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슬럼프 15회]
정우:(N) 반지를 선물하고 싶었다. 갑자기 든 생각은 아니었다. 그때, 문득 그런 마음이 들었다. 오래도록 헤어짐없이 함께하고 싶다고.
정우: 아, 그래서, 이건 언제, 어떻게 주지? 흠...
이렇게 주면 되나? 아님 이렇게? 아니면...이거를 요렇게... 이, 이, 이렇게? 아니면 저렇게? 아니면 요로코롬? 아님, 아, 어!
흑... 어, 어딨어, 어디 있어!! 씨..
하늘: 뭐해?
정우: 악! 아, 아무것도 아니야.
하늘: 왜, 뭐가 들어갔어?
정우: 아, 아니야, 아니야. 괜, 괜, 괜, 괜찮아, 그.. 넌, 넌 할 거 해. 그, 너의 꿈을 마음껏 펼쳐!
하늘: 왜, 뭐가 들어갔는데?
정위 그, 그, 도, 동전, 동전. 그 백 원짜리 동전인데, 신경 쓰지마. 아이고...
하늘: 아, 이걸로 빼면 되겠다.
정우: 어? 아!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하지마, 하지마, 내가, 아... 내, 내가 할게. 아니면 아!! 제발!!! 아, 제발, 제발, 아, 제발!!! 아, 제발. 나, 이런 식으로 주고 싶지 않아!
하늘: 주다니? 뭘? 백 원짜릴 나한테?
정우: 어? 아...
정우: 아, 아이, 사실... 너한테 주려고 산 선물이 있는데,
하늘: 선물?
정우: 아, 그게...
하늘: 어? 이건가?
정우: 하... 알았어. 그냥 말할게. 나 너한테 선물하고 싶었어. 그거. 하...
정우, 하늘: 학!!!!
정우: 야, 야, 일로 와! 뭐야, 아!!!
하늘: 너 나 밀치고 먼저 가더라!?
정우: 야... 내가 언제... 저게 뭐가 무섭다고...
하늘: 어, 씨, 쟤 왜 안가!
정우: 으악!!!!
정우: 하.... 너는 여러모로 좀 애매해졌고, 너는... 취향이 좀 아닐 수도 있고, 너는... 제발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아이, 그보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주냐고! 소파 있는데도 안 되고, 바퀴벌레 있는데도 안 되고, 여기서 주기엔 애매하고, 병원은 더 이상하고, 그러다 지금 내가 병원 갈 거 같고, 그러다 지금 내 머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 같고, 그러다 내가...
하늘:(전화 통화) 어, 정우야, 일어났어?
정우:(전화 통화) 응. 아, 안그래도 전화하려고 했었는데, 아침부터 보고 싶었거든.
하늘:(전화 통화) 그래? 그럼, 셋 세 봐.
정우:(전화 통화) 왜? 셋 세고 나면 눈앞에 나타나나?
하늘:(전화 통화) 그럴지도 모르니까 간절한 마음으로 일단 세 봐.
정우:(전화 통화) 알았어. 엄청 간절히 센다. 하나, 둘, (뒤에서) 셋!
하늘: 아, 깜짝이야! 뭐야, 집에 있는 거 아니었어?
정우: 잠이 안와서 좀 뛰고 왔어. 오는데 너 보이길래 바로 따라왔지.
하늘: 그랬어? 나 15분 정도 시간 있는데, 커피 마실까?
정우: 완전 좋아. 들어가시죠.
정우: 자! 아이스커피 대령이오~
하늘: 고마워. 음~~ 맛있다. 너무 바빠지진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너무 바빠서 미안해.
정우: 으음... 조금도 미안해 하지마.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나 막 여자 앞길 막고 그런 남자 아니야. (진동) 잠시만.
바다:(문자) 형! 사랑해요!
정우: 응?
하늘: 왜 그래?
바다: 아니, 바다한테 문자가 왔는데, 얘 왜 이러지?
하늘: 하...
정우: 어?
하늘: 너, 내 말 잘 들어! 앞으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남바다가 용돈 달라고 뭔 짓을 해도 천 원 한 장 주지마. 너 돈 생긴 거 알고 저러는 거니까.
정우: 아이, 그게 뭔 소리야?
하늘: 위약금 돌려받은 걸 알게 됐어. 내가 말한 건 아닌데.
정우: 알아. 기사 난 거 나도 봤어.
하늘: 아... 진짜. 여정우 오지게도 괴롭힌다. 아니,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좀 냅두지. 그동안 그렇게 시달렸는데, 왜들 그래?
정우: 아이, 난...
하늘: 괜찮다고? 너 또 괜찮다고 하려 그랬지?
