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에서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진짜 이유
(사교육 없이는 좋은 대학 못 보낸다는 말씀에 대하여)
제가 너무 순진했네요.
필자는 지난 수년간 본 카페에서 사교육비 경감 칼럼을 써 오고 있다. 서민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사교육’과 ‘건강’ 문제이다. 아무리 다른 생활비를 절약해도 학원 하나 끊는 것만 못하다. 수 많은 글을 올리고 과학적인 근거를 대도, 끊임 없이 올라오는 반론은 그래도 주변에서 좋은 대학 보낸 가정들은 다 선행 시키고 학원 열심히 보냈다는 것이다.
미취학 두 자녀를 둔 직장맘이 맞벌이 부부 게시판에 “저는 사교육 많이 시키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능력을 길러 주려고요”라는 글을 올렸더니, 아래 수 십 개의 댓 글이 달렸다. 좋은 생각이라고 소신을 갖고 잘 교육하라는 내용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주류는 ‘애 엄마가 세상 물정 모르고 너무 순진하다’는 의견이었다.
“우선 아이 초등학교 가서 오전에 수업 마치고 돌아와봐요? 당장 학원 안 보내고, 어떻게 할 건가요?”
“사교육 안 한다 안 한다 해도 생각 있는 부모들은 다 시켜요. 중학교만 올라가봐요, 선행 안 한 아이들과 선행 한 아이들은 하늘과 땅 차이고, 학교에서는 잘 하는 아이들 위주로 수업 나가지 못 하는 아이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아요.”
“교육에는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그냥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세요.”
길고 장황하지만 이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 댓글 논쟁이기도 하다. 과연 명문대를 가는 가장 큰 변수는 사교육이고, 학원 안 보내고는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보낼 수 없는 것일까?
강남 서울대 진학률 강북의 10배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영철 연구위원은 2012년 11월 5일 자로 '대학 진학 격차의 확대와 기회형평성 제고방안'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핵심은 지역, 계층간 명문대 합격 비율 격차가 심각하고, 이런 격차가 지속될 경우 국가 경쟁력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구체적으로 고교 졸업생 1 만 명당 서울대 입학생 수는 서울이 2000년 90.3명에서 2011년 94.9명으로 늘었다. 6개 지방 광역시는 같은 기간 평균 69.9명에서 42.7명으로 급락했다. 지방 8 개 도는 평균 38.6명에서 37.4명으로 줄었다. 같은 서울에서도 강남 3구와 비 강남 지역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었다. 특목고를 제외한 2011년 강남구와 서초구의 졸업생 만 명당 서울대 진학률은 각 173명, 150명으로 서울 평균인 50.2명의 세 배나 됐다. 서울지역 고등학생의 3% 안팎에 불과한 특목고 졸업생의 입학 비중이 2002년 22.8%에서 2011년 40.5%로 크게 불어났다. 사실상 특목고 재학생의 반 이상이 강남권 임을 감안할 때, 보고서는 서울대 합격자의 2/3는 강남 출신으로 봐야 한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이런 보고서를 받아 보면 어떤 말이 나오나? 언론에서는 이제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비강남 학부모들은 역시 사람은 서울로, 공부 잘 하면 강남으로 가야한다는 신념을 굳히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성과’의 공은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학원의 업적으로 돌려지고, 결론은 ‘돈 벌어서 강남 입성하고 아이들 좋은 학원에 보내야 한다’로 나게 된다.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선행을 시키고,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줘서 이런 성과를 낸 것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정말 학원이 잘 가르치고, 학군 좋은 학원에서 양질의 교육을 해서 이런 성과가 난 것인 것? 그러면 왜 위에서 말하는 강남 서울대 합격생의 반은 재수생이고, 8학군에서 고등학교 3년 에 재수학원 1년 도합 4년을 다녀야 서울대 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까?
