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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장자(잡편)]第25篇 則陽(칙양) : 05.말 잘하는 것을 듣는 것조차 수치이다(5/12)
莊子 雜篇 第25篇 則陽(칙양) 第4章 05.말 잘하는 것을 듣는 것조차 수치이다(5/12) |
이 장에서는 시정(市井)을 떠나지 않고 은거한 사람들, 곧 육침(陸沈)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그들은 말 잘하는 사람을 대할 때 그 말을 듣는 것조차도 수치스럽게 여길 것이라고 하였다.
05.말 잘하는 것을 듣는 것조차 수치이다
孔子之楚(공자지초),舍於蟻丘之漿(사어의구지장)。 其鄰有夫妻臣妾登極者(기린유부처신첩등극자), 子路曰(자로왈):「是稯稯何為者邪(시총총하위자야)?」 仲尼曰(중니왈):「是聖人僕也(시성인복야)。 是自埋於民(시자매어민),自藏於畔(자장어반)。 其聲銷(기성소),其志無窮(기지무궁), 其口雖言(기구수언),其心未嘗言(기심미상언), 方且與世違而心不屑與之俱(방차여세위이심불설여지구)。 是陸沈者也(시륙침자야),是其市南宜僚邪(시기시남의료야)?」 |
공자(孔子)가 초(楚)나라에 여행하여 의구(蟻丘)라는 언덕에 있는 다점(茶店)에 숙소를 정해 묵었다.
그 이웃집의 주인 부부와 남녀 하인들이 지붕 위에 올라가 지붕갈이를 하고 있었다.
자로(子路)가 물었다. “이렇게 모여서 지붕에 오르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요?”
중니(仲尼)가 말했다. “이 사람들은 성인(聖人)의 무리이네.
이들은 스스로 민중 사이에 파묻히고 스스로 밭두둑 사이에 은둔하여
그 명성은 소멸되었으나 그들의 뜻은 무한하며,
그 입은 비록 세상 사람들처럼 말을 할지라도 그 마음은 한 번도 말을 하는 일이 없으며
바야흐로 세속과 등지고서 마음으로 세속과 함께 하는 것을 깨끗하다 여기지 않는다.
이들은 육지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이들이니 이 사람은 아마도 초(楚)의 현자(賢者)인 시남의료(市南宜僚)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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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舍於蟻丘之漿(사어의구지장) : 의구(蟻丘)라는 언덕에 있는 다점(茶店)에 숙소를 정해 묵음.
蟻丘(의구)는 언덕의 이름. 漿(장)은 음료수를 비롯한 음식 파는 집.
○ 有夫妻臣妾(유부처신첩) : 주인 부부와 남녀 하인들. 부처(夫妻)는 주인 부부(夫婦). 신첩(臣妾)은 남녀 하인(下人).
○ 登極(등극) : 지붕 위에 올라감.
登極의 뜻에 대해서는 司馬彪는 “極은 가옥의 용마루이다[極 屋棟也].”라고 하여 지붕을 말한다고 풀이했는데 池田知久 등이 이 견해를 따르고 있다.
○ 子路(자로) : 중국 춘추 시대 노나라의 정치가이자, 무인이다. 이름은 중유(仲由)이지만, 그의 자인 자로(子路)가 알려져서 자로라고 부른다. 또 다른 호칭인 계로(季路)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로는 공자(孔子)의 핵심 제자 중의 한 사람으로, 공자의 천하유세 동안 고난을 끝까지 함께 하였다.
○ 是稯稯(시총총) 何爲者邪(하위자야) : 이렇게 모여서 지붕에 오르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요? 稯은 볏단 ‘종(총)’, 모일 ‘총’. 稯稯(총총)은 많이 모여 있는 모양.
○ 是聖人之僕也(시성인지복야) : 이 사람들은 성인(聖人)의 무리임. 林希逸은 “성인의 종복이라 한 것은 성인의 무리임을 말한 것이다[聖人僕 言聖人徒也].”라고 풀이했고, 奚侗은 “僕(복)은 徒(무리 ‘도’)와 같은 뜻이다[僕 與徒 同義].”라고 풀이했다.
○ 自埋於民(자매어민) 自藏於畔(자장어반) : 스스로 민중 사이에 파묻히고 스스로 밭두둑 사이에 은둔함. 스스로 민간(民間)에 숨고 농사짓는 무리 속에 자신을 감춘다는 뜻이다.
○ 是陸沈者也(시륙침자야) : 이들은 육지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이들임. 수중(水中)이 아닌 뭍[陸]에 자기 몸을 가라앉히고 있는 자. 즉 몸은 세속 속에 있으면서도 세속으로부터 모습을 감추고 있는 대지(大地)의 침륜자(沈淪者). 즉 도인(道人)(池田知久).
○ 是其市南宜僚邪(시기시남의료야) : 이 사람은 아마도 초(楚)의 현자(賢者)인 시남의료(市南宜僚)일 것임. 시남의료(市南宜僚)는 〈山木(산목)〉편에 나왔다.
