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 이야기라는 소리에 솔깃하여 얼른 구매를 했습니다.
낯선 이름, 환경운동을 하는 작가 최성각...소설가는 과연 거위를 어떤 방식으로 볼까 궁금하여
얼른 책장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저는 웃으며, 울며, 동감하며, 안타까워하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실천문학사, 8,820원> 초판발행일: 2009년 6월 1일
처음에는 이런 의아심을 가졌습니다.
"이 사람 혹시 가짜 아닐까?"
"거위를 소재로 부풀려 억지로 이야기를 지어낸 것 아닐까?"
하지만 첫 장을 넘기면서 그런 나의 생각은 순전히 기우였음을 알았습니다.
어렸을 적, 학교 가는 길 늘 거위에게 위협을 당했던 작가가 거위를 키우기로 결심하고
어렵게 거위 두 마리를 구해옵니다.(어찌하여 그렇게 무서웠던 거위 키울 생각을 했을까? 나 같으면 죽어도 싫었을 것 같은데...)
그렇게 구해온 거위 두 마리는 주인의 말에 괙괙 맞장구를 치는 맞다(수컷)와 무답이(암컷)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어요.
맞다와 무답이 그리고 작가 최성각...
그들이 이 세상에 공존하며, 자연 속에서 공생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을 얻게 되는 과정이
억지 없이, 꾸밈없이 그야말로 잔잔하게 순수하게 펼쳐지는 이책을 읽고나면
저절로 마음이 맑아질 것 같습니다.
결국 수리부엉이에게 죽음을 당한 맞다는 이 세상에 단지 깃털 몇 개만 남겼고
맞다가 처절하게 죽는 모습을 보며 죽어간 무답이는 상처투성이로 남았지만
그 둘은 하얀 자작나무 밑에 묻혀 작가에게 또 다른 추억을 남겼습니다.
아...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이 세상 사물과 풀들과 동물들에게
무심한 눈길을 보내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진한 감동을 느꼈으면 합니다.
거위를 키우다, 냇물에 휩쓸려 보내는 슬픔을 겪은 남편과 저...
그리고 겨우 한 마리 남은 거위(암컷)가 안쓰러워
눈처럼 하얀 거위 새끼(수컷)를 데려와 함께 동거하게 한 우리...
지금 꼬맹이 거위는 의젓한 수컷이 되어 졸졸졸 암컷 뒤만 쫓아다닙니다.
우리와 함께 사는 거위가 아무쪼록
수명 40년을 꽉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읽는 동안 행복했던 이 책....
* 그렇게 거위를 잃고 난 후, 최성각 작가는 지금 두 마리의 거위를 또 키우고 있답니다.
그런데 그 거위의 이름이 '철근'이와 '구리'
다시는 수리부엉이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그렇게 지었답니다.
첫댓글 산모퉁이의 동물들을 처음엔 '돌봐야지'하며 키웠지만 지금은 산지기가 더 많은 덕을 보고 있습니다. 배우고, 웃고, 위로받고 ...
다 읽으셨나요? 저는 이 책을 정말 재미있게, 의미 있게 읽었답니다.
많은 부분 공감이 가는 사건들이 많아 재밋게 읽었어요. 그런데 작품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모든 사건이 사람중심, 더구나 주인공중심 사고로 결론지어지는 부분이 좀 씁쓸해요.
최성각이란 분 환경운동하는 사람 아닌가요?
예, 맞아요, 풀꽃상...글을 아주 따뜻하게 잘 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