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부터는 우늘 분량도 많고 재밌는 부분이 많아서 편집하기가 어려웠어요 ㅠㅠ
(12회부터는 더 많아요😮💨)
일단 올립니다!!
우늘 커플과 예쁜 불금 되세요💕
[닥터슬럼프 11회]
하늘: 근데 너 계속 병원 숙소에 있을 거야?
정우: 아니, 나 오늘부터 집에 들어갈거야.
하늘: 정말?
정우: 그래야 너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볼 거 아니야.
아! 폰 좀 줘 봐.
하늘: 폰?
정우: 응.
하늘: 왜?
정우: 왜긴, 내 이름 바꾸려고.
하늘: 헉.
정우: (여정우 지우고 남자친구 저장) 자!
하늘: 음... 그럼 너도 폰 좀 줘 봐.
정우: 하, 왜? 너도 내 이름 바꾸게?
하늘: 응, 이름도 바꾸고 저장된 여자들 번호도 싹 다 지우게!
정우: 다 지워라. 뭐 별거 없지만 맘에 안 드는 거 있으면 다 지워도 돼.
하늘: 흠, 내가 오늘은 이름 바꾸는 거까지만 한다. 자, 여기까지만 하자.
정우: 스탑!
하늘: 응?
정우: '여기까지만 하자' 이 말은 앞으로 금지야.
하늘: 왜?
정우: 헤어지잔 말을 그렇게 했잖아. '여기까지만 하자'
어, 나 지금 그 말에 트라우마 생겨서 이제 안 했으면 해.
하늘: 아니, 좋은 날 뭣하러 그 얘기를...
정우: 야, 안 되겠다. 내가 불안해서. 너 이제 앞으로 향후 100년간 헤어지잔 말 안 하겠다는 각서 쓰고 내일 공증받으러 가자. 난 법의
보호를 받아야지만 안심할 수 있겠어.
하늘: 알았어. 앞으로 그런 말 안 해. 진짜 안 해!
정우: 진짜지? 약속해.
하늘: 약속!
정우: 영원하기로 약속한 거다, 진짜!
하늘: 알았다고. 근데, 너 좀 잘생겼다.
정우: 넌 그거 알아? 넌 진짜 예뻐. 내가 본 의사들 중에 최고야.
하늘: 넌 내가 본 의사 포함해서 여태껏 살아오면서 본 사람 중에 제일 멋있어.
정우: 넌 내가 살아오면서 본 사람들은 물론이고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볼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니가 제~~~~일 예뻐!
하늘: 넌 있잖아..
(개 짖는 소리)
남자: 개 소리 좀 안나게 해라!
하늘: 그... 개소리는.. 우리보고 한 말.. 은 아니겠지?
정우: 설마 아니겠지. 우리가 뭐 어쨌다고.
하늘: 응.
정우: 응, 가자!
하늘: 가자!
정우: 아, 그래서 우리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하늘: 아... 너가 살아오며 본 사람 살아가며 볼 사람 중에 내가 제일 예쁘다고.
정우: 어, 맞어, 맞어.
하늘: 근데 너 예전엔 나한테 밉상이라 그랬잖아? 부산이나 찌그러져 있지 서울에는 뭣하러 왔냐고.
정우: 그땐 내가 잠시 미쳤었나봐. 아, 근데 너 그때 하는 짓이 쪼끔 아주 쪼끔 밉상이기는 했어. 얼굴은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하늘: 정말?
정우: 응.
하늘: 사실 나도 너 하는 짓이 짜쳐서 그렇지 얼굴은 멀쩡하다 싶었어.
정우: 아, 그랬구나. 그럼 이 멀쩡한 얼굴 너 가져.
하늘: 나 가져?
정우: 응, 실컷 봐. (쪽)
하늘: 누, 누가 보면 어떡하려 그래!
정우: 귀여워~~아, 수줍어하는 것도 너무 귀여워.
하늘: 너가 더 귀여워.
정우: 너는 내가 여태 살아오면서 본 사람들 중에 제일 귀여워.
하늘: 너는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아니, 세상에서 제일 귀여우면서 엄청 멋있어.
정우: 너는 귀여우면서 섹시해.
하늘: 섹시?
(통화)
하늘: 어, 정우야. 나 잘 들어왔지. 들어가는 거 봤으면서 뭐가 궁금해.
