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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중고26회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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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 동기들 이야기 스크랩 이륙산악회 6/12-13침곡산(가사령-블랫재)구간종주-낙동정맥 11차
배슈맑 추천 0 조회 17 10.06.18 16:24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산행 시간표)

6/12 22:00     사당역 출발

6/13 04:00     가사령 출발

      04:55      성법령 갈림봉(709.1)             2.5km

      05:45      사관령(788.2)                       2.8km

      06:45      배실재                                 2.9km

      07:45      (식사 후 출발)

      09:05      침곡산(725.4)                       3.9km

      09:30      (휴식 후 출발)  

      10:35      태화산(산불 초소)                 2.6km

      11:35      먹재                                    2.0km

      12:00      한티재                                 1.0km

      12:30     (휴식 후 출발) 

      14:15      블랫재                                 3.0km

      14:45      중도일                                (2.5km) 

          10시간 45분(휴식및 식사 2시간) 23.2km  

 

 (709.1봉/성법령 갈림길)

4년 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 행사가 2002년 이후 이젠 이 나라의 커다란 축제가 되었음은 누구나 인정할 일이다.

萬人들의 결합을 위한 묘안 중에서 종교를 제외하고는 예외 없는 결합이 가능한 것일까..축구에서 엿보이는 것 처럼.. 

비록 문 밖을 나서면 잊어 버릴 감흥이라도 승리의 그 순간 우린 동포애적 결합을 분명 맛보았으며, 그렇게 크게 기뻤다.

흥분된 가슴으로 예정된 낙동길을 위해 비내리는 사당역을 떠나, 서포항 I.C를 벗어난다. 흐린듯 하지만 비는 없겠다.

기계천을 따라 지방도를 올라 省法嶺을 넘어서고, 제법 큰 동네인 五江之頭 상옥리를 내려다 보며 가사령(갈밭재)에 닿는다.   

오른쪽 가사천을 따라 내리는 전설은 팔공기맥을 벗하며 금호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접어 들면 또 어떤 시련을 맞을까..  

남으로 향하는 발 길이 가벼운 걸음으로 절개지를 올라 599.6봉 삼각점을 금새 확인하고, 편한 오름길을 타고 이어간다. 

 

 (사관령 가는 길/팔공기맥 베틀봉)

어둠 속에서 산객을 맞는 709.1봉 헬기장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동쪽 발아래 성법령을 지나면 북으로 내연지맥을 갈라

오십천을 아우르고, 남으로 비학지맥(형북기맥)을 따라 기계천을 이루어 형산강을 도모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無名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상옥리 上高川(고래)의 새벽 불빛이 따라 오른다. 豆麻(斗麻)里와  더불어 두메 산골을 이루었던 곳..

멀리 보이는 베틀봉 아래 보현산이 감?던 첩첩 산중에도 그해 여름은 그렇게 무덥고 지루한 6월을 보내야만 했으리라..

차라리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간혹 보이는 바위 전망대에 올라, 모듬발로 서쪽 마루금들을 향해 그리움을 전한다.

여름의 새벽 산길을 뒤덮은 풀섶길에서 활엽수 그늘에 깔린 그날의 상처를 떠 올리니 어디선가 草煙 냄새가 난다. 

한개비 담배를 아쉬어 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소멸해 간 그들도..삶의 불꽃을 태울만한 그들의 가치를 지닌 채 눈을 감았으리라..

총소리 없는 이곳 산 언덕배기에 누워 어릴적 고향을 떠올리며 잠들었을까..평화로운 햇살이라도 저 나뭇가지 사이로 비춰 줬으면..

 

 (침곡산을 바라보며 배실재 내림길에서)

가파른 오름으로 士官嶺에 올라 선다.가사리와 덕동을 가로 막고 함부로 넘나들지 못하게 할 만큼 꽤 높은 봉우리 고개다.

나뭇 가지 사이로 흐리나마 아침 여명을 느끼니, 지금쯤 동해를 솟은 해가  벌써 중천으로 향할 시각이다.월포 바다가 그립다.

