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꼬장꼬장한 선비의 땅 안동시 서쪽으로 흐르는 맑은 모래 하천인 송야천으로 가 봅니다.
안동에는 조선시대때부터 꼬장꼬장 한 선비양반님네분들이 너무나 많으셨고
그런 안동 선비분들을 제치고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분은 멀리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신 우암 송시열 선생이셨죠
선비의 고장 안동으로 가봅니다.
오늘은 전날 비가많이 왔고 아침까지도 비가 주룩주룩 내려, 송야천의 맑은 물구경은 제대로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이른 아침 버스로 안동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택시타고 안동시 녹전면 일출암으로 달려 꼬불꼬불한 산길을 올라
새해 일출 보는곳으로 유명한 봉수산 아래에 자리 잡은 일출암에 도착한다
차 타고 올대는 비가 그쳤는데 일출암에 도착하니 비는 다시 내리고
스님네들은 모두 어딜 가시고 조용하기만 한 일출암
비에 젖은 장독대가 마치 참기름을 말라놓은듯 반질 반질하게 보이는데
이런 날은 어디 가지 말고 처마 아래 길게 난 마루에 걸터앉아 빗소리나 실컷 들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곁들인다.
멀리 건지산 방향인가?
비는 곧 그칠듯 내리고, 안개는 산자락 마을에서부터 몰려온다.
산사에서 시작되는 산길은 봉수산에서 이어지는 용암지맥길이 잘 정리되어 있어 잠시 오르면 봉수산 정상이다.
문수지맥길 박달산 일출봉
조선시대 때 봉수대가 있어 그 유래를 찾아 봉수대라 표기했겠으나 원래 산 이름은 바로 옆의 박달산 일출봉이라 부르는 곳이다
백두대간 옥돌봉에서 이어지는 산길로써 내성천을 감싸고 흐르는 산길이며 이곳에서 안동으로 이어지는 산길 용암지맥길
분기봉이기도 하다.
수많은 시그널 중 오래전에 붙여둔 낡은 시그널은 회수해서 배낭에 넣고, (산길을 지날 때마다 제가 붙여둔 시그널은 회수하는 편)
잠시 봉수대 주변을 살펴보다가 진행하니 비는 언제 왔냐는 듯 그쳐있다.
잠시 내성천 좌측 지맥길따라 가며
하천길 152번째 누적거리 9,460km
비는 잠시 그치고 잡목 아래로
비가 와서 계곡으로는 물이 엄청나고
갈수기 때 찾아오면 이런 곳은 물이 없기 마련이라 이런 곳을 발원지라 하기에는 문제가 있죠
물 구경했으니 이제 지맥길 좋은 길로 가본다.
옛 고개 휴게소로 내려와 옛 고개는 안동시와 영주시 평은면을 이어주는 고갯마루
길 양쪽 모두 휴게소가 자리하는데 어디를 가던 시골인심이라 아주 친절하다.
멀리 박달산 일출봉(봉수산) 물이 흘러오는 봉골
물소리가 아주 요란하게 들리니 저곳으로 내려왔으면 아마도 객사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고
전날 폭우가 내려 물은 흐르지만 거의 흙탕물 수준이고
이곳 송야천은 안동 특유의 마사토 흙이라 하천으로는 모래가 많고 물이 아주 맑게 흐른다
오늘은 맑은 물 구경은 못하니
영주시 평은면 오은리 마을을 지나며
물길과 사람이 다니는 길
마을 주민께서 전날은 이보다 더 많은 물이 지나갔다는데 오늘은 그나마 얌전하다고
이곳으로 흐르는 물은 바닥이 모래땅이라 물이 맑게 흐르는 곳인데
비가 와서 바닥 구경을 못한다.
농가에서 나온 축사 분뇨를 비날로 덮어 두었으나 진한 간장 색의 물이 빗물과 함께 흘러 하천으로 흘러든다.
깊이를 모르니 건널 수 없어 한참 돌아 돌아가는 곳도 있고
저짜 보이는 산은 아마도 봉정사가 자리하는 천등산인 듯
내려가는 길에 봉정사에 가보면 좋겠으나 거리가 멀어 생각 좀 해봐야 할 듯
하천 따라가는 길에 길이 막혀 돌아가야 하는데 풀이 너무 웃자라 곤란한 곳을 여러 번 지난다
저짝에는 지나온 봉수산 일출봉이고
송야천(松夜川)
일출봉 서, 남쪽에서 발원하여 영주시 평은면과 안동시 북후면을 지나 안동시 송현동에서 낙동강에 안기는 24KM의 하천이다.