정우: 그래도 궁금해. 사실 나는 너한테 궁금한 게 되게 많아. 잠은 몇 시에 자는지, 물은 몇 컵을 마시는지, 아이스크림은 어떤 제형을 좋아하는지, 떠먹는 걸 좋아하는지, 콘을 좋아하는지.
하늘: 그럼 우리 오늘 밤새 통화할까? 그동안 궁금했던 거 다 물어보면서.
정우: 감당할 수 있겠어?
하늘: 어, 뭐, 밤새우는 거야 자신 있지.
하늘: 그럼 넌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자?
정우: 음, 난 5시간 자나?
하늘: 어, 나도.
정우: 아, 너도 그래? 아이, 잠 없는 것도 비슷하네.
하늘: 그러게. 난 잠을 제대로 못 자서인지 잔다고 할 때 말 거는 사람이 제일 싫더라고.
정우: 나도 그런데. 아! 나는 속상할 때 말 거는 사람도 좀 싫어.
하늘: 맞아, 나도 그래. 난 화가 나면 혼자 삭힐 시간이 필요하거든.
정우: 음..
하늘: 또 궁금한거 없어?
정우: 사실 제일 궁금한거 있어. 다시 만나기로 하니까 어때?
하늘: 음.. 더 좋아.
정우: 더?
하늘: 응. 처음 사귀기로 했을 때보다 더. 그땐 뭐랄까? 아직 마음에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아선지 내가 지금 연애를 해도 되나 복잡했는데 이젠 이겨 내 보기로 했고 과거에서 벗어나고도 싶고, 그때랑 마음이 달라선지 지금이 훨씬 홀가분하고 더 좋아.
정우: 다행이네. 보고 싶다. 올라올래?
하늘: 지금?
정우: 응. 야식 먹자. 치킨 시킬까? 아니면 짜장라면?
하늘: 짜장라면 괜찮네. 아! 엄마 어제 파김치 담던데 그거 좀 가져갈까?
정우: 대박! 짜장라면엔 파김치지! 당장 가져와!
하늘: 알았어, 물 올려. 끊기 전에 도착한다.
정우: 알았어.
하늘:(N) 예전엔 미처 몰랐다. 짜장라면과 파김치가 이렇게 설레는 단어인줄은. 연애를 하니 사소한 일들이 별처럼 반짝인다.
하늘: 아, 들킬 뻔했네. 걸릴까봐 완전 쫄았어.
정우: 몰래 온다고 고생했어. 이야~
하늘: 와! 맛있겠다. 나 이 시간에 짜장라면 처음 먹어봐.
정우: 우와~ 근데 우리 둘이 만나는 거 그, 비밀로 하는 게 낫겠지?
하늘: 음.. 아마도 병원에선? 난 언제 그만둘지도 모르는데 굳이 알리는 것도 그렇고 우리 사이 알면 다들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병원에선 비밀로 하자!
정우: 그럼 집엔? 아니, 이제 뭐, 한동안 출퇴근해야 되고, 그럼 매일 어디 가는지 궁금해 하실 것 같기도 하고, 또 나 도와주기로 했다 그러면 또 그게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실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하늘: 집엔 사실대로 얘기할 건데? 너랑 사귄다고.
정우: 정말?
하늘: 당연하지, 말 못 할 건 뭐야?
정우: 아니, 파김치 막 몰래 갖고 오느라 막 고생했다 그러니까 그것도 비밀로 하려는 줄 알았지.
하늘: 아, 이건 너무 갑작스러워서 둘러댄 거고. 당연히 말해야지. 다들 되게 좋아할걸? 너 엄청 좋아해. 특히 엄마가.
정우: 진짜? 파김치 무엇? 역시 우리 장모님, 아.. 우리 어머님이 만드신 요리가 최고야. 너무 완벽해.
하늘: 아, 못살아. 자, 많이 먹어.
정우: 아, 어, 응.
하늘: 원래 짜장라면엔 파김치랬어.
정우: 응. 완벽해.
정우: 추워? 아, 환기시키려고 연건데 닫을까?
하늘: 아니, 잠 깨고 좋아. 배불러서 살짝 졸렸는데.
정우: 졸려? 그럼 좀 누워.
하늘: 뭐, 뭐? 어쩌라고? 매트리스는 왜 친대? 탄성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정우: 탄성 자랑하는 거겠어? 일로 와.
