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技' 99년 4월호에서 실렸던 글입니다.
항해사, 그대는 무엇을 고민하는가
-TANKER에 승선하는 항해사를 중심으로-
박남규
조광해운 1급항해사, 쉽컨설던트
1. 이 글을 쓰는 이유
필자는 평소에 많은 항해사들과 만나고 있다. 그들과 대화를 통하여 특히 젊은 항해사들은 거의 모두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에 대한 불안감인가. 장래에 대한 불안감? 그러나 그 정도의 불안감은 사람이 살아 가는 데 필수라고 생각하라. 항해사 이외의 기관사나 일반선원 그리고 육상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젊은이들 모두 심한 장래 불안감 속에 살고 있다. 단지 그들은 매우 바빠서 불안감을 종종 잊어버릴 뿐이다. 항해사는 여러 부류의 직업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장래가 양양하고 매우 행복하다. 용기를 가져라.
그 이유는 이 글의 후반에 알 수 있고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2.Killing Time과 준비된 Expert 항해사! 그대는 전문가(Expert)가 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가?
매우 잦은 입출항을 하고 있는 항해사에게는 약간 어려움이 있는 질문이지만 항해사 모두에게 해당되는 질문이다. 지난 대선때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해서 DJ가 당선되었는데 준비되지 않은 DJ보다는 준비된 DJ가 훨씬 나을 것이다. 선박을 조선하여 대양과 협수로, 좋은날 ??은날, 낮과 밤, 추위와 더위, 좋은 자들과 비교적 덜 좋은 자들과 정상적인 계기와 비정상적인 계기를 가지고 멀미하며 승선한 항해사 그대의 경험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경험이며, 아무나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매우 중요한 경험이며 모방할 수 없는 무기를 갖는 경험이다. 이 경험을 헛되이 하지 말지어다. 이것이 전문적인 경험으로 남아 있으려면 눈 감고 세월만 보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네온싸인 번쩍이는 이국의 Night Club에서 마도로스(Matros) 파이프 담배연기와 같이한 경험은 유행가 가락속의 먼지 같은 경험이며 누구나가 할 수 있는 백짓장 같은 경험일 뿐이다. 앞에 언급한 항해사의 무거운 경험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승선 중에 우선 기본기부터 지키자.
1) 1일 7시간 이상 잠을 자면 원시인.
2) 1일 7시간이란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말한다. 7시간 동안 잠을 안잤다고 침대에 누워 잠을 보충한다고 원시인 수박덩어리 이리 저리 굴리면 공룡으로 전락하리라. 즉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이라.
3) 의학상으로 불면증이라는 증후군은 없다. 잠이 안오면 어려운 책을 읽거나 업무상 관련있는 전문서적을 졸릴 때까지 계속 공부하라. 잠은 저절로 펑펑 쏟아질것이다.
4) 건강하라. 동물도 자기 건강을 인삼, 녹용 보약없이도 잘 유지한다. 간단한 운동을 매일하고 술과 담배를 가능한 삼가한다.
5) 몸과 마음을 Smart하고 Soft하게 하라. 전 세계 직장인 중에 아침에 세수 안하고 수염 안깍고 다 구겨진 옷입고 냄새나는 신발 신고 후줄근한 차림으로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이 있을까.있다면 3류 시인이거나 이미 10여 년 전에 짤린 자일 것이다. 선박에 세탁기와 다리미는 꼭 있을 것이다. 항상 Smart한 몸가짐이 필요하다. 또 지금은 Software시대 아닌가. 사나이 가는 길에 외골수로 와장창하는 너무 딱딱한 인품은 수정해야 될 것이다. 인생살이에 여러가지 목표달성을 위해서 때로는 우회할 줄도 알고 주변과 함께 조화롭게 전진하는 부드러움으로 Hardware를 이겨내야 할 것이다. 몸과 마음이 Smart/Soft 하여야 하고 그러한 좋은 습관이 몸에 배에 있어야 한다. 그런 좋은 습관이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당신의 실력도 쓰레기통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단정한 복장, 정돈된 머리결, 젊잖은 언행과 미소짓는 당신의 모습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매우 어렵고 중요한 것이다. 승선중 당직과 식사 시간은 육상에서 확실한 직장생활로 간주하라. 승선중 매일 Smart/Soft하게 휘파람을 불며 출근하여 하루를 시작한다.