예전에 일하면서 다니던 곳인데 지금은 물가로 온통 가시박풀이 자리를 잡았고
비가 조금만 더왔더라면 넘쳤을 것 같은 곳을 지나고
수중보가 마치 폭포 같은데
깊이는 그렇게 깊어 보이지 않는다.
안동시 북후면으로 들어와
잔치국수를 시켰는데 양이 엄청나다.
예전에 예천군 풍양면 어느 중국집에 들어가서 자장면 곱빼기를 시키니 주인장께서 그냥 보통으로 시켜도 양이 많다고 하셨는데 이유인즉 어릴 적에 강원도 살면서 워낙 배를 곯아서 보통 시켜도 곱빼기를 주신다고 하셨다.
이곳도 그런 곳인가
맥주는 반주 겸 한잔 하고 국수도 그렇고 다못먹고 남긴다.
고기보다 국수를 더 좋아 이유가 많겠지만
오래전 예천 어느 시골 마을회관에 정자를 짓다가 놀러 나오신 할머니께 할매 국수 좀 삶아 주실 수 있어요? 하니
촌 할매가 하는거라 맛이 없을텐데 하시며 재료도 없고 그냥 국수에 김가루만 뿌려 줄게 하셨는데...
30분 정도 시간이 지나고 "총각들 국수가 먹으러 오라"는 말씀에 가보니 밥상 위에는 커다란 국수 그릇에는 국수면과
김가루만 올려져 있었고 어떻게 맛을 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최고의 국수 맛이었다.
어떤 종류의 맛국물을 내었는지 마약이라도 탄 건지 알 길이 없었지만, 국수 그릇만 보면 예천 어느 시골 마을의 할머니 생각이 든다.
추산이라
어느 동네 이름인가? 하여 안동 선비 추산 대장님께 전화를 드리니
열 일하신다고 훗날 보자고 말씀드린다.
상산과 천등산
저곳 안에는 천년고찰 봉정사가 있죠
왕복으로 다녀오기에는 거리가 멀어서...
안동시 와룡면에서 흘러온 하천이 송야천에 합류하는 곳
앞의 교각은 안동에서 영주로 이어주는 5번 국도
평소에도 이런 흙탕물이라면 3 급수겠지만 이곳은 평소에는 아주 맑게 흐르는 하천이다.
장마기간만 아니라면 맑은 물을 볼 수 있는 곳
몇 해 전 여름에 이곳 마을에 정자 지으러 와서 맑은 물에 목욕하던 곳이라
앞에는 길이 없어 산으로 가는 임도로 진행
멀리 낙동강 넘어 갈라산 방향인데 저 넘어는 고운사라는 천년고찰이 있는 곳
경광 서원
숙종 때 지방 유림 배상지, 이종준, 장흥효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서 만든 서원이나
고종 때 1천여 개의 서원철폐령 때 회철되고 1972년에 다시 복원했는데 멀리서 보니 사각형의 시멘트 담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멘트 당장 대신에 흙벽돌로 담장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그리고 이 근처의 땅은 모두 저 서원 땅이라고 하니 돈이없는 것도 아닐텐데
날짜를 잘못 잡았으니 흙탕물 구경만 하고
흙탕물이거나 말거나 땀은 줄줄 흐르고
길가에 커피숍이 있어 들어가
달달한 오미자 차를 두 잔 시켜 놓고 잠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안동 관문인 서의문(西義門)
안동 서쪽으로 지나는 관문이니 이길로 나가면 의성,예천 문경,충주로 나가는 나들목이다.
짧은 하천이나 낙동강으로 곧바로 흘러드는 송야천
우리나라의 물이 언제쯤 맑아지려나
낙동강이 태백시 비단봉아래 비단 샘에서 발원하여 태백시 석포제련소에서 중금속 오염물질과 함께 흘러왔지만
안동댐에서 희석되고 여기까지 나름대로 2급수 정도로 흘러왔다.
물은 안동을 지나고 예천 삼강주막 아래 영풍교를 지나면서 4대 강의 영향을 받아 문경, 상주를 거쳐 대구로 오면서 3급수,
그 이후로는 4급에서 창녕을 지나면서 5급수 이하로 떨어지는데 본포교가 자리하는 창원시 이후로는 거의 6급수 죽은 물이라 할 것 같다.
물을 가두면 당연히 벌어지는 현상이다.
낙동강물
어떻게 하면 다시 맑아질까
고도의 문명을 지닌 외계인을 잡아다가 지독한 고문이라도 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하루빨리 보를 철거하고 샛강을 살려야 낙동강이 맑아질것 같다.
하지만,스스로 맑아지기를 기다리는 정치인들이나 보 철거를 반대하는 일부 농민들의 어리석음이 있는한
낙동강은 죽은 물로 남을수 밖에없다.