하늘: 아., 왜 그래, 뭐, 자꾸 누워보라고...
정우: 이렇게 30분만 있다 가.
하늘: 알았어. 딱 30분 만이다?
정우: 응.
정우: 어, 어머니, 좋은 아침, 아니, 그냥 아침, 아니,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엄마: 어어, 그, 그게 내가 저기 저 볼라고 본 게 아니라 저 창문이 열려 있길래 닫아 줄라다가..
정우: 그게 아니라요, 그.. 이 여성분은 다름이 아니라..
아! 왜, 왜, 왜, 왜, 왜! 아, 아, 아, 아!
엄마: 어어어, 그래 그래. 나, 나, 나, 난 갈꾸마. 저, 저, 어, 수고해라, 어.
정우: 안 돼요, 가지 마세...
하늘: 엄마 갔어?
정우: 망했어.
하늘: 정우야, 우리 사이 당분간 비밀로 하자.
정우: 뭐? 야, 어젠 사실대로 말한다며!
하늘: 아니, 그러려고 했는데, 우리 정말 아무 일도 없고 그냥 잠만 잔 건데 이렇게 이상한 꼴을 보였으니까 분명 오해하기가 너무 좋잖아. 분명 꼬롬하게 생각할거야. 그럼 막 안하던 참견도 하고, 오우! 나 그건 진짜 못 견뎌. 일단 비밀로 해.
정우: 그, 아, 그... 그럼 내 이미지는? 우리 둘이 썸 있는거 뻔히 아시는데 그, 그새, 그새, 어? 그새 그새 다른 여자 데려와 가지고 여기서 자고 있는 내 이미지는 괜찮은거야? 어우, 이거 안 괜찮아. 나 찍혀 갖고 미움받으면 어떡해!!
하늘: 그건 나중에 알면 그 오해는 저절로 풀릴 테니까, 어?
정우: 어?
하늘: 야, 늦겠다. 병원에서 다시 얘기하자, 간다.
정우: 풀리는게 확실해? 이거 안 풀릴 거 같아.
하늘: 나 물 하나만 가져갈게. 그, 운동하고 물 사왔다고 해야겠다. 진짜 간다.
정우: 하늘아, 나 솔직히 두렵고 무서워, 어? 하, 하늘아!
어, 안 돼!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드네.
실장: 근데 원장님은 연애 안하세요?
정우: 네?
실장: 그냥 궁금해서요. 여자 친구 없으세요?
정우: 아.. 여자친구요?... 아유, 없어요. 여자친구라니, 말도 안돼. 하하하.
실장: 아, 원장님도 솔로시구나?
정우: 그럼요, 솔로죠. 없어, 없어.
실장: 원장님, 이상형은 어떻게 되세요?
정우: 이상형이요? 음.. 긴 머리에 눈이 크고 나보다 나를 더 생각해 주는 사람? 하하하하!
대영: 아, 남 선생님은 지금 너무 완벽한데, 여기 미간에 필러를 쪼.. 음.. 예.. 그니까... 지금 이렇게 완벽한 자연스러운 상태가 정말 완벽한..
정우: 아니야, 해도 괜찮을 거 같아. 미간에 필러 한 대 맞으면 좀 더... 계.. 계.. 계.. 계, 계, 계란말이가 맛있네?
하늘: 여 원장님! 이건 제 계란말이거든요? 이 왕계란말이 총 8조각으로 잘려있었고, 테이블엔 네 사람씩 앉아으니 그럼 두당 2조각씩 먹는 게 암묵적인 룰인데 여 원장님 본인 몫 다 드셨잖아요. 이건 제 계란말이라고요!
정우: 죄송합니다...
정우: 어우! 아., 왜, 왜, 왜, 왜, 왜, 이러세요?
하늘: 왠지 몰라서 물어?
정우: 아, 내가 진짜 미안. 내가 이게 무슨 직업병처럼 나도 모르게 아이, 난 그냥 필러 맞으면 음..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맞으라 한건데 사실 맞을 필요 전혀 없거든? 근데 맞을 필요 없는데 따지고 보면 또 사람들이 또 많이 맞고 있고.
하늘: 맞고 싶냐! 그리고 직업병? 난 뭐, 직업 없어? 나도 너 확 잠들게 해 줘?