정우: 아니, 기사 난 게 괜찮은게 아니라 니가 내 옆에 있어서 괜찮아졌다고. 아이, 나도 불편하지. 처음에 의료사고 터졌을 때, ‘저건 뭐, 의도적인 살인이 분명하다’ 이런 댓글 달리는 거 보고 상처도 받고, 또 그런 댓글 보고 사실로 믿는 내 지인들 보면서 더 상처받고, 내 아픔이 내 기분과는 전혀 상관없이 세상에 알려지는 거 솔직히 너무 싫은데, 니가 있어서 괜찮다는 뜻이었어.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우리는 다음 주 수술에만 집중하자, 어때?
하늘: 알겠어.
정우: 아! 내가 케이스 정리한 거 있는데 좀 볼래? 저기 서랍 안에 USB 있는데.
하늘: 서랍?
정우: 응.
하늘: 여기?
정우: 아학! 아, 안 돼!!
하늘: 음! 뭐야, 왜 서랍을 못 열게 해. 이번엔 뭐, 픙뎅이라도 숨겨 놨냐?
정우: 지금 그런 얘기 할 분위기가 아니라... 나, 사실 너한테 줄 게 있는데,
바다: 형!!!
정우: 어, 어, 왔어? 아, 요즘 몸이 진짜...
바다: 누나, 뭐고? 출근 안 하고 왜 여기 있노?
하늘: 아, 난 그, 차 한 잔 마시러. 내가 이걸 왜 설명하고 있지? 그러는 넌 여기 왜 왔어?
정우: 어, 그래.
바다: 나야 우리 정우 형님 아침 식사 챙겨 드리라고 왔지.
정우: 어?
바다: 어디 보자. 이건 정우 형님 좋아하는 꽈리고추 멸치볶음,
정우: 어...
바다: 그리고 이건 콩자반, 그리고 이건 파김치,
정우: 어, 야, 너무 많은데?
바다: 그리고 오삼불고기까지!
하늘: 야! 너, 이거 엄마한테 허락은 받고 가지고 온 거야? 아, 니 돈으로 산 것도 아닌데, 왜 마음대로 가지고 와?
바다: 에헤!! 가족끼리 니 돈 내 돈이 어딨노? 내 돈이 니 돈이고, 니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이 형님 돈이고, 형님 돈이 내 돈이지!
하늘: 하...
바다: 안 그래요? 그런 의미로 5만원만 좀...
정우: 어우, 야, 어, 하늘아...
하늘: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 따라 나와!
정우: 하, 하늘아, 하늘아, 길로, 길로틴 초코는 언제 배웠어?
바다: 5만원 가능하시다면 두나은행 352 20020408로 좀 보내 주세요.
정우: 야, 바다야.
정우: 뭐, 두나은행...
바다: 그, 5만원 부담스러우면 3만원도 괜찮아요.
하늘: 3만대 맞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해라!
정우: 저, 하늘아..
바다: 사랑해요, 형. 사랑해!
정우: 알았어. 아, 야, 꼭 살아남길 바래. 휴...
정우: 아, 안녕하세요?
홍란: 안녕하세요?
정우: 아, 어디 가? 아니, 출근 안 해?
대영: 아니, 아니, 아니, 그...
정우: 아, 이 형 가끔 이상해.
정우: 뭔 일 있어?
대영: 조용히 해.
정우: 아이, 왜 뭔 일인데?
대영: 가만있어.
정우: 얘기해 봐.
대영: 가만있어.
정우: 어? 어, 내가 들어 줄게. 아, 뭐, 들어보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르잖아.
대영: 아, 꺼지라고! 씨!
홍란: 지금 저보고 꺼지라고 하신 거예요?
대영: 아이, 그, 그게 아니라.
도간호사: 그럼, 저보고 꺼지라는 거예요?
대영: 아이, 그것도 아니라, 그니까...
홍란: 허...
대영: 아니.. 아이, 저, 저, 저, 홍란씨, 그... 아, 도쌤! 그, 그...
직원: 그럼 들어가세요, 선생님.
정우: 네.
하늘: 정우야.
정우: 어, 여긴 왜...
하늘: 왜긴, 너 보러 왔지. 홍보팀 만나고 나오는 거야?
정우: 하... 들었구나?
하늘: 그래서 뭐라고 했어?
정우: 일단 생각해 본다고 했어.
하늘: 생각을 왜 해? 설마 우리 병원이라서 거절하면 나 곤란해질까 봐 그래?
정우: 아, 근데 어차피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 뭐, 다른 건 몰라도 환자 모습 노출시키는 건 나도 용납 못 해. 걱정마. 잘 해결할 테니까.
