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GOLIA
사회주의 사상이 남아있는 몽골에서는
모든 음식도 다같이 나눠먹고 자연과도 함께 나눈다고 한단다.
다같이 함께하려는 그 생각을 사상과 엮는다는건 별로 기쁘지 않았지만,
양고기를 먹을때면 모~든 사람들과 모여서 나눠먹고
보드카를 마실때도 술을 손끝으로 살짝 찍어서 사방으로 튕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종의 '고시레'같은 것??
할아버지는 아야야야야하시면서 침대에 누우신다.
아야야야야야하시면서 장화를 벗으시고,
또 다시 아야야야야하시면서 다른쪽 장화를 마저 벗으신다.
(연예인 이덕화 스타일이다.ㅋㅋ낮은 톤으로 ㅋㅋ)
때로는 요요요요요하시기도한다.
할아버지의 이름을 알기 전까지는 아야할아버지라고 불렀다.
또는 아야오워(몽골어로 할아버지=오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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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은 한개.
사람은 일곱.
안주는 거의 없음.
그리고 39%의 칭기스 칸 보드카 500ml한병.
그렇다. 어제 우린 할아버지와 보드카를 마셨다. 할아버지는 무서운 속도로 잔을 채웠다. 처음 마셔본 보드카는 우웱~ 썼다. 당연 17%의 소주보다도 쎘다. 우리는 소주보다도 강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는 바닥에 17이라는 숫자를 쓰셨다. 허허- 할아버지는 소주의 도수를 알고계셨다. 그리고는 보드카를 가리키고 40이라고 쓰셨다. 네, 그것은 40도 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마시고 있습니다...허허
아침이 되었다.
우리가 누워있는 발밑은 게르 중앙으로 굴뚝이 있다.
잠결에 그곳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178581A4C3895AE19)
아야할아버지가 맥주를 드시고 계셨다. 해장술(?)이었다. 그 맥주의 이름은 하이트. 하하.
내가 벌떡 일어나니까 할아버지가 날 보시고 웃으셨다.
난 침낭을 돌돌 매서 넣어놓고 할아버지 옆에 앉았다.
할아버지는 맥주를 한컵 건내주셨다. 난 주게르주게르-(괜찮아요)라고 했다.
그리고 또다시 침묵.
이거원, 통역인들이 다 자고있으니 난 할아버지와 무슨말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앗! 하고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몽골 국기를 그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78581A4C3895AE1A)
몽골국기는 이렇게 생겼는데, 왼쪽에 저 노란 저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었다.
자동차 번호판 앞에도 그려져있고 종종보이는 저것이 궁금했다.
할아버지께서 이것저것 적어주시고 읽는 방법까지 알려줬는데...
무슨말인지 이해를 못하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몽골 국기라고하고 저건 술트 서염날?이라는 것이었는데 아마 라마교의 문양이 들어간 것 같다.
자동차 번호판 앞에도 있다니까 하라버지가 자동차를 가리키며 '머신'이라고 하셨다.
허허허
이어서 어제 새알과 새둥지를 본 것을 말씀드렸다!, 아니, 그려드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78581A4C3895AE1B)
새알은 은드크
새새끼는 앙가하
큰새는 저크저크(우리말 짹짹과 비슷하다.)
그리고 은드크가 앙가하가되고 저크저크가 된다고 알려주셨다.ㅋㅋ
![](https://t1.daumcdn.net/cfile/cafe/1178581A4C3895AE1C)
할아버지와의 대화 흔적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78581A4C3895AE1D)
이것은 뒤이어서 배운 것들이다.
개는 눠흐이(와우와우하고 짓는다고 소리까지 알려주셨다.)
양은 이쉬크
소는 운녜(이것도 음메~랑 비슷하다.)
소떼는 우흘?(운녜랑 우흘이 헷갈린다.)
그외 우유와 이것저것까지ㅋㅋ
우리는 곧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아침을 먹었다.
아침은 라면.
그리고 할일이 없어서 또 잤다.-_-
![](https://t1.daumcdn.net/cfile/cafe/1378581A4C3895AE1E)
할일이 정말 없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도운답시고 짐만될까봐ㅜㅋㅋ
7월 중순에는 몽골의 대표적인 축제인 나담축제가 열린다. 지역별로 씨름과 말경주 등을 하는데 우리 게르의 뭉클러가 작년에 2등을 해서 25000투그륵을 받았다고한다. 겨우 9살인데 말을 아주 잘탄다. 당찬 보야도 아주 말을 잘타는데 우리는 이 예선전을 보러 갔다. 지프차 한대에 할아버지 외 12명이 구겨져 탔다. ㅋㅋ 아이들은 뒷쪽 트렁크 부분으로 다 넘어가고 우리는 중간좌석에 여섯명이서 탔다. 네명이 구겨타고 두명이 무릎에 앉아서 가고ㅋㅋ
이번 예선에서 보야랑 뭉클러가 아주 좋은 성적을 냈다. 아홉살 열살 애기들 같은데 말타는 모습은 진지하고 당차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578581A4C3895AF1F)
이쁜 우리 보야.
오후에는 특별한 손님이 왔다. 치체. 그리고 3조분들.
치체는 옆조 게르의 통역을 담당하는 학생인데 심심해서 우리조 허를러를 보기위해 말을 타고 왔다고 한다.
그리고 3조분들은 우누루와함께 1시간을 걸어서 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78581A4C3895AF20)
허를러, 우누루, 치체.
![](https://t1.daumcdn.net/cfile/cafe/1578581A4C3895AF21)
왼쪽에는 앞쪽부터 보야, 부렌토야, 솟다, 미가.
이때부터 솟다가 새롭게 등장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78581A4C3895AF22)
3조분들은 우리에게 밥을 얻어먹으려고 오셨지만 우리가 재료만 드리고 결국 3조분들이 다 만들어주셨다.
메뉴는 카레. 양파썰고 감자깎아서 썰고 이런게 엄두가 안나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분들이 해주셨다^^
윗쪽 사진은 3조분들,
아랫쪽은 요리하는 3조분들과 왼쪽에 사진찍는 사르네, 그리고 밥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는 갸우뚱한 아야할아버지ㅋㅋ
흐흐 이날카레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이날의 베스트컷
![](https://t1.daumcdn.net/cfile/cafe/1778581A4C3895AF23)
바쁜 우리들!
왼쪽부터 허를러와 짜야, 밀어내기 중.
그 앞에는 짐케와 미가가 이야기중.
허를러와 짜야를 바라보는 부렌토야와 뭉클러 그리고 치츠케,
그 옆에는 밀어내기를 하고있는 도약과 연지,
머리묶는 솟다,
사진찍는 사르네.
맨 오른쪽 앞에는 에루카를 씻기는 윤주,
이 모습들을 바라보는 아야할아버지까지.
아야할아버지의, 바트뭉크 오워(할아버지).
무언가 내 감정을 말하고 싶었는데 아는 단어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헤어지는 날까지 바트뭉크 오워 헤르떼를 입에 달고 살았던 것 같다.
헤르떼= 사랑해.
첫댓글 그림이 귀엽고 재밌네요... 저는 몽골하면 새꼼했던 마유주(아이락)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갠적으로는 아주 맛있게 마신기억이 있거든요 ^^ 비타민도 많아 예전엔 몽골에서 폐병 환자들에게 병원에서도 권장하는 술이라 했다던데... 지금도 그러나모르겠어요.
아....저희가 '말주'라고 불렀던게 그거였나봐요..........!!!
하얗고 정말 새콤(?)하던데요 하하..... 저희들은 많이 못먹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