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와 새벽산책을 하고 올라오니 상진씨 팀이 열기구 타러간다고 나오기에 잠시 망설이다가 나만 함께 합류하기로하고 상진씨네가 렌트한 차에 올라탔다. 역시 젊은(모두 30대) 친구들이라 계획보다 120%의 스케줄로 씩씩하게 다니고 있는 듯...
6시 30분에 기구를 띄운다기에 가미 후라노에서 후라노 스키장까지 거의 논스톱으로 달려 가까스로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이런, 바람이 많이 불어 열기구를 띄울 수가 없다는 말만...
꽁꽁 묶여있는 기구더미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ㅠ.ㅠ 오는 길 옆으로 팜토미타 가 보인다.
조금 후에 다시 올 곳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마침 아침 식사시간인 7시... 열기구 탔으면 아침식사는 어림도 없을 뻔 했네...
간단한 야끼소바와 빵, 허브가 들어간 에그 스크럼블, 그리고 직접 만든 요구르트 등이 나왔는데... 양이 적어서... ㅜㅅㅜ
솔직히 말해서... 웰빙이 아니어도 좋으니 푸짐한 식사가 그리웠다. 특히 저녁식사는.....
전체적으로 숙소에 대한 평점은 별 3개 반 정도... 식사에서 많이 깎였다.
기대치가 높았던 거에 비해 식사도 약하고 수건등의 기본 비품조차 제공되질 않아 딱히 이거다 할 만한 것은 없어도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 곳이었다.
하지만 절대 숙소가 나쁘단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추천할 만 하다. 수건을 준비해 가고 식사 양이 작다면 말이지....
8시 30분 기차를 타고 비에이로 이동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상진씨 일행보다 먼저 숙소를 나서는데 쥔장이 상진씨 팀과 일행 아니었느냐며 깜짝 놀란다. ^^;
상진씨네는 어제 비에이와 후라노를 돌아봤기 때문에 오늘 쿠시로로 떠나고, 우리는 오늘 비에이와 후라노를 돌아 볼 예정이다.
펜션에서 가미후라노역까지 송영을 해줘 기차를 타고 8시 50분 비에이 도착!
참 정갈하면서도 예쁜 곳이다. 파란 하늘빛도 예쁘고...
아침식사가 부실했는지 산노을이 아이들을 델꼬 편의점으로 가 간단한 오니기리를 사 먹인다.
9시 20분 발 오카코스 트윙클버스에 오르니 자리가 거의 다 찼다.
가이드는 모리카와상... 예쁘장하게 생긴 아가씨다. 각자 어디에서 왔는지 조사를 하는데 한국인 5명(우리 일행뿐), 홍콩인 9명, 대만인 5명, 일본인 4명....
서서히 차가 움직이자 곧 세븐스타, 가족의 나무, 켄과 메리의 나무등이 드넓은 초원위에 서있다.
어느 곳을 잡아도 사각앵글 안은 엽서 그림이 될 정도로 아름다운 전원풍경... 너무 예쁘다는 말밖엔....
북서의 전망대 등에서 내려 주기에 내려서 유바리 메론 아이스크림과 라벤더 아이스크림, 옥수수, 감자 당고, 비에이 우유를 먹었다. 좀 많이 먹었나? ^^;;
하나하나 들어서 사진을 찍으니 뒷자리의 사람들이 웃는다.
약 한시간의 여정을 마치고 다시 10시 30분 타쿠신칸 코스 트윙클버스에 올랐다.
이번엔 80% 정도가 홍콩사람들... 정말 홍콩사람들 많다. 아마도 더운 지역에서 살다보니 여행은 추운지방으로 많이 다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이번엔 한국 사람이 우리 일행말고도 2명이 더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는...
타쿠신칸에서는 엽서세트를 2개 구입했다.
좀 더 큼직한 걸루 사고싶었지만 들고다닐 엄두가 안나서리...
옆의 라벤더밭에 보라색 물결이 넘실대는 데도 시간이 없어 제대로 사진 찍을 틈이 없다.
오늘의 일정을 두고 한국에서부터 렌트를 할까말까 무척 망설이다가 결국 버스를 타기로 했는데 모두 5000엔 가량을 버스비로만 쓴 셈이다.
가이드가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알아서 데리고 다니니 편안하긴 했지만 상진씨 팀을보니 렌트도 괜찮았을 것 같다. 선택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아쉬움 내지는 미련이라고나 할까...
무사히 한시간 반 여정을 마치고나니 점심 시간이다.
비에이 역앞 라면집에 들어갔는데 나중에 보니 제법 유명한 집이었다.
김치라면과 미소라면을 시켰는데.. 으~~ 혼자서 먹기엔 양이 너무 많다.
맛은? 음..... 먹을만 했지만 그래도 주민이와 다울이는 두번 다시 먹고싶진 않단다.
앗! 먹다보니 시간이...... 노롯코호 들어올 시간이 다 되었다.
정말 아슬아슬~~~~ 모두 죽어라고 달려 가까스로 탈 수있었다. 헥헥=3=3
시원하게 트인 차창으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열차다.
그에 맞게 천천히 달리며 간간이 설명도 해 주고...
