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씨는 경력 5년의 영업용 택시 운전기사다. 직장에 다니다 40대 초반에 나와 잠시 자영업을 하다가 접고, 운전대를 잡게 됐다.
운전기사 일은 장난이 아니었다. 종일 복잡한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항상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으며 사납금(社納金)에 대한 중압감, 손님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로 하루하루가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불안, 두려움, 분노 등 불편한 감정을 억누른 채 운전을 하면서 자주 가슴에 통증을 느꼈으며 땀도 많이 흘렸죠. 밤에 잠도 잘 깨고 다음 날이면 무척 피곤했어요."
그러나 빚도 갚고 하려면 그저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병원에 갔더니 협심증 초기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운전기사 일을 그만 두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으나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러자 의사는 약물 및 식의요법과 함께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적당한 운동을 찾아 매일 하라고 했다.
수소문 끝에 그는 동네 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단전호흡 교실에 들어가 수련을 받기 시작했다. 몸을 풀어주는 체조(스트레칭)와 복식호흡이 주된 교육인데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경직된 심신이 편안하고 이완되는 것을 실감했다.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보다는 몸을 덜 쓰는 단전호흡이 제겐 딱 안성맞춤이었어요. 항상 불편했던 감정도 가라앉고 밤에 잠도 잘 자게 되었죠."
그동안 경수씨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 못지않게, 몸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긴장 때문에도 고통 받고 있었다.
우리 몸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감정의 사소한 변화에도 매우 민감하다. 몸은 우리가 미처 의식하기도 전에 우리 생각을 감지하고 그에 따라 반응한다. 또 생각과 감정에 관한 정보를 뇌에 피드백하는 역할도 해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과 걱정, 괴로움과 불행감을 배가시킨다.
이처럼 몸과 마음은 상호작용을 한다. 경수씨의 경우 마음으로 힘든 것이 몸으로 전이됐으며 그것이 다시 마음에 영향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됐으나 단전호흡을 통해 반전(反轉)의 모멘텀을 찾았다. 몸이 편해지니까 마음이 편해지고 이것이 다시 몸의 건강함을 강화시켜주는 선순환 말이다.
상태는 급속히 호전됐다. 운전기사 일도 예전처럼 지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루 종일 운전석에 앉아 일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구나 자신의 평온한 마음을 흔들리게 만드는 손님이나 사건은 매일 마주친다. 그때마다 혈압은 오르고, 심장은 뛰며, 목덜미가 뻐근해졌다.
그러나 단전호흡 수련 중 배운 기(氣)체조, 즉 스트레칭 동작이 몸과 마음을 단시간 내 이완시켜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틈만 나면 운전석에 앉은 채 목을 돌리고 어깨를 들썩인다. 손님이 없을 때는 차를 잠깐 세우고 바깥으로 나와 팔을 쭉 펴 하늘로 올리는 스트레칭을 한다.
이런 동작은 1~2분만해도 심신이 이완되고 불쾌했던 마음이 거짓말같이 사라진다. 몸이 행복해지니 마음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는 네이버나 유튜브 영상을 참조하면서 필요한 스트레칭 동작과 기법을 익혀 나갔다. 예컨대 서 있는 자세에서는 ▲손깍지 끼고 기지개 켜기 ▲어깨 돌리고 좌우 목 돌리기 ▲어깨 돌리기 ▲양팔 당겨주기 ▲양팔 비틀어 올리기 등, 그리고 의자에 앉아서는 ▲머리 돌리기 ▲윗등 풀기 ▲척추 앞?뒤?옆 스트레칭 및 비틀기 등등을 숙달했다.
이제 경수씨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빠지기 쉬운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손님의 불쾌한 태도에 상했을 때 머리로 달래려는 대신 스트레칭을 통해 해결한다.
◇ 스트레칭 요령
전문가들은 스트레칭을 하면서 언제나 우리 몸을 부드럽고, 관대하게, 신중하게 대하라고 충고한다. 즉 자기 몸의 한계를 잘 발견해 몸을 최대한 뻗되 그 직전에서 멈출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몸의 통증을 느끼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또한 등이나 허리 같은 부위에 문제가 있다면 스트레칭 동작이 아무리 간단하더라도 의사나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는 것이 좋다.
1) 동작을 천천히 호흡과 맞춰서 한다.
2) 자기 몸의 한계 내에서, 통증 느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체를 늘려준다.
* 몸의 어느 지점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늘려도 좋은 지 스스로 파악한다.3) 이때 느껴지는 오감과 생각, 감정을 알아차린다
* 느껴지는 신체적 정신적 불편감을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