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는 설악산이 병풍처럼 둘러친 듯한 모양새다. 속초 어디에서도 설악산 울산바위를 볼 수 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장엄한 기개를 보여주는 근육질의 울산바위에 아침 인사를 하거나 해 뜨는 동해 바다에 서고 속초가 껴안고 있는 두 개의 자연호수를 만난다.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라는 자연의 선물을 잔뜩 들고 손짓하는 속초에서 석호인 청초호, 영랑호를 특별한 방법으로 즐겨보려한다.
두 개의 맑은 눈동자, '청초호', '영랑호'
청초호, 영랑호는 약 6천 년 전에 만들어진 석호이다. 본래 해안선이 육지 쪽으로 파여 들어간 바다였던 곳이 모래톱이 쌓여 점차 바다쪽 입구가 좁아져 만들어지는 자연 호수다.
바닷물의 유입이 줄어들고 민물화가 되고 있긴 하지만 담수호보다 풀랑크톤이 풍부하여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이런 풍부한 먹을거리때문에 철새들의 날아드는 곳이다.
속초항의 내항인 청초호는 둘레 5 km, 500톤 급의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깊은 호수이다. 속초시의 중심부에 위치해있다. 시내권이다보니 들썩거리고 에너지가 넘친다. 이에 반해 북쪽으로 2km 정도 떨어진 영랑호는 둘레 7.8km, 수심 8.5m로 청초호에 비해서는 야트막하게 느껴진다.
둘은 석호라는 형태를 지니지만 규모와 분위기가 차이가 있다. 그 둘을 즐기는 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청초호는 요트로, 영랑호는 스토리 자전거로 특별하게 석초의 자연호수를 마음껏 즐겨보자.
영랑호따라 스토리 자전거에서 느끼는 가을 바람
<삼국유사>에 신라의 화랑인 영랑이 발견하였다 하여 '영랑호(永郞湖)'라는 이름을 얻었다. 영랑, 술랑, 남랑, 안상은 신라때 화랑으로 강원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수련을 하였다고 한다. 이곳 영랑에 이르러 아름다운 경치에 빠져 무술대화에 참가하는 것도 잊고 오래 머물렀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딱 유람하기 좋은 호수, 걷기 좋은 호숫길이다. 최근에 영랑호를 가로지르는 부교인 영랑호수윗길이 개통되어 핫플로 나아가는 중이다.
영랑호는 담수화가 많이 진행되어 고성, 속초 산불 당시 이 곳의 물을 퍼다가 화재를 진압하였다고 한다. 주변에 화재로 인한 흔적이 남아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인다.
스토리자전거는 문화해설사가 자전거를 운전하여 호숫가를 도는 체험이다. 운전석 뒤에는 두 명이 탑승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라면 세 명까지 가능하다. 전기자전거이기 때문에 페달의 힘이 아닌 전기 동력에 의해 움직인다. 연륜이 묻어나는 해설을 들으며 영랑호를 따라 유유자적이다. 호수 주변을 다 도는 데는 약 50분 정도 잡는다. 누구보다 영랑호를 사랑하고 속속들이 알고 있는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영랑호를 만나는 시간에 속초가 좀더 가깝게 느껴진다.
오붓한 데이트를 원한다면 해설 없이 호숫가를 한 바퀴 돌 수도 있다. 해설은 원하는 사람에게만 해준다. 해설을 듣던 안 듣던 한 바퀴 도는 비용은 2인 기준 40,000원이다. 스토리자전거가 아니더라도 자전거 또는 전동스쿠터를 대여해서 영랑호를 가을 바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 놓치지 말자.
한겨울에도 푸르른 히말라야시다(일본개잎갈나무) 숲길, 범바위, 호수를 가로지르는 흔들다리, 청룡과 황룡 조형물을 비롯 영랑호의 자연과 문화와 함께 하는 자전거여행이다. 스토리자전거라만으로 영랑호가 아쉽다 싶다면 범의 형상을 닮았다는 범바위에 올라 영랑호를 내려다보아도 좋다.
범바위는 속초 8경 중에 2경으로 멀리서 보면 웅장함이 올라서면 매끈 바위 절벽의 아슬아슬함이 느껴진다. 영랑호 전체와 설악산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은 바다와 연결되는 물길이 있는 곳이다. 한창 전망대 데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호수 둘레길 뿐만 아니라 주변에 보광사와 미니골프장을 둘러보아도 좋다.
영랑호스토리자전거(영랑체험사업단)
강원 속초시 영랑호반길 140-1
☎ 033-637-7009
운영시간 10:00 ~ 18:00 / 10:00~16시(12월 ~ 2월)
A코스 : 보광사. 충혼비(3.5km, 30분) 30,000원(2인기준)
B코스 : 영랑호 둘레길(8km, 50분) 40,000원(2인기준)
청초호와 조도, 럭셔리 요트를 타고 바다로~
속초시내권인 청초호(靑草湖)는 개발이 많이 이뤄져서 자연스러운 맛은 없다. 주변에 건물들이 즐비하다.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해서 청초호 주변에 숙소를 정했다면 야간 산책을 나와도 좋다. 청초호는 영랑호와는 다른 현대적인 멋이 있다. 청초호에서는 호수를 미끄러지듯 유영하며 시내의 스카이라인 너머 설악산 스카이라인까지 한눈에 담고 바다로 항해를 나가는 요트체험을 해보길 추천한다.
입구에는 아이들이 딱 좋아할만한 동물 조형물이 있어 사진 찍기 좋다. 배를 타는 체험이기 때문에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구명조끼를 입고 요트를 타러 간다. 청초호는 석호라서 잔잔하지만 바다가 심상치 않은데 요트를 탈 수 있을까 걱정하였는데 웬만한 파도에는 뒤집어지지 않는다는 선장님의 말씀을 믿고 출항~ 분위기 있고 럭셔리한 요트투어로 청초호에서 출발하여 설악대교를 통과하여 새들의 섬인 조도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너른 바다를 향해 두팔을 벌려 바람을 느낀다. 빨간색의 설악대교 아래를 아슬아슬하게 요트의 돛대가 통과하는 것이 신기하다. 바다로 나오자마자 요동치는 파도를 만난다. 무서움이 덜컥 느껴지지만 어느덧 바닷바람을 즐기는 함께 탄 이들의 여유를 느끼며 어느덧 흔들리는 바다를 즐기게 된다. 날씨가 좋은 날이든 그렇지 않은 날이든 출항을 하면 잊지 못할 특별한 경험을 느낄 수 있다. 해가 질 무렵 승선하면 근사한 분위기의 노을 지는 바다를 만날 수 있으니 참고하길.
청초호 코마린 요트
강원 속초시 엑스포로 10-29
☎ 033-637-4609
운영시간 09:00 ~18:00
A코스 20,000원(대인) / 14,000원(소인)
B코스 36,000원(대인) / 24,000원(소인) 최소승선인원 4명
단독투어, 요트 렌탈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