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와 진주 /글, 박충구 목사
1.
조중동, 검찰 발 선동에 분노하던 정의파 얼굴들은 모두 어디 숨었을까? 나도 그러하지만 많은 이들이 궁금해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못살게 굴 작정을 하고 윤석열 검찰 조폭들이 먼지를 털 때, 마치 정의의 화신인 양 글을 써 대던 기자들이 있었다. 김의겸 의원을 털던 조선일보는 그가 흑석동 상가 팔고 전세 끼고 강남 아파트 샀다고도 떠들었었다.
국힘당 박덕흠은 3채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고, 그중 삼성동 아파트 하나만 25억이 올랐다. 당 대표하던 주호영 반포동 아파트는 23억 9천만 원이 올랐다. 아파트 한 채만 잘 가지고 있어도 평생 먹을 것이 생기는 세상이다. 조중동은 국힘당 의원들의 치부에 대해서는 함구 원칙을, 민주당 인사들의 치부에 대해서는 까발리기 전략을 사용한다.
이들이 까발리면 숨어있던 정의파들이 돌연 나타나 별 해괴한 시위를 다 한다. 조중동과 그들의 선동에 춤추는 이들은 왜 선택적으로만 분노하는 것일까?
2.
요즈음 화제는 국힘당이 생산한 이야기 “50억 세상“이다. 줄줄이 국힘당 쪽 법비들이 장벽을 쳐주고 있었던 화천대유 비리 사건을 들여다보면 분명 민주당이 아니라 국힘당 부류들이 해먹은 빼박 증거가 확실하고, 이 비리를 통해 그저 몇 푼이 아니라 억대, 십억 대, 50억 대, 100억 대를 해먹은 인사들이 한둘이 아닌 것 같다.
서른한 살짜리 곽상도 아들이 뭘 알아서 스물다섯 살에 화천대유에 들어가 6년여 만에 그간 봉급과 수당을 챙기고도, 상상할 수도 없는 돈, 50억을 받아 챙길 수 있었을까? 박영수 특검 딸은 어떻게 화천대유에 들어가 아파트 한 채를 손쉽게 챙길 수 있었을까? 윤석열 부친은 어떻게 화천대유 관련자의 누이에게 집을 팔아넘길 수 있었을까?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나오는 비린내 나는 부정부패 관련 사건들이 일상의 소식이 되는 이 시제에 여기저기서 각개 전투하듯이 나타나 정의를 외치던 그 분기탱천했던 정의파 얼굴들은 왜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참 이상한 일이다.
3.
그 이유는 오직 한 가지다. 그들은 정의를 외쳤던 것이 아니라, 정치적 반대편을 타도하기 위해 조직된 유격대처럼 행동했다. 교수 신분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국힘당 유격대원, 학생 신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국힘당 유격대원 짓을 한 것이다.
이들의 잔재주는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것이 아니다. 사회적 가치, 정의라는 명분을 이용하여 순진한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려는 그들의 기발한 수법에서 잘 드러난다. 이들은 선택적으로 정의를 외치면서 상대편을 불의의 대명사로 규정하고 매도함으로써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과 신뢰를 뿌리째 뽑아 버리려는 음험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한 줌 안 되는 무리가 모여도 상관이 없다. 조중동은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마치 온 세상 사람들이 정의의 부재를 한탄하고 있는 것인 양 기사를 쓰면 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역할을 달리하며 어리숙한 사람을 등쳐먹는 자해 공갈단, 사기꾼들의 행태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이들의 목적은 정의의 증진, 회복, 강화가 아니다. 이들의 목적은 사기꾼들이 착한 서민의 주머니를 노리듯, 순진한 시민들의 투표권을 가로채 가려는 것이다. 이들은 나비효과를 믿는다. 이들이 전국 각 단위에서 벌이는 심리전은 거대한 표가 되어 그들 편에 날아들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4.
