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광주 북성중 일고를 나왔습니다. 지금의 광주 청소년들도 세월호 때 이야길 들으니 학교에서
박근혜 비판하며 많은 토론을 했다더군요. 실제로 유가족들이 사건이 잊혀지지 않게 하려고 안산
에서 목포까지 도보로 행진했는데 전라북도 딱 넘어오니 분위기가 확 바꼈다는 간증을 하셨습니
다. 익산인가 어디 여고생들이 환영의 합창인가 뭔가 이벤트도 해줬다고 하죠. 전북 들어오기 바
로 전까지도 시민들의 야유가 있었는데 전라도 넘어오니 딴 세상에 들어온 것 같다고 하셨죠.
다른 지역은 모르겠으나 저는 중고등학교 내내 정치적 대화가 아주 일상적인 소재였습니다. 선생
님들도 자주 하셨고 학생들끼리도 흔하게 정치적 대화를 나눴죠. 그러다 서울 갔더니 진짜 이상
할만큼 정치 이야길 젊은 대학생들도 거의 안 하더군요. 데모하는 애들도 너무 평이한 소재를 자
연스럽게 꺼냅니다. 어젯 밤 본 예능프로그램 같은 거요.
이명박 때 광우병 촛불 지난 탄핵촛불 때 나온 많은 소리가 "언론이 구라친다는 거 처음 알았다"
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허나 호남인들은 언론을 걸러 읽는 건 상식 중의 상식이었습니다. 좀 다
른 말이지만 몇 년 전부터 유행하던 식도락도 호남에선 아주 오랜 취미죠. 남의 결혼식 장례식
갔다가 신랑신부 어떻더라는 이야기 보다 음식평이 대부분인 문화였죠. 맛집 투어는 호남문화
의 기본 장르였습니다. 만나면 정치야그하고 어느 식당 갔더니 대박이더라... 요새 무슨 음식이
유행이라더라... 어딜 갔더니 김치를 사다 쓴다네? 친구가 봤어~ 그런데 오히려 맛집 찾아다니는
문화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는데 오히려 광주는 이 붐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우리 카페에 계시는
호남분들도 비슷하시겠지만 젊을 때 식도락에 빠져 봤기 때문에 그거 다 부질없는 짓이란 걸
조기에 털고 나오셨겠죠. 저는 비싼 레스토랑에 몇 번 가 보고선 "머여 돈지랄 하니 겁나게 맛나
잖여~"를 깨닳고 지금은 그냥 밥에 물말아 김치 얹어 먹습니다. 20대 때만 하더라도 계란 후라
이는 극혐이었죠. 하다 못 해 지단이라도 부쳐야지 ㅡㅡ
정치인 덕질 호남인들 만큼 광적으로 한 사람들이 있을까요? 호남인 전체가 김대중 오덕들이었
으니까요. 허나 김대중 대통령이 된 직후부터 김대중 대통령 빠는 짓 싹 멈춥니다. 물론 호남도
지역색이 짙으니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당 찍긴 했습니다만 찍어놓고서도 이게 먼
짓이여 곧바로 정신차렸죠.
문팬이란 카페는 닉 옆에 지역을 표기합니다. 핸드폰 인증하고 가입하는 곳이니 지역표기가 거
의 100프로 맞겠죠. 제 기억에 문팬에서 똥파리짓 하는 호남인은 딱 한 명 뿐이었습니다. 여수
던가 사는 분이었죠. 문팬서 쓸데없는 잡담 친목질 글 빼고 뭔 소린지 모르는 극단적인 짧은 글
쓰는 분 빼고 카페 정체성에 맞는 글 쓰는 사람들 상당수가 호남인이었음에도 똥파리짓에 이상
할 정도로 가담한 사람이 없던 것입니다. 참 우연치곤 이상하나 사실 당연한 겁니다.