6) 남을 욕하거나 나쁘게 말하지 말고 남을 칭찬하고 불평불만을 하지 않도록 한다.
위와 같이 기본기를 지켜서 승선생활을 하면 사람이 멋있어지고 하루가 길어진다. 길어진 시간에는 당신을 기다리는 많은 것들이 있다. 공중을 시도때도 없이 펑펑 날으는 홍콩 아저씨들, 총알 피하는 천하무적 Hollywood 아저씨들, 훌라판, 고스톱판 ...., 도대체 할 것들이 너무 많아. Recreation은 토/일요일 오후에 한두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이러한 시간 죽이기(Killing Time)는 어찌보면 끔찍한 일들일 수 있다. 시간 죽이기 몇년 하고나면 항해사 자질 향상은 태평양 푸른 물결 건너갔고 학교때 배운 것도 오리무중이 된다. 무중신호도 자동이니까 스위치만 켜고 외우고 자시고할 필요도 없다. 브릿지나 덱크상의 각종 계기는 남하는 것 보고 들어서 알 뿐 Instruction과 Manual은 Underline 그은 것 하나 없이 보물창고에 잘 보관 되어있다. 필자의 말이 틀린 것일까. 부산 중앙동 근처에 해기사 면허시험 대비학원이 줄줄이 있고 장사도 잘 된다니까 필자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입증하고 있다. 3등 항해사, 2등 항해사, 1등 항해사 및 선장이 당직중 공히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야 되는데 3등 항해사가 선장만큼 업무를 잘 수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단, 몇몇 선장고유 업무를 제외) 선장이 읽는 Textbook과 항해사가 보는 Textbook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선내에 있는 Instruction/Manual도 초급/고급으로 구별되어 있지 않다. 준비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항해사들은 무엇을 하여 왔던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3. 무엇을 준비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하면 준비된 Expert가 될 수 있을까. 앞에 언급한 기본기가 잘 갖춰지고 그렇게 생활하면 일단 시간을 만들 수 있고 선박과 육상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다. 우선 승선중 적응이 잘 되고 시간을 잘 관리할 수 있다면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Smart/Soft하지 않고 매너 엉망이고, 시골소년티, 팍팍나면 무엇을 하든 초장에 툇자 맞는 경우가 허다하고 IMF 불경기엔 약도 없다. 매너가 어떻고 Smart/Soft가 어떻고 하지 말고 실력만 있으면 그만 아니냐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력은 이마빡에 붙어있지 않고 고만고만한 실력들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만의 전문가적 정체성과 차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 전문가적 정체성과 차별성을 갖기 위해서 항해사들은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가.
1) 승선중 멋있는 항해사가 어디에서도 멋있는 일을 할 수 있다.
멋이라고 하니까 시꺼먼 안경끼고 껌씹으며 호텔 Night Club에서 춤이나 멋있게 추는 것으로 착각 하지마라. 정중하면서도 부드러운 태도와 말씨, 항해 당직이든 정박당직이든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철저한 업무태도를 가진 항해사가 있다. 당신이 보더라도 멋있지 않은가. 승선중 무례한 언행과 본인의 책임과 의무는 어디가고 대충 대충 왔다갔다 휴가때까지 시간을 죽이려는 자가 가정에 간들 육상 직장에 간들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박세리가 꾸준한 노력으로 최고의 Golfer가 되었는데 당신이라고 해서 세계 최고의 항해사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세계 최고는 안되더라도 우리나라 최고의 실력있는 항해사가 되겠다는 멋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2) 신나게 독파하라
무엇을 독파할 것인가. 와룡선생이 지은 무협지 36권을 독파해봐야 눈만 아플 뿐이다. 성경에 보면 타락을 향한 길은 아스콘이 깔린 4차선 탄탄대로이고 영광을 향한 길은 울?불? 자갈길에다 뱀까지 나타나서 유혹을 한다고 그랬을 것이다. 전원일기, 모래시계 비디오테입 20여개씩 눈 아프게 보아봤자 2인의 최씨(최불암, 최민수)만 왔다갔다 할 뿐이다. 본선에 비치된 모든 전문서적과 서류는 항해사가 당연히 독파해야 할 것들이며 또한 항해사 업무상 자기 것으로 소화해야 한다. 항해사가 독파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할 List들을 열거해 보자. 많은 것 같지만 많지도 않고 항해사와 선장이 매일 듣고 말하고 의논하고 하는 것을 잘 정리해서 인쇄해 놓은 것들일 뿐이다. 책과 서류들을 독파하는 것은 업무 능력 증진과 영어공부도 되는 一石二鳥가 아니라 거기에다 업무도 잘하고 전문가가 되는 Three birds with one stone(一石三鳥)이라고나 할까.