하늘: 아니... 이런 상황을 대체 왜 만드는 거야? 사람 곤란하게. 그냥 좀 냅두지, 왜 자꾸 괴롭혀.
정우: 그럼, 너라도 나한테 잘해 주라.
하늘: 어떻게 잘해 줄까?
정우: 같이 밥 먹자. 몇 시간 기다리면 너랑 저녁 먹을 수 있어?
하늘: 나, 오늘 수술 다 끝났어. 얼른 옷만 갈아입고 올게.
(음식점)
하늘: 무슨 전화길래 안 받아?
정우: 그냥, 예전에 알던 기자님.
하늘: 왜? 인터뷰하자고? 아, 진짜! 사장님, 여기 소주 한 병 주세요.
정우: 뭐야? 너 술 마셔도 돼?
하늘: 당연히 마셔도 되지. 오늘은 속상해서 한 잔 마셔야겠어. (진동)
정우: 아이...
홍란:(전화 통화) 남하늘...
하늘:(전화 통화) 응.
홍란:(전화 통화) 뭐 하냐?
하늘:(전화 통화) 나 정우랑 소주 한 하려고.
홍란:(전화 통화) 나도!
하늘:(전화 통화) 너도? 안 돼, 오늘은 정우랑 둘이 있을 거야.
홍란:(전화 통화) 남하늘 진짜 너무한다. 나 오늘 기분이 좀 그렇다고.
하늘: 기분이 왜? 무슨 일 있어?
정우: 난 괜찮아, 오시라고 해.
홍란: 데이트에 껴서 죄송해요.
정우: 아, 아니에요.
홍란: 근데 오늘은 저도 술이 좀 필요해서, 아니, 많이 필요해서.
정우: 아까 얼핏 보긴 했는데, 그, 무슨 일이에요?
홍란: 사실 그 일 때문은 아닌데, 그 일도 썩 좋지는 않았고,
하늘: 뭔 소리야?
홍란: 아니... 근데 빈대영씨랑 친하신데, 막 얘기해도 되나?
하늘: 대영씨 얘기야? 그럼 더 말해야지. 혹시 알아? 정우가 그 입장에서 얘기해 줄지.
정우: 그래요, 고민되는 거 있음 말씀하세요.
홍란: 아시다시피, 저랑 빈대영씨 사이에 썸이 있었잖아요.
하늘: 응.
홍란: 근데 저한테 고백을 하는 순간에 내 눈앞에서 도쌤이랑 뽀뽀를 하더라구요.
정우: 예?
하늘: 뭐?
홍란: 물론 고의는 아니었어. 그, 도쌤이 넘어지다 그런 거긴 했는데, 막상 내 눈으로 그걸 보자니까 좀 마음이 안 좋더라고. 그때 회식 때 보니까 도쌤이랑 뭐 있는 거 같기도 하고.
하늘: 도쌤이랑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정우: 응.
하늘: 일단 마셔. 짠!
홍란: 그냥 이런 유치한 일들이 신경 쓰이는 게 연애 감정이 실감나서 ‘내가 이래도 되나?’ ‘애도 있는데 이러고 있는 게 맞나?’ 막 갑자기 심란하다, 내가.
하늘: 그럴 수 있지, 충분히. 아휴, 한 잔 해. 아휴...
정우: 방, 방... 하늘아... 지금 15초에 한 잔씩 마시는 거 같은데, 조금 천천히 마시는 거 어떨까?
하늘: 에이, 걱정마. 나도 오늘 소주가 좀 써서 딱 한 병만 마시려고.
정우: 아, 한 병?
홍란: 혼자 한 병? 둘이서 한 병?
하늘: 에이... 혼자서 한 병!
홍란: 난 또 실망할 뻔했네. 실망할 뻔했을 땐,
하늘: 한 잔 마셔야지!
정우: 학... 아, 뭐, 속도가 심히 걱정스럽네.
하늘: 짠!! 아으~
정우: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후.... 자, 두 분 다 일어나세요! 라면 다 붑니다, 불어요. 하늘아, 속 아프다고 라면 먹겠다며.
하늘: 어....
정우: 아이고... 하늘아... 그랬어? 하늘아, 홍란씨도 맛있게 먹잖아, 지금. 너 나중에 속 아프다. 하늘아? 숨 쉬지?
홍란? 와~ 하늘아, 맛있다!
정우: 저, 정우인데요...
홍란: 언제부터요?
정우: 원래부터요.
홍란: 취하셨어요? 하하하.
정우: 아, 홍란씨가 취하셨겠죠. 하하하. 어, 하늘아, 일어났어? 아, 이제 먹자.
하늘: 누구세요?
정우: 남친이요.
