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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에 나온 2014년형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카미디어】 장진택 기자 = '11-1=9'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을 만든 공식이다. 11인승으로 나왔던 코란도 투리스모에서 시트를 하나 뺐는데 10인승이 아니라 9인승이다. 3명이 앉을 수 있었던 맨 뒷좌석에 '앉지 마십시오'라는 스티커를 중앙에 붙이면서 2명만 앉게 했고, 그래서 9인승이 됐다. 휴대폰 액정보다 작은 스티커 하나가 시트 하나를 없앤 셈이다. 그 외에는 11인승이나 9인승이나 거의 같은 차다.
쌍용자동차가 이런 방법으로 9인승을 내놓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연유는 '속도제한장치'다. 승합차로 분류되는 11인승 모델은 시속 110km 이상 못 달리게 하는 제한장치가 달려 있어서, 해당 속도가 되면 엔진이 제어되면서 더 이상 속도를 낼 수 없다. 반면 9인승 모델엔 이런 규정이 없다. 시트 하나 없애고 스티커 하나 붙였을 뿐인데 중요한 속도제한 봉인이 해제된 셈이다.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은 '11인승 속도제한장치 의무장착' 시행 후 3개월 뒤인 작년 12월 초에 추가됐다.
▲ 시승했던 모델은 2014년형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 최고급형. 3,627만원 짜리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도 9인승에게 주어진 뿌듯한 특권이다. 9인승부터 6명 이상을 태우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에 들어갈 수 있다. 11인승 이상은 모두 시속 110km 이상을 낼 수 없지만, 이중 9인승만 유일하게 속도제한 없이 버스전용차로를 질주할 수도 있다. 이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운전면허증도 9인승의 매력을 보태주고 있다. 11인승은 1종 보통 면허가 있어야 하지만 9인승은 승용차를 위한 2종 보통 면허로도 운전할 수 있다. 차 크기나 배기량, 핸들링 감각 등, 운전에 관한 모든 느낌 11인승이나 9인승이나 마찬가지이지만, 11인승은 '1종' 면허가 있어야 하고, 9인승은 '2종' 면허로 몰 수 있다. 다만 승합차가 아닌 승용차로 등록되기 때문에 자동차세가 연간 50만원 가량 된다. 참고로 승합차로 등록되는 11인승은 연간 6만5천원이다. 어쨌든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은 몇 가지 제도 속에서 11인승보다 우월한 선택이 됐다.
쌍용자동차는 이전 로디우스 시절부터 9인승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 팔았다. 시트 한 개를 빼고 4열 시트 가운데 앉지 않는 걸 전제로 '9인승'이라 했다. 로디우스가 처음 나왔던 10년 전 9인분 시트가 거의 그대로 코란도 투리스모에도 들어왔다. 아쉬운 점은 10년 전에 만들었던 시트가 그대로 '활용'되면서 당시 품질과 마무리 등이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트가 다소 작고 각각의 부품의 사출물 자국까지 그대로 남아 있어 조작이 매끄럽지 않다. 더구나 새 차에서 나는 특유의 악취는 좀 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기본이 된 로디우스는 2004년 5월 11일,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에 처음 나왔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로디우스의 디자인을 바꿔 작년 2월에 처음 출시됐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외관 디자인은 많이 바꿨지만, 실내는 거의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시트는 2004년 출시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 며칠 전 시승했던 코란도 투리스모 9인승은 2014년형 모델로 시트의 헤드레스트가 약간 커진 것 등이 다르다. 너무 느긋한 진화이긴 하지만, 쌍용자동차가 겪었던 그간의 역경을 감안하면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 '좌석이 아니오니 절대 앉지 마십시오' 이 스티커 하나로 시트 하나를 없앴다.
2014년형 코란도 투리스모는 속도감응식 파워스티어링을 적용하면서 주행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저속에서 핸들을 쉽게 돌릴 수 있어 주차가 쉬워졌다. 핸들이 좀 더 꺾이도록 바꾸면서 최소회전반경도 줄었다고 하는데, 역시 4차선 도로에서 유턴은 무리가 있다. 6차선 도로에서 차선 4개를 가로질러 유턴할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 번에 돌 수 있다.
주행감은 이전 모델과 같다. 155마력에 토크가 36.7kgm인 2리터 디젤엔진에 5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9인승 미니밴으로 부족하지 않은 수치이지만, 2톤이 넘는 투리스모를 끌기엔 힘이 부친다. 시속 70km까지는 비교적 호쾌하게 속도를 높이지만 고속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또한 무게중심이 다소 높아서 무리한 핸들링은 금물이다. 9명이 타는 승합차이니만큼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운전이 필요하다.
2014년형 코란도 투리스모는 여전히 아쉽다. 9인승은 좀 더 고급스러워도 좋을 뻔 했는데, 2열 시트가 약간 여유로워진 것 빼고는 11인승과 같다고 보면 된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요즈음 눈높이로 판단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인다. 물론 쌍용자동차의 힘든 여정 속에서 '선방'이긴 하지만, 냉정한 눈으로 보기엔 여러 모로 아쉽다. 요즈음 트렌드에 다소 쳐진 모습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 보는 것처럼 애잔하기까지 하다.
2014년형 코란도 투리스모의 가격은 11인승이 2,520만원~3,624만원, 9인승은 2,745~3,627만원이며, 시승했던 9인승 모델은 17인치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과 새로 만든 다이아몬드 컷팅휠까지 적용된 3,627만원 짜리다.
>>> 작년 2월에 게재했던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11인승) 시승 영상
>>> 작년 2월에 게재했던 쌍용 코란도 투리스모(11인승) 급가속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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