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성화에 못 이겨서 갔다오긴 했는데
노보리베츠라는 온천 지역이라서 관광이라기 보다는 쉰다는 개념으로 다녀왔는데
그래도 도착 다음날에는 22,000보를 걷는 등 몸무게가 1.5kg 정도가 빠졌습니다.
애들 아주 어렸을 때 모친과 함께 온가족이 제주도 다녀오느라고 국내선 타본 이후로
처음 타보는 국제선이었는데 그래도 3시간 정도나 걸려서 엄청나게 지루하더라구요.
특히 오는 날에는 더더욱.
기내식은 오며가며 비슷한 메뉴인데 공짜니까 먹었습니다.
미나미치토세 공항인가 도착해서 JR 열차와 전철을 번갈가가면서 타고는 마을버스 비슷한 버스를 타고 총 1~2시간
정도 아동해서 도착한 곳이 숙소가 있는 노보리베츠 온천 지역입니다.
큰넘이 모두 예약해서 다녔지 혼자라면 도저히 못 다닐 정도로 이동 경로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노보리베츠역에서는 버스로 잠깐이긴 합니다.
숙소는버스 종점에서 내려서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인데 온천 지역 자체가 거의 30년 전에 지어진 시설들이라
깨끗이 유지 보수는 되어있지만 국내 지방의 온천 지역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가격은 조식 부페 포함 1박에 40만원이라 비싸긴 하지만 온천은 하루 종일 자유라서 일본 관광지의 사악한 식사가격을
감안하니 아주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구요.
조식 부페는 일반적인 호텔 부페 +일본식이 가미된 스타일인데 숙박비에 포함된 것이니 열심히 먹었습니다.
유황 냄새도 좀 나고 끓는 물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지옥이라는 명칭과 함께 곳곳에 도깨비 형상이 많이
보입니다.
2박3일 일정이라 가는 날 대충 하루, 오는 날 대충 하루 잡아먹는 짧은 일정이라서 도착한 날에는 인근 검색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로 덮밥류를 시켜먹었는데 아무리 다랑어 뱃살이라지만 덮밥의 가격이 대환장 수준이더라구요.
생맥주 5잔 정도 같이 주문했는데 암튼 21만원이 넘게 나와서 모두가 깜놀했습니다.
도착 후 다음날이 온전히 관광하는 날이라서 오타루라는 곳에 기차로 이동을 하여 유명하다는 오르골 상점에
들렸는데 요새 누가 오르골을 사는지 가격도 엄청나게 비싸고
암튼 이 지역은 거리가 관광 지역답게 특화되어 있어서 그런지 깃발 아래 단체로 다니는 중국인들이 많더군요.
그래서인지 열차와 버스에서는 영어와 중국어 안내 방송만 나오더군요.
물론 곳곳에 한국어도 표기는 되어있지만...
이 지역에서 성수기에는 한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규카츠(돈까스 아닌 비프까스인데 덜 익은 고기라서
작은 촛불 같은 용기에 구워 먹는 식)로 점심을 먹었는데 일본스럽게(뭔가 좀 특별하게 과장된 스타일) 나오는데
가격은 3만원 정도이고 그나마 먹을만 하다는 가족들 의견이었습니다.
사실 요즘에는 꼭 한류나 국뽕이 아니더라도 한국이 먹거리는 최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스시가 별것도 아니고 밥알 뭉쳐놓고 그위에 생선 얇게 썰어서 올린 것이고, 덮밥도 백반 위에 올려놓은 것이고
돈까스나 비프까스도 별 것 아닌데 가격만 엄청나게 비싸고...
과자류나 도너츠 등 좀 발달을 하여서 여러가지 팔고는 있지만 국내서 맛보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고 좀
색다른 맛이라고 할 정도이고...