하늘: 언제부터요?
정우: 몇 달 전부터요.
하늘: 음...
정우: 와, 이게 무슨 대화냐? 진짜... 자, 일단 하늘아, 먹자. 여자친구분... 뚜껑은 열고 드셔야죠.
하늘: 아...
정우: 네. 제가 열어 드릴게요.
하늘: 감사합니다. 후....
정우: 천, 천, 천천히...
대영: 야, 여정우!
정우: 아, 형! 빨리 와 봐. 빨리 와!
홍란: 빈대영이다! 정우씨가 불렀어요?
정우: 홍란씨가 불렀잖아요!
대영: 뭐야?
정우: 아이고, 아, 괜찮아? 어우, 하늘아, 물, 물을 왜 숨겨? 이리 줘, 아, 물...
홍란: 이씨, 남하늘, 진짜, 씨.
하늘: 응? 이씨, 떨어졌잖아.
홍란: 일어나, 진짜.
정우: 아, 둘이 싸우지 마시고,
하늘: 오케이.
정우: 일단 오케이, 오케이! 자! 좋았어! 가자, 가자,
대영: 아휴... 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정우: 많이 마신 것보다 조금 많이 급하게 마셨지.
대영: 아유, 씨! 이렇게 될 때까지 안 말리고 뭐 했냐?
정우: 이게 다 형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아, 뭐. 나보고 최악이라더니 형이 더 최악이더만!
대영: 내가 뭐!
정우: 홍란씨한테 어떤 꼴 보였는지 내가 다 들었어.
대영: 야! 그, 다 들었으면 우발적인 사고였단 거 알 거 아니야? 가뜩이나 심란한데 이 자식이!
하늘: 이 자식이라뇨? 왜 우리 정우한테 그래요? 왜 우리 정우만 괴롭히냐고요!
정우: 그래, 이씨!
홍란: 야, 너네 왜 빈대영씨한테 그래? 가뜩이나 짠한 사람한테.
대영: 그래, 이씨!
하늘: 야, 우리 정우가 더 그래, 어? 우리 정우는 이 거리에서 제~일 안쓰러워!
홍란: 야, 빈대영씨는 서울에서 제일 안쓰러워.
하늘: 아니거든? 우리 정우는 아시아에서 제일 안쓰럽다고!
대영: 기마전도 아니고, 무슨, 이거, 어유, 야! 더 안쓰러워지기 전에 우리 먼저 택시 타고 갈게.
정우: 어, 어서 가!
대영: 야, 고생해라.
하늘: 정우... 너무 안쓰러워. 아시아에서, 세계에서 제일 안쓰럽다고. 정우야...
정우: 지금의 내가 제일 안쓰러워. 하...
하늘: 정우...
정우: 어, 금방 가자, 어. 택시!!!
(하늘 방)
정우: 윽! 다 왔어, 다 왔어.
엄마: 아이고, 어쩌다 이래 고주망태가 됐노?
정우: 한동안 안 마시다가.. 헉. 헉... 마시니까 ... 금방 취했나봐요.
엄마: 아이고, 내가 몬 산다, 내가 진짜.
정우: 어디다가 전화하는 거야?
하늘:(전화 통화) 어, 엄마. 나 오늘 당직이라 못 들어가. 그럼 끊어!
정우야, 나 엄마한테 뻥쳤어. 나 오늘 너네 집에서 자고 갈래. 으음....
엄마: 아...
정우: 하... 아, 어머니 왜 그런 눈빛으로... 어디 가세요? 들어가세요...
하늘: 여정우 괴롭히면 가만 안 둬! 가만 안 둔다고!!! 뭐야, 나 왜 여기서 자고 있어?
바다: 방에서 자기 갑갑하다고 새벽에 여기다가 이불 깔았잖아, 누나가!
하늘: 내가?
엄마: 정우야,
정우: 예.
엄마: 난 니한테 내 딸 못 준다. 이래 술주정 심한 아를 어떻게 니한테!! 난 못 준다!
하늘: 흠. 흠. 아, 내가 뭘 어쨌다고.
엄마: 나는 니 낳고 처음으로 어제 니가 부끄럽더라.
바다: 와, 엄마가 누나를 부끄러워하는 날도 오고. 맨날 내만 부끄러워하더니.
삼촌: 아, 적당히 좀 해라, 어? 살다 보면 술도 한 잔하고, 꽐라도 되고, 개차반도 되고 그런 거지, 뭐.
하늘: 개, 개차반? 그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정우: 많이 먹어.
정우: 아! 뭘 해도 귀엽냐. 미치겠네. 흠! 좋았어. 어, 멋있어. 귀여워.
정우: 아, 여긴 어떻게...