교육 문제에 관해서는 너나 없이 한 마디씩 하실 분들이 많지만, 필자도 나름 한 마디 할 수 있는 경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치동에서 15년을 있어보고, 학원에서 12년간 고3 담임을 해봤다. 서울대를 100 명 이상 보내고 연고 대를 500명 이상 보냈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강남에서 서울대를 많이 보내는 이유는 학원이 잘 가르치고, 학교가 잘 가르쳐서가 아니라, 좋은 자원이 많이 몰려 있고, 부모들이 나름 소신을 갖고, 아이의 공부 그릇을 잘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는 상식이다. 그런데 왜 그 공이 다 학원의 탁월함과 사교육의 효율성으로 돌아가는 지 이해가 안 된다. 내가 아이의 공부그릇을 제대로 만들어 주지 못한 책임을 내가 못 시킨 강남 사교육으로 돌리는 책임전가가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학원이 아니라 부모력
단적으로 나는 지난 10여간, 왜 학원에서 이 따위로 가르치고, 교재를 뭐로 하는지 따지고, 이 학원 저학원 전전하는 엄마들이 서울대를 보내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서울대 가는 수준의 가정은 나름 교양이 있고, 품성이 되어 있었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 줄 줄 아는 부모들이 많았다.
부모의 그릇 ------à 명문대 합격
ß-----
부모의 그릇과 명문대 합격의 상관 관계는 필요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었다. 명문대를 합격시켰다고 다 품성이 훌륭한 분들은 아니었지만, 부모의 품성이 되고, 자녀에 대한 신뢰가 있는 부모들이 성과를 냈다. 나는 이런 부모들이 ‘성과’를 내는 진짜 강남 부모, 강남 엄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강남에는 성과는 못 내면서 학원을 순례하고, 아이들을 잡는 어설픈 강남 엄마들도 많다. 돈은 있지만, 품성이 받쳐 주지 못한다. 돈으로 해결하려 하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정말 아이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결국 그 심리의 기저에는 남편에게 애들 교육 제대로 시키지 못했다는 비난과, 친척들과 비교 되기 싫은 마음, 같은 동네 아줌마들에게 기죽기 싫은 자신의 연약한 자아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가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돈 쓰고, 애 망치고, 가족간의 관계가 어그러지고, 결국 성과도 안 난다. 그리고 이렇게 실패한 엄마들은 조용하다. 간혹 품성이 부족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악착같이 아이를 잡아서 성과를 내는 소수의 엄마들도 있다. 그리고 이 엄마들은 자신의 성과를 자랑하고 나팔을 분다. 내가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정보를 모으고 애를 잡아서 특목고 보내고 명문대 보냈다고. 하지만 정말 이런 인원은 소수이다. 그리고 대부분 진짜 성과를 낸 엄마들은 조용하다. 그리고 말 길을 알아 들을 것 같은 엄마들에게 넌지시 알려준다. ‘엄마, 애를 믿고 좀 기다려, 결국 공부는 아이가 하는 거야.”
정말 강남에서 명문대를 많이 보내는 성과가 부럽고 닮고 싶다면, 많은 비강남 엄마들이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진짜 강남 엄마들의 모습이다. 돈 쓰고 애 망치고 성과도 안 나고 결국 남 창피해서 결국 일년에 수 만불 (수 천 만원) 들여서 애를 미국이나 영어권 국가로 유학 보내기로 끝나는 엄마들의 초중고 모습을 답습할 필요가 없다.
강남이 성과를 내는 진짜 이유
공부그릇이라는 추상적인 말을 자주 했는데, 나는 강남이 성과를 내는 진짜 이유는 학원의 힘이나 교수능력, 우수한 교수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아이들이 모인 것이고, 좋은 부모들이 모인 것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학원 수업을 견딜 수 있는 공부 그릇이 만들어진 것이다.