라벤더 바타케역에 내리니 날씨가 꾸무룩~~ 심상치않아 보인다.
멀리보이는 토가치다케 산봉우리가 구름과 어울어진 모습이 예뻐 사진 몇방 찍어주고...
팜토미타를 향해 걸으니 약 10분정도.... 문득 손을보니 마땅히 있어야할 모자가 오간데 없다.
모두 그곳에 있으라하고는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가다보니 중간 쯤에 모자가 덩그라니 놓여있다. 휴~~ 그러게 뭐든 포기하면 안된다니까...^^
디카 밧데리가 다 되었기에 상점내 공중전화 박스 옆의 콘센트에 충전기 꽂아놓고 본격적인 팜토미타 관광에 나섰다. 잃어버리면 어쩌나 싶기도 했지만 설마... 밧데리만 가져가서 뭐하게...^^
라벤더 라무네와 아이스크림으로 팜토미타 관광을 시작. 보라색 라벤더 향이 입안에 은은히 퍼진다.
아이들은 라무네 병이 너무 예쁘다고 집에 가져가겠다고 난리고....
산노을과는 4시에 상점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 뒤 각자 출발.
우선 상점을 돌아보는데 와우~ 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주섬주섬~ 기념품 거리 몇개 사고나니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다.
서둘러 아이들을 끌고 꽃밭들을 돌아보기 시작하는데... 이런~ 유바리 메론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냥 지나칠리 없지... 한조각씩 사주니 눈물이 날 만큼 맛있단다.
이로나이 색색의 꽃무지개 언덕... 사진으로 익히 봐왔던 그곳이 내 눈앞에 펼쳐져있다.
사람이 인위적을 만든 꽃밭에 불과하니 우리나라도 못 만들 건 없겠지만 이곳의 토양과 기후에 맞추어 저리 예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예쁜 건 예쁜 거다.
조카의 사진기로 부지런히 증명사진 찍고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로 돌아오니 곧 나타나는 산노을의 모습... 시간약속 칼이다.
다시 짐을 챙겨 노롯코호를 타고 후라노로 이동하기위해 역으로 가는데... 라벤더 포프리를 150엔씩 팔기에 10개를 구입, 서비스를 외쳐 하나 더 받고... 산노을과 사이좋게 나누어 가졌다.
덤으로 받은 한 개는 서비스를 외친 산노을에게 돌아갔고...^^
이 라벤더 바타케역은 여름에 노롯코호만 정차하는 임시역으로 지어놓은 곳인데도 휠체어가 다닐 수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처럼 형식적이지 않고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모습... 부럽다.
후라노에 도착하니 예약해놓은 라벤더 익스프레스 시간까지 약 한시간 정도 남았다.
치즈공방을 다녀올까도 했는데 아이들이 그냥 역에서 기다리겠다기에 어른들만 ‘키타노 쿠니까라’자료관에 다녀오기로 했다. 혼자 같음 훨훨 날아 두곳 다 갈 만했을텐데....
자료관은 역에서 천천히 걸어 5분정도의 거리에 있는 커다란 창고같은 건물이다. 입장료 500엔...
그런데 노롯코열차에서 나눠준 승차증명서를 제시하면 100엔 할인을 해준다는 것을 몰라 500엔 다 내고 들어갔다. 아까워라~
귀에 익은 배경음악... 커다란 흑백사진들.... 산노을의 설명을 들으며 자료관을 돌아보다 보니 왠지 예전부터 즐겨 봐왔던 듯한 기분이 들었다.
80년대의 흑백사진에서 우리네 예전 모습을 반영시켰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의외로 좋았던 시간...
한국에 돌아가면 꼭 CD를 구해서 봐야겠다.
역으로 돌아오니 주민이는 ‘빙점’에 빠져있다. 일본에 오면서 각자 틈틈히 읽을 책 하나씩 챙기라 했더니 가져온 책인데 주인공들의 사고방식이 도저히 이해가 안돼 화가 난다나...
끝까지 읽으면 용서와 화해라는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을 거라고 했지만 부질없는 말이다.
결국은 자기가 읽고 스스로 그 안에서 느끼고 찾아내야하는 것을...
TV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속보를 계속 보여주고 있었는데... 현재는 시즈오카에 상륙, 낼 쿠시로 쪽으로 아동한단다.
하필이면... 우리의 낼 일정이 쿠시로라서 걱정이다. 일단 태풍과 조금씩이라도 어긋나기를 기대해 보며 간단하게 우동 한그릇씩 사먹고... 차에 올라 탄 시간이 5시 30분...
삿포로까지는 2시간 남짓 걸리는데 잘 달리던 기차가 어느 곳에서 급 정거를 한다.
안내방송을 들으니 야생동물들이 지나가고 있어서 잠시 정차하겠다고...
아니게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나무들만 우거져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7시 30 삿포로역 도착.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
오늘의 숙소는 나카지마공원 근처에 있는 ‘페니시안플라자 호텔’이다. 조식 없이 4인 룸이 12000엔,
정문 앞에 편의점도 있고 그 옆으로는 코인란도리도 있다. 호텔규모도 제법 크고 시설도 나쁘지 않다.