봉우리 좌우 사면들을 번갈으며 배실재(벼슬재)를 향해 내린다. 6월의 아픈 기억들이 올해는 월드컵으로 잠시 마취 될려나..

죽음 앞에서만 평등할 영웅과 범부의 일상을 떠 올리며..덮어 놓고 민족을 찾고 동포애적 사랑을 찾으며 통일의 날은 멀어지고..

지금 우리는 무작정 합심 단결 운운하며 국가의 백년대계 앞에서 예외 없이 결합할 수는 있는 그런 세대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오히려 식민 제국주의로 역행하는, 허울 좋은 범세계화일 것이다.개인간의 차이를 존중하는 자유스런 결합이 필요하다.

때로는 자유에 대한 사랑을 위해 분노하고 별도의 힘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삶은 사랑만이 아닌 싸움이 될 수도 있다.

 

 (배실재)

낙동정맥 천리길의 중간점 배실재(벼슬재)에서 맞는 조찬의 식탁이 더욱 화려하다. 대간길을 함께 엮는 자유인 동지들..

우리는 언제 부터인가 하나의 깃발 아래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같은 길을 걸어 감에 뿌듯함을 느낀다. 바로 동지애다.

문제는 그러한 목적과 펼쳐진 장이 어울려야 하고 격에 맞아야 할 것이다. 흔히 모이는 산악(우)회의 조직이 어지럽다.

산우회란 등산이든, 트래킹이든 산에서 함께 걸어 가면서 서로 돕고 편리를 보자고 결합되는, 산행이 목적인 조직이다.

그러나, 어느 대통령 선거 조직에서 부터로 기억된다.조직의 결속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산행을 택하고, 깃발이 나선다.

한편으로는, 산행을 통해서 만나고 다져진 정들을 어떤 조직의 틀에다 묶어 놓고 다른 목적에 원용하려는 얕은 술수 마저도..

부디 우리가 나눌 山情이란 인간사 부딪히는 인정을 떠나, 말없는 산을 매개로 말없이 나누는 산행이 목적이요 전부이기를..  

 

 (침곡산 오름길)

긴시간의 휴식을 겸한 식사를 끝내고 침곡산을 찾아 나서는 길이 편한 걸음으로 길게 이어져 492.4봉을 지난다.

우린 한 때 인간사 복잡한 현실을 잊고자 산 속으로 찾아드는지도 모른다. 때로는 사람이 무섭고 피하고 싶을 때도..

그러나, 산행이란 결코 목숨을 걸만큼 프로의 경지에 올라야 맛을 보는 것도 아니고, 몇몇 벗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인간 만남의 여럿 기회 중에서 우선 산행의 길을 택한 사람들끼리 산을 떠난 또 다른 정을 쌓는다는 것은 ,

본래 순수한 산행의 연속으로서 가능한 판단이 서야 한다. 그리하여 산행 이상의 중요한 목적도 바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드물게 접하는 역방향의 정맥꾼들을 만나고, 지난 몇 해 동안 무수히 많이 만나고 헤어졌던 동행들을 떠 올린다.

막실재 옛길을 지나 침곡산을 찾아 오르는 길이 급한 된 오름으로 이어지며 여름 낮의 무더위가 함께 숨결을 북돋운다.

 

 (침곡산 정상)

하얀 찔레꽃을 벗삼아 장사익의 노랫가락 처럼 느린 걸음으로 뜨거운 여름을 헉헉대며 잡목 우거진 침곡산 정상에 오른다.

잡목 숲 한 귀퉁이에 자릴 잡고 바쁘지 않은 종주길을 쉬어가며, 입암에서 안바느실(內針谷마을)로 이어지는 계곡을 살핀다.

士甘山이라 했던가..栗山(勿栗+臣山)이라 했던가..어느 기슭으로 달아 오르는 역사의 아픔이 있어 이리도 숨막히는 산길이련가..

우리가 버릴 수도 없고 버려서도 안될 좀더 나은 미래를 향한 소박한 理想이 있기에 우린 동포애를 느끼며 오늘을 함께 한다.

