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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총동창회체육대회, A동문을 위한 조언
내 중학교 후배인 A동문에게, 내 선배로서 조언 한 마디 하네.
학교 선배로서의 조언이라기보다, 세상사를 좀 더 많이 겪은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이라고 생각하시게.
우리 모교인 문경중학교 교정에서,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고 개교 67주년을 기념해서, 총동창회 주최의 체육대회가 열렸던 그 날에, 내 마음에 담았던 사연을 바탕으로 한 조언일세.
여러 가지 사연이 많이 있었지만, 딱 세 가지만 짚고 넘어가려 하네.
첫 번째는 그 한 여름 땡볕에 모교 교정으로 몰려든 동문들의 그 발걸음에 내 감사하는 마음이고, 두 번째는 생각이 달라 내심으로는 서로 다투면서도 안 그런 척 하는 단상 명사들의 모습이고, 마지막 세 번째는 16회 동문으로 우리 총동창회를 애써 이끌어 가는 주대중 회장이 동문들에게 선물한 미화 2달러에 얽힌 사연일세.
첫 번째의 것일세.
한 여름 땡볕인데도 참 많은 동문들이 모교 교정으로 몰려들었네.
이날 행사를 진행한 28회 박시복 동문의 말에 의하면, 땡볕의 그 운동장에 나온 동문들만 400여 명이었고, 단상과 텐트, 그리고 나무그늘에 몰려 앉아 있던 동문들까지 합치면 700여 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 했네.
그만큼 동문들의 열기가 뜨거웠다는 이야기가 되는 걸세.
중요한 것은 끈끈한 우정으로 친구들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 하는 바로 그 마음가짐이었네.
그러니까, 하나하나 그 발걸음들은, 할 일 없어 몰려든 것이 아니며, TV니 냉장고니 자전거니 해서 주최 측에서 내건 경품에 혹해서 몰려든 싸구려 발걸음이 아니었다는 말일세.
그런데 하나 눈여겨 볼 풍경이 있었네.
내 이날 개회식에서 어쭙잖게도 주 회장으로부터 공로패라는 패를 하나 받게 되었는데, 그때 운동장 중앙 전면의 단상으로 오르면서 얼핏 운동장 쪽을 내려다 봤었네.
내가 그 패를 받는 것에 대해 동문들의 분위기 그 중에서도 특히 나와 같은 기수인 우리 13회 친구들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한 것이었네.
내심을 어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박수도 치고 함성도 지르고 하면서 축하해주는 분위기가 완연했네.
그때 내 눈에 덤으로 잡혀든 풍경이 있었는데, 바로 복어 배 같은 풍경이 그 운동장에 펼쳐져 있더란 말일세.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회부터 45회까지 기수별로 도열한 그 정렬이 그랬네.
마치 복어 배처럼 왼쪽 끝과 오른쪽 끝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가운데가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었네.
대충 봐서 그렇게 튀어나온 부분은 16회에서 23회에 이르는 동문들이었네.
동문들 참여의 진정성 적극성을 바로 그 풍경에서 읽을 수 있었네.
그 풍경에서 10기수쯤 더 오른쪽으로 치우친 곳에 A동문의 기수들이 앞으로 나란히 해서 정렬해 있었네.
그리 많다고는 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네.
아직은 세상사는 일이 바빠서 적극적인 참여가 어렵기도 하겠지만, 모교와 총동창회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내 바람이 있음을 전하네.
두 번째의 것일세.
이 사연은 선배들 비롯한 단상의 명사들 처신에 대해서 시시비비하는 것이어서, 말하기가 참 어렵기는 하지만, 평소 가까이 지내왔던 A동문만큼은 훗날에 그런 모습이어서는 안 되겠기에, 내 감히 조언을 아끼지 않기로 했네.
A동문은 이날 행사에서의 단상 분위기를 눈여겨봤는지 모르겠네만, 나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예민하게 챙겨봤던 것이 바로 그 단상 분위기였네.
그 단상에는 군데군데 빈자리가 좀 있기도 했던 예년의 행사와는 달리, 이날만큼은 꽉 차 있었네.
주대중 문경중학교 총동창회장에 김현태 문경중학교장에 고윤환 문경시장에 이한성 국회의원에 이응천 문경시의회의장 해서, 우리 고향땅 문경의 살림을 챙겨주고 있는 명사들과, 우리 문경중학교 1회에서부터 나와 같은 기수인 13회까지 단상을 가득 채우고 있었네.
