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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 2 - 니키에게 세 번 점심을 샀다. 당시 니키는 마닐라에서 돈벌이를 했다. 그리고 나는 케전시티에 있는 성전에서 묵고 있어 낮에는 관광차 마닐라 시내로 들어와야 했다. 니키는 성심으로 날 잘 안내해주었다. 그가 미국에 장기 체류한 덕분에 영어가 제대로 굴러갔다. 자연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그 때 난 그에게 이런 얘기를 들려주었다. 문전박대 “국빈에 대한 예우라는 건 바로 국제사회가 존중하는 도덕성의 문제입니다. 국빈을 영접하는 것은 대통령의 주요 임무사항입니다. 국가간의 의전규약인 프로토콜의 문제입니다.” 개인의 가정도 손님 오시는 걸 싫어하면, 멀지 않아 손님을 영접할 수 없을 만큼 가난해진다. 우리는 어른들에게서 그렇게 배웠다. “네? “ 니키는 내 말에 바짝 귀를 기우렸다. 1966년 2월 7일 박정희 대통령이 돈을 빌리기 위해 말레이시아, 태국, 자유중국, 필리핀등 동남아 순방에 나섰을 때,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은 바쁘다는 이유로 만나주지도 않았다. 구걸 외교에 나선 박 대통령을 문전박대한 것이다. 치욕적인 수모를 당한 박정희 대통령은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건방진 놈, 두고 보자!. 앞으로 우리가 필리핀을 앞 설 테니. 10년 후면 우리는 선진국이 되고, 필리핀은 영원히 후진국으로 남을 테니 두고 봐.” 당시의 외무장관이었던 이동원씨의 ‘대통령을 그리며’라는 저서에서 읽은 일화이다. 니키는 내 맘을 잘 이해하겠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필리핀의 경제가 숨통이 막힌 때입니다. 그래 아키노가 공항에서 암살당했을 때 국민들이 일제히 분기하지 않았어요? 한 사람의 지도자가 천만명의 운명을 결정해요.” 마르코스 일가가 국가 예산을 빼돌린 돈만도 100억 달러에 이르고, 마르코스 독재정치 기간인 1965~1986년 중 필리핀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4%에 머물렀다 들리지 않는 총성 여행은 우선 안전해야 한다. 그런데 필리핀은 위험하다. 위험해서 여행기피지역으로 통한다. 홍콩은 최근 버스총기사건으로 7명의 관광객을 잃었다. 사살된 납치범은 우수 경찰출신이다. 필리핀이 위험하여 관관객의 물결이 태국으로 밀려갔다. 그러다 태국의 정국이 불안해지자 다시 필리핀으로 잔물결이 밀려갔다. 한국에서 가는 관광객은 그 규모가 엄청 크다 여행상품은 역시 상품이다. 누구는 돈만 벌면 그만이다. 그러나 코리아의 젊은 세대는 정보도 빠르다. 필리핀이 여행위험지역인 줄 뻔히 알면서 왜 밀려간단 말인가? 도채체 무슨 놈의 인연이 그토록 끈끈하게 달라 붙어있는가? 여인의 항변 타이페이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라는 일단의 필리핀 여성을 만났다. 저렴한 직항노선이 있는 걸 모르고 나는 타이페이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필리핀에는 범죄가 많아 관광객의 발길이 거의 얼어붙었다는 데, 그게 사실인가요?” 나는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막상 출발은 했으나 어째 찜찜하다. 멀리서 총성이 들려오는 걸 불안한 심정으로 의식하고 있었다. 총알에게 물어봐! 총알이란 놈에게 무슨 센스가 있나? 휴머니슴이 있나? 방아쇠를 당기면 그냥 아무거나 관통하기를 좋아한다. 몇가지 총기 사고 유형을 생각하며 나는 필리핀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훑어보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아무런 공포의 그림자도 없다. 웃음만이 오락가락했다. 그들은 모두 미국에서 오는 길이다. 한인교포가 10만명이라니? 그것도 필리핀 주재 외국인 1위다. 한편, 한국에 와 있는 필리핀 거주민은 5만명이라고 한다. 여행 기피 지역 필리핀의 '반-총기로비 및 총기 없는 사회' 대표 난디 파셰코는, 필리핀에서도 집단사살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을 걱정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총기 사고가 안 일어나는 날이 없다. 라디오에서 듣고 티비에서 보고 신문에서 읽는다.” 필리핀에서 총기소유는 일반적이며, 100만정이 넘는다. 사소한 상황에서도 총기사건이 일상처럼 발생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여행기피지역으로 알고 있어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4년 연속 1위가 한국인들이다. 코리안들은 모두가 난청인가? “세부 시의 경우, 시 외곽 지역에 사제 총기 제조 공장들이 많이 있으므로, 우범 지역에서는 노상 권총 강도 사건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 “한국인 상당수가 불법체류 형태로 거주해 범죄 발생 때 신원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고, 국내 전과자들이 들어와 범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무비자 입국 최근, 외교통상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련 범죄 건수는 총 131건으로 밝혀졌다. 특히 살인, 강도, 강간, 납치, 행방불명 등 강력 사건이 71건을 차지해 전체 범죄건수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0일에는 앙헬레스시에 살던 부동산 사업가 강모(50)씨가 출근길 집 앞에서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양모(40)씨와 최모(41)씨가 세부 남쪽 나가시티에서 목과 배 등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강씨는 당시 이권 문제로 신변에 위협을 느껴 사설 경호원을 고용한 상태였고, 양씨와 최씨도 필로폰 투약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필리핀으로 몰래 입국했었다. 