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도쿄올림픽 축구는 아쉽게도 8강에서 도전을 멈춰야만 했습니다.
비판과 반성도 필요하지만 올림픽과 월드컵은 축구는 계속 되기에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합니다.
그 희망은 결국 연령별 대회인 올림픽에서 우리가 향후 A대표팀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성장할 선수들을 이번 대회를 통해서
발견했는지가 그 희망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편에서는 올림픽 축구가 연령 제한을 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2년후 열린 월드컵에서 해당 올림픽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다음다음 해 개최되는 최고의 축구대회인 월드컵에서 얼마나 활약했는지를 살펴보고,
2편에서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활약한 선수 중에서 이듬해 월드컵에서 뛸만한 재능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단, 와일드카드는 우리나라 특수성상 대부분 현 A대표팀 선수들이 차출되므로 위 재능에서 제외합니다.
2. 올림픽 세대의 월드컵 팀 합류 사례(각 대회 최종명단 기준)
(1) 1994년 미국월드컵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멤버 중 2년 후 월드컵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이운재 서정원 조진호 노정윤
아쉽게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는 못하였지만 오랜기간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는 강철 이임생 신태용 등이 있다.
1992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지만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승점 2점의 호성적을 기록한다.
최고의 발견은 상무 소속으로 월드컵 1차전 스페인전 극적 동점골을 터뜨린 날쌘돌이 서정원이다.
서정원 외 이운재와 조진호 노정윤은 모두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경기에도 출전하였고, 서정원과 이운재 노정윤은 모두 2차례 이상 월드컵을 출전하면서 한국축구에 있어 든든한 역할을 해낸다.
(2) 1998년 프랑스월드컵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멤버 중 2년 후 월드컵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서동명 최성용 이상헌 최용수
아쉽게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는 못하였지만 오랜기간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는 윤정환 이기형 등이 있다.
1996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와일드카드가 처음 도입된 이 대회에서 황선홍과 하석주 이임생이합류하면서 1승을 거두는 등 괜찮은 모습을 보였고, 이듬해인 1997년 아시아 최종예선의 좋은 경기결과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차범근 감독이 중도하차하는 등 승점 1점에 그친다.
최고의 발견은 역시 상무 소속으로 아시아 최종예선을 폭격한 독수리 최용수이다.
90년대 후반 최고의 스트라이커였고, 이상헌과 최성용 등은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준주전급으로 투지를 보여주었다.
(3) 2002년 한일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멤버 중 2년 후 홈에서 개최된 월드컵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박지성 이영표 송종국 이천수 최태욱
아쉽게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는 못하였지만 오랜기간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는 이동국 고종수 김용대 등이 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 2승을 기록하고도 조별리그를 탈락하는 불운을 경험했지만 당시 올림픽대표팀 감독 허정무는
10년 후 원정 최초 16강을 달성했고, 이듬해 부임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4강 신화를 쓰는 기적을 연출한다.
최고의 발견은 해버지 박지성으로 대표팀 주장으로 월드컵 본선에서만 전부 유럽팀을 상대로 3골을 기록한다.
이 3골은 안정환 손흥민과 더불어 한국선수 월드컵 최다골 기록이다. 물론 이영표와 이천수 송종국 그리고 이동국 고중수 등
10년 이상 한국축구를 이끌었던 좋은 재목들이 특히 많이 나왔던 세대로서 기억된다.
(4) 2006년 독일월드컵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멤버 중 2년 후 월드컵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김영광 이천수 김동진 김두현 조재진
아쉽게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는 못하였지만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는 김정우 최태욱 조병국 등이 있다.
아테네 올림픽은 올림픽 축구사상 첫 8강에 오르는 당시 최고성적을 기록했고, 당시 2002년 월드컵 인기를 이어받아
축구대표팀의 인기가 굉장히 많은 시기였다. 당시 연령대에 속하던 이천수만 차출되고, 박지성이 차출 못된게 아쉬웠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토고를 상대로 원정 첫 승을 이루는 등 승점 4점을 얻지만 아쉽게 조별리그를 통과하지는 못하였다.
최고의 발견은 이미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던 이천수나 최태욱이 아닌 월드컵에서 조재진이 생각난다.
월드컵에서 수많은 공중볼을 따내고 프랑스전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EPL팀들의 관심을 많이 끌어낸다.
김동진이나 김정우도 수많은 A매치에 출장하면서 한국대표팀의 중심자원으로 활약했다.