똥파리들이 하는 내부분탕질 8,90년대 내내 싹 지켜봤으니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로 당선
된 경선 때 한화갑이 자기 관상이 좋다니 호남 적통이라니 김대중 계열이라니 헛소릴 하니까
바로 노무현으로 갈아타잖아요? 광주 전대서 승리하고 나니 민주당 당원 주류가 호남이라 연이
어 다른 경선 때 연승을 이어갔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당선되자마자 호남인들 상당수는 "인자
대구처럼 호남 키워주겠지?" 솔직히 기대했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 대구가면 톨게이트 지나
정말 끝도 없이 넓은 공장지대를 구경하고서야 시내에 들어간 걸 봤으니까요. 광주 톨게이트
지나면 민속박물관 보고 끝 ㅡㅡ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이 호남철도 복선화 시키는 것까지고도
야당이 지랄염병 떠는 것을 보고선 "아마 김대중도 호남에 뭘 주긴 힘들 거여"실망하고선 툴툴
정치인으로 호남이 무슨 덕보려 한 건 아니란 사실을 금세 자각합니다.
똥파리들이 지금 정치인 줄세우는 짓 호남사람들은 진작 다 경험하고 누가 김대중이랑 가깝다
헛소리 하면 바로 관심 꺼버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오는 후보들 마다 김대중이랑 친하다고 간
증하니 그런 커리어는 아예 검증조건으로도 관심을 살 수 없는 것이죠.
많은 호남인들은 이재명을 좋아합니다. 그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국에서 제일 많은 표를 준
사람들입니다. 감히 어디서 문재인 대통령 이름팔아 이재명 혐오몰이를 합니까? 정치에 이제 막
관심 가진 풋내기 지지자들이나 그런 되도 않는 짓을 하는 거죠. 오늘 똥파리 업계 메인 스트림
구경하고 오니 역시나 손석희 까더군요. "니가 되도 않는 미투로 안희정 저격했잖아?" 안희정을
똥파리들이 좋아서 거론하겠습니까? 손석희 싫으니 어찌됐건 불륜사실은 있는 안희정까지 끌고
가서 논리를 구성하는 것이겠죠. 아니 그럼 바람도 안 핀 김부선 사건으로 아직도 낙지사라고
욕하고 다니는 똥파리들은 도대체 머리 속에 뭐가 차 있는 걸까요?
아니 신도시 계발하면서 비리에 연루된 정치인들 쎄고 쎘는데, 계발이익 시에 환수한 금액을 갖
고 남들이 보면 무슨 대단한 비자금이라도 챙긴 사람 몰듯 법으로까지 끌고 가니 생태계에 많은
기여를 하는 똥파리가 아니라 그냥 대가리가 똥인 거죠. 호남인들은 정치인 지들끼리 이슈를 개
발해서 이전투구 하는 거 평생을 봤기 때문에 "비리가 없음 좋은 정치인 아녀? 끝"
제가 MBC 최승호가 가도 안 되더란 글 쓰니 자신은 MBC뉴스만 본다는 댓 주신 분도 계시고
젠재 카페지기는 제가 조선일보는 최소한 정치적 기사만 빼면 가장 좋은 신문이다고 하니 저한
테 "조선일보에 너무 빠지진 마세요"라는 되도 않는 충고씩이나 하더군요. SBS가 부시 때 이라
크 외교관 인터뷰 내보내며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까는 방송했단 이야길 제가 왜 했을까요?
정치에 오래 관심을 갖고 산 호남인들은 기본적으로 언론을 의심하고 정치인들을 누구 편이네
로 지지하는 습성을 덜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SBS 부시 비판은 언론으로 용기있는 모습이라
칭찬하고 손혜원한테 되도 않는 비판하는 건 쓰레기 언론의 모습이 나온 거고 조선일보는 선진
국의 최신 문물을 가장 발빠르게 소개하고 MBC광주 목포 지역사는 5.18 때 시민군한테 화형식
을 당해봤으니 대장 서울 MBC와 딴 의견을 자유롭게 내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지역 소규모 언론사는 지자체와 공생하며 소득을 올리기 때문에 지역 신문사가 까는 지자체장
은 나름 일을 잘 하는 것이고요. 전국 거의 모든 지자체 마다 지역 신문사와 소송 몇 개씩은 걸
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들이 정부부처 기자실에 상주하면서 공무원의 정책을 민간
사업자한테 중개하는 돈벌이 하는 짓 못 하게 막은 이후 경상도 지자체에서도 노무현 싫어하는
시장군수들도 언론한테 시달리기 싫으니 노무현의 브리핑 제도 거의 다 받아들였죠.
성남일보가 이재명 까는 이유... 호남사람들은 이미 오래 전에 다 경험한 것들입니다. 호남지역
언론환경도 건설족들이 갖고 있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이재명 우호기사를 뜬금없이 부산일보
에선가 내놓곤 합니다. 지역적 이해관계가 없으니 가능한 것이죠.