정우: 아, 왜 무슨 그런 무서운 말을, 아이, 난 그냥 니가 항상 이렇게 이마에 힘 빡 주고 다니잖아. 그래서 내가 그게.. 아, 내가 볼 땐 너무 귀엽거든? 어릴 때부터 항상 이러고 힘주고 다녔으니까 그게 안쓰러워서 나도 모르게 나왔나봐.
하늘: 됐어. 어젠 지가 살아오면서 본 사람, 살아가면서 볼 사람 중에 제일 예쁘다더니 필러나 권하고. 가볍기 그지없는 언행들에 실망을 감출 수가 없네.
정우: '언행들'이라니? 내가 또 뭐 실수한 거 있어?
하늘: 아이, 뭐 실수는 아닌데 실망스럽기는 해서. 난 또 어제 핸드폰에 여자들 연락처 지운다니까 쿨하게 그러라길래 난 너 순애보 스타일인 줄 알았거든?
정우: 아!
하늘: 근데 여자들 틈에서 아주 신났더라? 메이크업까지 받으시고. 게다가 뭐? 여자친구가 없어? 야, 너 왜 여지 주고 다녀?
정우: 야, 여지라니! 야, 진짜 억울하다. 그건 니가 그러자고 해서 그런 거잖아. 비밀로 하자 그래서!
하늘: 아니, 그건 나와의 관계를 비밀로 하라는 거지, 여친이 없다고 말하란 건 아니었거든? 그냥 여친있다고 대충 둘러대면 될걸 서운하게, 씨..
정우: 아, 그런 걸로 치면 나도 서운하다. 나도 아까 아침에 어머니한테 목까지 졸렸는데 기억 안 나? 그래, 말 나온 김에, 너 나 곡괭이 찍힐 때도 모른척 하더라? 솔직히 그 정도 되면 나서 줄 줄 알았는데 내가 얼마나 상처 받았는줄 알아?
하늘: 아니, 아, 그건 어쩔 수 없었잖아. 아니 밤에 안고 자고 있는 걸 엄마한테 들켰는데 그걸 사실대로 어떻게 말해? 아이, 눈치 봐서 말할 테니까 며칠만 참아 달라는 건데 그것도 이해 못 해?
정우: 아니, 이해 못한다는 게 아니라 서운했다고. 아, 서운한 것도 이해 못해?
하늘: 이해 못하는 것도 서, 서운해?
정우: 서운한 것도 이해 못...
하늘: 하..
정우: 너 MBTI가 뭐야?
하늘: 아니, 여기서 MBTI가 왜 나와?
정우: 일단 T는 확실해!
정우: 아, 가, 가?
하늘: 그럼 안 가?
정우: 그, 그.. 그냥 가?
하늘: 그럼 어떻게 가? 으흠.. 간다.
정우: 그.. 야, 야, 같이 가!
정우: 어유..
하늘:(혼잣말) 뭐야? 왜 따라와선.. 할 말이 있으면 하든가.
정우: 아니, 왜 버스가 안 오냐. 아이, 참...
하늘:(혼잣말) 그냥 먼저 말 걸어 줄까? 그래, 따지고 보면 별 일도 아니었는데.
정우: 어 !! 아, 안 돼! 아, 아.. (웃으면서) 살았다.
아, 아니, 그, 그게 아니라..
정우:(문자) 하늘아, 오늘 정말 미안했어. 마냥 예쁜 너에게 필러를 권하고, 하나 남은 왕계란말이도 내가 먹으려 하고, 심지어 솔로인냥 말한 것까지 다 미안해. 하지만... 버스 일은 오해야. 균형을 잃고 몸이 앞으로 쏟아지는 바람에 .
아니, 뭐야, 이거, 뭐! 초등학생 반성문이야, 뭐야! 아, 증말.. 아휴...
(문자) 하늘아, 얼굴은 보고 자면 안될까? 보고 싶은데...흐흐...
엄마: 정우야! 나는 니가 참 좋다.
정우: 예?
엄마: 원래도 좋아했는데 어제 하늘이 곤란할까봐 끝까지 아무 말 안 하고 지켜 준 거 알고 니가 더 좋아졌다. 내 딸의 남자로 손색이 없다!
정우: 그게 무슨...
엄마: 어제 같이 있던 여자 우리 하늘이 맞제?
정우: 아닌데요? 아, 하늘이 아니에요. 다른 여잔데?
엄마: 어, 받아, 받아.
정우:(통화) 어!
하늘:(통화) 출근했어?
