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제 6일 (시레토코, 아바시리) 여우야, 여우야~ 뭐 하니?

[우먼파워]

온천 탓인지 어제밤은 모처럼 푹 잤다.

그래도 5시면 꼭 눈이 떠지는 것이... 습관이란 무서운 거다.

집에선 지금쯤 내 대신 시어머님이 아침준비를 하시고 계시겠지....

몇 년 전만해도 이런 여행은 꿈도 못꾸었을텐데...

시부모님과 함께 산지도 15년이 되다보니 제법 뻔뻔해지나 보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더욱 잘해드려야지.... (항상 다짐만 한다. 실행은? 글쎄...)

날씨만 좋았드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6시 30분에 출발하는 새벽 카누체험에 도전해 봤을텐데 여전히 비는 내리고 너무 곤하게들 자니 도저히 말조차 꺼낼 수가 없다.

나중에 상진씨 팀을 만나서 안 사실이지만 비가 내려도 바람만 세차게 불지않으면 카누를 띄운다고 하드만.... 그래서 상진씨 팀은 기어이 카누를 타고야 말았단다. 대~단해요~~

그럴 줄 알았으면 전화라도 해 볼걸 그랬다.

일찌감치 온천에 다녀온 뒤 아이들을 깨워 식당으로 내려갔다.

1층 로비 안 쪽으로 있는 대욕장은 지키는 사람 없이 자유롭게 들나드는 구조로 되어있어 호텔에서 투숙하지 않더라도 마치 투숙객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들어와 온천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안되겠지? ^^;;

아침식사는 역시 레스토랑에서 화식 바이킹구...

이것저것 챙겨 올려놓으니 아침식단도 저녁 못지않게 푸짐하다. ^^

그동안 얼마나 인색하게 여행을 했는지 주민이가 이번여행은 배낭여행이 아니고 초호화 여행이라며 식사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낸다.

허긴... 거의 요시노야나 삼각김밥 따위로 끼니를 때우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며 다녔던 이제까지의 여행에 비하면 분명 초호화판이지...ㅎㅎ

그래서 그런지 주민이는 뭐든지 아주 잘 먹는다.^^

8시 30분...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리리파크’ 포스터가 벽면에 붙어있다.

내 욕심속에는 포함된 곳이지만 시간상 들르기엔 무리가있기에 대신 잠시 엊저녁 나만 다녀왔던 굿샤로호의 쓰나유만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도 어제의 사전 답사로 인해 순식간에 쓰나유 도착!! 차가 있으니 편하긴 하다...

여전히 한울이는 춥다며 차 안에서 꼼짝도 안하고... 에그... 삿포로에서 겉옷을 샀어야 하는 건데... 

우리끼리 내려서 호수가까지 갔다.

바람이 거세다 보니 여전히 밀려오는 파도도 만만치 않았는데 그걸 본 아이들로선 이게 호수라는 사실이 무척 신기했던가보다.

엊저녁 못해본 웅덩이 파기.... 약간 미지근한 정도.... 하지만 옆에 있는 나무로 된 족탕의 물은 따듯했다.

상가의 분위기는 마치 유원지같다.

물위에 떠있는 백조보트 땜에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날씨만 좋았더라면 좀처럼 경험하지 못할 나만의 온천욕도 가능했을텐데... 쓰나유...아쉽군.

자~ 이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시레토코를 향하여 출발!!

산노을이 자기가 운전할까 물어보는데... 하던 사람이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계속 내가 운전하기로 했다.

차는 별로 없었지만 비가 내리는데다 구불구불 산길이고보니 속도를 올리기가 두렵다.

그래도 언덕 같은 곳에서도 힘이 떨어지질 않고 연비도 좋아 연료게이지가 거의 줄어들질 않더군....

네비게이션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가는 길이 나타난다.

물론 어느정도 알려진 곳이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애매하게 표시된 곳들도 많아 중간중간 길을 잘 못 들어서는 바람에 낭비한 시간도 꽤 된다.

상진씨네는 안 헤매고 잘 찾아다녔다드만....

우린 이렇게 헤매기 시작한 것이 하루종일 헤매다 끝난 듯한 기분... -_-;;

11시... 드디어 우토로 입성!

오오츠크해를 왼쪽으로 끼고 달린다. 이 오오츠크해 건너편이 러시아다.

