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천 서울성곽 북쪽을 흐르는 하천, 꼬마 청계천
서울 백악의 동쪽 골짜기에서 시작돼 삼선교, 돈암동을 거쳐 청계천으로 접어드는 길이 5.08km 물길의 이름은 성북천이다. 삼청각 뒤편에 자리한 홍련사라는 절집에서 시작된 물줄기는 백악의 남동쪽 골짜기를 따라 내리 달리다 정신지체 아동을 위한 특수교육기관인 명수학교 근처에서 물길 흐름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아스팔트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냇가에서 빨래 하는 아낙네들과 물 웅덩이를 찾아 다니며 수영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성북천은 예로부터 유량이 많고 풍광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높았다. 조선시대 역사서 <한경지략>은 성북천 주변을 “맑은 계곡과 언덕을 끼고 있어 봄마다 놀이를 나온 사람들이 산과 계곡을 가득 메운다”고 묘사했고, <그 남자네 집>의 박완서도 “개천에는 수양버들이 늘어져, 다른 동네 사람들까지 일부러 산책을 나올 정도로 낭만적이었다”고 적었다.
안암동에서 신설동으로 이어진 성북천의 마른 물길은 왕십리 뉴타운 앞에서 청계천과 몸을 섞었다. 역시 마른 하천으로 전락하고 만 청계천은 하류에서 상류로 물을 뿜어주는 모터의 힘에 기대 40cm로 정해진 물높이를 맞추어졌다. 성북천 살리기는 청계천 복원을 비롯해 강남.북 균형발전 사업과도 맞물리는 만큼 주변 지역 주민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데도 큰 의의가 있다. 성북천의 환경생태계가 되살아 나면, 성북구는 보다 친환경적이고 살기 좋은 도시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