정우:(통화) 어, 지금 하려고.
하늘:(통화) 아, 그래? 잘 다녀오고. 이따가 저녁에 볼 수 있지?
정우:(통화) 그래. 이따 연락할게. 응.
엄마: 여자친구한테 전화 왔네? 아이, 근데 어디서 많~이 본 번호네. 뒷자리 0402.
정우: 휴.. 아, 어머니, 근데 저희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진짜.
엄마: 아무 일이 있든 없든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우리 하늘이가 민망해서 말 몬 하나 본데, 모르는 척 할테니까 둘이 사이좋게 잘 지내라. 으이구! 대체 언제까지 비밀로 할라고. 참 복잡하게들 산다. 정우야!
정우: 예.
엄마: 니 오늘 내 생일인거 아나?
정우: 아, 아이, 몰랐어요. 축하드립니다, 어머니.
엄마: 그럼 축하하는 의미로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나?
정우: 어떤..?
하늘: 맞아. 우리 사귀어. 정우 내 남자친구야. 너 앞으로 형한테 까불지 말고, 엄마도 이제 정우 괴롭히지 마. 곡괭이 한 번만 더 하면
나 정말 안 참아. 맛있는 반찬 있으면 나눠 주고, 어?관리비도 까주고 잘해줘.
하늘: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정우: 아니, 아침에 어머니 만났는데 글쎄, 다 알고 계시더라고. 아, 그래서 너 곤란할까봐 내가 끝까지 이야기 안 할라 그랬는데 하필 그때 딱 너한테 전화가 와서..
하늘: 아, 그래서 어색하게 받았구나? 목소리 안 좋아서 난 아직 기분 안 풀린 줄 알았네.
정우: 내가 풀고 말고 할 게 어딨어, 내 잘못인데.
하늘: 치.. 잘못했다면서 왜 연락 한 통 없었대?
정우: 연락하고 싶었지. 아, 솔직히 100번 넘게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너는 혼자 삭히는게 좋다고 했던 게 생각나 가지고.
하늘:야,.아, 그건 다른 일로 속상할 때고. 너랑은 최대한빨리 푸는 게 좋지.
정우: 진짜? 아... 나 어제 뭐 한 거냐? 밤새 슬퍼서 잠도 못잤는데.
하늘: 밤새 못 잤어?
정우: 그럼 넌 잤어?
하늘: 난 원래 속상하면 자.
정우: 아, 좋은 습관이네?
정우, 하늘: ㅎㅎㅎ
정우: 미안해, 하늘아. 어제 일도 미안했고 혹시나 우리가 앞으로 또 싸우게 된다면 그 일까지 내가 미리 미안해.
하늘: 무슨 일로 어떻게 싸울지 알고?
정우: 뭐가 됐든! 어머니 기다리시겠다. 빨리 가자.
하늘: 와 줘서 고마워.
정우: 아, 갑자기 왔다고 너가 싫어할까봐 걱정했었는데 내가 더 고마워. 참, 아, 근데 어제 버스 일은 진짜 오해야. 내가 균형을 잃고 넘어진거지 그, 그, 나 날아가는 거 봤지?
하늘: 알았어. 믿어줄게.
정우: 어? 아니, 믿어 주는 게 아니라 진짜라니까.
하늘:(N) 예전엔 미처 몰랐다. 연애가 이렇게 어려운 것인 줄은. 서운함도 미안함도 고마움도 내가 알던 크기가 아니다. 별거 아닌 일들이 다 우주만큼 크게 다가온다.
정우: 어머니, 다 왔습니다.
하늘: 못 살아. 정말!
정우: 네, 조금만 좀만 좀만 더 참으세요. 이제 다 왔다. 다 왔다.
하늘: 아, 엄마!
정우: 다 왔습니다. 다 왔어요, 여기.
하늘: 아휴, 진짜.
정우: 어, 여기.
하늘: 동네 창피해서 정말.. ㅋㅋ
정우:.. 왜?
하늘: 너 머리에 꽃 꽂았어.
정우: 어? ㅋㅋ 아니, 이건 언제 꽂으셨대?
하늘: 몰라.
정우: 아, 정말. 하늘아~ 어딨어!
하늘: 아, 뭐야, 진짜.
정우: 너도 꽂자.
하늘: 아휴, 오늘 수고 많았어. 내가 진짜 우리 엄마 땜에 창피해서 못 산다.
