行路難 가는 길 험란하다
李白(당나라의 시인)
金樽淸酒斗十千(근준청주두십천) 금항아리 맑은 술은 한말이 만냥이요
玉盤珍羞直萬錢(옥진진수치만전) 옥반의 진기한 안주 만 전 가치로다
停杯投筯不能食(정배투저불능식) 술잔 멈추고 젓가락 던져 못 먹고서
拔劍四顧心茫然(투검사고심망연) 칼 빼어 사방을 보니 마음 망연해라
欲渡黃河冰塞川(욕도황하빙새천) 황하를 건너려니 빙하가 가로 막고
將登太行雪滿山(장등태행설만산) 태행산 오르려니 눈이 산에 가득해라
閒來垂釣碧溪上(한래수조벽계상) 한가로우면 벽계 위에 낛시 드리우다
忽復乘舟夢日邊(홀부승주몽일변) 홀연 또 배를 타니 햇무리 몽롱하다
行路難(행로난) 가는 길 험하구나
行路難(행로난) 가는 길 험란해라
多岐路(다기로) 갈림 길이 많으니
今安在(금안재) 지금 어드메이뇨?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 긴 바람이 파도를 부수고 만날 때 있으지니
直挂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 곧바로 구름 돛대를 달고 창해를 건너리라
大道如靑天(대도여청천) 대도는 푸른 하늘과 같거늘
我獨不得出(아독부득출) 나만 홀로 출세를 못했구나
羞逐長安社中兒(수축장안사중아) 장안의 명문세가를 좇기 부끄러워라
赤雞白狗賭梨栗(적계백구도이율) 닭싸움 투견에 밤과 배 내기를 하고
彈劍作歌奏苦聲(탄검작가진고성) 칼 두드려 노래하고 괴로운 가락이나 소리 낼 뿐
曳裾王門不稱情(왕문예거불칭정) 왕족 문전에 옷자럭 끌며 비위 맞추지 않으려니
淮陰市井笑韓信(회음시정소한신) 회음의 시정잡배에게 한신은 조롱을 당하였도다
漢朝公卿忌賈生(한조공경기가의) 한나라 조정의 공경대부들도 가의를 싫어했도다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않는가?
昔時燕家重郭隗(석시연가중곽외) 옛날의 연나라의 임금은 곽외를 중히 쓰려고
擁篲折節無嫌猜(옹수절절무혐시) 비를 들고 겸허히 미움이나 시기하지 않았다
劇辛樂毅感恩分(극신악의감은분) 극신(劇辛)과 악의(樂毅)가 은혜에 감읍하여
輸肝剖膽効英才(수간부담효영재) 간과 쓸개 내놓고 뛰어난 재주로 보답하였다
昭王白骨縈蔓草(소왕백골영만초) 주나라의 소왕도 백골되어 덩굴풀 무성하니
誰人更掃黃金臺(수인갱소황근대) 뉘 있어 또 다시 황금대를 깨끗이 소제하리
行路難(행로난) 가는 길 어렵도다
歸去來(귀거래) 고향에 돌아가리라
有耳莫洗潁川(유이막세영천) 귀가 있으니 하남성의 영천에서는 씻지 말고
有口莫食首陽蕨(유구막식수양권) 입이 있어도 수양산 고사리는 먹지 말라
含光混世貴無名(함광혼세귀무명) 난세엔 빛을 머금어도 무명이 더 귀하니
何用孤高比雲月(하용고고비운월) 고고함을 운월에 비견한들 무슨 소용이랴
吾觀自古賢達人(오관자고현달인) 내가 볼지니 자고이래로 현인과 달인들은
功成不退皆殞身(공성불퇴개운신) 공 이루고 물러나지 않아 다 몸을 잃었다
子胥旣棄吳江上(자서기기오강상) 오자서는 이전에 오나라 강위에 버려졌고
屈原終投湘水濱(굴원종투상수반) 초의 굴원은 끝내 상수에 몸을 던졌도다
陸機雄才豈自保(육기웅자기자보) 육기는 영걸이라 제 몸 하나 보전했지만
李斯稅駕苦不早(이사탈가고불조) 이사는 물러남이 이르지 않아 쓰라렸다
華亭鶴唳詎可聞(화정학려거가문) 화려한 정자에서 어찌 학 울음을 듣고
上蔡蒼鷹何足道(상채창응하족도) 상채의 푸른 매사냥은 일러 무엇하리오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했느뇨?
吳中張翰稱達生(오중장한칭달생) 오의 장한은 통달한 서생이라 칭송하리라
秋風忽憶江東行(추풍홀억강동행) 홀연 가을바람이 그리워 강동으로 갔도다
且樂生前一杯酒(차락생전일배주) 또한 살아 생전에 한 잔술 들면 즐거우니
何須身後千載名(하수신후천재명) 구태여 죽은 후에 이름 남겨 무엇하리오?
小梅村囑目 소매촌을 눈 여겨 보니
蘭香(일본의 여류 시인)
繞村野水碧潾潾(요촌야수벽린린) 마을을 휘감고 흐르는 푸른 물결 넘싯대고
垂柳陰深絶點塵(수류음심절점진) 버들 드리운 그늘 깊고 먼지 한 점 없구나
穿破菜花黃世界(천파채화황셰계) 채전밭의 누런 유채꽃을 신이 해질 때까지
一群紅袖趂春人(일군홍수진춘인) 한 무리의 붉은 나인이 상춘객을 좇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