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의 전면 재검토와 용산 국제업무지구 자금난 등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재개발 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본격 시행된 공공관리자제도가 시범지구인 용산 한남과 성수 등의 지역에서 잡음을 내고 있다.
거래시장은 조용한 편이다.
매수세가 여전히 약하지만 매도자들이 사업단계진척에 따른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가격협상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저가 매물을 사들일 여력이 있음에도 경기 악화 등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성남 지분가 하락… 매수세 전혀 없어
서울은 사업이 진행된 일부 구역의 영향으로 소폭의 상승세를 탔으나 거래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서울에서 지분가격이 상승한 곳은 동작, 성동, 마포, 중구 등이다. 동작은 흑석6구역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어 인근 흑석 1ㆍ2ㆍ3ㆍ4구역의 급매물을 찾는 문의가 늘었다. 그러나 매물이 많지 않은 편이다.
7월 15일 구역지정을 받은 금호23구역이 속해 있는 성동은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공공관리자제도가 적용되며 한강조망과 입지가 좋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용산에서는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국제업무지구와 국제빌딩 주변 재개발 등 인근 도시환경정비사업지에서 나오는 급매물을 기대하는 수요자가 투자를 문의하지만 실제 거래까지는 나서지 않는 상황이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가격 협상도 어려운 편이다.
경기지역에서는 부천, 성남, 수원, 안양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LH가 재개발 사업을 포기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성남은 엎친데 덥친격으로 매수 문의가 완전히 끊겼다. 때문에 거래는 마비상태이며 지분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재개발 사업 중단 속출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재개발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자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LH가 중단을 선언한 사업은 성남 구도심 2단계 재개발 사업으로 수정구와 중원구 일대 금광1, 중동1, 신흥2, 수진2 등 총 4개 구역이다. 이 가운데 금광1, 중동1, 신흥2 등 3개 구역은 사업시행인가까지 나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상당한 진척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성남은 고도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LH의 재개발 사업 포기로 재개발 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서울 재개발 사업지 중 마포 염리5구역, 성동 금호23구역, 성북 삼선6구역은 구역지정을 받았다. 관악구 봉천4-1구역, 흑석3구역, 아현1-3 등은 조합설립을 인가받았다.
경기도에서는 고양 능곡재정비촉진지구의 계획결정고시가 29일에 있었다. 평택 신장재정비촉진지구도 30일에 계획결정고시돼 12개 곳이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다.
서울 시공사 선정 7곳… 8월도 활발 기대
7월 서울에서는 7곳이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광진구 자양4구역 △마포로1구역54지구 △금호14-1구역 △장위14구역 △신길14구역 △영등포1-13구역 △응암11구역이 시공사를 채택했다.
공공관리자제도를 피하기 위해 10월 이전에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서울시내 재개발ㆍ재건축 지역은 11곳 이상이다. 일부 구역에서도 가급적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앞당길 예정이어서 8월에도 건설사를 정하는 곳은 늘어날 전망이다.
정리 및 전망> 수익성 떨어지는 재개발 사업장 사업 추진 난항 예상
7월초 기준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시장은 위축세가 심화됐으나 재개발 시장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수요위축과 이자부담 등으로 매수세가 서서히 줄고 있는 모습이다. 자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는 급매물을 찾고 있지만 경기부진에도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아 거래가 쉽지 않다.
부동산 시장의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역의 사업 추진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좌초위기를 맞고 있고 경기 성남 등 주요 재개발 구역의 사업이 중단되는 등 재개발 시장은 상당히 불확실한 상태다.
투자자 입장에서 경기부양책, 추가 금리인상 등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을 고려해 매수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