내가 정말 우려하는 것은 정의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국힘당 전술 전략을 따라 지령을 받은 무리의 해괴한 행태를 마치 정상적인 정의로운 요구라도 되는 듯 인용하며 일부 목사들이 국힘당 유격대원과 방불한 짓을 강단에서 벌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검찰 조폭들이 내지른 표창장 의혹 사건에 분노하는 얼굴을 보이며 자신이 정의파 목사라는 사실을 은근히 드러내려 한다. 이런 행세는 해괴함에 해괴함을 더하는 일이다. 국힘당 심리전 유격대원 노릇을 하는 교수, 학생과 다름없이, 심지어 목사들이 국힘당 유격대원처럼 신자들의 정신세계를 유린하며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행태는 세 가지 점에 있어서 영적인 범죄다. 첫째, 거룩한 강단을 점유한 자들이 해괴한 편파적 정의를 앞세우며, 실제에서는 음험한 정치적 선동에 동기화된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 이런 행태는 목사들이 지성과 영성을 구분하고, 지적으로 나태하여 영적 파산 상태를 불러오는 데 크게 기인한다. 이들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도무지 구별하지 못하는 지적 무지에 빠져 있다.
이는 마치 히틀러 정권 아래에서 정의를 제대로 판별하지 못하던 무능한 목사들의 모습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히틀러를 하나님의 종이라고 주장했던 그들처럼 윤석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해 주는 것이다.
둘째, 거룩한 강단을 점유한 자들은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한 주체적인 해석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지적 나태를 감추기 위하여 그들은 자신의 사회 분석과 이해 근거를 겨우 천박하고 편협하기 짝이 없는 조중동에게서 가져온다.
여기서 예언자적 영성은커녕, 영적인 무능과 타락에 빠지는 것이다. 영적인 타락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데에서 극심하게 드러난다. 이들은 성직자의 옷을 입고 있으면서 16세기 이후 현대 세계가 보편적으로 합의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인권사상, 법치주의의 원칙과 본질조차 제대로 이해도 못 하는 무리로 전락해 지성의 뒷골목이나 배회한다.
이들은 엉뚱하게도 16세기 이전의 왕권/성직 신수설을 아전인수 인용하며 대부분의 선진사회가 이미 승인한 인권법 제정에 반대하고, 과거의 권위주의를 숭상하는가 하면, 개인의 자유와 선택의 권리를 훼방하고, 나아가 낡은 성서 해석 방법을 앞세우며 여성과 소수자를 향한 차별을 유통하는 죄를 지으면서도 뻔뻔하게도 종교적이며 도덕적 권위를 지닌 체하고 있다.
라인홀드 니버가 지적한 대로 이들이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자각에 이를 경우 위선에서 벗어날 수 있겠으나, 종교 안에서 지적 지체와 이해 능력이 결핍된 집단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집단의 구조적 병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위선자들이 가득한 교회가 흥한다면 그것은 위선의 증표일 뿐, 하느님의 교회가 결코 될 수 없는 것이다.
셋째, 거룩한 강단을 점유한 타락한 목사들의 행태를 보면 하나님의 교회가 더는 하나님의 교회가 아니라, 마치 회칠한 무덤과 같이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돈으로 성직을 사고파는 것도 모자라, 교회를 사고팔며, 무리를 지어 교회 재산을 빼돌리기도 한다. 정치 목사들이 교권을 장악하는 것을 넘어 신학 대학을 점유하고, 학자들의 학문을 재단하는가 하면, 교수임용의 전매권을 자기 권리인 양 행사한다. 고도의 전문적 훈련을 받아 학문적 능력이 탁월한 이에게 맡겨져야 할 소명의 자리, 교수직에 무능한 제 측근, 학문의 길에서 제대로 훈련받지도 못한 제 자식 집어넣는 일을 당연한 특권인 양 행사하고, 심약한 교수들은 자기 양심을 속이며 이런 범죄의 수족이 되어 합리화하기도 한다.
이런 해괴한 집단이 과연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교회가 사회를 위하여 무엇인가 공헌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교회가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되어 사회로부터 조롱과 비웃음을 사고 있는 이 기가 막히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영적 타락은 지적 타락으로, 지적 타락은 도덕적 타락을 결과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타락한 집단에서 맑은소리가 나올 리가 없다.
