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권 시인님이
2003년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아내 김연엽(53·金蓮葉)씨에게 바친
한 편의 詩 <연엽(蓮葉)에게>가 읽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듭니다.
송 시인의 아내는 백혈병에 교통사고로 인한 과다출혈로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이 때 의경들이 피를 나눠줘 목숨을 건졌습니다.
송 시인님이 서울 지방 경찰청장에게 감사하다고
보낸 글의 일부를 옮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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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아내 연잎새 같은 이 여자는, 똥장군을 져서 저를 시인 만들고 교수를 만들어낸 여인입니다.
수박구덩이에 똥장군을 지고 날라서 저는 수박밭을 지키고
아내는 여름 해수욕장이 있는 30리 길을 걸어서 그 수박을 이고 날라
그 수박 팔아 시인을 만들었습니다.
그런가 했더니 보험회사 28년을 빌붙어 하늘에 별따기 보다 어렵다는
교수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박사학위는커녕 석사학위도 없이
전문학교 (서라벌 예술대학 문창과)만 나온 저를 오로지
詩만 쓰게 하여 교수 만들고 자기는 쓰러졌습니다.
첫 월급을 받아놓고 "시 쓰면 돈이 나와요, 밥이 나와요, 라고 평생 타박했더니
시도 밥 먹여 줄 때가 있군요!"라며 울었습니다.
특별전형을 거쳐 발령통지서를 받고 "여보! 학위 없는 시인으로 국립대학교 교수가 된
사람은 저밖에 없다는 군요. 해방 후 시 써서 국립대학교 교수가 된 1호 시인이라고
남들이 그러는군요!"라며 감격해 하더니 "그게 어찌 나의 공이예요,
당신 노력 때문이지 총장님께 인사나 잘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자기는 이렇게 할 일 다 했다는 듯이 쓰러졌습니다.
친구나 친척들에게서 '골수 이식'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도
"2년 후면 송 시인도 정년퇴직인데, 송 시인 거지 되는 꼴 어떻게 봐요,
그게 1억이 넘는다는데..."라며 생떼를 씁니다.
지난 주 금요일이었습니다.
병간호를 하고 있는 시집간 딸 은경이의 친구가 2003년 9월 고등학교
1학년 학력평가 문제지(수능 대비 전국 모의고사)를 들고 왔습니다.
언어영역 문제지에는 저의 詩《山門에 기대어》가 출제되어 있었습니다.
은경이의 친구가 자랑처럼 말하자
아내는 "너는 이제 알았니? 은경이 아빠의 詩, '지리산 뻐꾹새' 와 '여승'도
진작 수능시험에 출제되어 나갔어야!"라고
설명해주고는 눈물을 보였습니다.
"난 이제 죽어도 한은 없단다." 라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것을 자기의 공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혜가 큰 것이라고 모든 공을 주님께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압니다. 몹쓸 '짐승의 피'를 타고난
저는 저의 아내가 어떻게 살아온 것인지를 너무나 잘 압니다.
청장님께 말씀드리지만 저의 아내가 죽으면 저는 다시는 시를 쓰지 않겠습니다.
시란 피 한 방울보다 값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AB형! 그 의경들이 달려와서 주고 간 피! 그것이 언어로 하는 말장난보다
'진실'이라는 것 - 그 진실이란
언어 이상이라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2억5천여만 원에 달하는
수술비가 부담스러워 골수이식을 거부하는 아내에게 “당신이 숨을 거두면 시를 쓰지 않겠다”며
간절하게 설득한 끝에 김씨의 남동생의 골수를 이식 받았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남편을 위한 아내의 희생이 그렇고
교수가 된 남편의 아내에게 대한 감사가 그렇습니다.
오늘날 공(功)을 서로에게 돌리는 겸손이 더욱 그렇습니다.
한 가닥 단비처럼 메마른 삶에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적셔줍니다.
첫댓글 1975년 35세 늦깍이로 시인이 된다. <문학사상> 1975년 신인상에 <산문에 기대어> 등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으며 평론가 이어령씨에 의해서 였는데 시인은 원고지가 없어 갱지에 써서 투고, 심사위원들은 시인 지망생이 원고지도 쓸줄 모른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발신지는 여관의 주소였다. 휴지통에 버린 것을 이때 주간인 이어령씨가 쓰레기통의 수북한 원고뭉치를 발견 옥고 <산문에 기대어>를 찾아낸다. 당선자를 찾는데 무려 일년이 걸렸다고하죠!
<산문에 기대어>이 시는 불교적 내세관과 인연설에 기초하여 죽은 누이에 대한 그리움과 한(恨)을 새로운 만남에 대한 소망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시는 ‘현재’에서 ‘과거’로 되돌아 보는 회상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회상의 매개는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이다. 화자는 산사의 입구에서 가을산의 단풍이 든 아름다운 풍경을 지켜보다 문득 죽은 누이를 떠올리고 누이의 삶과 한을 회상하며 그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옴을 느끼는 것이다. 화자는 가을산 그림자에서 누이의 모습을 떠올리고, 누이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과 한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서 ‘눈썹’은 죽은 누이의 인상을 떠올리게 하는
..하는 소재로, 죽음이자 부활되는 삶을 의미한다. 그리고 화자는 누이와 재회하게 될 것을 불교적 윤회의 관점에서 기대하게 된다. 살아서 만날 수야 없겠지만, 내세에서 누이와의 만남을 기대하는 것이다. 죽은 누이의 혼은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또는 물 속에서 반짝여 오던 돌의 모습으로 부활됨으로써 생명을 얻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화자는 스스럼없이 누이에게 산다화를 건넬 수 있는 것이다. 일관되게 추구된 부활 의지는 마침내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건네이던' 암시적 행위로 마무리된다. '누이야 ∼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의 마지막 목적어인 이 행위는 누이가 겪은 부활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자,
불교에서 말하는 생명의 인과 법칙과 윤회를 암시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결국 '산문에 기대어'라는 이 시의 제목과도 일치되는 관조와 깨달음의 세계라고 볼 수 있다. -
1993년에 아버님꼐서 위암으로 여의도 성모병원 12층에 입원해 계셨었는데 1207호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한달 정도 입원 하셨다가 퇴원 하시고 얼마 계시지 못하고 돌아 가셨습니다. 두편의 시를 보니 그대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제가 의경 제대를 했는데 후배들이 피를 나누어 주어 큰 도움이 됐다니 선배로서 가슴이 뿌듯 합니다.
송수권 시인님이 5월에 대구 비슬산 진달래 축제 때에 오셨어요. 한 차를 타고 대구 시내로 내려왔습니다. 7월초에 전남장성문학제에서 뵈었어요. 새벽까지 문학이야기했어요.
포송포송 해맑은 얼굴로 태어나 갑골문자 같은 해석하기 어려운 문자로 하루하루세겨, 가득세겨 놓고 가는 우리 인생이라면,,,그것 만은 안이라고 생각해 봅니다,,,,,보이는것은 물질이고 ,물질은 변합니다.저넘어 영롱한 영혼,,인간에게는 숭고한 영혼이 존제 합니다,,,,,,깨끗한영혼,,아기의 얼굴을 보면,,그것을 어럼푸시 느끼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