해안가 바위들은 모두가 기암괴석이다. 마치 거북이를 닮은 바위, 사람얼굴 같은 바위 등등...

하늘도 흐리고 비도 부슬부슬 내리지만 오늘 태풍이 빠져나간다고 했으니까 잘 하면 시레토코 고코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잠깐 가져본다.

하지만 시레토코고코를 향해 산자락을 올라서자 안개가 조금씩 심해지더니 급기야는 50m 앞조차 안보여 더 이상 가는건 무리라고 판단, 자연센터로 들어섰다.

주차장엔 꽤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멀리서 달려온 듯 커다란 짐을 실은 오토바이들도 세워져 있구... 내리자고 하니 한울이가 멀미에다 추워서 내리기가 싫다며 그냥 차에서 있겠다고하니... 산노을도 함께 차에 남겠단다.

너무 추워 함께 올라가자고 우기지도 못하고...

멀미가 난다니 내가 운전을 잘 못해 그런것 같아 신경쓰이기도 하고...

산노을이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나 혼자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연센터를 지나쳐 오솔길로 접어드니 이름모를 무성한 풀밭과 기이한 형태의 나무들...

그리고 그것들을 휘감고있는 운무가 어우러져 마치 꿈속을 헤매는 듯한 느낌....

옆에서 불쑥 님프라도 뛰쳐나올 것만 같은 분위기다.

아이들은 부는 바람따라 흔들리는 나무가지들이 요정들이 ‘이리로 가세요... 저리로 가세요...’하고 속삭이는 것 같다나...^^

몽환적인 분위기 속을 헤치며 약 20분정도 걸어가니 바다가 내려다보니는 단애절벽이 나타난다.

왼쪽의 정자로 올라가면 반대쪽 절벽을 타고 바다로 흘러내리는 폭포를 볼 수 있을텐데 오늘은 어스름 절벽의 형태만 알아볼 정도... 안개와 거센 바람에 서 있기가 괴롭다.

게다기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려 차에서 기다리고 있을 한울이와 산노을도 있으니 서둘러 돌아가야 한다.

걸어나오면서도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조잘조잘 ~~

“곰은 몰라도 사슴이나 여우가 왜 안보이지?” 다울이의 말에

“얘는~ 이렇게 비도오고 추운데 여우랑 사슴도 집에서 쉬어야지... 왜 나오냐?”하는 주민이의 대답... ........................... ^^;;

정말 오는 내내 곰은 고사하고 사슴이랑 여우를 못 봐서 좀 아쉽긴 하다.

시레토코 고코 쪽으로 들어가니 사슴사파리 같았다고 하드만...

곳곳의 곰 출몰주위 표지판만이 이 곳에 곰이 살고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줄 뿐이었다.

자연센터에 들어서니 차 안에서 기다리다 지쳤는지 산노을이 한울이와 함께 들어와 있었다.

아이스크림과 타코야끼도 사먹고...(한울이는 손도 안 댄다.) 선물코너도 돌아보는데 얼마나 여유를 부렸는지 무려 한시간 반을 그곳에서만 놀았다. 기념품의 반은 이곳에서 다 샀나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드릴 손톱깎기와 귀후비개 올빼미 세트, 삼촌들 드릴 열쇠고리, 고모들 드릴 핸드폰고리 등등....

주민이와 다울이는 약간의 군것질이라도 했지만 전혀 먹은게 없는 한울이를 위해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가자는 내 말에 아직 멀미 때문에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다며 아바시리 가는 길에 아무거나 먹자며 빨리 떠나자기에 오케오케~

시레토코고코, 시레토코도게, 가무이왓카유... 모두 아쉬움으로 남기고 잠시 스쳐가는 인연처럼 이별을 고한다.

어찌되었건 시레토코... 발자국 쾅!!!

잠시 겉옷 속에 넣어둔 디카를 잃어버린 줄 알고 헤프닝 좀 벌이고... 이 아줌마 건망증을 누가 말리누...

고개를 내려오니 안개가 걷히고 간간히 햇빛도 비치는데 파도치는 걸 보니 아직 태풍이 물러간 건 아닌가보다.

길을 잘못들어 우토로 관광선 드나드는 항구에도 잠깐 들러보았다.

아, 절벽에 붙어있는 수 많은 갈매기들...

