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비스 고시학원 민준호입니다.
국가직 사회 결과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다가
영어때문에 고민하는 글을 많이 봤습니다.
사회강사가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혹시 도움이 될까해서 영어공부에 대한 저의
경험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제가 사회 강사로 11년차이지만,
처음 학원강의에 발을 디딘 것은 영어강사였습니다.
그것도 압구정동 영어 전문학원에서 토플을 가르치는 강사. 흠...
제가 당시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토플을 공부하고 있는데, 나더러 토플을 가르치라니...
암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있었습니다.
애들이 저보다 영어를 잘해요....ㅠㅠ
저는 고등학교때 부터 영어는 못하지만, 영어점수만 잘 나왔던 스타일이라
도저히 히어링이랑 스피킹은 안되는데, 압구정동의 특성상 해외거주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그거 따라 간다고 2시간 수업에 10시간 준비, 잘때는 BBC 틀어놓고 자기...ㅠㅠ
제 학원강사 경력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6개월이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원 잠깐 이야기하자면
강남 학원의 특성상 소규모 그룹 강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강사도 많지 않았습니다.
원장, 부원장이 주력이었고, 파트 영어강사가 1~2명 있었습니다.
저는 원장, 부원장을 제외한 유일한 전임강사이자 남자 강사였습니다.
제가 거기서 했던 일은 강의도 강의지만,
무거운 짐들기, 교재 나르기, 애들 혼내주기...등등 여자가 하기 힘든 일들을
도맡았습니다.
가만있자...뭐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것들이 나를 혹시 머슴으로?
하여튼 저는 감히 고3은 강의하지 못하고, 고1까지만 강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학원 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고3들이 꽤 많이 다니는 학원인데, 원장이랑 부원장이 고3을 상대로 수업을 하는 것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애들 학원오면 원장이 영어 기출문제 하나 던져주면,
능숙하게 CD플레이어를 가져와서 듣기평가 틀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안에 다 푼 학생들은 스스로 점수를 매기고 교무실에 있는 점수 기입란에 점수만 적고 그냥
가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일주일에 그때 돈으로 40만원...지금으로 치면 60만원 이상 받는 완전 어이없는 시스템이었죠.
압구정동 아줌마들이 이런 상황을 모를리 없는데, 입소문으로 학원을 다닌다는 것이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학원 그만둘때쯤 그러니까 수능을 전후로 했을 때 놀라운 모습을 봤습니다.
아까 제가 점수 기입란이 있다고 했었죠?
거기 40점(당시 영어는 80점 만점이었습니다.)대로 기입했던 아이들이
수능을 치고와서 80점 만점을 받았다느니, 하나를 아깝게 틀렸다느니 하면서
원장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과정과 말도 안되는 결과를 보면서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제가 학원을 그만두면서 원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회식을 열어주었습니다.
(머슴 그만 두니까 아쉬워서 그랬나?)
술자리에서 제가 그동안 가장 궁금해 했던 것을 물었습니다.
도대체 저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점수가 두배로 뻥튀기 돼버리냐고요.
그랬더니 원장이 하는말.
일단 겨울방학에 오면 겨울방학 내내 '우선 순위 영단어'를 반복 또 반복 시켜서 다 암기 시켜버린다는 거였습니다.
특별한 비법없고, 그냥 계속 반복 또 반복. 외운것도 또 반복. 겨울 내내 반복.
그리고 기출문제를 40회 정도를 시간에 맞춰서 풀도록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단계는 한번 올 때마다 지난번에 풀었던 것을 또 풀도록 한다는 겁니다.
단, 이번에는 동일한 시간이되 2회를 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2회독이 끝나면 또 동일한 시간에 3회를 풀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또 그렇게 3회독이 끝나면 같은 시간에 4회독을 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똑같은 것을 끊이없이 무한 반복하면
"영어 실력은 절대 늘지 않지만, 영어 점수는 잘 나올 수 있다"
고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영문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유학까지 다녀와서
처음에는 한국에서 제대로 된 영어교육을 해보겠다고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생각하는 영어를 잘하는 방법과 수능 영어를 잘하는 데에는 괴리가 너무 크고,
부모님들이 원하는 것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 점수를 잘받아 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초반에 너무 고생을 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수능 기출문제를 진지하게 검토를 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내린 결론이 두가지가 있어답니다.
첫째, 이런 식의 영어 교육은 영어실력에 아무런 도움안된다는 것과
둘째, 이건 미친듯이 반복하다보면 알아서 점수가 나오는 시험이다.
그래서 일단 단어를 무한 반복해서 그냥 암기하는 정도가 아닐 달달달 외울정도로 만들어 놓습니다.
그것도 뭐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선순위 영단어와 같이 누구나 다 아는 단어장을 외우는 것입니다.