첫 번째 공부 그릇: 영양과 뇌의 건강
우선 강남 아이들은 비 강남권에 비해 영양 상태가 좋다. 최근에 ‘강북 뚱뚱이’에 관한 기사가 화재가 되었다. 서울시에서 에서 조사를 해 보니, 강남 아이들보다 강북 아이들의 비만율이 더 높게 나왔다. MBC에서는 2013년 5월 19일자 뉴스 보도에서 ‘강북 뚱뚱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실을 보도하였다. 강남은 엄마들이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많이 차단해 주고, 간식을 주더라도 영양 간식을 많이 준다. 워킹맘으로 바쁜 경우에도 가사 도우미를 통해 좋은 영양 간식을 주도록 배려한다. 이에 비해 강북은 엄마들이 보통 아이들의 먹을 거리를 챙겨 주기 보다 돈을 쥐어주기 때문에, 엄마 없는 아이들이 정크푸드나 안 좋은 음식에 더 많이 노출된다. 집에서도 라면이나 가공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상황만은 아니다. 2012년 영국에서 행해진 연구 결과에 의하면, 4,5세 이상 180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가난한 집 아이들이 탄산음료는 더 마시고, 액상 과당이 많이 들어난 과일 음료를 더 마셨다. 그리고 같은 나이 또래의 부유한 아이들보다 감자칩, 사탕, 초코렛의 소비가 10-20% 정도 더 높았다.
두뇌 음식의 저자 <<조엘 펄먼>>박사는 아이들이 12살 이전에 먹는 식습관이 평생을 간다고 말한다. 각종 영양과 학습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논문들은 아이들의 초기 두뇌 건강의 반 이상은 먹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 아이들의 공부 그릇의 첫 번째 요소인 몸과 뇌의 건강에서 강남 아이들이 훨씬 더 좋은 환경 속에서 자란다고 말할 수 있다.
두 번째 공부 그릇: 정서적 안정
둘째, 아무래도 교육이나 경제 수준이 높은 강남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많이 제공한다. 육아 관련 책이나 교육서도 많이 읽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도 많고, 감정 코칭도 훨씬 잘해 준다. EBS에서 다큐 제작용으로 부모와 아이들을 초대해서 실시하는 실험을 보면, 크게 정서적으로 문제가 없는 강남 엄마들이 많이 신청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지금도 잘하고 있는데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시달하는 가정의 경우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주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자주 싸우게 되고,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도 충분히 갖기가 힘들다.
또 의외로 본인들이 좋은 학교를 나온 경우,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강도가 덜하다. 물론 부부 중 한 쪽이 배우자에 비해 학벌 스트레스가 있는 경우 아이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내가 만나본 많은 상위권 학부모들은 아이가 성적이 떨어지거나 동기 부여가 떨어 졌을 때 억지로 밀어 붙이기 보다 대화나 여행을 통해 아이들의 심기를 일전 시켜 준다.
사실 학습 동기 유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발성이다. <<몰입>>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는 몰입하고 집중하려고 ‘자기가 좋아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가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 모를 때, 스스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강요하지 말고, 때를 기다려 주어야 하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는 부모들은 그게 안 된다. 하지만, 오히려 성과를 내는 강남 부모들은 이것을 해 내고 있다.
셋째, 체험학습이나 해외 여행도 여유 있는 집안이 더 많이 간다. 강남에서도 아이를 차에 태워 저녁마다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엄마들이 있는가 하면, 이정도 해서 우리 아이가 경쟁력이 없다 싶으면 공부 보다 다른 재능을 찾아 주는 센스 있는 엄마들도 많다. 그리고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서 다양한 체험 학습이나 해외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혀 주기도 한다. 30대에 자수성가하고 영어 학원과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는 한 엄마는 방학 때 배낭 여행을 하며 만난 한 가정이 큰 삶의 목표가 되었다고 한다.
“저는 대학 다니며, 학기 중에 알바를 해서 방학 때 마다 해외 여행을 하기로 결심을 했는데요, 한번은 호주 골드코스트를 여행할 때, 여행 경비가 떨어져서 노점을 했어요. 근데, 그때 초등학생 딸을 데리고 여행하는 중년의 부부를 만났죠. 한국에서 왔냐고 물으시더니 물건도 사주시고,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시더라고요. 조그만 사업을 하신다고 하는데, 방학 때 마다 한 달 정도 아이를 데리고 전세계를 여행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이 모습을 보고, 나도 빨리 경제적 자유를 이루어서 이 가정처럼, 여유 있게 살고, 아이들 데리고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 주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기더라고요.”
