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4월 3일부터 13일 열흘간의 네팔여행 1

[그렇지]

지난 열흘동안 나는 남편과 가족 같이 친한 참새님 내외분과 함께

가장 하고파 했던 오지트래킹겸 배낭여행을 했다.

열흘이지만 4월2일에 집을 떠나 14일에 돌아 왔으니 열이틀간이나 마찬가지였고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고 여행을 했던 기록으로도 남는다.

꿈꾸던 배낭여행겸 트래킹에 대하여 압축, 통칭하여 말하자면

딱 내가 어릴 때 살던 그곳으로 시간여행을 한 것만 같다.

여러가지  부족함없이 살고 있는 이 시대와 배경속에서

과거속으로 돌아감으로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고 반성하고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고 마치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잘 살고 있는지를 점검한 것과도 같은 기분이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네팔 히말라야의 어느 한부분 랑탕지역

계절은 한여름을 시작으로 초가을 초겨울 한겨울 그리고 다시 새봄이 움트는

모든 계절을 열흘동안 다 체험 하였다.

사람도 세계 모든이들을 다 만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아이들로부터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만났다.

말이 통하는 이들과는 대화를 나누고 안 통하는 이들과는

몸짓으로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 통하는 것이 재미있고도 놀라웠다.

또 많은 친구들도 사귀었다.

언제 어느 때에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네팔사람들은 너무나도 순수한 사람들이었다.

농사를 주로 하는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순수하고 맑은눈과 몸짓을 해서

마치 우리의 60년대나 70년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간 것만 같았다.

거의 모든이들이

중국사람들은 좀 경계를 하는 반면

한국사람이라고 하면 좋아했다.

먹는 것도 우리 옛날처럼 감자나 수제비등을 먹는데

관광지말고 시골로 들어 갈수록 감자 한가지로 끼니를 잇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기는 아예 없는 편이고  밀농사와 감자농사가 많아서

그냥 감자를 찌거나 튀기거나 볶거나  아니면 수제비로 먹었다.

마늘이나 고추도 주 양념이어서 크게 잘만 하면 먹을 수 있었으나

카레와 비슷한 향신료를 많이 써서 며칠 되니 향 때문에 오히려 먹을 수가 없었다.

하루에 7-8시간을 꾸준히 걸으면서 고도를 높여갔다.

마지막으로 차가 들어 가는 샤브루베시라는 도시가 해발 1500m정도인데

그곳에서 하루에 1000m씩 해발을 높여가며 고도적응도 했다.

조금 더 갈 수도 있었으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도적응이 안되

고산증을 겪을 수 있다는 선배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착실히

진행해 나갔다.

우리중에서 참새님 남편인 방앗간님이 전체적인 진행과 여비를 맡으셨는데

살림을 잘 하셔서 하루에 먹고 자고 약간의 경비까지 통합 1인당

2만원 정도에서 해결 할 수 있도록 짜서 거기에 맞추어 잘 사용했다.

잠을 자는 곳은 호텔 혹은 그 나라 말로 롯지라고 하는데

난방은 안되지만 메트리스가 있는 침대와 베게 그리고 좀 추운지역은

목화솜이불이 제공 되었다.

그나라는 목화농사를 많이해서 거의 모든 이불이 목화솜이불이어서 포근했다.

침낭이 있었지만 그로는 해발 3000m가 넘어가자 추워서 아주 유용했다.

대부분 전기가 없어서 태양열을 이용하기에 냉장고는 없고

최소한으로 방 하나에 20-30촉 정도의 전구하나만 켜게 되 있는데

그나마 없는 방도 있고 옆방과 같이 써야 하는 곳도 있다.

때로는 밥 먹다가 전기가 몽땅 나가서 촛불을 켜거나

깜깜하게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전기가 나간다고 불평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인지 되었다.

남편 아무렴이 가져 간 포라로이드 카메라는 생각 보다 더 인기였다.

현지인들 뿐 아니라 유럽이나 미주에서 온 친구들과도 

함께 기념사진 찍어서 한장씩 주면 아주 좋아하며 굿 아이디어라고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툴루사브루 가는 길에 있는 조그만 찻집에 아빠와 함께

가게를 지키고 있는 이 꼬마의 이름은 까르마인데 눈이 얼마나 맑고 큰지

오랫동안 생각났다.