1) RADAR, ARPA, GPS, NAVTEX, GYRO, AUTOPILOT, SEXTANT, ECHO SOUNDER등 각종 항해계기 Maual Book.
2) GMDSS, INMARSAT, VHF 등 각종 통신기기 Maual Book.
3) GAS 검지기, ODM System, EPIRB 등 각종 안전기기 Maual Book.
4) 안전 및 국제 협약관련 PUBLICATIONS.
- SOLAS.
- MARPOL 73/78
- COLREG 72
- STCW 95
- BRIDGE PROCEDURE GUIDE
- BRIDGE TEAM MANAGEMENT
- THE MARINER'S HANDBOOK
- PASSAGES PLANNING GUIDE LINES
- SOLAS TRANING MANUAL
- IMO STANDARD MARINE NAVIGATIONAL VOCABULARY
- IBC CODE
- PARALLEL INDEXING TECHNIQUES
- OCEAN PASSAGE FOR THE WORLD
- ISM CODE/ISO 9002
- HOW TO CORRECT YOUR CHARTS THE ADMIRALTY WAY
- SHIP'S ROUTEING
- PERIL AT SEA AND SALVAGE
- MANUAL ON OIL POLLUTION
- MANUAL ON CHEMICAL POLLUTION
- TANKER SAFETY GUIDE
- SHIP TO SHIP TRANSFER GUIDE
- ISGOTT
- MOORING EQUIPMENT GUIDELINES
- INTERNATIONAL LIFE-SAVING APPLIANCE CODE
항해사가 실력을 쌓아 전문지식을 많이 가지고 선장이 되어 7년 이상 승선하면 전문직업인 Pilot가 당신을 초대한다. 선장으로 7년 이상 승선하는 것은 여러 이유에서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Pilot 시험은 쉽다. 전문지식을 가지고 오랜기간 동안 기본기를 갖추고 승선했다면 시험은 틀림없이 쉽다. 시험이 나와봤자 당신이 알고 있는 전문범위를 뛰어 넘지 않는다. 항해사만이 선택할 수 있는 전문직업Pilot, 그래서 항해사 당신은 장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사람일 수 있다.
전문지식을 가진 항해사는 Pilot만이 유일한 대안인가. 전연 그렇지 않다. 항해사가 승선중 전문가가 되면 취업하거나 창업할 수 있는 업종들은 부지기수가 된다. 어느쪽이 켑인지 따봉인지는 각자의 판단과 적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들을 약간만 열거하면
5) 선박회사 해무과/선원과 직원
- ISm Coordinator, ISM D/P, Port captain, 육상탱크터미널 운영관리자, 안전관리공무원, VTS Controller, 정유회사 SBM 관리자, 화학회사 터미널 관리자, 해사관련 Surveyor, Major Ispectior, 해상폐수처리관리자 등
- 선박회사 운항부/영업부 직원, Chartering Broker 회사직원, S&P Broker 회사(선박매매) 직원, P&I 회사직원, Adjuster 회사 직원 국제변호사 Adviser, 무역회사 직원, IMO기구 직원 등
- Manning 선사 직원, 선박 Management 선사 직원, General Agency 직원, Local Agency 직원, Tugboat회사 직원, 통신회사 직원, Line Handling 회사, 선용품회사, 탱크크리닝 회사, 선용품 및 선원 Intercrew, 해운조합, 선주협회, 선박 오수 폐기물처리회사 등.
- 기타 일반회사와 외국인 회사
수만 개의 일반회사와 수백 개의 외국인 회사한국 지점이 서울에 포진해 있다. 서울 5대 중앙지광고나 Internet을 통해서 수많은 인력을 모집한다. 해운관련 업종이 아니더라도 무식이 박력으로 무조건 이력서 제출하고 직접 Interview에 응해 보라.