기타 변수들
넷째는 적기에 투입할 수 있는 경제력이다. 강남 8학군의 불편한 진실 중 하나는 명문대 재수생 합격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보통 4학년을 다니게 된다. 고등학교 3년 재수학원 1년. 교대역에 위치한 강남대성 서울대 반은 보통 ‘강대’라고 불린다. 한 때 재수 1등 종로 학원이 자리를 내주어 이제는 ‘강대’로 아이들이 많이 몰린다. 사실 서울대만 해도 반이 재수생이고, 서울대 합격생의 반이 강남 출신이라면 그 중 반은 재수생이다. 너무나 아이러니 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강력한 학습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대치동 학원가가 왜 고 3 3년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하여간 아이가 재수하고 싶다고 할 때 받쳐 줄 수 있는 재력과 학원 더 다니고, 과외로 부족한 과목 보충하겠다고 할 때 큰 걱정 없이 밀어 줄 수 있는 경제력이 있기에 되는 아이들은 확실히 밀어 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뇌의 측면(IQ)의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변수가 바로 부모의 유전자이다. 엄청난 반론과 좌절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는 ‘불편한 진실’이다. 정치인들이나 사회적 영향력 있는 지식인들이 괜히 말했다가 매장 당할 수 있기에 말하지 못하고 언론에서도 금기시 되는 단어이다. 하지만 몇몇 ‘사’ 교육 ‘사’기업에 있는 분들이 돌직구를 날린 적이 있다.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성공의 제 1조건을 유전자(gene)이라고 말한다. 이는 타고 나는 거지 바꿀 수 없는 거라고 한다. 래리 킹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한다. 작은 부자는 노력해서 되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고 한다. 하늘이라는 은유적 표현이 사용되었지만 결국 무슨 말인가? 타고 나야 한다는 거다. 돈을 버는 재주든, 공부를 하는 재주든 타고나야 하고, 결국은 유전자의 문제이다.
유투브에도 올라와 있는 유명한 강의인데, 메가 스터디 손주은 대표는 자기 강의실에 들어온 수 백 명의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다. 아이들은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잠을 줄여야 한다, 공부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손 대표는 잔인하지만 돌직구를 날린다.
“열심히 해도 소용없어, 유전자가 안 좋으면 소용 없어. 아무리 노력해도 어떤 두뇌는 아무리 해도 안 된다. 서구 선진국은 이 부분을 솔직히 인정한다. 그리고 유전자가 공부 쪽이 아니라면, 빨리 제 갈 길을 찾아 줘서, 자기가 잘 하는 것 하면서 행복을 찾게 해 준다. 우리 나라는 안 되는 유전자들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새빨간 거짓말 속에서 공부 시키라고 하니까 비극이 읽어난다. 내가 유전자가 아니라고 생각 하면 공부를 포기해야 한다. 안 그래? 주위를 봐, 어떤 집안은 사촌까지 다 서울대야. 왜 이걸 인정하지 않는데?”
한번 자녀 교육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부모들은 이 막말 수준에 가까운 20년 입시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 볼 필요가 있다. (손주은의 쓴소리 https://www.youtube.com/watch?v=1jl4PTq-CQs)
많은 분들이 욱하고, 부모가 머리가 안 좋았는데, 명문대 간 수 많은 반론을 들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거의 위인의 반열에 오른 상위 0.01% 이다. 대부분의 진실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손주은 대표가 말하는 유전자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강남에 모인 학부모들이 훨씬 유리하다. 2004년 2월 발표된 서울대 지리교육학과 최은영씨의 박사 학위 논문 ‘서울의 거주지 분리심화와 교육환경의 차별화’를 보면 강남·서초구의 학부모 세대(49~59살) 가운데 대졸 이상 고학력자는 54.7%로, 서울 평균인 21%보다 두 배나 많았다. 이는 고학력자가 가장 적은 동대문구(10%)의 5배가 넘는 수치다. 최씨가 서울 25개구 166개 동의 평당 집값, 학부모와 자녀의 학력, 수능 점수와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진학률 등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여 결국 강남은 남들이 들어오기 힘든 ‘빗장 도시’가 되어간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강남은 성과가 잘 나왔다기 보다, 이 정도의 좋은 조건으로 왜 이 정도 성과 밖에 안 나왔느냐는 분석을 해야 하는게 맞다.