정우: 아, 뭐가 창피해? 난 좋기만 한데. 난 너희 가족 진짜 부러워. 너를 보면 사랑 진짜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인게 티가 나. 아, 물론 그 사랑과 기대가 너를 힘들게도 했겠지만 가족들이 다 널 아끼고 위하는 게 느껴져서 부러울 때가 많았어. 우리 집은 안 그렇거든. 휴.. 근데 너는 우리 집에 대해선 한 번도 안 물어봐?
하늘: 어?
정우: 아, 뭐,재판하는 내내 와 보지도 않고 나도 부모님 얘긴 전혀 꺼내지도 않고 그게 이상할 법도 한데 한 번도 안 물어보는게 신기했거든.
하늘: 아, 그게.. 사실 너희 어머니 본 적 있어. 고3때 양호실 앞에서.
정우: ㅎ 그럼 뭐, 알고 있겠구나? 우리 집 분위기. 너희 집이랑 많이 달라서 놀랐겠다.
하늘: 놀랐다기보다 외롭겠다 생각했어. 부모님 어떤 분들이셔?
정우: 음..우선 부모님 두 분 다 CS고 아버지는 미국에 의과대학 교수님으로 계시고 얼마 전에 동양인 최초로 심장학회 회장도 되셨고 어머니도 같은 대학에서 연구하고 계셔.
하늘: 와! 대단하시다.
정우: 대단하지. 너무 대단해서 나도 본인들 수준에 맞게 커 가길 항상 요구하셨고 내가 처음 PS 지원했을 때 그거 아시고는 얼마나 반대를 하셨는지, 아, 본인들 심장 연구하는데 서포트할 생각은 안 하고 뭐 하는 거냐고, 아, 이미 찾아 놓은 정답지가 있는데 왜 그대로 따라오지 않는 거냐고. 아휴, 이해를 못 하시더라고.
하늘: 그래서? 어떻게 설득했어?
정우: 설득 못 했어. 그래서 지금까지 이해받지 못한 채로 살고 있어. 아..가끔 그게 미안하긴 했거든. 아, 평생동안 원하는대로 내가 다 해 드렸는데 아, 그거까지 좀 해 드릴 걸 그랬나 하고. 근데 얼마전에 내 인생에 아주 큰. 일이 있었잖아. 그 소식듣고 연락 오셨더라고.
'아, 그래도 내 걱정이 되긴했나 보다' 했는데 뭐라는 줄 아냐? 본인들한테 해가 되지 않게 처신 똑바로 하래. 그 말 듣는데 그 일말의 미안함조차 그냥 싹 사라지더라. 아마 평생 이해 못 한채 살아갈 거 같아. 남보다 못한 채로.
하늘: 많이 외로웠겠다.
정우: 외로웠지. 아, 그래도 다행히 그 외로움을 채우는 법을 빨리 깨달은 거 같기는 해.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있잖아. 난그게 부모의 사랑이라고 생각했어. 대신 그거 빼고 다른 것들을 많이 가졌으니 그 가진 거에 감사하고 집중하면서 노력했지. 그랬더니 좀 나아지는 거 같기도 하고 그랬어.
하늘: 그럼 나 말곤 그동안 이런 얘기 나눌 사람도 없었던거야?
정우: 음... 민경민? 아, 고3때 그 형 만난 후로는 거의 뭐, 형제처럼 지냈으니까.
하늘: 그럼 나 때문에 괜히..
정우: 아, 괜히라니? 좋은 사람 아니잖아. 너한테 그런 짓까지 했는데.
하늘: 그래도..
정우: 사실 나도 얼핏 느끼긴 했어. 어쩌면 괜찮은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그 형 가끔 이상했거든.
하늘: 그냥 힘들었던 일은 잊고 잘 지내보려 노력하고 있었어요. 곁에 소중한 사람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고 일도 다시 시작하니 내가 좀 중요한 사람 같단 생각도 들고요.
의사: 그런 걸 자존감이라고 하죠. 이 자존감은 사실 하루하루 쌓아 가는 조약돌과 같습니다. '이게 의미가 있을까?' 의심하는 순간 무너지죠. 할 수 있다 생각하고 자신을 믿으면서 눈앞의 작은 돌을 켜켜이 쌓아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집이 돼 있고 단단한 성이 돼 있을
겁니다. 이제는 약을 좀 줄여봐도 좋을 거 같네요.