(5)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멤버 중 2년 후 월드컵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정성룡 강민수 기성용 이청용 박주영
아쉽게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는 못하였지만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는 이근호 김창수 김진규 등이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한국이 다른 종목에서 선전했음에도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많은 비난을 받았던 대회이기도 하다.
박주영은 올림픽 이후 리그앙에 진출하면서 유럽에 첫 발을 내딛었고, 무엇보다 기성용과 이청용 등 양박쌍용의
3명이 동시에 뛴 대회이기도 하다. 기성용은 4살을 월반하였고, 최고의 발견이라고 생각하는 이청용은 올림픽 이후부터
A대표팀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후 월드컵에서 2골을 성공시킨다.
이근호나 정성룡도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활약한다.
(6) 2014년 브라질월드컵
2012년 런던 올림픽 멤버 중 2년 후 월드컵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이범영 윤석영 김영권 황석호 기성용 김보경 박종우 구자철 지동원 등 무려 9명이다. 당연히 와일드카드로 나선 정성룡 박주영 김창수도 월드컵에 나섰으니까 엄청난 숫자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올림픽대표팀 감독이었던 홍명보 감독이 2년 후 월드컵 본선을 지휘했기 때문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대표팀 감독의 잦은 교체와 여러 구설수로 암흑의 시기를 보내며 승점 1점에 그치는 최악의 결과를
내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전무후무한 사상 첫 월드컵 메달을 획득한 대회이고, 드라마를 연출한 명승부를 보여줬다.
군면제가 가능한 아시안게임과 월드컵(독일월드컵 때까지는 16강 진출 시 병역특례규정이 존재하였음)
그리고 올림픽에만 5번 나선 박주영은 일본과 동메달결정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면서 결자해지에 성공한다.
아쉽게 월드컵 명단에 포함되지는 못하였지만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는 남태희 정우영 등이 있고, 올림픽대표팀에
부상으로 선발되지 못한 홍정호 한국영 등을 고려하면 역대급 재능이 모인 스쿼드였다.
특히 이 세대는 올림픽에 출전할 당시부터 A대표팀 주전자원들과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았고, 그 중에서도
구자철은 올림픽에 이어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어린 팀의 주장을 맡았고 대표팀과 분데스리가에서 오랜기간 활약한다.
현재도 김영권 정우영과 남태희가 벤투호의 중심선수로 활약 중에 있다.
(7) 2018년 러시아월드컵
2016년 리우 올림픽 멤버 중 2년 후 월드컵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황희찬과 정승현 두 명 뿐이다. 당시 와일드카드로 나선 선수 중에서는 손흥민과 장현수가 월드컵에 출전했고 한 명은 2골을 넣고 한 명은 2골을 헌납한다.
그 외 아쉽게 명단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는 구성윤 권창훈 이창민 등이 있다.
이 세대는 이전에 비해 2년 후 열린 월드컵에 출전한 멤버가 많이 준 것을 보더라도 느낄 수 있지만 골짜기 세대라는
오명 속에 대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전략이 잘 구사되면서 독일 멕시코가 속한 조에서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서 8강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때 기록한 12골은 한국 올림픽 축구 사상 최다골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2패 후 당시 FIFA랭킹 1위 독일을 잡아내는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세대 최대 발견은 역시 황희찬이다. 월드컵에서는 부진했지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을 성공시켰고, 현재는 분데스리가에서 다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3. 마치며
총 7번의 대회를 살펴본 결과 올림픽 멤버들이 2년 후 월드컵에서 승선하는 숫자는 평균 약 4.7명 정도이고 통상 4~5명이라고 볼 수 있다.
올림픽 멤버가 이번에는 22명으로 늘긴 했지만 기존 18명 중에서 약 1/3 가량은 대표팀 자원
으로 충분히 월반한다는 점에서 올림픽에서의 결과만큼이나 큰 대회를 치르면서 한층 성장하거나 세계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인 선수들이 우리나라 축구를 이끌 재목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다음편에서는 이번 도쿄올림픽 세대들 중에 다음해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활약할만한 재능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물론 와일드카드를 빼고, 참고로 이번 올대 최종명단에서 이미 A대표팀에서 데뷔를 한 선수는 이강인 이동경 이동준 엄원상 송민규 그리고 원두재가 있다)
첫댓글 항상 생각해보던 주제인데 잘 정리해주셨네요.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오타가 있는듯
정승연이 아니라 정승현 아닌가요?
그렇네요. 감사합니다. 지금 상무 있는 정승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