나름 주관적인 분석이었지만, 이 결론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알랭 드 보통에게서 배우는 교육 방법론
일상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불안>>에서 현대인들이 불안해 하고 불행한 가장 큰 이유는 자꾸 자신을 최고의 사람들과 비교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주범은 미국식 성공주의 이데올로기 이다. 이 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이 다 평등하지 않는데 ‘평등’하다는 착각을 심어준다. 그리고 ‘너도 열심히 노력하면 그들처럼 될 수 있다’고 부추기고, 결국 그렇게 못하는 것은 네가 실패자(loser)이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농담 삼아 보통은 과거 중세 시대 평민들은 귀족들을 비교할 수 없는 지체 높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주어진 삶에 감사했는데, 오늘날 남편들의 경쟁 상대는 ‘빌 게이츠’가 되었다고 말한다.
빌게이츠도 자수성가 해서, 워런 버핏도 자수성가 해서 이렇게 성공했는데 당신은 뭐냐 식이 된다. 하지만 빌게이츠나 워런 버핏은 1/60억 분의 1의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열심히 운동해서 효도르 같은 격투기 선수나 타이거 우즈 같은 골퍼가 될 수 없음은 인정하면서, 열심히 일해서 빌 게이츠 같은 부자가 될 수 없음은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교육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잘못된 평등 의식이 쓸데 없는 사교육과 이로 인한 가계 부담의 원인이다. 첫째로 모든 아이가 공부를 잘 할 수 없다. 인정해야 한다. 모든 아이들이 똑똑 할 수 없다. 모든 아이들이 SKY 갈 수 없다. 그리고 아이가 공부 머리가 되는지 아닌지는 초등 고학년이면 거의 분별이 되고, 중학교가서 1,2 학년 성적을 보면 확신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중 1,2 성적에서 아이가 공부로 승부를 볼 수 없다면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아깝게 학원비 낭비하지 말고, 애가 스스로 공부하겠다고 할 때까지 기다리고, 그 돈을 저축하여 나중에 아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도와주는 게 현명하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몇몇 학부모들은 비분 강개할 수 있다.
"그런식으로 잔인하게 이야기 하면 어떻하냐? 그래도 하는데까지 해 봐야지, 공부 못하고, 좋은 대학 안나오면 평생
열등감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그래도 시켜야지."
하지만 성적이 중하위권인데 학원에 계속 보내는 부모들은 한번 본인이 학교나 학원에 가서 자녀들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실태를 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학원 교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서 각 가정으로 생중계 해 주면 사교육비가 많이
경감되리라 생각된다. 학교 수업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머릿속에 들어오지도 않는 공부를 하는 것은
거의 고문이다. 수업 시간 내내 졸거나 딴 생각하고, 스마트폰 만지작 거리다가, 쉬는 시간만 되면 생기가 돈다.
친구랑 수다 떨고, 편의점 가서 과자 사먹고, 수업 시간에 또 멍때린다. 간혹 집중을 잘 하는대도 계속 하위권 반에
있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공부 머리가 부족한 것이다. 아무리 해도 성적이 안 나오는데 왜 계속 아이에게
좌절감을 심어주는 걸까? 이 귀중한 시간을 아이가 좀 더 잘하고 재미있어 하는것을 해 줄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아이 중학교 성적이 하위권이기에 한 친지에게 학원 보내지 말고, 방과후에 아이가 하고 싶은것 하게 해 보라고 권했다. 여학생이고, 머리 만지는 것 좋아하기에 차라리 주중, 주말 국영수 학원보다 미용 학원 하나만 보내고, 영어나 일본어
공부만 열심히 시켜 보라고 했다. 나중에 고등학교 마치고 일본이나 다른 선진국으로 유학 갈 수 있게.