5.
종교적으로 타락한 집단은 정치적으로 어떤 기능을 수행할까? 정의를 외치자니 자기 안에 불의가 있고, 진실과 공평을 외치자니 스스로 진실과 공평은 버리고 있으니 어찌해야 하는가. 이러니 종교가 도덕적으로 세상보다 조금도 우월한 형편이 아니다.
사회가 종교에 대한 신뢰를 하고 부여한 종교의 자율성이라는 게토 속에서 저들만의 논리를 유통하며 온갖 해괴한 짓을 벌이고 있다. 이런 종교 지도자들의 진면목은 며칠 전 조용기의 장례식에도 드러났었다. 그 자리를 찾아간 정치가들은 어떤 인물이었나? 대개가 국힘당 인사들이었다. 타락한 종교 지도자들과 반민주 부패 세력이 된 국힘당과의 더러운 연대와 조합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이 두 집단이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 이들은 서로의 비리에 침묵한다. 사학의 비리와 정치적 비리를 서로 모른 체하기 때문이다. 광주 학살의 주범 전두환이의 친구가 된 목사, 이들은 반평화 세력으로 연대한다. 이들은 반공주의를 앞세워 한반도의 평화를 훼방한다.
- 이들은 친일, 친미 사대주의자의 본색을 지니고 있다. 친일세력 청산과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며 주체적 정치 능력을 믿지 못한다.
- 이들은 민주적 개혁에 반대한다. 이들은 종교 안에서 민주화를 거부하고, 늙은이 중심의 권위주의적 의회 구조를 유지하면서 권위주의를 옹호하는 동시에 권위주의 정권의 대명사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를 은근히 옹호하며 민주정권을 폄훼하는 습성이 있다.
- 이들은 자유, 평등, 평화를 외치는 진보 세력이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을 거부한다. 옛 질서에 안주하면서 새로운 질서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은 여성 성직 수여 반대하고, 남녀평등을 거부하며, 차별과 갈등 없는 세상의 구현을 인본주의라고 매도한다. 실제로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가장 인본주의 집단으로 전락한 무리다.
이상과 같은 나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장면이 바로 국힘당과 부자 목사들이 조용기 장례식장에서 만나 보여준 모습, 윤석열을 향해 축복을 비는 그들의 안수식 사진에 잘 나타나 있다. 타락한 목사들은 타락한 정치가를 축복한다.
6.
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조국 전 장관 가족의 허물을 찾기 위하여 조폭 검찰이 온갖 짓을 다 하고 있었을 때,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나타나 시위를 하던 교수들, 학생들, 그리고 강단에서 떠들던 목사들, 그들이 과연 순수한 학문 공동체의 일원, 혹은 참된 성직자의 모습인가 생각해 보자.
그들이 참으로 순수한 정의파 교수, 학생, 목사였다면 서른한 살 곽상도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을 수수한 사건에 대해서는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분노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들은 잠적해 있다.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조국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을 검증하라고 외치던 어느 국민대 교수는 왜 윤석열 아내의 표절로 가득한 박사학위 논문을 검증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일까? 부산대, 고려대를 찾아다니며 조국 교수의 딸 학적을 박탈하라고 요구하던 곽상도는 과연 정의로운 사람일까? 곽상도의 아들이 6년여 일했던 회사로부터 50억을 수수했다는 사실은 과연 정의롭고 공평한 일일까?
곽상도가 불법적으로 취득한 문서를 흔들며 문 대통령 아들이나 조국 교수 가족을 향해 온갖 추례한 언어로 참소할 때 이에 부화뇌동하면서 서울대, 고려대에서 정의를 요구하던 그들, 조중동이 제기한 혐의만으로도 강단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적으로 헐뜯으며 “문죄인”이라 부르며 괴 문자를 돌리던 목사, 장로, 교수들은 왜 50억 사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것일까?