무엇엔가 놀랐는지 일시에 날아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문득 히치콕 감독의 영화 ‘새’를 떠올렸다.

저것들이 설마 나에게 덤비는 것은 아니겠지...-_-;

마치 날 안심시키듯 한마리가 따로 날아와 우리 앞에서 재롱(?)을 떤다.

‘미안하다 얘야~~ 너 줄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

다시 제대로 방향잡아 나오는 길에 오신코신 폭포에서도 잠깐 내려 폭포 감상을 해 보았다.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소리가 마음까지도 시원하게 씻어내리는 듯하다. ^^

사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차비가 400엔 이라는데 준 기억이 없으니 안 받은 건지... 안 준 건지 모르겠다.

자~ 본격적으로 아바시리를 향해 출발!!!

아이들은 피곤했는지 모두 잠에 골아떨어지고... 산노을만이 옆에 앉아 이것저것 챙겨준다.

얼마쯤 달렸을까... 드디어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정말 잊지못할 풍경들을 선물한다.

노란색 들판과 그것들을 감싸고있는 초록색 방품림... 그 뒤로 바다... 그리고 너무나 파란 하늘...

아~ 그 조화로운 컬러와 풍경들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내 언어의 한계성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차를 세우지도 못하고 스쳐 지나가며 그 잊지못할 풍경들을 눈으로 찍어 가슴속에 저장할 뿐...

후레또이 전망대도 보이고, 원생화원역도 지나가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빨리 아바시리로 들어가 식사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인지라 그냥 지나친다.

중간에 바로 텐토산으로 빠지는 길이 있을 법도 했지만 표지판이 보이질 않아 아바시리 시내까지 들어섰고 네비게이션의 지도도 알아보기 힘들어 그냥 표지판에만 의존하다보니 약간 헤맸다.

또 텐토산 올라가는 길은 얼마나 커브가 심하던지.... 반대쪽에서 버스라도 내려올라치면 올라가는차는 잠시 멈춰 버스가 커브를 다 돌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한다.

텐토산 전망대에 도착하니 3시 10분... 전망대와 유빙관이 함께 있는 곳이다.

잠시 전망대에 올라가 아바시리 시내를 살펴보고 내려오니 한울이와 산노을은 2층의 레스토랑에서 자리잡고 앉아있다.

게살 덮밥과 카레돈까스를 시켜 늦은 점심을 먹고나니 3시 50분...

앗! 어떻하지? 유빙관을 미처 못보았는데... 차 반납시간은 4시.

연체료를 조금 더 물기로 하고 유빙관을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런... 시내 곳곳에서 할인권을 구할 수있다기에 할인권을 챙겨오지 않은 것.

하는 수 없이 전액 다 주고 들어가려니 배가 아프다~ 게다가 코스도 넘 짧고 허무해....

삿포로 맥주축제에서 잠깐 유빙관에 들어갔다 나온적이 있어 더 허무하게 느껴졌는지도...

돌아본 시간이 정말 얼마되지 않았던가 보다. 산을 내려와 기름 만땅으로 채우고도 (불과 2500엔 - 연비가 좋은건지 기름값이 싼 건지...) 역에 도착한 시간이 4시 30분이니 말이다.

렌터카사무실이 역 밖으로 따로 있어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본 여직원이 뽀르르 뛰어나와 맞이하더니 기름 체크, 차량상태 체크... 굿! “다 처리 되었습니다.!”

어라, 오버차지는? 산노을이 물어보니 이 아가씨 생글생글 웃으며 ‘사-비스’란다.

에고~ 예쁜 처자같으니... 중매라도 서 줄까? 돈이 문제가 아니라 기분 문제다...ㅎㅎ

역으로 들어서니 아뿔싸~~ 겐세이카엔(원생화원) 떠나는 로컬이 이미 떠나버렸다.

오늘은 자유럽게 움직이자 했던 터라 기차시간체크를 꼼꼼히 못한 것이 화근이었던 게다.

버스시간이라도 알아보려는데 아이들이 별로 움직이고 싶어하질 않는다.

혼자같으면야 어떻게하든 다녀오겠지만 여행 후반으로 접어들다보니 내 맘같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한다..... 원래 예정은 원생화원이나 기타하마역을 돌아보고 다시 아바시리로 들어와 저녁을 먹는 스케줄이었는데... 10시 20분까지는 무려 5시간 가까이 남는 터라 뭔가 대책을 세워야한다.

