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사무소에 볼 일이 있어 들렀다.
대기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가 문득 직원과의 사이에 설치된 책상 앞에 둔 투명 칸막이가 눈에 들어왔다.
내 키보다 훨씬 높은 칸막이였다.
코로나19 경보가 하향단계로 조정되었음에도 그대로 두고 있다.
어쨌거나 부러웠다.
학교 보건교사는 어린 사람들이 아프다고 몰려들어 한 덩어리로 뭉쳐서 일하는데, 번호표도 칸막이도 어떤 보호장치도 없다.
올해 3월, 4월 어떻게 어떻게 넘겼는데, 9월 하반기 부터 10월, 11월, 12월 어떻게 지날까 누구도 말이 없는데 실제 걱정이 크다..
조짐이 있었지만, 그래도 순식간에 어떻게 학교가 병원이 되었다.
우연히, 우연히 지금까지는 실제 접하지 못한 질병들을 첫 눈에 딱딱 알아보고 대처할 수 있었는지 이젠 자신도 없다.
기흉, 심장판막증, 수두, 헤르페스 2형, ... 그러나 바이러스 질환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주 영찬이는 저혈당증(330mg/DL) schok으로 119에 실려갔다.
우리학교에 당뇨가 없는 것으로 알았는데...., 영찬이 학생은 벌써 전부터 당뇨로 군특도 빠졌다는 것이다.
정말 학교 소통방식은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영찬이 퇴원 날, 병원가서 추후돌봄에 대해 꼭 듣고 싶어 알려달라고 했는데 담임선생님 대답이 시큰둥하더니 어느새 퇴원했다..
4년여 신경정신과 병동 간호사 경험도 가물가물한데, 내과질환 당뇨 학생 케어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영찬이는 대화 자체가 어렵고 내 수업중에 조는 학생이 없는데, 영찬이는 고도비만인 상체를 구부려 늘 자고 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데 주양육자의 가정간호가 든든하다면 걱정이 크지 않겠지만, 영찬이는 상황이 아주 다르다.
어떻게 학교 학생이 매년 건강상태가 눈에 띄게 심각해지는지 문제가 심각한데 누가 말하는 사람이 없다.
한국 최고의 사립고, 특목고 보건실은 좀 낫겠지 싶어 물으니 그곳 선생님들은 아니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신과 질환, 위장장애 ... 심각하다는 것이다.
학생회장, 부회장들이 아버지 부재, 어려운 학생들로 특성화고라고 그런가 싶은데 대한민국 학교학생 건강문제가 씸각하다.
보건실이 취약한 학생, 문제아, 아픈 학생으로 최전선에서 위기와 위험을 인지하는 경보기이지만 소통채널이 없다.
스포츠 대진 모형의 승자승 의사소통 모델은 서로 소통하지 않도록 벽막이로 친절하게 학교불통의 방향지시등 이다.
위기소통(Risk commnication)까진 아니어도, 소통(communication) 관련 학회도 없고 현장에서 이의 중요성을 깨친 자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