천안함을 두고 벌어지는 오늘의 웃지 못할 행태들에 가슴 아프다. 무엇이 이렇게 타협할 줄 모르는 불신의 이웃으로 만들었나..

민주주의의 다수결이란 불확실한 미래의 일치 되지 않는 갈길을 위해, 다수의 민중들이 먼저 책임지겠다는 선택일 뿐이다.

결코 역사의 명백한 사실이나, 사건의 진실은 다수의 힘으로 만들어 질 수도 없고, 단 한 사람의 입으로도 밝혀질 일인것을..

 

  (태화산 오르는 길)

긴 휴식 후 서당골재로 찾아 내리는 발길이 여유롭다. 부드럽게 너울대는 능선 길을 밟으며 송전탑 아래에서 하늘을 본다.

무릇 理想이란 항상 모자람의 현실이 있기에 비록 관념이나마 인간의 의지를 간직해 주는 커다란 요소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일부이기는 하나 천안함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제기에 대하여 누군가 해명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현실에서

동포애는 사라지고, 유엔이라는 기막힌 지위의 제3자에게 서로 기대며 싸우는 것을 목격하며 진정한 민중의식이 혼돈스럽다.

우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다수의 뜻에 따르지 않으려면 구성원의 지위를 포기하라'는 압력을 너무 쉽게 내뱉는다.

소수의 구성원도 분명 한 조직의 일원이요, 어떤 상황에도 소수 반대 그룹은 존재하는 것을..그것이 국가일 바엔 말해 무엇하리오..

과연 그렇게 반대하는 민중을 몰아 내면 합일의 평화가 올것인가..절에 불지르고 떠나면 한갓 이상이 아닌 꿈을 이룰 것인가..  

천안함의 진상은 결코 투표로 선택할 사항도 아니요, 단지 명백히 드러내야 할,이미 일어난 사건이요, 존재하는 진실일 뿐이다.      

서당골재 지나고 태화산 오르는 길이 급경사로 다가오고, 서너개의 전위봉을 가시덤불 헤치니 온통 숙제로 뒤숭숭하다.

 

 (태화산 정상/비학지맥)

몇 송이 복분자 열매로 상큼함을 맛보며 뜨거운 6월을 잠시 식힌다. 태화산(678) 초소봉에 올라 모처럼 훤한 사방이 시원하다.

斗麻 산골은 보현산 아래 숨었고, 비학산 너머 월포 해안은 '여인의 숲'이 아스라 하건만, 엉겅퀴 보라빛이 소박하게 멋스럽다. 

60년전 6월이나 오늘이나 뜨겁고 거칠은 숨결은 여전하니, 과연 '역사의 進步'라는 것은 있기나 한 것인가..내겐 무슨 상관일까..

우리 범부들이야 가까운 이웃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다 보면 사는 것이요, 발전하는 전부일텐데..그래도 '進步'라는 것은 아쉽다.

모자랄 것도 없이 억울할 것도 없다는 출세한 이기주의자들이야 그냥 더도 덜도 말고 이렇게 조용히 사는 게 낫다고 하겠지만..

늘상 배고픈 우리네들은 그래도 진보에 희망을 건다. 그래서 저 첩첩 산중에 얽히고 ?힌 채 무덤도 없는 원혼들을 함께 이끌고

먼 남쪽 바닷가 몰운대에서 회한의 이별을 맞는 날, 다 함께 기뻐하고 한번쯤 크게 웃으며 덩실 춤출 날도 희망하고 기대한다..

 

 (엉겅퀴)

벌목 산길에 무더위가 스며들고 긴 내리막을 밟으며 한티재를 가늠하건만, 첩첩 다가오는 그리메가 아직은 많이 먼 길로 여겨진다.

급한 내림의 마루금에 줄 이은 묘역들이 찾아 가꾸는 이 없이, 지난 날의 살만 했던 榮華를 그리워 하며 천년의 꿈을 간직하건만..