그런데  즉석으로 사진 찍어 주는데 팔려서

 진작 우리카메라에는 하나도 담지 못하여서 정말 아쉽다.

또한 이번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사진을 찍기 좋아하는

우리부부가 마음껏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다.

집에 와서 계산해 보니 세대의 카메라로 1500여장의 사진을 찍어 왔는데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함께 찍으니

오랫만에 마음껏 거리낌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마음 흐믓했다.

남편의 즉석 카메라 덕분에 꼬마친구들이 남편에게 온통 관심과 사랑을 퍼 부어 주었다.

날마다 새로운 만남을 갖고 또 금방 헤어졌지만

사진에 남겨 놓으니 오랫동안 간직할 수가 있다.

우리가 간 랑탕지역은 티벳과 가까운 지역이라 사람들이 우리와 많이 닮았다.

풍속도 비슷한 것이 많고 무엇보다도 모습이 비슷하다.

워낙 산골이라 그런지 우리 강원도와 거의 비슷한 면도 많았다.

나 개인적으로는 처음 도시에 와 살다가 고향에 간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하도 코를 닦아서 소매가 맨질맨질해진 낡은 점퍼를 입은 동생들과 닮은 아이들

사진을 찍으면 차렷하고 부동자세를 취하는 아이들

이곳의 롯지에는 열살에서 한두살 위아래 아이들이 대부분 허드렛일을 도우며 살고 있었다.

이 아이들도 그 중에 하나인데 아주 시골에 살아서 학교도 다닐 수가 없다고 한다.

우리를 가이드했던 썽커르도 차가 다니는 길에서 3일을 걸어 가야 집이 있어서

학교를 못 다니고 혼자 독학으로 한국어도 배우고 영어도 배워서 우리의 가이드를 했는데

이 아이들도 그런 경우이다.

우리의 옛날 언니들처럼  친척집에와서 빨래며 청소 설겆이를 돕고

그 대신 학교에 다닐 수가 있는데 얼마나 일을 잘 하는지 참새님은

아이들이 예뻐서 가지고 같던 것 중에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을 다

벗어 주고 말았다.

카메라만 들여 대면 일동 차렷이 되는 아이들~

참 야무지게 일도 잘했다.

우리도 어릴적에 그렇게 일하며 컷는데  이 아이들도 꿈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일정중에서 유일하게 이틀을 머물렀던 롯지의 여사장

짱무

짱무는 올해 스물여섯 이니 내 아들하고 동갑이다.

그런데도 어엿한 여사장이라 두 사람의 직원을 두고 있다.

여기 사람들은 우리 영월사람들하고 닮았다.

얼굴도 얼굴이지만  품성이 닮았다.

그렇게 반가워 할 줄도 모르고 서비스가 좋은 것도 아니지만

무언지 모를 깊은 정이 있어서 내려 오는 날 두번째 만남에서는

어찌나 살가히 우리를 챙겨 주고 좋아하는지

짱무에게 머리띠라도 하나 정표로 주고 올 걸 싶은

마음이 돌아 와서 후회되었다.

네팔은 대부분이 산악지역이라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차로 30분만 나가면 바로 고산이며 농촌이 펼쳐진다.

농사도 평지는 거의 없고  산을 깍아 만든

다랭이밭이 대부분인데  대부분 전기도 안 들어가고

차도  안들어간다.

위에 사진에 있는 곳이 그래도 차가 들어 가고 전기도 들어 가는 곳인데

이런 곳은 많이 드문곳이니  물자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 수 있다.

농산물은 싼 편이지만  공장이 없어서 공산품은 대부분 수입이라 비싸다고 한다.

실제로 추운곳에 사는 많은 이들이 양말을 안 신고 있어서 왜 안신느냐고 물었더니

양말 한켤레 값이 우리가 하룻밤 머무르는 롯지 가격보다 비싸다고 한다.

일을 할 사람들은 많고 일자리는 없으니  인건비가 싸다.