외국 여행은 볼거리도 중요하겠지만 먹거리도 한몫하게 되는 것인데 정말 먹을 것도 별로이고 가격만 엄청나게
비싸네요. 안가봤지만 미국이나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운하(Canal)라고 조성해놓고 배도 다니는 것 같은데 날씨도 춥고 비닐로 덮은 작은 배를 안봐도 비싸게 받을 것
같아서 안타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보통 국내에서 햄버거 가게 등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이라고 파는 것보다는
양은 좀 많고 맛도 좀 낫다고 해줄 수는 있는 정도인데 가격은 4천원 정도 합니다.
관광지라서 이것마저 바가지라고는 할 수 없겠죠.
규카츠 자체가 양이 그닥 많지 않아서 그나마 아이스크림을 먹으니까 배가 좀 차는 느낌이네요.
걷기도 많이 걸어다니긴 했지만 모든 음식들이 가격은 비싸고 양은 많지 않은 편이라서 2박3일 동안
1.5kg 정도 몸무게가 줄었습니다. 나이 먹고 살찌는 것보다는 낫긴 하지만...
오타루에서 열차로 이동하여 삿포로로 갔는데 여기는 좀 고층 빌딩들도 많고 도시스럽긴 하더군요.
여기도 검색해서 간 스시 맛집이라는데 엄청 작아서 별로 가고 싶지도 않은데다가 오후 5시부터 영업한다고 안내문이
붙어 있어서(주변 대부분 음식점들이 그렇더군요) 다른 데로 가자고 하다가 추워서 밖에서 기다릴 수도 없어서
가까운 도넛 가게로(미스터 도넛인가) 들어가서 커피와 도넛을 먹다가 그나마 괜찮다 싶어서 밤에 숙소에서
먹으려고 몇 개 포장 구매했는데 애플 파이는 국내 보다 좀 낫다 싶더군요.
암튼 별로 가고 싶지 않은 협소한 스시집이었는데 오후 5시가 되어 가보니까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일단 줄서고 봤는데
다행히 4인이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나와서 길게 기다리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고지식한 마눌이 4인 좌석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뭐라고 들이대려니 자꾸 말리는 통에 뒷줄에 서 있던
한국 아지매들이 다행히 5인이라서 다시 기회가 와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인들은 혼밥도 잘하는데다가 한 번 자리잡으면 기다리는 사람들 눈치 안 보고 천천히 갈길 가는 편이라서
잘못하면 기다리다 지칩니다.
내가 번역기 돌려서 "3인 자리에 저쪽에 있는 보조석 하나 낑겨서 4인이 앉으면 안되겠냐?"고 물으니 무조건 좋다고
해서 자리잡고... 여기서는 접시 색깔 별로 가격이 다른데 암튼 생맥주와 곁들여서 먹을 만큼 먹었는데 7만원 정도 밖에(?)
안 나와서 의외였습니다. 워낙에 여기저기 음식값이 비싸다보니...
삿포로 시내는 관광지라기 보다는 도심지 시내라서 그런지도...
음식맛은 줄서서 먹는 맛집 답게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우리도 스시맛에 환장할 정도는 아니니까...
특이하게 전차가 다니더라구요.
어려서 종로를 다니던 전차가 생각나서 찍었습니다.
삿포로 명소라고 해서 찰칵
귀국편도 KAL이었는데 자리도 비좁고 3시간이 엄청 길게 느껴지더라구요.
솔직이 해외건 국내건 여행이란 게 다 그런 것이라고는 하지만...
옛날에도 애들 어렸을 때도 애들 방학하거나 하면 명목상 피서 겸해서 다니는 것이지
개인적으로 뭐가 신들이 나서 나다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엔저가 어쩌고 비수기이고 해싸도 거의 두 당 백만냥이나 드는 것 같더라구요.
꼴랑 2박3일인데...
뉴스에서는 일본에서 치사율이 30% 짜리 박테리아 얘기도 나오고 대도시 호텔에 빈대가 속출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아주 가는 곳마다 꺼림직하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인터넷으로 다 살 수 있는 세상인데 사업상 가는 것도 아니고 여행은 역시나 개취 별로입니다.
