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fmkorea.com/best/5142346804
이시카와 현의 오쿠가와 타카시 씨는 고교까지 야구를 했었다.
그래서 자신의 아들도 야구를 했으면 싶었고, 아들이 초2가 되었을때
같은 고교 야구부였던 야마세 타카유키 씨의, 동갑내기인 아들과 함께 야구장에 보냈다.
투수 오쿠가와 야스노부와
포수 야마세 신노스케의 인연은 이렇게
야구 좋아하는 두 아버지 덕분에 시작되었다.
둘은 초2부터 배터리를 이루며 합을 맞추었고
중3때는 전국 대회 우승을 하기도 하며 주목을 끌었다.
이후 둘에게 타 지역 강호교들의 러브콜이 왔지만
야마세는 이를 거절했고, 오쿠가와는 그런 야마세를 따라서
고향 이시카와 현의 강호, 세이료 고교로 진학한다.
일명 고질라, 마츠이 히데키의 모교로도 유명한 세이료 고교는
1962년 개교 이래 이시카와 대표 고교로 봄 14회, 여름 21회
총 35번이나 고시엔에 출전했지만 준우승 한번이 최고 기록인 고교.
이시카와 현 내에서는 강호로 통하지만
전국 무대인 고시엔에서는 기를 잘 못 펴는, 그런 팀이었다.
그런 강호교에서 둘 다 1학년부터 활약했다.
다만 오쿠가와는 불펜 투수였고, 야마세는 주전 포수였다.
2학년에 오쿠가와가 에이스를 맡으며 고시엔에 출전했지만
봄에는 8강에서 탈락. 여름에는 2차전 탈락이었다.
특히 여름은 7-1로 이기고 있던 경기였는데
오쿠가와가 다리에 쥐가 나서 강판했고,
이후 한 이닝 8실점 역전을 내주며 충격패를 당했었다.
2019년 봄에도 이시카와 현을 대표하여 고시엔에 출전했지만
2차전에서 탈락했고, 마지막 여름만을 남기게 되었다.
183cm 84kg의 정통파, 오쿠가와는 최속 154km 스트레이트를 주무기로
스플리터, 종슬라이더.
떨어지는 변화구를 결정구로 이시카와 지역 예선을 찍어누르고
고교 청춘의 마지막 여름. 마지막 고시엔.
다시 한번 이시카와 현의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
2019년의 여름 고시엔.
제 101회의 여름 고시엔 본선.
1차전, 아사히카와 대학부속 고교 (08.06)
오쿠가와 9이닝 3피안타 9K, 94구 완봉승 (1-0 승리)
2차전, 리츠메이칸 대학부속 고교 (08.13)
불펜으로 등판해 2.1이닝 2피안타 3K, 39구 무실점 (6-3 승리)
3차전, 치벤 와카야마 고교 (08.17)
투수전이 계속해서 이어져, 연장 14회까지 스코어 1-1.
1차전 이후 충분히 휴식을 취한 오쿠가와는
무려 14이닝 3피안타 23탈삼진 완투, 165구를 던졌다.
연장 13회에는 다리가 불편한지 뒷다리를 스트레칭 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159구째에 152km를 기록하며 에이스의 책임을 다했고
연장 14회 말, 1사 12루에서 6번타자 후쿠모토 하루오의
사요나라 쓰리런으로 경기가 끝났다.
오쿠가와 14이닝 3피안타 1실점 23K, 165구 완투승 (4-1승리)
오쿠가와가 14이닝을 던졌다는 것은
상대 투수도 14이닝까지 던졌다는 것이다.
치벤 와카야마의 에이스, 이케다 요스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보였고
에이스의 상징. 같은 등번호 1번을 짊어진 오쿠가와도 그 마음을 알았기에
승리의 기쁨을 잠시 미루어 두고, 이케다를 찾아가 격려해주었다.
8강,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 (08.18)
휴식도 없이 바로 다음날. 오쿠가와는 던질수가 없었고
두번째 투수 오기하라 긴야를 내세워 1실점, 타선의 17점 폭발로 승리.
준결승, 츄쿄 대학부속 츄쿄 고교 (08.20)
이틀 쉬고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오쿠가와.
타선이 도와주는 덕에 9회까지 던지지는 않았고
결승전을 대비하여 조금 일찍 내려갔다.
오쿠가와 7이닝 2피안타 10K, 87구 무실점 승리 (9-0 승리)
하루를 쉬고 결승전 (08.22)
1962년부터 준우승 한번인 세이료 고교지만 상대도 상대였다.
1922년 개교 이래 다른 오사카 강호들에 밀려서
고시엔 출전도 몇번 못해보고, 겨우 출전했다하면 준우승에 그쳤던
리세이샤 고교가 결승전의 상대였다.