그냥 삿포로로 가버릴까? 도착함 11시가 넘는데 어디에서 자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산노을이 안보기에 찾아보니 JR창구에서 여직원과 마주앉아 뭔가 열심히 이야길 나누고 있다.

들어가보니 산노을이 5시간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가 갈 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지 도서관과 수영장을 추천해주고 있었단다.

도서관은 인터넷을 무료로 할 수있는 장점이 있지만 7시까지밖에 안하는데다 결정적인 것은 주민이와 다울이가 일본어를 모른다는 것!

수영장은 9시까지라니 선택의 여지가 없이 수영장으로....

택시를 타니 1200엔 정도 나오는 것을 걍 1500엔 줬다. 에구... 인심도 좋지... 인원이 5명인지라 두 대로 갈 걸 한 대로 간 데다 조금 외진 곳이라 나오는 손님도 없는 곳이다보니... 흠흠...

수영장은 생각보다 크고 잘 되어 있었다.

수영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체육관도 함께 있는 시립 스포츠센타였던 것...

우리동네 온조대왕 문화체육관과 같은 형태다.

들어가 자판기 같은 곳에서 어른 430엔, 학생 100엔 쿠폰을 뽑고 카운터에 제시하기만 하면 입장할 수 있다.

내 수영복과 아이들 모자가 없어 빌릴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당연히 된다네. 그것도 무료로...

물안경까지..... 하지만 수영복 사이즈가.... 나에게 맞는 건 없었다는... ㅠ.ㅠ

결국 아이들 셋과 산노을만 들어가고 난 로비에서 기다리기로 했는데... 이 조그만 로비에 내가 좋아하는 만화가 잔뜩있어 시간보내기엔 걱정 없다.

수영장에선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던지... ^^ 아이들은 약 세시간 동안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

한국에서도 못 가본 수영장을 일본에 와서 이렇게 즐기게 될 줄이야...

모든 걸 무료로 빌려주고 사용료도 저렴하니 쉽게 이용할 수 있으니 좋다.

올림픽 때 일본이 수영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는 이런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은 환경적 요인이 크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 난 로비에 앉아 비치되어있는 만화책 ‘바다의 소리 달의 그림자’라는 만화책을 1권에서 18권까지 몽땅 읽었더니 시간이 얼추 맞아 떨어진다.

<쌍둥이 여고생이 바닷가로 친구들과 함께 놀러갔다가 우연히 어떤 동굴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상한 기운에 휩싸이며 모두 쓰러져 죽고 이 두자매만 살아남게 된다.

그런데 그 때부터 쌍둥이 중 언니는 점점 성격이 포악해지며 공간이동이나 초능력을 발휘해 주변 사람들을 죽이거나 감염시켜 나가고...

동생도 서서히 초능력을 발휘하지만 정신은 변하지 않아 언니의 악행을 저지하는 역활을 맡게 된다.

게다가 두 자매는 한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데 남자는 당연히 동생을 선택해 그녀의 힘이 되어준다.

그런 식으로 쌍둥이 하나는 선으로 또 하나는 악으로 대변해 싸우는 스토리로,

결국은 그것이 소련의 생화학 무기 중 유전자 변형 실험으로 드러나며 함께 힘을 함쳐 소련의 음모를 파헤친 후 결국 악의 축에 서있던 언니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끝이나게 된다.>

좀 잔인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의 만화에 비하면야 약과다...

스릴도있고 약간의 멜로도 가미되어 꽤 재미있게 읽었다. ^^

다시 아바시리 역으로 돌아오니 9시 20분.

아직도 한시간가량 남는데다 운동을 하고 나 출출한 아이들을 위해 저녁을 먹기로 해 역을 등지고 왼편으로 환하게 빛나는 불빛을 따라가 보니 패밀리 레스토랑 ‘빅토리아’가 나온다.

각각 스테이크 종류 하나씩 시키고(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 음료수바와 스프바를 주문해 맘대로 음료와 스프를 가져다 먹었는데 배가 불러 생각보다 많이 먹지는 못했다.

산노을이 내서 잘 모르겠지만 식대는 대략 1인당 1000~ 1300엔 정도 나왔던 것 같음.