첫댓글 호텔이나 편의점 등에서 노인(완전 할배나 할매)들이 일하는 모습들이 흔히 보여서 조만간 한국의 미래가 투영되는 듯 했고
경차 천국 답게 주류를 이루고 독삼사나 미국차는 1대씩 겨우 본 것 같고...(이건 현실적으로 일본인들이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한국인들이 허세가 심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일본인들이 오래된 중고차를 타지 않는 이유도 유튜브에 나온 바와 같이 올드카도
좀처럼 보기 어렵더군요, 암튼 가감없는 객관적인 현실 중계는 박가네 영상이 갑)
유튜브 '박가네'에서 봤던 일본의 실상이 다소 체감되면서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한국도 장미빛 미래 보다는 노인 문제나 특히 노인 빈곤 문제가 앞으로 더욱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더욱 팍팍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감이 짓누르고 있네요.
여행이란 것을 통해서 다람쥐 챗바퀴 돌듯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 일탈의 기분을 잠시 느껴볼 수는 있겠지만
결국 잠깐의 '현실 도피'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인터넷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데 굳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직접 가봐야
수박 겉핥기 식에 불과할 뿐이고...
노인 문제와 노인 빈곤 문제의 선봉에 서 있는 현실을 망각하고 잠시 잊어버리려는 현실 도피성 여행은 정말로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한국도 가난은 면하게 된 마당에 외국에 가본다고 해서 온갖 호사를 누려보던 시절도 아니고...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와 청년들 일자리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현실을 직면하고 각개전투 모드로
어떻게든 타개해나가도 앞날이 불투명한 판국에 불요불급한 비용을 낭비하면서까지...
인생 자체가 허상이라는 말(일장춘몽)도 유력하지만 그렇다고 한 치 앞이 불투명한 현실을 외면하고 허례허식에 빠져서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는 식의 막연한 기대만 갖고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인생은 실전이고 냉혹한 것이 현실입니다.
나 자신 이외에는 모두가 남이고 별로 도움이 안되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구요.
남들이 뭐라고 떠들건 자신의 생각과 판단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일 뿐, 굳이 비교하면서 우월감이나 열등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리
는 것은 더더욱 쓸데없는 어리석은 짓이죠.
이번 여행으로 얻은 교훈은
그나마 부모님 은덕에 힘입어서 말년에 밥술이나 뜨면서 살고 있는 형편인데 앞으로도 언제 죽을지 알 수도 없는데다가
앞날도 헤쳐나가려면 첩첩산중인데...
더더욱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도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엄혹한 현실을 직면하고 살아야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남들은 물론이거니와 철딱서니 없는 처자식들도 내 남은 인생을 책임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거늘...
글과 사진을 상세하게 소개해주셔서 함께 여행을 다녀온느낌입니다.감사드립니다~^^
후기 실감나게 잘 읽었습니다.
여행은 잘 다녀오신듯한데 말년의 감성이 듬뿍 담긴 현실적 이야기들이 공감은 되면서도 어쩐지 암울한 느낌이 듭니다.
암튼 힘내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남은 인생 열심히 살아가십시다. ^^
여행 후기 재미있게 봤습니다
여독이 생기셨을텐데
건강관리 잘 하시고
귀감이 되는 좋은글 많이 볼수있게 활기차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국장님!
안전하게 잘 다녀오셨군요.
여행은 설레는 마음으로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운 거죠.
막상 여행중에는 낯설기 때문에 그렇게 즐겁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사진 보면서 추억을 꺼내보는 재미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이틀동안임에도 체중이 빠지셨다니 건강관리 잘 하십시오.
여행후기 재밌게 잘 봤습니다. ^^
노보리베츠시(登別市)는 홋카이도의 태평양 기슭에 위치한 작은 관광 도시이고,
도시 이름을 따서 온천여관 이름을 지은거네요.
인터넷 찾아봤더니,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에 다녀온 여행후기를 올렸네요.
벌써 다녀오셨군요.
상세한 여행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