호남인들이 무슨 다른 지역보다 잘나서가 아니라 이미 수 십년을 정치에 일상적으로 관심갖고
언론을 걸러 읽고 정치인들 이합집산을 경험하면서... 이긴 놈이 우리편. 약간의 비난을 받더라
도 실체가 없으면 우리편이니 공격받는 겨. 무슨 투기를 대놓고 자랑하고 다니고 낙후된 지역에
선투자하는 방법으로 한다는 겨? 다 이미 지겹게 겪어 봤던 일이니 똥파리 분탕질도 쉽게 이해
가 가능한 겁니다.
저 20대 초에 안티조선 선배들이 스티커 주면서 붙이고 다니라고 해서 차마 도시미관 훼손하는
거라 붙이진 않았지만, 그 때도 나한테 스티커 준 쪼무레기 선배는 조선일보는 물론 한겨레도 않
읽었지만 선배한테 안티조선 스티커 배포시킨 시민단체 대가리들은 다 조선일보 읽고 살았습니
다. 조선일보는 최소한 손혜원의원과 작업한 작가와 만나긴 했다는 신뢰는 있는 언론사죠. 다른
언론사는 누구누구 취재 결과다는 내용 자체가 없는 일 파다합니다. 하다 못 해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 이재명 조폭과 관련 됐다는 씬에 들어간 익명의 제보자 인터뷰 화면은 오래 전에 방송에 내
보낸 테이프였잖아요?
초등학교는 상무초등학교를 나왔습니다. 학교 이름에 벌써 상무가 들어가잖아요. 바로 상무대라
는 군부대 인근의 학교였기 때문이죠. 학생 절반이 군인의 자녀였습니다. 그런데 초4 전두환 때
담임이 부모님한테 광주사태가 뭔지 알아 오라는 숙제를 내줬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학살범들을
알았음에도 초딩 6년간 농협에 넣은 적금 20만원인가 40만원인가를 노태우가 평화의 댐 만든다
고 말하니 그거 홀라당 갖다 바쳤습니다. 5,6년 후 흙더미만 쌓아놓은 평화의 댐에 한국 조롱하
기 위해 일본 관광객이 간다는 소릴 듣고 멘붕도 경험했죠. 그러함에도 노태우가 북한자료 상당
수 해금시켜주니 감사한 마음으로 북한작가 소설도 읽고 도서관에 가서 정말로 북한 노동신문이
란 게 뭘까 읽어 보고선 "그래도 전두환 망나니 보다는 노태우는 나라에 도움이 된 짓을 했네"라
며 노태우를 편견없이 이해하려고 했죠.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는 김영삼의 아들을 영입했습니다. 김대중 팬이란 정체성으로 그런 행
동은 기분 나쁜 짓일 수 있죠. 전국민이 다 아는 경쟁자였잖아요? 허나 팬심으로 정치를 안 보고
덧셈정치 해야 한다를 호남인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호남사람들이 김현철 데리고 오
자 왜 김홍걸만 데리고 다니냐 의견을 많이 냈습니다.
저의 부모나 형제 나이 많은 선배와 중고등학교 때 선생님들 보면 지금 똥파리들은 딱 70년대
호남인들 정치적 수준입니다. 분노와 맹신만 갖고 있었죠. 김영삼 때 정부관료나 신한국당 정치
인들이 5.18 묘역을 방문하려 하면 대학생들이 막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나경원이 목포 방문
할 때 한 나이든 시민 조차 이렇게 말하시잖아요? "야당이니 여당 비판하는 게 당연하고 또 야당
이 목포에 직접 방문해 주시는 일은 참 감사한 일이다. 허나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여야지..."
반면 대구 한 시장이 화재가 났을 때 박사모가 시장상인들 앞에서 했던 추태 기억하십니까? "아
니 박근혜 대통령님이 다시 새로 싹 고쳐주고 보험 같은 거 들어놓지 않았어? 박근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박수~~"
똥파리들은 이동형이 붙여준 그 이름이 감사해야 할 겁니다. 사실은 박사모 수준인 자들이니까요.
첫댓글 좋은글 잘보고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오늘 글을 읽으니 문득! 아~ 어쩌면 연령대에 따라 다른 관점이 생길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은 이해의 폭이 넓어진 느낌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00퍼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