아하, 50억을 나누어 먹을 정도로 판을 깔아준 것이 원죄라고 우기는 김기현의 뻔뻔한 소리가 옳은 것 같은가? 그럼 산과 들과 대지와 공기를 오염시키도록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해주신 하나님도 소환하여 원죄를 물어야 하겠네…….
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그들은 당시 정의를 요구했던 것이 아니라 민주정권을 초토화하려는 국힘당의 심리전 유격대원 노릇을 했던 것이다. 그들은 절대 국힘당을 향해서는 정의를 요구할 수 없는 가련한 이들이다. 이들에게 정의를 위한 투사라는 명칭은 진주를 돼지에게 던져주는 일과 하등 다름이 없는 짓이다. 돼지는 먹을 것만 탐하지 도무지 정의를 모른다. 그런데 돼지 같은 교수, 학생, 목사, 장로, 신자들이 너무 많다.
-지인의 톡에서 옮김-
https://www.youtube.com/watch?v=cl_-2CWpbPk
더욱 골 붉은 감 하나
가을을 온통 품었다
산책하러 나오니 안개 자욱
어제보다 더 많이 끼었다
절기가 바뀌니 안개가 자주 끼나
오늘은 산비둘기 몇 마리 논에 앉았다
안개 자욱해도 먹기는 해야겠지
몸을 풀고 나니 기분도 좋다
항상 이리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했음 좋겠다
친구 전화
승소해서 다행이라고
친구 덕에 용기 내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어떻게 소송한지 안내도 해주고 직접 김변도 소개해준 친구
내 일을 항상 긍정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친구가 참 고맙다
법원에서 판결문이 등기로 온단다
그게 오면 법원 민원실에 가 확정을 받으면 상대편 재산을 열람할 수 있다고
가장 받기 쉬운 재산에 가 압류를 집행할 수가 있단다
내가 잘 모르는 내용이니 판결문을 받으면 다시 한번 가르쳐 달라고 했다
또한 김변과 식사라도 같이 할 수 있도록 주선해 달라고 부탁
김변과 식사라도 한번 해야겠다
하우스 안 병아리장을 보니 어? 또 한 마리가 죽어 있다
병아리장엔 병아리가 별로 없는데 왜 죽었을까?
참 묘하다
압사당할 일이 없는데..
나머지 병아리를 육추기로 옮겼다
병아리가 모두 15마리
무려 며칠 사이에 10마리가 죽거나 없어졌다
압사 당해 묻어 준 게 6마리인데 나머지 4마린 어디로 갔을까?
지금까지 이런 적 없었는데...
내가 무얼 잘못했을까?
별 수 없다
넘 빨리 육추기에서 병아리장으로 옮긴 것같다
그래서 다시 육추기로 옮겼다
육추기에서 더 키워 보아야할 것같다
닭장에 가니 어라 여기도
기러기 새끼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이 녀석도 큰 기러기가 물어 버린 것 같다
모이 주고 난 뒤 녀석을 잡아 육추기로 옮겼다
어린 녀석들은 당분간 육추기에서 키워야겠다
오골계는 알을 낳을 건데 모두 알 품으려고 해 알을 낳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더 이상 알을 품지 못하게 할까
오골계 알을 받아 먹으려 했더니 그도 잘 안된다
집사람이 식은 밥을 데워 맛있게 비볐다
된장국에 맛있게 한술
잠깐의 말다툼
왜 날 그리 이해 못할까?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내 삶이 그리 잘못된 걸까?
아니 집사람 눈엔 형편없이 보이는데 내 스스로만 괜찮다고 생각하며 사는 건 아닐까?
이 나이에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 울적
모르겠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타타타 가사가 문득 스친다
그래 부부간이라도 어찌 서로를 잘 알 수 있나?