엄마는 그래도 해 볼 수 있는거 아니냐며, 한 달에 수 십만원씩 들어 남들 하는대로 학원 보내고, 부족한 과목
열심히 보충 시켜주려고 했지만, 결국 딸은 지방대에 갔다.
중고 6년 학원비만 한달 평균 50-60 만원 고 3 말에는 무슨 논술 특강이다 뭐 해도 더 비용을 썼다.
대학 4년 등록금, 하숙 비용, 책 값 생활비 약 5-6천만원 겅의 1억에 가까운 돈이 들어갔다.
그리고 딸은 대학졸업 후 월 100여만원 받는 인턴자리를 간신히 얻었다. 아깝다 1억. 내가 말한대로
아이가 잘하는 것에 선택과 집중했고, 아이가 근성이 있으면 졸업 후 경력 쌓아서 미용실 하나 내 라고 사업 밑천 해 줄 수 있는 비용이고, 자기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해서 유학을 보낼 수 있는 비용이다.
둘째, 강남이 아닌데, 강남을 나의 비교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강남은 대한민국 상위 1%의 거주지이다.. 대부분 부모 학력이 대졸이상이고, 평균 재산은 10억 내외이다. 월 평균 수입은 거의 1000만원 전후의 상위 1% 집단이다. 그리고 그 강남에서도 소위 성과를 냈다고 하는 스카이 이상 보내는 가정은 그 안에서도 상위 5%이다
물론 사교육과 학원을 보내는 이유가 서울대를 보내고, 명문대를 보내는 것만은 아니다.
엄마가 같이 있어 줄 시간이 없어서, 친구들 때문에 아이가 계속 가고 싶어서 보내기도 한다. 위 이야기를 귀 담아 들을 가정은 아이는 학원에 가길 원하지 않는데, 무언가 주위에서 하니까 나도 뭔가를 시켜야 한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가정이다.
학원에 보내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맞벌이 가정이 내가 아이와 많은 시간을 같이 못 보내고, 아이들을 위해 무엇가를 못 해 주고 있다는 피해의식에서 여러 가지를 시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근본적인 동기가 혹시 아이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할 부분을 돈으로 때우려고 하지 않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결국 아이 학원비 많이 들어가고, 돈을 많이 벌어야 하니까 더 일을 많이 하게 되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학원과 학습지가 아닐 수도 있다. 학원을 좀 줄이고, 아이와 같이 시간을 좀 더 보내고, TV를 끄고 부모가 같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맞벌이 이지만 충분히 아이와의 시간을 확보해 볼 수도 있다. 맞벌이로 아이들을 잘 키워낸 가정을 보면, 대부분 이런 가정이다. 주어진 시간에 질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그러기 위해 오히려 일의 노동 강도를 줄이는 지혜가 필요할 수도 있다. 뜬 구름 잡는 이상론이라고 쉽게 생각하지 말고, 아래 참고 자료들을 읽고, 배우자나 자녀와 깊이 있는 토론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자녀 교육에는 수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하나의 정답은 없다. 하지만, 나름 소신을 갖고, 지나친 사교육비로 인해 여러가지 부담이 되는 가정이 있다면 이런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좀 공부를 해 둘 필요가 있다. 특히 텐인텐과 경제적 자유인을 목표로 하루 하루 고분 분투하고 있는 가정은 좀 더 신중하게 사교육비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요즘은 돈 쓰고 애 망치는 일이 너무 많다.