또 한인 목사가 살해되었다. 필리핀에서 유독 한국인 관련 강력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등록금과 물가가 싸 경제력이 약한 유학생이 많아 체류 한인의 수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지만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범죄자들이 도피 장소로 많이 이용한다는 것도 그 원인의 하나이다. 필리핀의 정국이 어지러울 땐 총알이 더 난동을 부린다. 아키노 암살이 세상을 놀라게 했지만 하원의원이 운전사와 함께 의회근처에서 암살당했다. 이와같은 정보를 알고 있었기에 필리핀인들의 반응을 살피고 싶어 물어보았다. 내입에서 이 말이 체 떨어지기도 전에 젊고 발랄한 여성이 반박을 해왔다. “그건, 미국이나 유럽, 중동, 그리고 러시아… 어딘 달라요? 나라마다 범죄는 있어요. 필리핀은 인정이 많고 예의바른 동양의 진줍니다. 필리핀에는 경치 좋은 해변과 산이 많아요. 경제회생을 위한 개발계획을 잘하고 있어요. 하하 “ 소스가 좋으면 음식이 맛있다. 항변이 다정하게 들리는 건 미소라는 묘한 소스때문이다. 그 놈의 알량한 소스 때문에 대화의 맛이 달콤하게 느껴진다. 이게 필리피노들에게서 흔히 느끼는 정감이 아닐까? 그런데 현지에서도 신문을 보고 놀랐다. 전직시장이었던 Ampatuan이 100명이상의 무장한 장정들을 동원하여 작년 말, 자기의 반대파를 지지하는 친척들을 포함하여 57명을 대량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기사가 났다. 내가 거기 체류하던 7월 29일자 신문이다. 템플 하우싱에 돌아갔을 때 두 사람의 룸메이트들에게 난 니키 얘기를 해주었다. “그의 집에서 2주간 홈스테이를 하라고 했어요.” 이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손을 내저었다. 믿지 마세요 “믿지 마세요. 길에서 만난 사람 어떻게 믿어요? 필리핀이 어떤 곳인지 아직 잘 모르시나 봐!” 이들은 필리피노이면서 필리피노를 믿지 말랜다. 그리고 코리안인 나를 보호하려한다. 그들은 나를 신앙의 가족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편견이란 무서운 것이다. 카도릭교 국가인 필리핀에 이미 50년 전, 이 LDS교가 들어왔다. 지금은 회원수가 75만이고 비활동회원을 합치면 백만명을 넘는다. 가는 곳마다 이단시비가 일어난다. 그런데 빌리그래함이 이 LDS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나섰다. 카터 전 대통령도 그랬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큰 휴스턴의 레이크우드교회의 오스틴 목사도 이렇게 말했다. “LDS교는 우리와 교리의 바탕과 유대를 같이 하는 종교입니다. 밋 롬니 대통령 후보를 저는 잘 압니다. 고결한 인품과 정신을 가진 아주 정직한 분입니다.” 미국의 하원에 11명, 상원에 5명의 LDS 회원이 가장 존경 받는 국민대표로 봉사하고 있다. 편견은 가진 자의 문제이다. 여하튼 이 LDS교는 전세계에 150개정도의 템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 3-40개의 템플이 건축중이다. 난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도 이 템플에 머물렀다. 지금 마닐라 성전에서 그리고 세부성전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60페소를 받는다. 1,800원정도 된다. 그러니 세계도처에서 가장 저렴한 여행을 할 수 있다. 물론 템플 순례는 여행과 의식참여를 동시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히 나는 신앙을 같이 하는 성도와 함께 명소탐방을 했다. 가이드이자 동행인이다. 그는 관광을 마치고 이런 말을 했다. “모처럼 형님 한 분을 모신 기분으로 참으로 기분 좋은 관광을 했습니다.” 템플에는 가드가 있고, 또 사회적신뢰가 있어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확실한 안전 지대이자 정신, 심리적인 평화와 신앙의 체험이라는 고차원의 탐험욕구를 충족시키는 일종의 신대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아 타운 니키는 이런 얘기를 들려주며 현장엘 가보자고 말했다. "타가이 타이에는 한국인들이 퇴임후 정착할 코리아 타운을 만들다 만 곳이 있다. 3억달러를 투자하려다 정착예정자들사이에 내분이 일어나 그만 기초공사를 하다가 중단되었다." 니키의 얘기를 들으며 그곳이 얼마나 좋은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는지 짐작 수 있었다. 그래 나는 니키의 집에서 2주일 대신 3일을 묵기로 작정했다. “여행일정이 빠듯하다. 3일만 묵겠다.” 라고 했을 때 니키는 좋다고 했다. 니키는 아주 선량한 사람이었다. 그게 나의 확신이었다. 착한 말, 착한 마음, 착한 행실이 천사를 감동시킨다. 내편에서는 축복을 해주고 싶었다. 축복의 마음이 담긴 말이야말로 축복을 가져다 주는 게 아닐까?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행복과 풍요를 누리기를 빌어주었다. 복잡한 마닐라를 떠나 두시간 삼십분쯤 달렸을 때 타가이 타이에 있는 니키의 니파 핫이 눈에 들어왔다. 성당의 미사 교회모임 Farmer's Plaza 대형식당 선교사들 템플 식당 대우 현지 건설 합작 아파트 템플 방문객-학생 룸메이트 마닐라 템플 집니 니키의 집 니키의 마을 뒷산 니키의 마을 가장 작은 분화구 타알 People's Park Taoist Buddhist temp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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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필리핀에 대해 몰랐던 내용을 알 수 있어 좋아요
잘 감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