.저녁을 어찌 먹을까 궁리하다가 호텔에 있겠다고 한 산노을과 한울이는 편의점에서 도시락 사서 먹기로 하고... 주민이와 다울이는 시내구경을 나가겠다고하여 우리 셋은 오도리 공원의 맥주축제도 볼겸 나가서 저녁을 해결하고 들어오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테레비타워로...
타워 아래 광장에서도 맥주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오타루 지비루(지방맥주)관인 듯... 무대에서는 파란 눈의 악사 4명이 열심히 관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독일풍... 우린 좀 뒤에 즐기기로하고 타워부터 올라갔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삿포로 야경... 별로닷!!! 적지않은 입장료가 본전 생각나게 한다.
사진 몇방 찍고 내려와 오타루 지비루관 아무 테이블이나 자리잡고 앉았다. 몇가지 안주도 시키고...
맥주도 시키고... 비 때문인지 띄엄띄엄 앉아있는 관객들과 함께 음악에 맞춰 흥겹게 박수치며 어깨춤을 추웠다. 비는 아랑곳하지않고 함께 그 분위기에 빠져드는 아이들이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시간은 어느덧 9시 반을 지나고... 우리는 서둘러 자리를 일어나 오도리 공원의 다른 맥주관들을 구경해 보기로 했다. 젤 먼저 눈에 띄는 곳이 설인 유업의 유빙관... 뭔지도 모르고 들어서자마자....
으악~~ 얼어죽기 일보직전.... 웬 얼음동굴?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얼음 조각들...
그래도 사진은 찍어야지... 찰칵! 오돌오돌 떨면서도 사진찍는 모습에 서로가 참지못하고 웃음을 타뜨렸다. 옆방으로 들어서자 얼음이 어는 원리에 대해 눈 만드는 기계를 놓고는 열심히 설명하는데... 원 먼 소린지.... 쩌업~
유빙관을 나와 산토리관, 기린관, 삿포로관 순으로 걍 걸으며 파장 분위기만 봐 줬다.
출장이나 여행을 떠나면 저녁 때마다 맥주로 하루를 마감하곤 했는데 이번만큼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다보니 맥주 마실일이 거의 없었던 듯...
공원 곳곳에 꽃밭들이 각각 독특한 테마로 꾸며져있는데 가만보니 각각 회사나 단체별로 꾸며놓은 것이었다. 자~ 아까 먹은 안주거리론 요기가 되질 않으니 뭔가 추가로 먹어줘야한다.
스스키노 쪽으로 걸어내려가는데 먹을 만한 곳이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걷는데 뒤에서 비명소리가... 돌아보니 주민이가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지는데 슬라이딩을 멋지게 한다. 다치진않아 다행~ 쯧쯧....그러게 조심해야지...
바지가 많이 젖어 그냥 택시타고 호텔로 갈까 했는데 택시마저 안다니니 하는 수 없이 불빛을 좇아 좀 더 걸을 수 밖에...
드디어...... 우리의 눈앞에 짠~하고 나타난 것이 모스버거!!! 햄버거와 음료수 몇개를 주문해 아이들이 한잎 무는 순간.... 아이들이 동시에 감탄사를 터뜨린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를 연발하는 아이들을 보니 맛있긴 맛있나 보다.
허긴... 나도 처음에 먹었을 때 정말 맛있다고 감탄을 했었지... 내가 패스트푸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몇번 일본에 왔어도 첨으로 모스버거 맛을 보여줬나보다.
택시타고 호텔로 돌아오니 산노을과 한울이는 잠자리에 들었고...
늦은시간에 셋이서 샤워를 하고 옷가지 몇개를 빨다보니 꽤 늦게까지 부산을 떨었던 것 같다.
산노을에게 넘 미안... 일정을 함께 하지않으니 이런 식의 본의아닌 피해를 주게 된다.
햇빛 알레르기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주민이는 얼굴에 알로에 팩을 붙인채 잠이들고...
내일 태풍이 쿠시로를 지난다는데 우리의 일정에 별 탈이 없을지....
걱정과 함께 홋카이도 여행 4일째의 밤도 깊어간다.
페니시안플라자 호텔 - 42평미. 4인1실 12,000엔 / 중앙공원역에서 도보 5분 http://www.phoenician.jp/
첫댓글 모스버거 꼭. 꼭.... 아~침! ㅋㅋㅋ 참.. 울집에 아직두 라므네병 있어요... *^^*
울 딸은 라무네 병에 들어있는 구슬을 탐을 내더라구요..... 결국 어찌어찌 꺼내 좋아라 하더군요.^^
에구 요글 읽다보면,여름의 홋카이도를 다시 둘러봐줘야 할것같은 강렬한 솟구침이 몸속에서...^^
넘 예뻐요~~ 언제 다 쓰셨어요~ 전 쓰다가 힘들어서 관뒀어요 ^^;;
비에이의 명소 패치워크길도 보시고 꽃밭도 보시고 자연풍경을 마음껏..삿포로 텔레비전탑은 별로군요.맥주관도 두루 순례하시고...이렇게 하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