모른 척 자릴 피해 나와 아래밭에 내려가 들깨대를 베었다
들깨대를 베어내고 비닐을 걷어 놓아야 땅이 말라 로타리를 칠 수 있겠다
들깨대가 키가 너무 커 위쪽에 주로 열매가 달렸다
들깨를 일찍 심으면 키만 훌쩍 크고 열매는 별로
키가 크니까 관리도 어렵다
내년엔 들깨를 늦게 심어야겠다
들깨대 중간 부분을 베었다
그래야 옮기기도 괜찮겠다
집사람은 내려와 저번에 베어 놓은 들깨대를 턴다
들깨대는 낮에 터는 것보다 이슬이 많을 때 터는 게 좋단다
그래야 잎이 부서지지 않아 씨만 빠질 수 있단다
이것저것 설명하는데 별 흥미 없다
들깨를 베어내고 비닐을 걷어 내는데 중간 만 자른 들깨대 때문에 비닐이 잘 걷히지 않는다
겨우 한두둑 반을 걷어 내니 집사람이 그걸 보고 차라리 들깨대 나머지를 예초기로 베고 걷어 내면 좋지 않겠냔다
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초기를 가지러 집으로
목이 넘 마려워 막걸리 한잔 하려다가 에라 물을 먹자
물 몇 컵을 벌컥벌컥
친구 전화
그리 전화나 문자 해도 받지 않더니 오늘은 무슨 바람?
가까운 친구들이 아프다니 괜히 화가 나 소식을 끊고 있었단다
스스로 우리 몸을 지켜야하지 않겠냐고
내 일상을 늘 톡으로 접하고 있어 항상 곁에 있는 것같단다
일상을 보면 건강에 좀 소홀하지 않냐는 생각 든다고
몸을 무리하며 술과 음식 섭취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우리 나이엔 술도 삼가고 소식이 좋단다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해 가는게 좋다며 한 일년 목표 삼아 몸관리를 해 보란다
맞는 이야기다
특히 나이들어가니 성격이 좀 급해지는 것 같다
별 일도 아닌데 화부터 먼저
비교적 낙천적인 성격이라 여겼는데 간혹 극도의 우울감도 겹친다
그저 사는 거지
언제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했다
예초기로 들깨대를 베고 비닐을 걷어 보니 들깨대가 있는 것보다 좀 쉽게 걷어 진다
그러나 땅속에 박힌 비닐을 완전 제거하기가 어렵다
로타리 치고 나면 나머지를 주워낼까?
집사람이 베다 만 솔밭 들깨대를 베었다
벤 들깨대를 한쪽에 널어 놓았다
이삼일 말리면 들깨를 털 수 있겠다
집에 올라오니 어느새 1시가 다 되간다
아침부터 나가 꽤나 일했다
몸도 뻐근하다
집사람은 마늘을 쪼개고 있다
마늘 심을 준비를 해야한단다
진산동생에게 전화
고구마 두 박스만 더 사자고 하니 지금 고구마 작업을 하고 있다며 나중에 가져다 드린다고
내가 시간 나면 밭으로 가지러 가겠다고 했다
샤워하고 막걸리 들고 베란다로
돼지고기를 구우면서 우선 멸치에 한잔
집사람은 열무와 상추를 뜯어 씻어 온다
쌈을 해도 맛있겠다
술한잔 한다는게 과해진다
이번 손해배상 청구할 때 노열동생과 아산형님이 증언을 해주어 넘 고맙다
집사람이 아산아짐에게 우리가 승소했다고 전화로 말씀드리니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그래도 이 마을에선 우릴 많이 생각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아산형님은 이번 소송에서 녹취 증언을 해주었다고 일가들에게 비난받아 마음 고생 많았다
같이 식사라도 하면서 위로해 드려야겠다
노열동생에게 전화하니 집에서 쉬고 있단다
별 일 없으면 올라오라 했다
노열동생에게도 이번 승소건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언제 마늘 심을 밭을 갈아 줄지 상의해 보아야겠다
바로 올라왔다
승소했다고 하니 잘 되었단다
그런 분은 한번쯤 어려움을 알아야한다고