좋은 경험이 되고 Pass되면 좋아지는 것이다. 외국인 회사는 대학 학과 따지지 않고 실력과 Manner를 보고 선택하니까 당신과 같이 국제감각에 탁월하고 실력이 있으면 이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평소에 영어와 Internet등 컴퓨터는 열심히 해야만 되리. 휴가중에 컴퓨터 학원 수강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선박에서 Internet을 연결시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Internet관련 서적과 Internet 연습용 CD ROM은 용산 전자시장에 산더미 처럼 쌓여 있다. 이처럼 돈 벌어가면서 열심히 승선하고 있으면 새로운 직장과 창업의 챤스가 생기는 직업이 한국에 과연 몇개나 있을까. 항해사의 장래는 유망하고 행복하다. 용기를 갖고 승선할 만하다. 자, 그대 멋있는 항해사들이여 그러면 승선생활이 얼마나 중요하고 멋있는 일인 것을 알 것이다.왜냐하면 승선 경험있는 당신과 같은 전문가를 기다리는 수많은 직장이 Standy 상태이니까. 승선생활이 가정과 사회로부터 격리된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자로 태어나서 사랑하는 부모형제, 아내, 애인을 멀리하고 일년여를 보내 보아야 인간을 더욱 사랑할 줄 알고 그들이 자기에게 귀중한 사람임을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이별 경험도 인생여정에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 떠나는 것을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자.
4. 사회는 준비된 전문가만을 기다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많은 직장이 지천에서 당신들을 부르는데 준비된 Expert만을 기다린다는 사실이다. 이왕 항해사의 길을 걷는 거, 최고의 항해사가 되어서 안전항해와 훌륭한 운항목표를 달성한다면 우선적으로 당신을 Scout 하려는 따스한 바람이 당신에게로 불어올것이다. 항해사 당신이 제어하기 힘든 중요한 요인이 하나 있다. 이것이 뒷받침없이는 앞의 중요한 노력이 좌절을 맛볼 수도 있다. 즉 그 중요한 요인은 승선 중 착실히 급여를 저축하는 것이다, 취직을 하든 결혼을 하든 창업을 하든 총알이 없으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이 사회에서 저축된 돈은 전쟁시의 총알처럼 요긴하다. 왜 그런가. 휴가 몇 달 보내고 취직을 하든가 결혼을 하든가 창업을 하려고 했을 때 요긴한 총알이 없으면 추가로 몇 개월 못 버티고 또 1년간 승선하러 가면 계획이 연기 되거나 자꾸 수포로 돌아가게 되고 준비된 Expert는 녹슬어 가게 된다. 그러다 2~3년 더 지나면 의욕이 저하될 수도 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버티어 나갈 총알을 3항사로 승선하자마자 비축해 나가야 한다. 단 1원도 헛되게 쓰지말고 차곡차곡 곳간에 군량미와 총알을 채워 놓아야 한다. 장기전에서 부모나 형제에게 손벌리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것으로 인해 자존심 상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해양병원 신체검사 받는 날이 오게 된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위하는 일에는 어렵게 번 돈도 써야 한다. 주색잡기를 제외한 취미생활에 약간의 돈을 쓴다든지 자기 발전을 위한 서적, 컴퓨터 등을 사는 데는 투자라고 생각하며 소비해야 한다. 유행에 맞는 양복 두어 벌을 준비하고 멋있는 넥타이를 메고 친구 회사를 방문한다든지 선배를 찾아 뵙는 것도 사회적응에 필요하다. 양복 몇 벌 값은 쓸데 없는 곳에서 퍼마시고 지불하는 돈에 비하면 장난이지 않은가.