인동초 한그루 오롯한 묘역 끝에 앉아 다리쉼을 하며 먹골(실골) 계곡에서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에 헉헉대는 더위를 잠시 식힌다.

백성들의 안타까운 분노는 生來적으로  이 땅과 이웃에 대한 애정을 함께하는 까닭에, 자칫 막연한 인정으로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흔히 중용을 앞세우고, 인간적인 포용을 강조하며 무수한 인내와 좋은게 좋다는 식의 화합과 우애를 좋은 덕목으로 내세우는 素人들..

민중의 분노는 막연하고 무책임한 猪突性으로만 표출될 수는 없겠지만, 인정이란 착한 사람들의 착한 싸움으로 지켜질 수 있는 법이다.

길고 급한 경사길을 내려 밟아 먹재 옛길을 넘어 서니, 조금씩 피로가 몰려오는 발길이 한티재를  향해 넘으려니 산길이 만만치 않구나..  

 

 (한티재-한티터널)

먹골을 감아 오르는 국도를 내려다 보며 작은 봉우리를 두어개 넘어 선 후에야 한티재 터널위 큰 무덤가에서 긴 휴식을 취한다.

더운 날씨에 밀려드는 졸음으로 진행은 자꾸만 더뎌지고..블랫재로 넘어 갈 545봉 3단 오름 능선이 큰 무게로 내 눈앞에 다가온다.

한티재 옛길 능선 들머리에 큰 무덤 하나 있어 살펴 보니 '達城  裵氏'라..진하게 다가오는 영혼의 핏줄이야 인지상정이라 절하고..

잡목 숲 속을 지나며 물오른 복분자 열매를 맛보고, 계속되는 밀림을 헤쳐 나가자니 30여분의 오름길에 마지막 안간힘을 쏟는다.

한티재에서 탈출을 고려하던 연로하신 선배님의 무릎이 걱정되고 이어질 두번의 큰 오름과 급경사 내림길에 겪을 고통이 안스럽다.

5년전 대간 길에 나서 덕유산 동엽령에서 내려 오던 길고도 긴 안성계곡길이 떠오른다. 계곡물에 식혀야 했던 열나는 무릎통증..     

545봉을 넘어 억새풀 우거진 헬기장과 화령현 안부를 지난 후,마지막 봉우리에 닿아 후배 대원 두사람을 대기시켜 선배님을 부탁한다.     

 

 (545봉 오름길) 

블랫재로 내려서는 10여분의 급경사 내림길이 매우 조심스럽고 마사토 미끄러운 디딤이 무릎을 펼 수가 없게 만든다.  

不來(佛來, 불(火)嶺) 마을에서 도일리로 넘는 블랫재 동쪽 들머리에 꽤 화려하게 모신 '盆城(金海) 裵氏' 묘역을 찾는다.

한 여름의 무성한 잡초만이 가득하니, 아마도 후손들은 조상 은덕으로 대처에 나가 바쁜 삶을 꾸리나 보다..

잦아지는 '盆城'파 묘역들의 만남으로  점점 고향이 가까워짐을 느끼며 터덜거리는 임도길을 따라 긴 하산길을 걷는다..

............

오오 환희여 미역국이여 미역국에 뜬 기름이여 구슬픈 조상이여

가뭄의 백성이여 퇴계든 정 다산이든 수염난 영감이면

복덕방 사기꾼도 도적놈 지주라도 좋으니 제발 순조로워라

자칭 예술파 시인들이 아무리 우리의 능변을 욕해도-이것이

환희인 걸 어떻게 하랴..........

-金洙映  <미역국>-

 

 (블랫재/분성 배씨 묘)

 

6/15 道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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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6.19 18:03

    첫댓글 엉겅퀴 꽃 색이 참 곱다. 점점 몰운대 가까이 내려오는구만. 여름이라 산길 걷는 게 쉽지 않겠다. 무탈산행이길 빈다.

  • 10.06.21 19:48

    참 대애~단하요!!! 계획하고 빠짐없는 실천에 끝까지 이상없이 마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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