그렇게 꽉 찬 단상의 주인공들이, 그 마음이 하나같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만, 그렇지 않았기에 내 마음이 참 아팠단 말일세.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우리 고향땅 문경의 마음이 가리가리 찢어져서, 선거 때만 되면 이웃끼리 친구끼리 서로 멱살잡이를 하고R,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밥 먹듯 고소를 하는 등, 온갖 작태를 부리던 우리들 고향 민심이었음을 A동문도 익히 알고 있으리라 믿네.
그랬던 우리 고향땅 민심이 고윤환 문경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그런대로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단 말일세.
우리 고향땅 문경 사람들의 서울 쪽 모임인 재경 향우회에 내분이 일어, 또 다시 우리들 존재의 원천인 고향땅 민심에까지 그 내분의 분위기가 파고드는 지경이 되어 버렸단 말일세.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는 갈등이 생긴 것일세.
바로 그 문제를 이날 단상의 주인공들도 다들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하고 그냥 넘어가고 있더란 말일세.
당당한 척 하지만, 하나 당당하지 않은 분위기가 일부 거기 있었네.
A동문도 먼 훗날 그 단상에 오르게 될 것일세.
그런 선배 기수가 되었을 때, A동문만큼은 처신을 떳떳하게 하고, 결코 하늘 우러러 부끄럼 없는 처신을 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일세.
그 단상에 오르기 전에도 마찬가지일세.
줏대 없이 휘둘려서는 안 되네.
마찬가지로 하늘 우러러 부끄러운 처신이 되기 때문일세.
마지막 세 번째의 것일세.
주대중 총동창회장이 한 일에 대한 사연일세.
이날 행사를 위해 참으로 애 많이 쓰신 분이시네.
지난해에 끝낼 회장 임기를, 아무도 나서서 하겠다고 하는 동문이 없어, 또 다시 한 해 더 떠맡아 이날 행사를 치르게 된 것이네.
그렇게 억지춘향이 식으로 맡았지만, 그래도 이날 행사를 치러내느라고 애 많이 쓰고, 많은 동문들에게 돌아갈 경품을 준비하느라고 애 많이 쓴 것은, 우리 동문들로부터 칭찬받아 마땅하네.
내 이렇게 주 회장의 애씀에 대해 이야기할라치면, A동문은 곧바로 이렇게 말하면서 내게 대들 것이 분명하네.
“아닙니다. 애 쓴 것 없습니다. 다 자기 자랑 하려고 한 것일 뿐입니다.”
A동문이 왜 그렇게 대드는지 내 그 사연을 모르지 않네.
행사가 있던 당일 밤 10시쯤 해서, A동문이 내게 전화를 해서 그 심중을 털어놨기 때문이지.
언성이 좀 높은 것으로 봐서, 취기에서 전화를 한 것 같았는데, 그때 그 전화 내용을 내 이렇게 요약해봤네.
“기 선배님! 저는 선배님을 존경합니다. 그래서 선배님에게 과연 이것이 옳은 짓인지 아닌지 하나 묻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오늘 주대중 총동창회장께서 동문들에게 미화 2달러짜리 하나씩을 나눠줬는데, 그게 옳은 일이냐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왕 나눠줄 것이면, 문경중학교 총동창회장 이름으로 해야지, 왜 함창중고등학교 이사장 이름으로 나눠주느냐는 것이지요.”
기억이 날는지 모르지만, A동문은 그때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30여 분이나 자기주장을 토로했었네.
사실 나도 그 돈을 받았네.
미화 2달러짜리인 그 돈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설명문까지 붙여놓고 있었네.
‘신비의 미화 2달러 지폐’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는데, 그 내용이 이랬네.
