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겨울방학 때 나홀로 제주 한달 살기 여행 중 제주 올레 1코스를 트레킹한 후기 입니다. 제 블로그에 있던 글을 인용합니다.
교육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시는 여러 선생님들 제 글과 사진을 보시고 힘 내시라고 후기 올려봅니다.
몇 번 댓글로 응원해 주셨던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번 겨울 방학 때도 또 다시 한 달 살기 재도전해보려고 합니다.
2020년 12월의 마지막 날~ 제주 올레 1코스 나홀로 트레킹.
눈보라 휘몰아 치는 날 제주 올레길 1코스 트레킹하다. 난생 처음으로 나홀로 제주 3주 살이 시작한 지 벌써 4일차다. 여행의 주제 설정이 모호하다. 오름 탐방으로 정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오름이 1월 3일까지 출입통제다. 대안으로 올레길 트레킹을 택했다. 오늘은 올레길 1코스 트레킹을 하게 되었다.
오늘의 중식(행동식)으로 선택 받은 친구들이다. 나름 영양소를 고려했다. 단백질 + 탄수화물 + 과일~
차를 두고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중이다. 어제 내린 눈이 얼어서 빙판길로 변했다. 시내버스도 연착이 되어 무려 30분 넘게 기다렸다. 굳이 "빨리 빨리"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느림과 여유"의 행복을 누려보련다.
201번 버스를 타고 제주시 방향으로 6 정거장 달리서 시흥리에 하차한다. 올레길 1코스 초입과 가깝다
100미터 가면 올레 01코스 초입을 만나게 된다. 설렌다. 넘버 원 즉 1번이 주는 위엄은 막강하다. 난 1번보다 꼴지가 더 좋다. 학창시절 꼴지하던 제자도 해경 특공대 요원으로 인생을 잘 살고 있다.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과 느린 부르스를 추는 구름이 장관이다.
이 봉우리는 두산봉인데, 출입통제로 오르지 못하고 둘러서 임도를 걷게 된다. 임도는 출입통제 대상이 아니다. 두산봉에 오르지 못해도, 이 아름다운 제주 올레길 1코스를 걷는다는 것은 크나 큰 감동이다.
정부 시책을 준수하며 임시 폐쇄된 곳은 얼씬도 하지 않고 둘러서 가게 된다.
오늘도 만나게 되는 멋진 친구 파랑과 주황의 시그널. 너희들이 트레커의 멋진 친구들이다.
제주도 날씨는 실시간으로 변한다. 햇볕이 눈부시게 비치다가 눈보라 몰아치다가 수 없이 반복한다. 참 맘에 든다. 트레킹 한다면, 배낭에 고어텍스 자켓과 고어텍스 바지 및 고어텍스 모자는 필수다. 방수 등산화도 필수 장비다.
오늘도 1코스를 걷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주변 사람들이 "나홀로 여행"이 외롭지 않냐고 하지만. 행복한 외로움이다. 누군가 함께 한다면 거추장스런 외로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인생은 홀로서기로 완성된다 라는 말을 멘토 친구들에게 들었다. 그 친구 한 명은 정신과 전문의이고, 다른 한 명은 스님이다. 나에게는 몹시 소중한 인생의 멘토이다.
두산봉으로 오르지 않도록 현수막을 쳐두었다. 물론 저 길은 얼씬도 하지 않았다.
평범한 시골길인데 파란 하늘과 베프인 구름이 참 예쁘다. 2코스랑 비슷한 길이다.
아주 예쁜 마을 종달리 입구에 도착했다.
종달 초등학교다 교정이 참 운치있고 소담스럽다.
1코스는 종달 초등학교 담벼락을 돌아가게 된다.
종달리 마을에서 가장 예쁜 나무를 만났다. 여기서 점심을 해결하였다.
전투식량인 비빕밥, 컵라면, 보온병, 배낭 옆은 방수바지와 장갑이다. 이 모든 친구들이 악천후에도 당당하게 15킬로를 걸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 어떤 악천후에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트레커의 단짝이다. 배낭 안에는 아이젠도 들어 있다.
종달리 라는 지명도 예쁘지만 퐁낭 이라는 단어도 예쁘다. 제주도 지명을 연구해서 알기 쉽게 제공한다면 가치 있는 일이 되리라 믿는다. 퇴직 후 할 일이 또 하나 늘었다.
이번 제주 3주 살이 준비하면서 자전거를 갖고 와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결국 놓고 왔다. 1코스 중 일부는 환상의 올레(자전거 종주길)와 겹친다.