우리의 포터를 했던 젊은친구는 장래희망이 선생님인데 가장

인기있는 희망일터임에도 불구하고 한달 월급이 우리돈 8만원에서 12만원정도라고

하니 다른 이들의 월급이나 인건비가 얼마인지 알만한 일이다

이 할아버지는 마지막날 걷는 길에서 만났는데

염소를 87마리나 거느린 농부이시다

이곳은 우리의 5월정도의 날씨라서 옷은 대부분 여름옷을 입었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옷을 깁고 또 재활용을 해서 입으셨는지 알 수 있다.

고기는 평생에 몇번 먹을까 말까이고

늘 감자와 밀을 주식으로 먹고 있으니 등치도 작은 편이고

남자들도 키가 작은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로 우리의 포터와 가이드가 세명 다 키가 평균이라는데

나와 비슷하거나 더 작아서 그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처음에는 미안해서 처다 보지도 못했는데

가이드가 그런 우리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우리를 포터로 써 주어서 일거리가 생겨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우리는 이 돈으로 공부도 하고 아이들 학교도 보내고

또한 무엇이든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

라고 하며 일꺼리를 준 것에 대해 수시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우리가 아무렇지않게 쓰는 전기재품들 과 편리한 전기,

그리고 수도만 틀면 콸콸 쏟아지는 찬물과 따뜻한 물,

어디든 데려다 주는 반듯한 길과 자동차들

또한 무한하게 쓰는 휴지 한조각 계절을 바꾸어 가며 마음껏 입는 옷들

그러고 보니 내가 어린시절을 보냈던

 197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도 이들과 거의 같은 삶을 살았다.

휴지가 없어서 마늘대나 달력종이로 화장실 휴지를 하고

양말도 없어서 두켤레를 번갈아 빨아서 신고 학교에 갔다.

겨울에도 고무신을 신었으며  운동화는 겨우 중학교에 가서야

신었는데  그도 역시 단벌이라서 토요일에 빨아서 신고

비가 오는 날은 가방에 넣어 가고 고무신을 신고 갔었다.

엄마는 잘 사는 서울외가나 대도시에 사는 고모님댁에 가서

언니 오빠들이 입던 옷을 얻어다가 줄여 주어서 입었고

그게 떨어지면 덧대고 덧대어서 물려 입었다.

특히 양말은 깁고 또 기워서 신었는데 엄마는 날마다

호롱불 아래에서 우리들의 양말을 깁는 것으로

하루의 마지막을 마무리하곤 했다.

그런 과거의 나를 돌아 보니 우리는 지금 너무나도 많은 것을

넘치게 누리고 산다.

부족한 것이 없을 뿐 아니라 실증이 나서 버리면 버렸지

떨어져서 버리는 것은 거의 없다.

성한것도 누구를 줄데도 마땅치가 않다.

얻어 입을 사람이 거의 없는 편이니 마음 편하지 않게

재활용품에 버리기도 미안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 생각이 나서 돌아 올 때쯤 우리는 가지고 갔던 것들을

거의 모두 가이드나 포터들 그리고 몽실언니 같은 각 롯지의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게 되었다.

특히 도톰한 등산양말은 신던 것도 모두 나누어 주었는데 우리의 가이드는

그 신던 양말을 받아 들고 고개를 숙이고 진정으로 감사한 표정을 지으며

고맙다는 말을 스무번은 했다.

옷도 나누어 주고 싶었는데  모두들 등치가 너무 작아서 남편것은 안되고

천상 여자들 것 밖에 줄 수가 없어서 청바지나 등산복정도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목도리나  모자 워머 같은 것은 거의 다 나누어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것도 줄껄

저것도 주고 올걸 싶었다.

8일만에 차라는 문명을 만났다.

찻길을 만나고 차를 만났더니 갑자기 잘 걷던 것이

힘들어지고 걷기 싫어졌다.

마침 카트만두에서 우리가 처음에 내렸던 샤브루베시로

손님을 태우고 왔던 차가 빈차로 돌아가다가

우리를 만나 흥정을 해 와서 카트만두까지 가던날 1/3가격인

버스비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모든 일정에 운도 따라서 이런식으로 모든것이

부족함이 없는 여행이었다.

철저히 과거로 돌아 갔던 여행 문명과 단절된 여행

그리고 자부심을 가지게 했던 여행이었다.

그리고 보너스로 해발 4984m 체르고리 산에도

도장을 찍었으니 엄청난 보너스와 멋진 풍광을 가슴속에 담아 왔다.