무근: 아, 그게, 남하늘 전화 받고...
정우: 남하늘?
무근: 어제 완전 취해서 전화 왔더라고. 민호네 삼겹살집에 전화해서 내 번호 알아냈대. 너한테 제대로 사과 안 하면 가만 안 둔다고. 죽여버린다고...
정우: 어?
무근: 난 차라리 잘됐다 싶었어. 연락해 보고 싶었는데, 니가 싫어할 것 같고, 면목도 없고. 마음만 졸였는데. 이참에 사과할 기회라도 생겨서 다행이다 싶어. 미안해, 정우야. 나도 내 우정이 그렇게 얄팍할 줄 몰랐는데, 당장 나앉게 되니깐 뭘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더라고. 평생 너한테 상처 준 거 후회하면서 찌그러져서 살게.
정우: 왜 이래, 어색하게.
무근: 나 꿇으라면 꿇을 수도 있어. 아, 아니다. 지금 꿇을게. 어차피 남아도는 관절 뭐, 쓸데도 없으니까.
정우: 아, 좀 오버하지마. 오버하지마. 하... 알았어. 사과받을게.
무근: 그...
정우: 가 봐.
무근: 그래, 다음에 한번 보자.
정우:(전화 통화) 예, 여정우입니다.
직원:(전화 통화) 안녕하세요, 선생님. 대한대병원 홍보팀장입니다. 그게, 그, 어제 말씀드린 것들이요, 그, 수술하시기 전에 인터뷰하고, 수술하고 난 후에 환아 사진 한 장 찍기로 했던 거, 못 들은 걸로 해 주세요.
정우:(전화통화) 알겠습니다. 근데 갑자기 왜?
직원:(전화통화) 남하늘 교수님께서 그런 거 요구하면 두 분 다 수술 안 하시겠다고 어젯밤 강경하게 말씀하셔서, 본의 아니게 실례해서 죄송합니다.
정우:(전화통화) 아,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네. 아니, 사과받게 해 준다는 게...?
(어제 하늘 방)
정우: 괜찮아? 아, 그러게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하늘: 너 때문에 속상해서 마셨지. 우리 만나고 난 너가 행복해하는 것보다 힘들어하는 걸 더 많이 봤잖아. 난 말이야... 가끔 너가 피고인석에 혼자 앉아 있던 그 모습이 떠올라. 그 생각나면 난 꼭 울어. 너무 많을걸 잃었는데, 안 들어도 될 욕도 듣고, 친했던 사람들도 다 떠나고 삶이 무너졌었는데, 근데 고작 그 돈 돌려받는 게 뭐라고 이 난리들이냐고. 아흑... 근데 넌 또 그 위약금 돌려받은 걸로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고 하고, 하... 난 너가 너무 대단하면서도 안쓰러웠어. 너부터 챙기지 못해서, 나 너무 슬펐어.
정우: 그랬어? 아휴...
하늘: 앞으로 너 괴롭히는 사람들 있으면 내가 가만 안 둬! 씨!
정우: 와!
하늘: 내가 너한테 상처 준 사람들한테 꼭 사과받게 해 줄게. 내가 전화 다~ 돌렸어, 이씨!
정우: 아이, 이런 거였어?
하늘: 하... 아직 출근 안 했어?
정우: 응!
하늘: 아... 그럼, 나 먼저 갈게.
정우: 아이, 뭐야? 같이 가. 어, 봐, 어? 내가 막 술취했을 때, 어? 자제 못 했다고 뭐라 그러더니, 이렇게 피치 못할 사정이라는 게 있는 거잖아, 안 그래?
하늘: 그래. 근데 나 어제 많이 개차반이었어?
정우: 그 정돈 아니었어.
하늘: 그 정도 아니었으면 어떤 정돈데? 나 뭐 실수했어?
정우: 뭐 실수한 거 없었어. 아!
(N)실수한 건 없지만.
하늘: 왜?
정우:(N) 하나 틀린 건 있다.
하늘: 나 뭐 실수한 거 있구나, 그지?
정우:(N) 우리가 만나고 넌 내가 힘들어하는 걸 더 많이 봤다 했지만,
하늘: 빨리 얘기해 봐.
정우:(N) 난 행복한 일이 더 많았다. 고통은 어떻게 해야 반으로 줄어드는지 알게 되었고, 슬픔은 어떻게 해야 잊히는지 배우게 되었고, 나를 위해 나보다 아파해 주던 너를 보며 나는... 따뜻함의 힘을 믿게 되었다. 그래서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늘:(N) 그날의 수술은 생사를 오갈만큼 심각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까다롭거나 힘든 수술 역시 아니었지만, 뒤돌아보니 그때가 우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하늘:(N) 정우는 이제 정말 다 이겨 낸 듯 했고,
정우:(N) 그녀 역시 이젠 제자리를 찾은 듯했다. 돌아보니 우리가 넘어졌던 그 자리가 우리 삶의 전환점이었고,
하늘:(N)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었던 그때가 시작이었다.