산을 넘어와서 바다를 끼고 쭉 걷는다.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차가운 날씨에 살려고 발버둥치는 친구들~ 살아있음은 분명 축복임에 틀림없다.
멀리 보이는 저 오름의 이름은?
마지막 글이 와 닿는다. 나는 오늘 바람 부는 대로 간다. 김동리의 역마가 떠올랐다. 역마살, 방랑끼..참으로 멋진 단어들이다. 벼르고 벼르다가 인생 끝날 수도 있다. 앞으로는 생각나는 일은 실행에 옮겨야겠다. 역마살이든, 방랑끼든~
참으로 따라올자가 없는 멋진 포스를 자랑하는 성산 일출봉~
성산 오조 지질 트레일
저 성산일출봉은 1월 3일까지 출입통제다. 통제가 풀리는 1월 4일에 꼭 오르고 싶다.
자전거 타고 제주를 한 바퀴 도는 라이더들은 인증센터를 찾게 된다.
산길샘에서 다운 받은 1코스 궤적을 무시하고 내 맘대로 걷는다.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핀 유채꽃. 여긴 제주도다.
육지는 4월이 되어야 유채꽃을 볼 수 있다. 경남 창녕 남지 유채꽃 축제가 생각났다.
몇 몇 관광객들이 셀카놀이에 푹 빠져 있다.
이 장면은 부러웠다. 부부로 보이는 한 쌍의 라이더. 꽤 연세도 있어보인다. 눈보라를 뚫고 달리는 중년의 라이더~
성산 일출봉 사진을 10장 이상 찍었는데 이 사진이 참 맘에 든다.
1코스의 종착역인 광치기해변이다. 광치기 해변이 성산일출봉과 가까워 해변 입구를 막아놨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바리케이트를 뚫고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도 스타벅스에는 인파들이 넘쳐난다. 나는 3주 제주살이하면서 식당, 카페 등은 코로나 예방을 위해 자제하려고 한다.
15킬로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차를 몰고 인근 하나로마트가서 장을 봤다.
오늘 내가 걸은 궤적이다. 15.07킬로를 걸었으며 4시간 34분 소요되었다. 물론 점심먹은 시간도 포함이 되었다. 빨강 선이 두루누비에서 다운 받은 정식 코스이고, 파랑 선이 내가 걸어온 궤적이다.
내일은 어디로 가야 하나? 올레길 3코스로 갈까? 아님 21코스를 가 볼까?
매번 읽으시고, 응원의 댓글 보내주시는 모든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겨울 방학 때 저처럼 제주 한달살기 도전하시기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제주 한달살기 후기는 계속됩니다~
첫댓글 선생님의 제주 한달살이 후기는 읽을 수록 가슴이 설레입니다..
저도 제주로 금방 떠나고 싶어집니다..
선생님 응원 감사합니다. 떠나고 싶으실 때 떠나는 용기가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에게는 방학이 있습니다. 방학 때 꼭 떠나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생생한 후기 너무 감동적입니다. 인생은 홀로서기로 완성된다는 말씀이 크게 와닿네요. 저도 혼여행 좋아합니다.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자유~~!!
계속 올려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저도 제주 한 달 살기가 버킷리스트입니다~~!!
특별함이 없는 여행 후기를 꼼꼼하게 정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자유=혼 여행 저도 100% 공감합니다. 선생님께서도 제주 한 달 살기 버킷리스트 꼭 실천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선생님 글을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제주도 있는듯한 느낌에 빠졌어요. 전 남편이 제주도로 발령이 나 있어서 방학마다 제주도로 내려가고 있어요. 너무너무 아름다운 곳이죠~ 제주도 여행하실분을을 위한 팁! 11월 탐나는전(지역화폐) 인센티브 한시적으로 3만원까지랍니다. 제주도는 지역화폐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 여행객들도 미리 카드를 만들어가면 좋아요. 하나로마트, 주유소에서도 사용가능하구요~
네 선생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제주는 지친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힐링 장소이더군요. 그야말로 파라다이스 였습니다. 제주 지역화폐 할인 구입 정보 감사드립니다. 내년 1월에 제주 다시 들어가려고 준비중입니다. 제주 가시면 부군과 함께 즐거운 휴가 보내세요~^^
추운거 싫고 더운거 싫고...그러다보니 방학땐 힘들고 날씨 좋은 땐 학교 가야 하고....
참 핑계도 많고 불평도 많은데 선생님의 제주살이를 보니 떠나고 싶어집니다.
그래도 퇴직 후에는 제주에서 한달살기는 버킷리스트 1번입니다.
좋은 구경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길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