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쟁이가 사르르
물살을 일으켜
하늘의 뉘를
일일이 일어내더니
구름 두어 뭇
풀어 지피더니
연못 쟁반에
고슬고슬
수련 몇 그릇,
몰려드는
몰려드는
저 푸른 입들 좀 봐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06.14. -
이 시는 연못의 풍경을 찬찬하게 그러나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연못의 수면에는 소금쟁이가 떠 다녀서 물살이 미미하게 일어난다. 시인은 그런 모습을 조리로 쌀을 일어 밥을 안치는 행위에 빗댄다. 이어서 흰 구름이 물낯에 뭉실뭉실 비치는 것을 보고선 장작 두어 묶음으로 불을 때는 일에 견준다.
그리하여 되지도 질지도 않은 밥을 다 지었을 터인데, 그 알맞게 지은 밥은 연못에 한 송이씩 막 핀 하얗고 맑은 수련의 외양에 멋지게 비유한다. 이때의 수련은 귀한, 깨끗하게 쓰일 공양물이 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