5. 마무리의 Key Point
전문가 준비완료. Scout되어 가는 회사건 공채로 들어가는 회사건 당신의 이력서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력서 쓰는게 여러분은 간단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승선용 이력서였기 때문에 간단하게 써도 문제가 없었고 이해하여줬다. 이제부터는 다르다고 생각하라. 이것이 마무리의 Key Point이다. 이력서 한 장의 무게는 어쩌면 당신의 일생을 좌우하게 될는지도 모른다. 사진도 카메라 사진이 아니고 사진관에서 불번쩍하면서 잘찍은 사진을 척 붙여야 함은 물론이다. 술 마신 다음날 헝클어진 모습이 찍힌 사진을 붙였다면 시골소년 취급하여 100전 98패 정도가 될 것이다. 그 다음 당신의 일생이 담겨진 이력서 내용에 출생, 학교졸업, 승선경력 몇 년이라고 서너줄 달랑써서 제출한다면 성의 부족으로 빵점처리 될는지 모른다. 어느 회사든 직원을 뽑을 때면 복수로 추천을 하고 인사부나 담당현업부서에서 이력서를 통한 선택과 면접을 거쳐서 선발하게 된다. 최종 순간까지도 당신의 경쟁자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경쟁에서는 이겨 놓고 봐야지. 여러번 경쟁에서 지게 되면 의욕상실로 자포자기 하게 된다. 사람은 겸손해야 하지만 이력서 들고 다닐 때만은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힘찬 목소리가 필요하다. 이력서에는 마쁜 것 빼고는 많이 적어 넣도록 하라. 그래서 이력서는 뒷면까지 있으며 필요하면 A4 용지에 자기 소개서도 적어서 첨부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고 당신은 경쟁순위에서 우선 상위에 링크될 것이다. 필자가 오랜기간 동안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이나 경력사원을 채용하는 것을 보면 자리는 좁고 일할 사람은 많음을 절실히 알게된다. 이력서 제출한 신청자들 중 50%이상은 이력서 사진과 내용을 보고난 후 쓰레기 통으로 직행(이력서 돌려주는 회사는 거의 없다)하기 때문에 일단 이력서 심사에서 살아 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관문에서 살아 남아야 면접관 얼굴이라도 보고 할텐데. 자칫 잘못하면 이력서 제출시부터 스타일 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항해사들이여 실망은 금물이라고 배워왔지 않은가. 필자도 실망은 절대 금물이라고 하겠다. 이 멋있는 항해사를 뽑지 않은 그 회사는 눈이 삔 회사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위로하고 추스르며 다른 곳에 재도전해야 한다. 특히 차별성을 돋보이게 하는 이력서를 쓰는 방법인데 예를 들면 5년간 승선이라고 쓴 내용보다는 5년간 무사고 승선(30만 마일 무사고 기록) 30여 개국 150항구 기항경력이라고 적는다든지. 케미칼 화물 127종류 적양하 및 Tank Cleaning 경력이라고 쓴다든지 또는 U.S Coast Guard 검사 통과 4회, 혹은 CDI 검사통과경력, 학교때 교외활동으로 등산부라고만 달랑 적지 말고 한국의 1500m이상 고봉 7개 정복이라든지, 자동차 운전 4년 무사고 혹은 컴퓨터 Internet 및 Office 수준급이라든지 당신의 경쟁자와 차별되어 채택될 수 있는 Item들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적어 넣어라. 약간의 거품은 회사에서도 인정한다.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과하면 이제 자기 자신이 희망한 회사의 의젓한 직원이 되는 것이다. (단, 입사 축하 회식자리에서 만땅된후 간부사원을 손보지 않은 전제하에) 지금 오대양 육대주에서 준비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멋있는 항해사들이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생활할 것을 믿으며 이글을 마친다.
첫댓글 위에 진로 기준은.. 해대 위주인거죠? 저희 해사고같은 경우들에는 잘하면 서베어, 대리점 같네욤
위에 있는 내용은 거참... 누구나 어디서나 꼭 배에 관련된게 아니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여 그리고 아랫사람이 쉴시간이 있다고 보시나요? 내방에 있는 시간보다 누구누가 따까리 해줘야 하는 시간이 많은데 거참... 정말 이건 배타보고 하는 말인지... 저렇게 열심히 하면 옆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 왕따되기 싶상이다
99년 해기지에 올라온 글로 서두를 보면 알다시피 조광해운 1항사가 쓴 글입니다. 배타면서 그렇게 쉴시간이 없으신가요? 제가 여러 선종을 타보진 못했지만, 여유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윗 글을 올린 의도는 진로에 관해 문의 하신 분들이 많아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올렸습니다.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이나마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님이 쓴글을 검색해 본 결과 기관사가 아니신지요? 항해사한테 윗글에 제시한 내용은 그렇게 무리한것이 아니니 오해 마시길 바랍니다.
우와.....선원의 역경이..고스란히..ㅋㅋ 저도 열심히 분발해야겠네요...
모두 생각하기 나름인거지요. 세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좋은 글이에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