하늘:(N) 나는 예전보다 더 단단해져 가고 있었고,
정우 역시 대견할 만큼 버텨 주고 있었으며,
하늘: 정우야,
정우: 오늘 저녁에 바에 가서 위스키 한 잔 할까?
하늘: 그래. 좋긴 한데 근데 의국에서 얘기하지 왜 여기로 불러냈어?
정우: 아니, 그 사내 연애하는 사람들 보면 다 이렇게 비상계단에서 만나는 거 같더라고. 그래서.. 나도 이런 걸 한 번 해 보고 싶었지 뭐야.
하늘: 뭐야. 진짜..
하늘:(N) 우리 앞에 이제 좋은 일만 남았을 거라 믿고 싶었다. 대단하진 않아도 그럭저럭 잘 지낼 수 있기를 우리는 작은 소원을 크게 빌었다.
정우: 음!
하늘: 맨날 맥주, 소주 마시다가 위스키 마시니까.
정우: 너무 세? 힘들어?
하늘: 아니, 너무 좋아! ... 근데 그때 그랬잖아. 가끔 민경민이 이상할 때가 있었다고. 그거 뭔지 물어봐도 돼?
정우: 민경민이 내 술에 약을 탔던 거 같아서.
하늘: 뭐?
정우: 나 의대 입학했을 때 축하한다고 형이 처음으로 사 준 술이었는데 그날 나 응급실까지 갔거든.
하늘: 근데 그런 일을 왜 그냥 덮은 거야? 더 알아보지도 않고.
정우: 내가 본 게 사실인지 꿈인지 그저 망상인지 확신할 수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객관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 나를 해할 생각이었으면 더 위험한 걸 썼지. 졸피뎀을 쓸 거 같진 않았거든.
하늘: 그래도 술이랑 먹으면 위험하지. 인지 능력이 떨어지고 섬망증상이 생겨서 충동 조절도 안 되고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정우: 날 그렇게 만들어서 남는 게 뭐길래?
하늘: 휴.. 그 일 있고 민경민은 어땠어?
정우: 평소랑 같았어. 한결같이 친절하고 여태껏 친형처럼 옆에 있어 주고. 그 후로는 비슷한 일도 전혀 일어나지 않아서 그래서 더 잊고 있었는지도 몰라. 사실 0.01%의 확률일지라도 믿고 싶었던 거 같아.
하늘: 많이 의지한 사람이라?
정우: 아니, 나를 위해서.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내가 너무 불행하잖아. 하.. 잠시 잊고 있었는데 너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고 나니까 어쩌면 내가 본 게 맞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무서운 생각이 드네.
하늘:(N)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 부디 우리의 착각이 아니길..
엔딩곡: 'HYNN(박혜원)'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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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
볼때마다 대단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감사드려요.
대사 읽을 때마다 그때 그장면이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알고는 있지만 다음회도 기대됩니다~^^
와 대사를 다 어떻게 적었어요??볼때마다 감탄합니다😆다시보니 넘 좋긴한데...넘 힘들었을것같아요ㅜㅜ
나중에 시간될때 천천히 더 수정해서 책으로 만들 생각이에요^^
@핑크아이리스 아 진짜요? 부럽습니다 ㅜ
직업병? 난 뭐, 직업 없어? 나도 너 확 잠들게 해 줘?
제가 좋아하는 하늘이대사에요ㅋㅋㅋㅋ 저 골목씬 너무 좋아요
행복한 달달구리
11화 킬포 정말 많죠 ㅠㅠㅠ 다시 만나기로 하고부터 짜파게티씬,호텔씬 등등💕
와 11화부터 우늘 커플 분량 폭발이라 다 적기 힘드셨을 텐데 넘넘 감사해요😍
재회 후 더 달달해진 우늘이가 소소한 갈등도 쌓아두지 않고 바로 푸는 모습이 넘 좋았어요. 접시가 깨져서 불길한 징조를 암시하나 싶었지만 오히려 하늘이 어머니의 오해가 풀리고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시는 전개가 신선하고 좋았던 회차였네요. 사진도 넘 좋고 정성스런 글 항상 감사합니다~^^
우와 ㅠㅠ 대사 정리 감사합니당 😍😍
닥터슬럼프로 울배우님께 입덕한 새내기라서 이 대사들만 봐도 두근두근 거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