정우: 고생했어.
하늘: 너도. 오늘 저녁 맛있는 거 먹을까?
정우: 나 사실, 가 볼 데가 있는데.
(닭꼬치집)
무근: 닭꼬치 먹기 좋은 날씬데, 그, 하나...
남자: 그냥, 가자.
무근: 하, 참...
무근, 찬영: 어서오세요!
무근: 야, 여정우! 아, 여긴 어떻게... 설마 우리 보러 온 거야?
정우: 그래, 니네 보러 왔다, 어? 얼마나 맛없게 만드나 구경하러.
무근: 정우야, 고마워. 사과 안 받아 줄 줄 알았는데, 너 더 이상 못 보고 평생 그리워만 할 줄 알았는데....
정우: 아, 왜 이래? 야, 넌 인사도 없고, 사과도 없고 뭐냐? 사람 마음에 상처를 줘 놓고 그 닭꼬치가 넘어가냐?
찬영: 넘어가다니, 난 굽기만 하고 있는데...
정우: 하..
찬영: 정우야... 내가 미안하다... 내가 진짜 너무 미안했어. 흐흐...
(포장마차)
정우, 무근, 찬영: 짠!
정우: 하...
찬영: 난 사실 니가 평생 우리 안 볼 줄 알았는데,
정우: 그러려고 했는데, 야, 씨! 근데 니들까지 없으면 내 인생에 너무 남는 게 없잖아.
찬영: 정우야, 진짜 미안했어.
무근: 예전에 우리가 너 몰래 광고비 좀 더 가져갔던 건 다 갚을게. 닭꼬치 열심히 팔아서!
정우: 피식.
찬영: 사실 그때... 여자친구가 임신을 해서... 갑자기 엄만 갑상선암 수술한 거 재발하고, 상황이 진짜 벼랑 끝이었거든. 그래서 내가 미쳤었나봐.
정우: 아, 야. 어머님은 지금 괜찮으신거야?
찬영: 어, 재수술 잘 받으셨고, 곧 있으면 아들도 태어나.
정우: 아, 다행이다.
무근: 근데, 너야말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남하늘이랑 어떻게 된거야?
정우: 뭐가?
무근: 아니, 전에 동창회 때도 너 남하늘이랑 같이 민호네 고깃집 왔었잖아. 그리고 이번에도 남하늘이 너한테 사과하라고 막 윽박지르고, 나한테 난리도 아닌데,
정우: 하...
무근: 니들 혹시 사귀어?
정우: 아이, 사실...
찬영: 아오! 야! 이제 겨우 용서받았는데, 또 인연 끊기고 싶냐?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정우가 미쳤다고 그 지독하고 지독한 남하늘이랑 사귀냐?
정우: 야, 야...
하늘: 이모, 여기 잔 하나 주세요.
무근, 찬영: 으악!!
하늘: 안녕, 찬영아.
찬영: 어, 하, 안, 안, 안녕?
찬영: 야, 근데 니가 여긴 어떻게...
정우: 내가 불렀어. 우리 사귀는 거 맞거든.
무근: 뭐?
찬영: 진짜?
무근: 아이, 뭐 크게 잘못한 거 있어? 아니, 그게 아니고, 아, 그동안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거야? 학교 다닐 땐 웬수도 그런 웬수가 없었잖아, 어? 어쩌다가?
정우: 뭐 어쩌다 보니?
무근: 어쩌다 보니?
정우: 아~ 예뻐.
찬영: 어!
하늘: 야! 니들! 내가 너희가 보고 싶어서 여기 온 게 아니라 전에 니들이 정우한테 어떻게 했는지 내가 다 봤거든? 난 그냥 사과만 받게 해 주려고 연락한건데, 정우가 이런 자리까지 만든 거 난 맘에 안 들어. 근데! 니들 평생 정우한테 미안한 마음 가지라고 말하려고 나온 거야, 알겠어?
무근, 찬영: 응.
하늘: 그리고 손찬영, 뭐? 정우가 미쳤다고 지독하고 지독한 남하늘이랑 사귀냐고? 너 지독하게 용 한 번 들어 볼래?
무근: 그래! 예전에 남하늘 따라다니다가 반성문까지 쓸 뻔한 놈이 아주 웃겨요.
무근: 어우!
정우: 야, 그게 뭔 소리야? 누가 누굴 따라다녀?