자기가 보기에 수능 영어에서 요구하는 단어가 우선순위 영단어 이상이 절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단어를 알고 있는 이상 이제, 기출문제 무한 반복을 하다보면
영어가 어찌됐든 미국에서는 5살짜리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말'인 만큼
그냥 계속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점수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을 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단순무식한 방법에 학부모들이 분노해서 학생들 다 떠나버렸는데,
그 중에 부모님이 바빠서 아이들 돌보지 못하는 경우는 그냥 계속 다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수능에서 대박이 나버린겁니다.
압구정동이 워낙 소문이 빠른 동네라 그 후부터는 학원도 대박이 나서
당시 원장 한달 수입이 수천만원...근데, 아무것도 안해주고...
학생들이 시험보고 문법의 경우는 좀 모르는 것 있으면 와서 물어보면 대답해주는 식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영어가 아니라 영어 시험의 본질을 조금 이해하게 됐습니다.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공부를 해야하고, 영어 시험을 잘보려면 영어 시험 공부를 해야합니다.
영어 시험 공부의 길은 이미 출제되었던 문제에 있고,
말이란 익숙해지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인 만큼
영어 시험지가 익숙해질 정도로 반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원장의 이런 말에 제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것은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워낙 영어를 엉터리로 공부해서 듣기평가는 못했지만,
듣기평가를 제외하고 고3때 영어시험 통틀어 1~2문제 틀렸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탄탄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서 한거라고는 맨투맨 종합영어를 5번 본 것이 전부다였습니다.
아시는 분 있는 지 모르겠는데, 맨투맨 종합영어는 300페이지짜리 책 5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걸 다섯번이나 봤으니 영어공부 적게하고 성적 나온 것은 아니었죠.
일단 다섯 권 총 1,500페이지를 첫번째 보는데 6개월 걸렸습니다.
결과는? 단 1점도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보는데 3개월 걸렸습니다.
점수가 좀 올랐습니다.
세번째 보는데 1개월 걸렸습니다.
이때 가장 점수가 많이 올랐습니다.
네번째 보는데 2주 걸렸습니다.
점수가 상위권으로 굳혀졌습니다.
다섯번째 보는데 정확히 5일 걸렸습니다.
이때부터는 문법과 독해에서 틀리지를 않았습니다.
맨투맨 종합영어 보는 것 말고는 마땅히 다른 영어 공부 방법이 없어서
그랬긴 했지만, 결국 영어가 아니라 영어시험을 대비해서는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영어가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그때는 몰랐지만, 압구정 영어학원 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 강사가 감히 영어 공부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영어 때문에 도저히 감을 잡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힌트를 주기 위해
저의 경험을 글로 옮겨 봤습니다.
자~이제 마무리. 깨알같은 광고!
1. 음....영어는 몰라도, 사회는 제가 제일 잘 가르칩니다. ㅎㅎ
2. 진짠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으시면 화요일 6시 40분 윌비스 고시학원 401호에서 무료특강 들어보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게 위에 글 내용입니다
광고하는거 아니구요 제가 영어를 참못해서 여기저기 글 찾다가 발견하고 올려요
읽다보니 아공법 비슷한 스멜도 나는 것 같고요
저처럼 영어에 좌절하시는 분들에게 혹시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해요~~ 나누는 마음 훈훈하네요
강사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__^
와.....감사합니다........반복이군요 무조건...
거참.수험영어가 영어 실력하고 연관이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정도일줄 몰랐네요
무조건 반복이 정답이네요.
보카바이블 워드스펀지 등등
단어장들을 무조건 외우고 시작한다?
이 말씀이신가요??
근데...반복하는거 지겹고 엄청나게 힘듭니다.
알지만 하기 싫은거죠.ㅎㅎㅎ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무조건 반복에는
어느정도 문제유형에 따라 풀 수 있는 실력이 바탕되어야 생각하는데
아닌가욧??
청담동에서 학원다닐애들이라면
기본이상은 한다는건데
진짜 개 꼴통애즐보구 그냥 풀라하면 뭥미??
이해가 안되는데 전에 푼 1회를 같은시간에 2,3,4번 계속푸는건가요? 아니면 1회풀고2회분풀때 1회분꺼도 푸는지,뭔말인지 이해좀 시켜주세요!푼다는게 문제만 푸는건긴요 아님 풀고 해설까지 보는건가요?
1회분 푸는데 30분 가량 걸린다고 가정할때
두번째 회독 때는 2회분을 30분 안에 풀고
세번째 회독 때는 3회분을 30분 안에 풀고
[암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있었습니다.
애들이 저보다 영어를 잘해요....ㅠㅠ
] 이 부분 읽다빵터졌어요~ㅎㅎ
햐~졸려서 잠깐 들어왔는데 참 잘봤습니다^^
도움 마니 되었어요^^영어때매 막막했는데..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9.07 11:06
정말 잘 봤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영어도 반복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3.09.26 21:28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