무엇보다도 감사한것은 함께 간 참새님 내외분인데

처음 계획을 30번도 넘게 수정하여

마음껏 자유로운 여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 쉬운 것 같지만 현대를 살면서

그 때의 형편과 사정에 따라 수정할 수 있다는 것

현대인이 가장 못하는 

어려운 일에 속하는 것이다.

가난한 나라에 다녀 오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그 나라들이 1970년 초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보다 잘 사는 나라였다고 한다.

필리핀이 그렇고 대만이 그렇고 캄보디아나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우리 보다 잘 살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는 어떠한지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먹고 입고 편리하게 사는 것에 있어서이지만 

그 차이가 무엇일까

아무튼지 대한민국땅에 내리는 순간  더 많은 감사로 이땅의 국민으로

사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다짐 하곤 한다.

아름답고 살기좋은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후손에게 잘 물려 주어야겠다.

하는 애국의식 

10일간의 네팔 히말라야 배낭여행  부족함없이 넘치게 감사함만

있었던 과거로의 여행 같은 여행이었다.

내 생애 가장 힘들었던 산오르기

그 이야기는 2편에서

[진 도토리]

과거로 시간여행 다녀오셨다니...
표현이 부드러워요.
부럽습니다~ 그리고 그립네요
가고싶은곳...그렇지님의 후기에서 더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빠른2편 기다립니다☆☆☆

[작은사랑]

랑탕 이야기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잘 다녀 온것을 축하하고요.

[별꽃]

와~ 감사와 감동이 밀려오는 그렇지님 희말 여행기이네요.
여행 마무리 잘하시고 잘 돌아오셔서 저도 감사하고 기쁩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미루었던 농사 일 하시느라 바쁘실텐데 이렇게 감동스런 여행기 올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고운]

가슴 따뜻한 분들이 함께 했으니 동행했던 가이드나 길의 중간중간에 만난 사람들도 덩달아 행복했을 거예요~~
다음 이야기 기다립니다~~^*^

[김사랑]

어려운 랑탕을 갔다온 이야기~

좀 더 자세한 사진이야기도 얼렁 듣고 싶네...
무탈하게 돌아와주어 너무 고마워요~~

[휘리릭]

어디에서든지,
무엇에서든지,
느낌이란것은 참 유용한것같아요~

우리들이 마니 잊고 사는것들도
어느 순간 깨달음이 감사를 더해줄수있고
가끔은
옆을, 뒤를 돌아보며 살고싶다는 생각
글을 보며했습니다

용감한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bamboo]

힐링하는 마음으로 좋은 곳 다녀 오셨네요. 부럽습니다!

[계수나무]

잘 다녀와서 축하해요.
그런데 난 저 네팔 바지가 볼때마다 참으로 맘에 들어요.
4분이서 다 사입은건지..
나도 네팔가면 꼭 사입어야지~~ㅎㅎ

[인덕원참새]

그렇지님은 기억력의 천재.
세세한 상황을 어쩜 그렇게 정확히 기억해 내는지.ㅎ
덕분에 나는 두번 여행하게 생겼어요.ㅎ

[인덕원참새]

호기심 천국 그렇지님 덕분에 이것저것 여러가지 맛을 봤지요.
방앗간과 나는 좀 건성으로 건너뛰는게 많은데 덕분에 네팔표, 랑탕표 오감만족을 했답니다.

[향기야]

차분하고 자세하게 여행기를 써 주어서 그곳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수가 있네
과거로의 여행같은 네팔여행을 통해 현재를 감사할 수 있는 마음도 생기고
그 높은곳에 도전하는 용기와
나눔의 자세에 감동하고 진실된 여행기 잘보았어요 함께한 참새내외분과 함께
무사귀환 축하해요

[쟈니]

좋은여행 하셨군요,,,

[요시]

어찌나 가고 싶던지 ㅠ
무사귀환을 축하합니다
기억으로 챙겨주신 희말기행
소중히 읽고 느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농 부]

와~! 부럽네요... ^^

[팔색조]

잘해내신 그렇지님가족과 참새님 가족....
그 어느곳보다...영원한 추억일 될 것같군요.
우리곁에 돌아와 주어 고마울 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