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2013년 10월 19일) LG배 16강전을 끝으로 2013년 글라디스가 참가하는 전국대회는 모두 끝났습니다.
올해 공식대회 성적은 CMS대회 1승 1패, 익산시장기 1패, KBO총재배 1패, LG배 2승 1패 등으로 총 전적은 3승 4패입니다.
작년에 1승에 비하면 3승을 했으므로 외적인 성적향상은 많이 되었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얇은 선수층과 빈약한 타격을 극복하지 못하면 최근의 여자야구 발전추세로 볼때 하위권으로 떨어질 것은 자명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금년도는 글라디스에게도 감독을 맡은 저에게도 특별한 한 해입니다.
창단후 처음으로 리그경기에 참가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실내연습장을 전전하다가 전국대회에 참가하는 형국이었지만 올해는 그래도 2개의 리그에 참가하게되어 그라운드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떤 팀과 만나도 어느 정도는 해 볼수 있는 힘과 기량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리그경기, 공식대회에서 패하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큰 점수차나 기량 차이로 패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대로 얇은 선수층과 빈약한 타격으로는 정상권에 오르기 어렵다는 현실입니다.
글라디스 창단후 이제 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2년간의 연습과정을 거쳐 올해가 처음으로 야구팀다운 야구를 처음 시작한 해입니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글라디스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화두를 던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즐기는 야구를 할 것이냐 이기는 야구를 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초창기 처럼 야구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고 실력이 미천할 때에는 야구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또 대부분의 선수들이 야구 초보자이므로 그냥 공을 던지고 받는 수준에서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여자야구는 일반 사회인 야구와 달리 전국대회가 매년 개최되고 또 그 결과에 따라 전국적인 순위가 매겨지는 현실이 존재합니다.
또한 여자야구팀의 숫자가 아직은 적은 관계로 연맹의 지원과 연맹 주최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여자야구팀을 유지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지금은 글라디스 현실을 보면 즐기는 야구와 이기는 야구 중간 지점에 서있다고 판단됩니다.
즐기는 야구를 위해서는 모든 선수를 골고루 출전시켜야 하고 이기는 야구를 위해서는 말 그대로 선수만을 출전시켜야 합니다.
모든 감독 또는 선수는 경기에 임하면서 절대로 지는 것을 전제로 오더를 작성하고 경기에 임하지는 않습니다.
이성적으로는 객관적 실력차이로 인해 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감정적으로는 이길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고 경기에 임합니다.
마음 속으로 조금만 더를 외치면서......
이제 우리 글라디스도 정확한 노선을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기는 야구를 할것인지 즐기는 야구를 할 것인지.
정확한 노선이 정해지면 그에 따른 후속조치도 시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연맹 탈퇴 또는 연맹주최 전국대회 불참, 선수 이적동의서 발급 등등......
두번째, 글라디스 운영주체에 관한 문제입니다.
원칙을 이야기 하면 글라디스는 글라디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칭 스태프 선임은 물론 연습장 확보, 경기참여 등을 모두 글라디스 선수들이 맡아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글라디스의 창단이 엄격히 말하면 돈키호테의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져서 많은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기 보다는 의존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가장 기본적으로 자율적으로 맡겨놓을 수 없는 현실에 크게 실망하고 있습니다.
이점은 금년 동계훈련기간을 마칠 때까지 확실한 답을 찾아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세번째, 1군과 2군으로 팀을 재편하는 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승리를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야구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사회인, 동호인 스포츠는 조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선수는 모든 경기에서 꼭 이기고 싶어하고 어떤 선수는 그냥 야구장에 나와서 노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글라디스를 1군과 2군으로 나누어 1군은 전국대회를 비롯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목적으로 하고 2군의 가볍게 즐기는 야구를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서로 추구하는 목적이 다른 만큼 훈련의 강도, 경기에 임하는 자세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고 경기를 지휘하는 코칭 스태프도 선수기용에 따른 부담이 덜 할 것입니다.
지금의 상태에서는 모든 선수들을 출전시켜야 하는 감독의 부담도 만만치 않습니다.
멀리 지방 원정까지 갔는데 단 한번이라도 출전시켜줘야 하는 부담감과 그에 따른 경기력 저하로 인해 팀 성적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전국대회를 비롯해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다만, 객관적인 실력차이로 인해 출전기회를 주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미안함보다는 더 열심히 실력을 배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앞섭니다.
앞서 말한 1군과 2군 시스템으로 운영하려면 지금보다 많은 선수를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대회 2연전을 기준으로 1군 최소 엔트리를 운영하려면 투수 5, 포수 2명, 내야수 6명, 외야수 5명 등 최소 18명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부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우리 팀을 대표하는 선수를 선발하고 그 가운데 출전선수를 선정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으면 만년 하위팀으로 머물 것입니다.
그리고 굳이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재미있게 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만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그대로 즐기는 야구를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하는 선수들이 있을 테니까요.
이 역시 일정규모의 선수가 확보되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매년 연습생 제도를 통해서 많은 선수를 확보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팀은 기존에 다른 팀에서 야구를 했던 선수보다는 우리 팀에 입단하여 처음야구를 접한 선수들이 더 많습니다.
이제는 우리 팀의 컬러를 확실히 정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냥 미녀야구단으로 남을 것인지 제대로 된 여자야구팀이 될 것인지.
첫댓글 네~중요한 말씀 이십니다 감독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