우리 때문에 일가들에게 따돌림 받았을 거라며 미안하다고 하니 전혀 그런 것 없단다
자긴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밭은 바닥이 좀 마르면 로타리 치자고 한다
비닐을 잘 걷어 내 버려야한단다
그렇지 않고 로타리 치면 비닐이 땅에 들어 가 버린다고
그러면 유해 물질이 나와 작물에 좋지 않단다
살충제는 아파치를 사다가 뿌리란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 낮술을 꽤나 마셨다
낮잠 한숨 자기 전에 진산동생에게 고구마를 가지러 가자고
고구마 작업을 한다고 하니 간식이라도 좀 사다 주면 좋겠다
물론 고구마 값을 주지만 정으로 간식을 사다 주면 더 좋겠지
간식 사서 가려고 진산 동생 밭을 지나가려는데 진산동생이 밭에서 일을 마치고 나온다
호열이도 있다
오늘 같이 일했단다
날씨가 너무 더워 더 이상 작업할 수 없어 집에 간다고
간식이라도 좀 사다 주겠다니 괜찮단다
그럼 고구마 두 박스만 달라고 하니 이미 작업해 놓았다며 건네준다
그러면서 자기가 주워 놓은 이삭을 두포대나 준다
밭에 이삭으로 나온 고구마가 아주 많이 있단다
더 주워다가 삶아 동물 주면 좋을 것같아
포대를 가지고 들어가 고구마 이삭을 주웠다
내가 이삭줍는다고 하니 호열이가 도와준다
상품가치가 없어 버린 고구마가 너무나 많다
이렇게 많은 양을 그냥 버리다니 안타깝다
돈으로 따지면 몇푼 안될지 모르지만 애써 가꾼 농산물을 버린다는게 마음 아프다
고구마 이삭 한포대를 더 주웠다
이 정도면 겨울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더 주워다 동물들에게 삶아 주어야겠다
아산형님이 식구들과 고구마를 캐시고 계신다
간식이라도 사다 주자고
집사람은 그냥 가자고 하는데 일하고 계시니 간식 사들고가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난 그러는게 정이라고 생각한다
진산동생에게 간식 사다 주려고 했던것도 그런 마음에서다
내가 고구마를 사지만 아는 동생이니까 간식도 좀 사다 주면 정이 더 생기지 않을까?
베이커리에 가서 빵을 사고 막걸리 한병도 샀다
온식구가 나서서 고구마 캐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한컷
식구들이 함께 일하는 모습이 넘 즐거워 보인다
아산형님과 난 막걸리 한잔
일할 땐 한잔씩 즐기는게 좋다며
내일이 아짐 생신이라 자식들이 다 왔단다
그래서 온 김에 같이 고구마를 캤다며
내일 저녁엔 같이 식사하잔다
아이구 고맙기도 하지
승소한 이야길 대강 들었다며 잘 했단다
그런 사람은 한번 혼나봐야한다고
혼자서 마을 분위길 다 흐트려 버린단다
이제는 마음 고생하지 말고 즐겁게 살으란다
항상 든든하게 지지해주어 감사하다고
어느새 다섯시가 훌쩍 넘었다
집에 와 이삭 주워 온 고구마를 쩠다
호박고구마처럼 생겼는데 꿀고구마
맛이 괜찮다
이런 이삭이면 더 주워다가 고구마 말랭이를 해도 좋을 듯 하다
한번 더 주워와야겠다
하루 일과를 대충 정리하는데 잠이 쏟아져 안되겠다
낮잠을 자지 않아 눈꺼풀이 무겁다
그대로 떨어져 잠한숨 자고 일어나니 일곱시가 훌쩍 넘었다
저녁은 고구마로 때우고 주말 연속극 보며 집사람 부황 떠 준 뒤 다시 잠자리로
기분이 내키지 않을 땐 잠자는게 최고겠지
가로등 불빛도 보이지 않는다
새벽안개가 짙나 보다
님이여!
오늘은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볼 수 있답니다
방역수칙 잘 지키며 가을 꽃길 걸어 보심이 어떠실는지요?
오늘도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맑고 청아한 소리만 님의 귀에 들리시기를...