무근: 손찬영...
찬영: 아하하하. 아, 아니. 막 진지한 감정이었다기보다는 그 어린 날의 추억? 치기? 뭐.. 그런거지...
정우: 치기? 추억?
정우: 와...
찬영: 정우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그런게 아니라, 그, 내가 며칠간 안 풀리던 문제가 있었는데, 그걸 날 위해 풀어주니까, 거기에 감동받아 가지고,
하늘: 야! 그건 널 위해 푼 게 아니라 날 위해 푼 거야. 니가 자꾸 궁시렁거리고 시끄럽고 집중 못하게 하니까, 날 위해 푼 거라고!
정우: 그래, 하늘이가, 어? 누굴 위해서 문제를 풀어줄 애냐? 와! 착각을 해도 어떻게 그렇게 오지게 했대? 어? 우리랑 있을 땐 그렇게 남하늘 욕하더니.
찬영: 하! 야! 내가 아무리 너한테 지은 죄가 많다지만 말은 바로 하자. 솔직히 욕은 니가 다 했지. 우린 맞장구만 친 거고.
무근: 응.
정우: 으학... 와, 이거 아주 미친놈이네! 아, 내가 언제!!
무근: 너 아마 매일 했을걸? 막 남하늘 공부에 미쳐 있는 거 꼴보기 싫다고도 했고,
찬영: 응.
무근: 상종도 하기 싫다고 했고,
찬영: 응.
무근: 문턱에 발등 찧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찬영: 응.
무근: 또 뭐랬더라?
정우: 와....
찬영: 무슨 방정식 그거 풀었다고...
무근: 차마 내 입으로 얘기하기가...
(과거 고등학교 복도)
정우: 야, 야, 남하늘 진짜 비호감이지 않냐?
무근: 비호감이지.
찬영: 완전 인정.
정우: 솔직히 남하늘보다 내가 미적분 더 잘한다, 인정?
무근: 어, 인정.
찬영: 어디 미적분뿐이냐?
정우: 어, 너무 인정.
무근: 어, 별명은 여적분!
(포장마차)
하늘: 하....
정우: 아니야... 어우, 아니에요. 아, 야... 아니, 어... 야, 근데 와, 씨... 야, 근데 우리가 그때
진짜 철이 없긴 했었다. 그치?
찬영: 아, 그래. 다 철없었을 때니까. 내가 잠시 맘 줬던 거 잊어 주라.
정우: 어, 잊어 주라.
무근: 잊어 주라.
찬영: 야, 그리고 솔직히 우리 반 남자 얘들 중에 남하늘 한번 안 좋아한 애가 어디 있었냐?
무근: 하긴. 그, 방송반의 욱렬이도 좋아했고, 그, 야구부 석필이도 좋아했지.
찬영: 그치.
정우: 야, 히늘이가 그렇게 인기가 많았어?
찬영: 아, 그럼.
하늘: 나 실수한 거 아니지?
정우: 뭐가?
하늘: 아니, 난 그냥 제대로 된 사과 받게 해 주고 싶어서 무근이한테 연락한 건데, 괜히 나섰나 해서.
정우: 잘했어. 사실, 나랑 관련된 기사 올라올 때마다 안 봐야지 하면서도 계속 댓글 보게 되더라고. 근데 거기에 꼭 내 편을 드는 아이디가 하나 있었거든? 그게 김무근이었어.
하늘: 정말?
정우: 그거 보면서 ‘그래, 이제 용서할 거 용서하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살자’ 이러던 참이었어.
하늘: 그랬구나.
정우: 근데... 좋은 생각만 하기에는 내가 오늘 너무 많은 얘기를 들어 버렸네? 내 여자친구가 이렇게 인기가 많은 줄은 몰랐었는데..
하늘: 아, 뭐... 뭐, 없진 않았지. 간간히 고백받았으니까. 아마도... 분기별로 한 번씩?
정우: 아이참, 어우, 막 그렇게 인기가 많은데, 어? 뭐, 공부하고 일한다고 여태까지 연애를 못 해 봤나?
하늘: 연애를 못하다니?
정우: 바다가 그랬는데, 모태 솔로라고.
하늘: 아닌데? 저번에 얘기했잖아. 나 연애해 봤다고.
정우: 야, 너 그거 진짜였어?
하늘: 응, 진짜지!
정우: 누구랑?
하늘: 3년 동안 나 따라다니던 동네 오빠랑.
정우: 언제?
하늘: 대학교 1학년때. 대학생 되니까 뭔가 어른이 된 거 같기도 하고, 연애도 해 봐도 뭐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사귀었다가,
정우: 사귀었다가?