참고자료:
텐인텐 전문가 칼럼 <사교육비 경감>의 수 많은 칼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아깝다 학원비>
알랭 드 보통, <<불안>>
MBC 뉴스, 강북 강남보다 뚱뚱, 2013년 5월 19일자 보도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3280401_5780.html
영문 자료: 가난한 집 아이들이 정크푸드를 더 많이 먹는다
손주은의 쓴소리
https://www.youtube.com/watch?v=1jl4PTq-CQs
<칼럼니스트 소개>
글쓴이 심정섭은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영어교육학과 학사 편입 한 후, 한양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IMF 1세대로 중소 무역회사, 컨설팅 회사, 현대 자동차 해외 영업 본부를 거치며, 바닥부터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이시기에 잠깐 했던 영어강사 생활을 통해 본인이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학사 편입 한 후 강남에서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15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이제는 영어라는 물고기 보다, 인생 경영이라는 물고기 잡는 법을 전하기 위해 공부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로 고3과 대학생, 임용 고시 준비생을 지도했지만, 지금의 사교육과 가정의 해체로는 나라의 비전이 없다고 보고, 사교육비 경감과 가정의 회복, 자연출산 및 부모 교육, 유대인식 독서, 토론 교육의 확산을 위한 이론을 정비하고 실천에 이르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자연교육법의 실천적 모델인 안철수 가정의 교육을 분석한 <<안철수 공부법>>(황금부엉이, 2012) 와 유대인식 누적 암송을 통해 영어를 정복하는 방법을 제시한 <<20살 넘어 다시 하는 영어>>(명진출판, 2011)가 있습니다. 진정한 부모 교육은 태교와 출산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출산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자연스러운 탄생이야기(T-store ebook)를 쓰고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샨티, 2012)를 번역하였습니다.
현재 강남 교대역 부근에 더나음연구소를 설립하여 예비 부모 교육을 하고 있고 매월 둘째 월요일 저녁에는 사교육비 경감과 부모력 향상을 위한 부모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정독했습니다^^
너무 좋은 글입니다.
읽어보니....정말 옳으신 말씀이네요~~
동감^^
좋은 글이예요^^
많은 부모들이 봤으면 하네요.
좋은 정보네요. 저도 아이들교육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부모로써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내 자신의 성품과 교육관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모가 되어야 겠네요.
감사합니다~도움이 되넹ㅅ~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아직 미취학이지만 옳은길로 노력하는데 많은 도움되었어요.
글 감사합니다! 제 글에 댓글 달아주지 않으셨더라면 이런 금같은 칼럼을 보지 못할뻔 했어요. 감사합니다.
베비토이님 반갑습니다. 사실 이글이 베비토이님 글과 댓글을 보고 쓰게 된 글이기에 이 글의 지분이 있으세요. 다른 글 보셔서 아시겟지만 저는 입시교육과 대한 교육의 한계를 가정 중심의 교육의 실천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뜻 있는 분들과 실천을 해 보고 있는데요. 베비토이 님 가정이 워킹맘 가정으로 그 좋은 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온, 오프로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에 계시면 언제 한번 교대역에서 하는 부모독서모임에 와 보세요.
공감합니다
이런글을 읽고 깨달아야 할 부모들 참 많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갑자기 힘이 빠지고 그렇네요...지금도...아닌건 아는데..과외붙이고 있네요. 고딩을요...많은 생각을 하는 글 감사드립니다.
실제로 친구가 아들이 공부 안한다고 한숨 쉬길래 " 너 아들이잖아~" 했습니다.. ㅋ 너무 친해서 웃었지만, 인정하는 분위기였어요..
사교육교사로서 추천 백만개 날리고 갑니다~
좋은 글입니다. 백번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영혼을 울리는 글이네요.감사 합니다.
자신을 다시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내용 잘 읽었습니다 특히 유전자 가장 인상적이네요 요즘 많이 느끼는 점이기도 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너무 공감되느글 잘 읽고 느끼고 갑니다.
자녀교육좋은글감사합니다
정서적 안정? 공부에 치여 인성이 메마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