녹조가 함유된 농작물이나 얼마전 녹조 성분(마이크로 시스틴) 이 나왔다는 대구의 수돗물
(마이크로 시스틴은 정수기도 통과하며 끓여도 없어지지 않음)
그 물로 밥해먹는 사람도 있으니...
오래사는것보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낙동강 4급수 이하의 물로 농사를 짓는땅의(대구 아래)농작물은 가급적 먹지 말아야 할것 같다.
비와 땀냄새가 함께 곁들여지니 그야말로 내가 쓰러질 지경이다.
오늘은 꼬장 꼬장한 양반 동네답게 그속을 보여주지 않았던 송야천을 뒤로하고 이제 집으로 갑니다.
다음 하천은 경기도 양평의 흑천이며 흑천은 경기도의 28개 시(市)중에서 가평천이 가장 깨끗하고
그다음 순위에 오를 정도로 맑은 하천이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흙탕물 구경 잘 했습니다 ^*^
ㅎㅎㅎ 요즘 가면 아주 맑게 흐르는 물을 볼 수 있는데 일정이
그러하니 흙탕물이라도 기분 좋게 보고 왔습니다.
지부장님 글 감사합니다
비올때 걸으시느라 맑은물을 못만나서 아쉽네요.
마침 외지에 가있어 못뵌것도 아쉽구요. 해맞이명소로 많이 가시는 일출암에서 북후면지나 낙동강에 합류하는 송야천길 볼것도 없고 비교적 짧은 길이지만 비오는날 걸으시느라 좀 그러셨을거 같은데 함산할기회는 다음을 기약해야겠네요 ㅎ
볼것 없는 길에 많이 보려고 했더니 눈이 다 아파옵니다.
그래도 볼건 봐야겠죠
대장님 글 감사합니다.
여전히 멋지십니다. 힘찬 걸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안동의 선비들을 꼬장꼬장하다 하시고,
이에 비해 우암 송시열을 매우 높게 평가하신 점이 흥미롭습니다.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한 방장님의 관심과 높으신 안목이야 제가 감히 뭐라 할 수 없겠습니다.
다만, 퇴계의 학통과 우암의 학계는 서로 남인과 서인으로 다르므로
양측의 학문적 풍토나 수준을 견주기가 쉽지는 않을 듯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암 송시열의 주자학 교조주의는
우리 사상의 다양한 발전과 신축성 있는 대외 관계를 가로막는 장애였다고 봅니다.
이에 비해 영남 안동의 남인 학통은 실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조선의 지리와 역사와 풍속을 새롭게 인식하게 한 사상적 뿌리였습니다.
영남 유생들이 명분에 사로잡혔던 분들이 아닙니다.
방장님과 견해를 다소 달리하여 송구스럽습니다. 헤아려주소서. ^^
안동 선비들 보다 더 꼬장 꼬장 하셨던 분이 우암선생 이셨는데 저는 늘 퇴계선생을 좋아 합니다.
그분의 선비정신보다 생활 자체가 좋아서요
하천길도 어느덧 막바지라 흐르는 강물처럼 저도 하류로 가면서무거운 찌거기를 하나,둘 내려 놓으며 걸음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은 계룡에서 논산천으로 흐르는 노성천이 될것 같습니다.
시간되시면 오시기 바랍니다.
@배병만 흐머나!! 은제유?
국수가 맛있어 보입니더~~ㅎ
먼 걸음하신다고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경상도 지역은 국수맛이 곧 장맛이라고 하죠
대파와 풋고추 숭숭 썰어 넣어 만든 장맛
글 감사합니다.
오래된 시그널 만나 떼셨다니...
반가운 마음이셨을까
그때는 아마도 시그널이 없었기에 달아 놓으셨던 거겠지요^^
이제는 참 많은 산꾼들이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다니고 있네요.
안동~ 추산이라는 작은 비석 하나만 봐도 저까지 반갑고 좋습니다.
비오는 날 산행 만만치 않을텐데
첫 물길 찾아 내려오신다고
고생 많으셨어요.
늘 안전 걸음 되세요.
수고하셨읍니다
시골 인심이 이런건가 봅니다 잔치국수를
한그릇 넘치도록 담아주시네요
잔치국수 엄청 좋아하는데 침넘어갑니다
저녁먹은지 얼마 안됬는데 벌써 시장기가...
물길따라 긴 걸음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형님 영감다되었네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시군요.
많이 낡아서 진도가 안나가십니까.
회초리로 다리을 두들겨 보세요.
바로 10000짜가 눈에 보일겁니다.
송야천 흙탕물은 오염수가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시고 빗길에
수고많았습니다.ㅡ
비내리는날은 좋으면서도 힘든길이 되곤 하지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