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의 인정(人情)-우거지 얼큰탕
1,500원 하는 국밥 한 그릇에는 정이 듬뿍
종로에 소문난 추어탕집이 있다.
(구)허리우드 극장 건물 옆 뼈다귀
탕 집들을 지나면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거리는 국밥집이 나온다.
가게 앞에 있는 커다란 솥에서는 일년
열 두 달 쉬지 않고 우거지 얼큰탕이 펄
펄 끓고 있다.
간판은 '소문난집 추어탕.
그러나 추어탕
은 팔지 않는다. 오래전에 추어탕을 팔
긴 했으나 지금은 우거지 얼큰탕 한 가
지만 있다.한때는 10,000원 가지면 둘이
서 영화 보고 나서 밥 먹고 커피까지 마
실 수 있었다. 이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밥값이 쌌다. 지금도 우거지
얼큰탕 한 그릇에 1,500원!
나무 원탁이 예닐곱 개 있는 가게 안에
는 인근의 할아버지들부터 직장인들.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참 다양한 손님들
이 국밥 한 그릇씩을 비우고 있다.
이집에서 체면은 금물이다.양보와 어울임의 미덕을 몰라서도 안 된다.
한 테이블에 따로 따로 온 손님 3명이서 합석은 다반사이고 연세 드신 손님들
이 식사 후 자기 그릇을 직접 치우시는 모습도 낮 설지가 않다.
아예 밖에서 들어오면서 얼큰탕 한 그릇을 들고 들어오는 손님들도 있다.
얼큰탕에 별 내용물은 없다.우거지 두부 한 두개 들어간 탕에
막 김치가 전부다. 그래도 식사시간이 따로 없는 듯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어선다.
1,500원 하는 국밥.부족 하면 더 갖다먹어도 된다.국밥 맛이
원래 손맛위에 따뜻한 정이 더해져야 하지 않은가
뭐.. 맛이야 반듯한 해장국 한 그릇을 따라 갈수는 없겠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밥을 파는 마음이 참 곱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음식을 대하면 참 고마운 집이고
이 집의 맛은 또 그런 따뜻한 정에서 나오지 않나 싶다.
펄펄 끓고 있는 우거지 얼큰탕
벽에는 '공기 밥 500원' 이라고 써 붙여져 있으나
더 갖다 먹어도 잘 챙겨 받지 않는 것 같다.
아마 오늘처럼 먹거리 풍성한 추석에도
먹을 게 없는 우리 이웃들.
그 곳에서 1,500원짜리 국밥 한 그릇과 소주 한잔으로
지친 삶을 달래며 위안을 삼고 있을 것이다.
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첫댓글 아...돼지국밥 한그릇하고와야겟다 ㅠㅠ
속이 편안하겠네요..
오늘 가야겠다
군제대하고 2002년인가 가서 친구 셋이서 먹었던게 생각나네요,,,ㅋㅋ 요즘에도 가끔 인사동 가면 아저씨들 쏘주한병끼고 국밥 잡수시고 계시던데,,ㅋㅋ
한국음식 먹고 싶어 죽겠다 진짜........
한국음식 매일 먹어서 죽겠다 진짜......
낙네익임 현실이었으면
으헐 맛있겠다
앜 맛있겠다
저거 처음에는 그냥 그런 맛 같아도 먹다보면 중독성 있습니다. 진짜 얼큰하고 시원하죠.
가봤는데 괜찮은곳 ㅋ
이런 사람이 있으니 따뜻하다..
나무판 아랫면에 청소를 잘하셔야 할 듯.... 가격도 싸고 시원해 보이는군요.
아무리맛집이라도 청결하지않으면 다시 발길이 가질않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