○ 市南宜僚(시남의료) : 인명. 司馬彪는 “熊宜僚(웅의료)이다. 저잣거리 남쪽에 살았기 때문에 그것을 호칭으로 삼은 것이다[熊宜僚也 居市南 因爲號也].”고 풀이했고, 李頤는 “성은 웅이고 이름이 의료이다[姓熊 名宜僚].”고 풀이했다. 또 陸德明은 “≪春秋左氏傳≫을 살펴보건대 저잣거리 남쪽에 웅의료라는 이가 있는데 초나라 사람이라고 했다[案左傳云 市南有熊宜僚 楚人也].”고 풀이하고 있다(≪春秋左氏傳≫ 哀公16년).
子路請往召之(자로청왕초지)。 孔子曰(공자왈):「已矣(이의)!彼知丘之著於己也(피지구지저어기야), 知丘之適楚也(지구지적초야),以丘為必使楚王之召己也(이구위필사초왕지초기야), 彼且以丘為佞人也(피차이구위녕인야)。 夫若然者(부약연자),其於佞人也羞聞其言(기어녕인야수문기언), 而況親見其身乎(이황친견기신호)! 而何以為存(이하이위존)?」 子路往視之(자로왕시지),其室虛矣(기실허의)。 |
자로가 가서 그들을 불러오겠다고 청하였다.
공자가 말했다.
“그만 두거라! 그는 내가 자기를 세상에 드러내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내가 초나라에 가는 것을 알아서, 내가 반드시 초나라 왕으로 하여금 자기를 초빙하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하여 그는 또한 나를 두고 말을 잘 꾸며대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무릇 그와 같은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을 대할 때 그 말을 듣는 것조차도 부끄러이 여길 것인데,
하물며 직접 그 사람을 볼 까닭이야 더더구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그가 아직도 집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자로가 가서 보았더니 그 집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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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彼知丘之著於己也(피지구지저어기야) : 그는 내가 자기를 세상에 드러내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음. 池田知久와 李勉 등의 견해를 따라 번역하였다. 福永光司는 ‘나(孔子)를 세상에 드러내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했고, 金谷治는 ‘내가 자기(자기의 정체)를 밝혀낼 것으로 알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했는데 다소 무리. 著는 나타날 ‘저’. 드러나다.
○ 以丘(이구) 爲必使楚王之召己也(위필사초왕지소기야) : 내가 반드시 초나라 왕으로 하여금 자기를 초빙하게 할 것으로 생각함. 召己(소기)의 己는 시남의료(市南宜僚). 공자(孔子)를 지칭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으나 옳지 않다.
○ 佞人(영인) : 간사(奸邪)스럽게 아첨(阿諂)하는 재주가 있는 사람.
○ 何以爲存(하이위존) : 너는 어찌하여 그가 아직도 집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存은 남아 있다는 뜻. 成玄英은 ‘在’로 풀이했다. 한편 金谷治는 이 대목을 ‘너는 어찌하여 그를 찾아가려 하는가?’의 뜻으로 보았는데 王敔와 吳汝綸 등의 주장을 따라 存을 存問, 訪問의 뜻으로 이해한 견해도 참고할 만하다.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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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雜篇 -> 則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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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子之楚,舍於蟻丘之漿。其鄰有夫妻臣妾登極者,子路曰:「是稯稯何為者邪?」仲尼曰:「是聖人僕也。是自埋於民,自藏於畔。其聲銷,其志無窮,其口雖言,其心未嘗言,方且與世違而心不屑與之俱。是陸沈者也,是其市南宜僚邪?」子路請往召之。孔子曰:「已矣!彼知丘之著於己也,知丘之適楚也,以丘為必使楚王之召己也,彼且以丘為佞人也。夫若然者,其於佞人也羞聞其言,而況親見其身乎!而何以為存?」子路往視之,其室虛矣。
공자(孔子)가 초(楚)나라에 여행하여 의구(蟻丘)라는 언덕에 있는 다점(茶店)에 숙소를 정해 묵었다. 그 이웃집의 주인 부부와 남녀 하인들이 지붕 위에 올라가 지붕갈이를 하고 있었다.
자로(子路)가 물었다. “이렇게 모여서 지붕에 오르는 사람들은 뭐하는 사람들인지요?”
중니(仲尼)가 말했다. “이 사람들은 성인(聖人)의 무리이네. 이들은 스스로 민중 사이에 파묻히고 스스로 밭두둑 사이에 은둔하여 그 명성은 소멸되었으나 그들의 뜻은 무한하며, 그 입은 비록 세상 사람들처럼 말을 할지라도 그 마음은 한 번도 말을 하는 일이 없으며 바야흐로 세속과 등지고서 마음으로 세속과 함께 하는 것을 깨끗하다 여기지 않는다. 이들은 육지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이들이니 이 사람은 아마도 초(楚)의 현자(賢者)인 시남의료(市南宜僚) 아니겠는가?”
자로가 가서 그들을 불러오겠다고 청하였다.
공자가 말했다.
“그만 두거라! 그는 내가 자기를 세상에 드러내려고 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내가 초나라에 가는 것을 알아서, 내가 반드시 초나라 왕으로 하여금 자기를 초빙하게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하여 그는 또한 나를 두고 말을 잘 꾸며대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무릇 그와 같은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을 대할 때 그 말을 듣는 것조차도 부끄러이 여길 것인데, 하물며 직접 그 사람을 볼 까닭이야 더더구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그가 아직도 집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자로가 가서 보았더니 그 집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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