하늘: 5시간 만에 헤어졌어. 공부하는 게 더 재미있을 거 같아서.
정우: 참! 어, 뭐, 고백은 분기별로 받았다면서, 그 사람만 특별히 받아 준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하늘: 음.... 밤에 좀 되게 쌀쌀했는데, 날 위해 자켓을 벗어주더라고.
정우: 끝이야?
하늘: 응.
정우: 그게 전부야?
하늘: 응.
정우: 학! 하늘아,
하늘: 응?
정우: 내가 더 잘 벗어줄 수 있어. 내가 그거보다 더 잘 벗어.
하늘: 뭐라는거야!
정우: 아이, 야, 진짜로! 어떻게, 내가 더 벗어줄까?
하늘: 아니!
정우: 어? 하늘아,
하늘: 아우, 뭐해! 빨리 다시 입어!
(정우 집)
정우: 자,
하늘: 응? 고마워.
정우: 아, 나 근데, 너 인기 많았다니까 나 솔직히 좀 불안해졌어.
하늘: 왜, 뭘? 예전에 너도 너튜브 할 때 막 구독자 100만명에 메시지도 엄청 받았다며?
정우: 아이, 그건, 무슨 성형외과 의사가 뭐 좋은 정보도 주고, 뭐, 친근하게 하니까 동네 친구처럼 그랬던건데, 너는 그냥 온리 이 비주얼만으로 압살을 했단거잖아. 이거는... 야, 너 안 되겠다. 이제부터 얼굴 가리고 다녀.
하늘: 아, 뭐야. 아참, 너 이사는 안가?
정우: 이사?
하늘: 응. 이 집 좁고 불편하잖아. 돈도 생겼는데 집 알아봐야지.
정우: 아, 가기 싫은데, 아, 안그래도 너 요즘 많이 바빠졌는데, 여기 있어야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볼 거 아니야.
하늘: 그런가?
정우: 그리고, 어머니랑 삼천이랑 바다까지, 정 많이 들어서 이젠 내 가족보다 더 가족 같아. 여기 있으면서 계속 같이 살고 싶어.
하늘: 그럼, 너도 내 가족 할래?
정우: 어?
하늘: 내 가족이 되어 달라고.
정우: 아...
하늘: 어머! 어머, 어머,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밴드 어딨어? 밴드? 어?
정우: 저, 서, 서, 서랍에....
정우: 프, 프러... 악!! 안 돼!!!
하늘: 악! 이게 다 뭐야?
정우: 아... 너 주려고 샀어.
하늘: 이게 다 내 거라고? 아, 뭘 이렇게 많이 샀어?
정우: 아,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하나씩 사다보니까...
하늘: 하...
정우: 아, 근데, 어떤 말로 어떻게 줘야 될지 몰라서, 계속 고민하다가 여태 못 줬어.
하늘: 피식... 못 산다, 진짜. 일단 연고부터 바르자.
정우: 꼭 반지 같다.
하늘: 그러네. 넌 저렇게나 많이 준비했는데, 난 겨우 밴드 반지나 주네? 난 이게 훨씬 더 좋은데? 내가 힘들거나 상처받았을 때, 니가 항상 이렇게 감싸줬잖아. 이것보다 더 감동적인 프로포즈는 없어.
하늘: 프로포즈?
정우: 니가 가족 돼 달라며?
하늘: 아니, 그건... 그... 가족같은 연인이 되어 달라는 건...
정우: 야!!!! 아니... 아이, 사람을 이렇게 설레게 해 놓고, 아이,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너무하네! 아니....
하늘: 아, 그...
정우: 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어, 이런 식이야, 오케이. 알았어.
하늘: 저기 그런 뜻이 아니고... 그러니까, 나는, 저, 왜, 왜, 왜? 야! 너...
정우: 짝짝짝!!! 너무 이뻐!
하늘: 이게 뭐야? 너무 과하잖아, 어우!
정우: 내 마음이 과한 걸 어떡해. 널 좋아하는 마음이 이렇게나 과하고 반짝거리는걸~
하늘: 못 살아.
정우: 내 가족이 돼 줘. 아니, 연인, 친구, 와이프까지, 내 인생 모든 사람... 다 니가 해줘.
하늘: 훗... (진동)
정우: 오늘 당직 있어서 못 들어간다고 해.
하늘: 어?
엔딩곡: ‘박형식’ <내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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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사실 15회분 내용이 우늘커플 최종회 같았어요..16회분은 등장인물들을 너무 많이 다뤄서..조금 아쉬움이 있었지만 마지막 에필로그 웨딩샷 반전으로 깜놀했답니다.
15화는 우늘커플 분량이 많아서 넘 행복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