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특히 프리 클라이머에게 있어서 힘은 최대의 관건이요 최고의 목표일 것이다.
힘과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든지, 최고 횟수 턱걸이,
숨이 차 오르고 손가락이 풀릴 정도로 가파른 벽에 매달려 더욱 우수한 클라이머를
꿈꾼다.
이러한 인고의 노력 후에 실제 등반에 임할 때 힘을 아끼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유연한 발란스요 둘째는 정확한 루트 파인딩이다.
이 두 가지가 아주 적절히 가미될 때 등반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힘은 상대적이다. 그
렇기 때문에 클라이머는 자신의 체형에 맞는 힘을 길러야 한다.
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근력과 근 지구력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에게 근력 개발은 아주 서서히 이루어진다.
턱걸이를 10개에서 20개로 늘리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근 지구력은 땀방울 수에 비례하나 여기에도 어느 정도의 한계(개인별 한계)는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길은 정신력과 발란스, 힘을 아끼며 등반하는 자세밖에 없다.
프리 클라이머는 컴퓨터와 같은 정확성과 빠른 판단 능력, 적응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힘을 절약할 수 있다.
불필요한 곳에서 힘을 소비했다면 크럭스에서 추락할 확률은 그만큼 더 높다.
등반은 교향곡 같다. 1악장은 발단 부분으로 아주 느린 곡이 연주된다.
그러나 2악장은 빠르고 힘차고 열정적인 선율로 이어진다.
그런 뒤 3악장에서는 두 손에 가득 찬 땀을 좀 씻을 수 있는 여유를 주고
4악장은 인간의 참을성을 요구하며 희비의 엇갈림으로 결말 되어진다.
물론 산이란 거대한 자연이요 음악이란 피조물의 작품에 불과해 비유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이런 교향곡을 들을 때 인내가 필요하듯,
등반에서도 많은 인내와 절제된 음률(발란스), 힘의 강약이 조화되어야
완등이란 결실을 맛 볼 수 있다.
힘을 쓸 땐 쓰고 안 쓸 땐 안 쓰는, 말처럼 쉽지 않은 이 법칙을 터득할 때
등반은 한결 쉬워진다.
등반의 강약 조절, 이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경험과 노력 뒤에 얻어지는 보물이다.
이것은 제한된 개인의 힘과 지구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하는가? 의 문제와
직결된다. 등반에는 힘의 소모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힘을 낭비하면서 오르고
어떤 사람은 힘의 강약을 조절하며 오른다.
힘을 아끼며 등반하는 것은 아마도 발란스, 파인딩 능력, 자신의 조절 등과
관계 있으며, 이것이 순조롭게 연결될 때 비로소 조화로운 힘의 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옛
날 선배들은 리듬 있게 등반을 하라고 했다. 참으로 어려운 요구였다.
그러나 바위를 조금 아는 지금 처음 바위를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절도 있는 군인처럼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날 내가 그랬듯이. 각이 심한 돌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어진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 한 동작 한 동작이 끊어지는 등반은 조금만 올라가도
힘이 빠져 버린다. 그러나 리듬 있게 등반을 하면 힘을 절약할 수 있다.
이 리듬은 빨리 등반하라는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쉴 지점이 아니라면 부드러운 동작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그
래야만 힘을 절약할 수 있다.
자신의 발란스를 찾고 자신의 리듬을 찾으면 더 많은 코스를 오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