보니 장삼입은 스님은 창원성주사 스님이고,
나와 줄곧 같이 뛰면서 옆구리에 찬 물통을 꺼내 마시던 건장한 외국여자는
2시간대를 마크했었고, 10km 코스에 출전한 미녀들도 많이 있었다.
첫댓글 뛰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창창하다
남교수님 하는게 많아 좋컸소^^ 언제 한번 마라톤 같이 합시다. 이번 10월 조선일보 주최 춘천국제마라톤 어떻소?
춘천코스가 좋아 한번 하고 싶었지요. 부산에서는 거리가 다소 멀어 좀 불편하지만 황장군이 가신다면 한번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