(봄의 고시엔 1차전, 리세이샤를 꺾었던 세이료)
무엇보다 이 둘은 이미 봄 고시엔 1차전에서 만났었고
그 경기의 결과는 3-0으로 세이료 고교의 승리였다.
물론 선발투수는 오쿠가와. 9이닝 17탈삼진 130구 완봉승.
리세이샤 고교에 초전패퇴를 선사한지 불과 몇달.
이 둘은, 여름의 마지막에서 거짓말처럼 다시 만났다.
2회말, 세이료가 선취점을 내며 시작했으나
3회초, 2사 12루에서 4번타자 이노우에 라이토.
첫 타석에서 삼진을 잡았던 그 코스. 그 높이의 똑같은 슬라이더.
두번째 타석에서는 달랐다. 좌중간을 넘어가는 역전 쓰리런이었다.
그래도 오쿠가와는 계속해서 던졌고
7회말, 동점까지는 따라 붙었지만
8회초, 100구를 넘긴 오쿠가와가 다시 한번 무너지며 2실점.
그래도 세이료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9회말, 1사 12루 찬스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2학년 치다 소타의 타격이 2루수 땅볼
463 병살, 경기 끝.
오사카 대표, 리세이샤 고교의 개교 97년째 첫 우승의 순간이었다.
오쿠가와는 9이닝 5실점 6K, 127구 완투패.
16일간 5등판, 41.1이닝 51K 5BB 방어율 1.31
오쿠가와는 14이닝 완투승을 포함해 총 512구를 던졌으나
세이료 고교의 첫 우승은,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다.
여담으로, 우승팀 리세이샤 고교의 에이스 시미즈 타이세이는
총 5경기 등판해 35.2이닝, 총 594구를 던졌다.
폐막식이 다 끝난 후에는, 리세이샤 선수들과 함께
고시엔 그라운드의 흙을 담아 가기도 했다.
이 흙은 개인의 추억으로 남기기도 하지만,
야구부 후배들에게 고시엔의 꿈과 함께 전해주기도 한다.
[언젠가 고시엔에 가게 되면, 너희들이 다시 그라운드에 되돌려 줘]
라는, 야구부에 내려오는 일종의 부적같은 것이다.
이후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사사키 로키에 상대적으로 밀렸지만
야쿠르트, 한신, 요미우리 3구단의 복수 지명을 받았고
제비뽑기 결과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로 가는것이 정해졌다.
짤의 표정은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것 같다.
계약금 1억엔, 연봉 1600만엔. 등번호는 11번.
그리고 10년간 합을 맞춰온 포수 야마세는
도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5순위 지명을 받았고
팀은 다르지만, 둘은 함께 도쿄로 향하게 되었다.
고시엔의 여파가 있었을까.
프로 1년차에는 충분히 관리를 받으며, 1군에서 데뷔전만 가졌다.
2년차에는 18경기 선발, 9승 4패 방어율 3.26, 91K 10BB
1군에 무난하게 정착하는듯 보였지만
3년차인 올해, 부상과 코로나가 겹쳐 1경기만을 던졌고,
현재 진행중인 재팬시리즈에 힘이 되지 못했다.
현재까지 프로 3년 통산 기록은
20경기 9승5패 방어율 3.57
111이닝 96탈삼진 13사사구 WHIP 1.09
아직 21살의 오쿠가와는, 스왈로즈의 차기 에이스 기대주로 성장 중이다.
+ 여담
3년 후, 2022년의 봄.
세이료 고교는 다시 한번 고시엔 무대에서 명장면을 하나 남긴다.
연장 10회말, 긴장한 2학년 투수 타케우치에게
'笑って(웃어)!' 라며 다독이는 3학년 포수 사사키.
이 둘은 오쿠가와-야마세의 등번호를 그대로 이어 받아
고시엔 우승의 꿈을 이어가는, 세이료 고교의 후배들이다.
https://www.fmkorea.com/best/5142346804
붉은 헬멧 군단, 히로시마의 영원한 에이스
100번째 고시엔, 고향의 꿈을 짊어진 에이스
첫댓글 진짜 고시엔은 낭만 그자체.. 애니나 드라마 같은
낭만
와 이런건 좀 멋있네요
고시엔우승팀정도면 한화 이길수있나요?
ㄹㅇ 궁금하넹ㅋㅋㅋㅋ
그곳은 킹타니도 9실점 뚜들겨맞는 야생입니다
ㄷ
프로입단이나 야구계쪽으로 쭉 안나가고 사실상 고시엔 우승을 목적으로 달리는애들도 있어서 어느때보다 고시엔에 진심인듯...낭만 그 자체
고시엔 낭만있네
낭만 그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