「미국 서부개척시절 노다지를 찾아 미지의 세계를 향한 여행을 떠날 때, 긴 여정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2라는 숫자를 좋아했으며, 이후 화폐단위에도 이를 포함하였으나 언제부턴가 지불수단으로서의 불편함으로, 사용하지 않고 몸에 지니거나 보관하기 시작해 시중에 흔치 않아 매우 신비로워졌습니다. 더욱이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60년대 ‘상류사회’라는 영화에 같이 출연했던 프랭크 시내트라로부터 2달러 지폐를 선물 받은 후 모나코왕국의 왕비가 되자 2달러 지폐가 행운을 가져 온다는 속설이 생겨났습니다. 이에 저희 학교법인 함창교육재단 함창중고등학교는 행운을 빌어 드리는 의미에서, 신비하고 희귀한 미화 2달러 지폐를 드리오니 기념으로 보관하시어 행운이 함께 하기를 빕니다.」
그렇게 행운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하기에, 나는 그 미화 2달러를 마침 이날로 내 고향 땽 문경 교촌에 내가 일구고 있는 ‘햇비 농원’에 저 엄마와 아빠와 함께 발걸음해 준 다섯 살짜리 내 사랑하는 손녀에게 선물로 전해줬었네.
일흔 나이를 바라보는 나보다는, 아직 미래가 창창한 손녀에게 행운이 있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이 있어서였지.
고맙다고 받는 손녀의 그 고사리 같은 손이 그리도 예쁠 수 없었네.
나는 그렇게 그 미화 2달러로 오순도순 우리 한 가족 기쁜 시간을 보냈었는데, A동문은 그 같은 시간에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생각의 세계를 펼쳐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네.
주 회장이 우리 문경중학교 동문들에게 그 미화 2달러짜리를 선물하면서, 왜 ‘학교법인 함창교육재단 이사장 주대중’명의로 했는지, 그 이유를 따져보고 답을 주겠다고 해서야, 내 겨우 A동문과의 전화 통화를 끝낼 수 있었네.
그 시간은, 이날 행사를 치르고 부리나케 서울로 달려가서, 아직 저녁도 먹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네.
동행했던 아내도 피곤해 하는 터라, 내 그렇게 전화 통화를 끝낼 수밖에 또 없었음을 이해하시게.
또 하나 이해해줘야 할 것이 있네.
내 그때 전화로 한 약속일세.
전화에서는 내가 직접 나서서 주 회장에게 그 연유를 따져보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아직까지 주 회장에게 따져 물어 보지도 않았고, 또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네.
우리 모교인 문경중학교 총동창회장을 연거푸 맡을 정도의 경륜이라면, 다 나름의 뜻이 있어 그리했으려니 생각이 되기 때문일세.
공연히 따져 물어, 그 애쓴 주 회장의 마음에 작은 생채기 하나라도 낼 생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네.
그리고 내 그 결과도 A동문에게 따로 알려줄 생각이 없네.
스스로 알아서 마음 달래가시게.
A동문에게 내 간곡히 당부하건데, 성급하지 마시게.
그리고 매사는 내부에서 조용히 해결해 나가는 것이 좋네.
세상사에는 의견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게 많네.
그럴 경우, 조용하게 상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네.
의견이 다르다고 바깥으로 튀어나가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은 것과 하나 다를 것이 없네.
끊임없이 그리고 화내지 않는 설득을 거친 설복이어야, 우리들 인간관계가 화목해지는 것일세.
아무리 어려워도 그리 하시게.
재경향우회에 새로이 갈등이 생기는 것도, 그 갈등을 빌미로 돌출 행동을 하는 것도, 다 마찬가지 맥락일세.
누군가를 몰아세우고, 그 몰아세우는 힘이 부족하다싶으니, 멋도 모르는 주위를 끌어들여 상대를 마구잡이식으로 밀쳐내는 그런 세 대결로는, 무엇 하나 얻을 수 없는, 그래서 결국은 파국으로만 치달을 뿐이라는 거네.
자중 하고, 좀 더 생각을 깊이 하시게.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뜻이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 곧 우리 문경중학교의 자랑스러운 동문인 고윤환 문경시장이, 오는 10월로 곧 다가오는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를 바로 코앞에 두고, 우리 고향땅 살림을 잘 감당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제발 그리 하세.
늘 건승하시고, 늘 복되심을, 내 빌어마지 않네.
-2015년 8월 20일 목요일 오전 7시부터 쓰기 시작해서, 오전 9시 30분에 끝맺음을 하네. 기원섭-
첫댓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영치기 영차!
문경중학교 총동문회의
무궁무진 발전을 위하여 화이팅!
늘 고생하시고
애쓰시는 모습에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