식사중에 우리 옆자리에 맹인이 인도견과 함께 들어와 식사를 하는데 어쩜 그렇게 훈련이 잘 돼 있던지... 주인이 식사를 하는 내내 식탁 밑에 엎드려 꼼짝도 하지않는다.

인도견을 대하는 종업원의 자연스런 태도나 라벤다밭역 같은 조그마한 임시역까지 휠체어라인을 별도로 설치하는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부러웠다.

선진국이라는 것이 돈만 많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보면 우린 아직도 선진국이 되기엔 요원한 건 아닌지....

이 참에 한가지 공익광고... 우리나라도 간혹 인도견을 데리고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 나타나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있는데 사람들은 인도견이 기특하고 예쁘다며 쓰다듬거나 만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애써 훈련시킨 것을 무산시킬 뿐더러 인도견의 주의를 분산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에 절대 안된다고 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봐 줄 것...

10시 쯤 역에 돌아와 보니 상진씨 팀이 있다.

아바시리 맥주관에서 오는 길이라는데 좀 마셨는지 얼콰하게 취한 것 같아 보이는 것이....^^

이 친구들과는 계속 만나면서도 술자리 한 번 같이하질 못해 아쉬웠다.

오기 전에도 미자, 윤경, 유진씨랑 계속 술 한잔하자 말만하다 끝났고... 다녀와서도 아직 ....

미자씨와는 약 오년전 쯤 동경을 함께 다녔고, 윤경씨와도 제작년 가을 닛코여행을 함께해 직원들 중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사이.... (혹시 내 생각만 그런가? ^^)

기차에 오르고 보니 자리도 같은 칸.... 금연 지정석을 배정받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아니, 우리에겐 그렇게도 모습을 보이지 않던 사슴이며 여우들이 잔뜩 들어있는 게 아닌가.. 사슴은 곳곳에서 자주 봤고 여우는 시레토코고코 가는 길에서 봤단다.

어휴~ 속상해라~~ 그럴줄 알았으면 우리도 고코까지 들어가는 건데...이제와 후회하면 무엇하리요.

산노을과 한울이, 주민이와 다울이는 함께 앉고 나만 혼자앉아 가는데 워낙 피곤들 했던지라 기차 입구쪽 선반 위에 있는 담요를 꺼내 각자 하나씩 덮고는 금새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허긴 물 속에서 세시간 넘게 놀았으니...

아 참, 이 기차 안에 있는 담요 비치해 놓은 수가 별로 안되기 때문에 빨리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청결상태는 별로... 그래도 추우니 어쩌겠나 아쉬운대로 덮어야지.

나야 원래 잠이 들었다하면 업어가도 (업어가려해도 무거워서 못 업지...-_-; ) 모를 정도로 깊이 잠이드니 걱정없고... 얼마나 갔을까... 웬 남자가 자기자리라며 내 옆자리에 앉는데 덩치가 나보다 크다. 으악~~ ㅜ.ㅜ

야간열차... 최대한 편안하게 가야 피곤이 덜 쌓이는데 자리도 좁게 반듯이 앉아서 가야하는 불행한 상황이 되고야 말았던 것.

자유석으로 가서 잘까... 순간 망설였지만 자리가 있을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놔두고 나만 가자니 그렇고... 또 곤히 자는 아이들을 깨우는 것도 내키질 않았다.

그렇다고 비어있는 다른 좌석에 그냥 앉아 가다가 자리주인이 나타남 또 깨기도 싫구... 걍 그렇게 갔다.

산노을이 중간에 깨서보니 내가 정신없이 자고 있더라며 어쩜 그리 잘 자냐고 감탄을 한다. -_-;;

자기들은 자유석에가서 자리 돌려놓고 널럴하게 다리 쭉 뻗고 잤다나... 흥! 삐짐~

나중에 알고보니 인기 그룸 SMAP의 공연이 삿포로에서 열리는 바람에 그날 지정석과 침대칸이 모두 매진되었었단다. 키무타쿠... 나도 좋아하는데...

카누체험 http://www.wakka.biz/canoe.html#ct-tap 1인당 5040엔, 1시간 반정도 소요되며 6시 30분부터 약 두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시레토코 관광정보 http://www.utopia-shiretoko.co.jp/

[승란]

와아~ 키무라타쿠야 .. 다케노우치 유타카 다음으로 좋아하는데...ㅋㅋㅋ

[빵살]

읽는데 한참 걸렸습니다.좋은 구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